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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픈 산 스크랩 새로 취항한 `레드펄호`를 타고 추자도로
점보 추천 0 조회 1,206 16.02.20 21:1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 추자도 신양항을 떠나 완도로 가는, 제주-추자-완도를 새로 왕래하는 3천톤급(2,862톤) 레드펄호 (2015. 8. 8)


전날(8월 7일) 오후에는 중문 해수욕장 부근 올레길과 신라호텔 뒤 산책로를 1시간 30분 정도 걷고 돌아와, 이날 밤에는 가름게스트하우스 잔디밭에 쳐놓은 텐트에서 잤다. 


다음 날(8월 8일) 아침에 일어나 법환포구에 있는 막숙노천탕으로 가서 시원하게 목욕을 하고 돌아와 쉬다가 점심을 먹은 후, 추자도로 가기 위해 6부두 쪽에 있는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로 승용차를 몰고 갔다.


미리 인터넷과 전화로 추자도로 가는 레드펄호가 오후 3시 30분에 출항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제주항 6부두에 있는 국제여객터미널로 승용차를 몰고 간 것이다. 표는 오후 2시부터 창구에서 판다고 했다.


▲ 한일 레드펄호 운항 시각과 여객 및 차량 운임표 (2015. 8. 8 현재)


▲ 내가 구매한 3등객실 승선권


레드펄호가 떠나는 제주항 6부두 국제여객터미널은 핑크돌핀호가 떠나는 2부두 국내연안여객터미널과 상당히 떨어져 있다. 따라서,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서로 다른 배를 타고 추자도를 오간다면, 돌아와서 차를 찾을 때 상당히 불편한 면이 있다. 두 터미널은 1.5 km 정도 떨어져 있어서 걸어가면 20분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만약 서로 다른 배를 타고 추자도에서 돌아와 차를 찾으려면, 어느 곳에 주차를 하든지 간에 걸어가든가 택시를 타든가 아니면 기다려서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형편에 맞게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참고로 국내연안여객터미널은 주차료를 받지만, 국제여객터미널은 이글을 쓰고 있는 현재 주차료를 받지 않는다. 따라서 여러 날 주차를 하고 추자도를 다녀올 경우에 주차료를 절약하려면, 레드펄호가 오가는 국제여객터미널 주차장이나 여객터미널 근처 주차를 할 수 있는 (주차위반 스티커를 띠지 않는) 공간에 차를 두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 


돌아올 때는 핑크돌핀호를 타고 국내연안여객터미널로 돌아왔는데, 차는 국제여객터미널 주차장에 두고 갔기 때문에 주차비를 절약할 수 있었다. 추자도에서 나올 때는 김정일님과 함께 나왔는데, 마침 정일님이 국내연안여객터미널 주차장에 승합차를 세워 두었기 때문에, 그 차를 타고 가서 편안하게 내차를 찾아 서귀포로 돌아갔다. ^^


[핑크돌핀호는 9월말 혹은 10월부터 보다 큰 배인 퀸스타2호로 대체하여 운항이 된다고 한다. 미리 '씨월드고속페리주식회사(http://www.seaferry.co.kr/)' 홈페이지를 살펴보고 또 전화(064-758-4234)를 걸어서 확인도 하고 예약도 해야 차질없이 추자도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제주-추자-완도를 오가는 6백톤급 노후된 한일카페리3호를 폐선하고 그 대신 투입된 레드펄호는 승객과 자동차 및 화물을 실을 수 있는 3천톤급 대형 페리호이다. 이배는 추자도를 거쳐가는 쾌속선인 핑크돌핀호나 운항이 중단된 한일카페리3호와는 달리 선체가 크기 때문에, 웬만한 풍랑주의보가 내리더라도 운항할 수 있다고 한다.


레드펄호는 지난 6월 19일 제주-완도 간에 처음 취항했다. 그런데 취항한 지 5일만인 6월 23일 추자도 신양항에서 좌초되어 한 동안 운행이 중단되었다. 


하추자 신양항 정비와 배 수리를 하고 7월 말경부터 레드펄호가 다시 운항한다는 소식을 한일고속 선박회사 홈페이지(http://www.hanilexpress.co.kr)를 통해 확인하고, 그 배를 직접 타고 추자도를 다시 가보는 한편, 추자도 올레길을 걷고자 하는 올레꾼들에게도 소개하기 위해 가게 된 것이다. 


게다가 추자도 올레지기인 김정일님이 그동안 세를 내고 운영하던 추자도 게스트하우스 건물을 아예 사서 새로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것도 확인해 보자는 생각으로, 그리고 올레길도 걷기 위해 시간을 내서 1박2일 일정으로 추자도로 놀러간 것이다.


▲ 추자 게스트하우스 아래층은 이렇게 저렇게 리모델링 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는 김정일님


그 동안 추자도는 4번 다녀왔다. 가장 최근에 다녀온 것이 작년 6월 14일 클린올레행사 때였는 데, 1년여 만에 다시 가게 된 것이다. 추자도를 다녀올 때마다 여행기를 올렸는데, 이번 여행기까지 포함하면 추자도 올레 코스에 대해 5번째 쓰게 되는 것이다. 올레 코스 중에서 가장 많은 여행기를 남기는 기록을 세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앞으로도 추자도는 계속 다니게 될 것이다. 1시간 이상의 배를 타는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고, 올레길과 그 외의 등산길이나 다른 길도 걸을 수 있고,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고, 게다가 아직 해보지는 않았지만 갯바위 낚시도 할 수 있고, 잘하면 보트나 기타 배를 타고 추자도의 부속섬을 다녀올 수도 있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추자도로 놀러가는 가장 큰 이유는 추자도 올레를 지키면서 관리하고 있는 추자올레지기인 김정일님과 놀기 위해서 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고. ^^


이번에 추자도로 놀러가서 김정일님으로부터 가정의 기쁜 소식도 들었다. 도착한 날 저녁을 먹으면서 김정일님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를 보여주었는데, 그 기사에는 아들인 태훈 군(제주대 재학)이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세계기능올림픽대회에 석공예 부문 국가대표로 참가하게 되었다는 소식이 담겨있었다.


나는 좋은 결과가 있기는 기대하면서 국가대표로 참가한 것에 대해 축하를 드린다고 했다. 김정일님도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앞으로 리모델링하여 새로 여는 제주올레 본부 건물 현판은 석공예 국가대표인 아들이 손수 만들도록 해서 내걸도록 서명숙 이사장님에게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추자도 올레지기인 정일님 아들이자 2015년 석공예 부문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인 태훈 군이 만든 현판은 '값진' 것이기도 하고, 또 제주올레를 위해서도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꼭 만들어 드릴 것이라고 했던 것이다.


나도 참 좋은 생각이라고 동조하고 서 이사장님도 당연히 대 환영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태훈 군이 반드시 입상할 것이라고 하면서 미리 축배의 잔을 들기도 하였다.


며칠 뒤 나온 결과는?


김정일님이 나에게 전화를 해서 알려주었다. 브라질에서 조금 전에 연락이 왔는데 아들이 석공예 분야 세계 3등인 동메달을 땄다는 것이다. 홈그라운드의 텃세에 밀려 비록 1등 금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아주 기쁘고 장하다고 하면서 전화를 하신 것이다.


이번 국제기능올림픽 대회에는 제주도 출신 선수 3명이 출전을 했는데 3명 모두 입상을 했다. 정일님은 아들 일행이 제주로 돌아오는 날(8월 27일) 공항으로 마중나가서, 입상 환영식 행사 사진을 찍어 나에게 보내왔다. 그 사진이 바로 아래 사진이다.


"장하다, 태훈 군! 제주도 아니 추자도가 낳은 태훈 군 만쉐이!! 김정일 '위원장 동지'도 만만쉐이!!!~~" **^__^**


▲ 가운데가 제주도가 낳은 아니 추자도가 낳은, 김정일님의 장한 아들 태훈 군이다.  ⓒ 김정일


▲ 인천공항 환영식에서의 김태훈 군(맨 왼쪽)과 국가대표 참가자들

(출처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killedkorea&logNo=220460098383)


▲ 추자도와 김정일님 집안 '가문의 영광'을 빛낸 태훈 군 메달 수상 축하 현수막이 내걸렸으면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고 했는데, 이렇게 김정일님이 사진을 찍어 보내왔다. ^^


추자도로 가는 레드펄호 승선표를 사놓고 국제여객터미널 정류장 시내버스 시간표와 주자창 상태 등을 살펴보고 승선 시간을 기다렸다. 승선 시간이 되어 배에 타려고 할 때 하늘은 맑고 환한데도 불구하고 소나기가 왕창 쏟아져 내렸다.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제주 날씨의 변화무쌍함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출구에서 나와 배를 타는 곳까지는 100미터도 넘는 것 같은데, 우산을 가지고 오지 않아서 비를 홀딱 맞고 가거나 비가 멈추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때 그곳에서 근무하는 분들이 승합차와 레저용 차량을 몰고와 배를 타는 곳까지 승객들을 실어서 날랐다. 덕분에 온몸이 젖지 않고 배를 탈 수 있었다. 고마울 따름이다. 배를 탄 후에도 얼마 동안 비는 내렸고 배가 제주항을 빠져 나와서야 비로서 그쳤다.


배안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살펴보았다. 레드펄호는 과거의 한일카페리3호다는 월등하게 넓을 뿐만 아니라 깨끗하고 쾌적했다. 같은 돈을 내고 신형 배를 타니 기분이 좋았다.


나는 3등객실 좌석에 앉아 있다가 객실밖에 있는 안마의자에 그냥 앉아서 갔다. 돈을 넣으면 안마를 할 수 있는 큼지막한 안마의자 8개는 객실 좌석보다 넓고 편해서 도착할 때까지 그곳에서 앉아서 갔던 것이다. 안마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 오면 자리을 내줄 생각을 했지만, 아무도 오지 않아서 편안하게 갔다. ^^


▲ 한 자리를 독점하여 앉아서 가려면, 도착할 때까지 계속 돈을 집어넣고 안마를 하면서 가면 된다. ^^


레드펄호는 예정된 도착 시각보다 10분 정도 늦은 오후 5시 10분 경에 하추자 신양항에 도착했다., 제주항에서 떠난지 1시간 40분 걸린 것이다. 과거의 한일카페리3호보다는 속도가 빨라서 30분 정도 일찍 도착한 것 같다.


과거의 한일카페리3호는 제주항에서 오후 2시에 출발하여 오후 4시 경에 하추자 신양항에 도착했는데, 레드펄호는 오후 3시 30분에 출발하여 오후 5시경에 신양항에 도착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레드펄호의 속도가 먼저 배보다 빠르기 때문에, 그리고 승객 탑승과 화물 선적 시간도 고려했기 때문에 완도와 제주에서부터의 출항 시간을 변경한 것 같았다. .


▲ 정면에 돈대산이 보이는 신양항으로 들어가고 있는 레드펄호


▲ 승객이 내린 후 완도로 가는 승객을 태우고 있는 레드펄호


레드펄호가 오후 5시 넘어서 하추자 신양항에 도착했을 때, 나는 레드펄호가 제주항에서 좀 더 이른 시각, 예컨데 1시간 빠른 2시 30분에 출항하면 올레꾼들에게는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좀 더 일찍 신양항에 도착하면 1박2일을 잡고 올레길을 걸으려고 들어온 올레꾼들에게 시간상 커다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즉, 좀 더 일찍 출항하면 하추자도 신양항에 도착하여 그곳에서부터 하추자 방면 올레길인 모진이 몽돌해안 - 신대산 - 예초리 기정길을 거쳐 예초 포구까지 일단 걸어 갈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다. (단, 해가 짧은 한 겨울철에는 이렇게 걷기가 힘들다. 오후 5시가 넘어가면 어두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초 포구에서는 오후 6시 30분에 출발하는 공영버스를 타고 다시 신양항을 거쳐 상추자항(버스 출발점이자 종점)까지 편안하게 가서 숙소도 잡고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상추자 올레 코스와 하추자 나머지 구간은 다음 날 여유있게 즐기면서 걸으면 오후에 핑크돌핀호를 타고 널널하게 제주항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날 오전 중으로 제주로 나가야 한다면, 아침 일찍 나머지 올레길을 걸을 수 있는 곳까지 걷고 신양항에서 오전에 출항하는 레드펄호를 타고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럴 경우에는 공영버스를 적절히 이용하면, 배 출항 시간에 맞추어 걷고자 하는 구간을 걷고 나갈 수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공영버스 시간표는 아래와 같다.


▲ 버스 2대가 교대로 상추자와 하추자를 오가는 공영버스 시간표


레드펄호에서 내린 후 시간을 고려하여 일단 오후 7시까지 올레길을 걷기로 했다. 1시간 40분 정도 걸을 수 있는 시간이 남았는데, 머리 속으로 올레코스를 그린 후, 신양항 - 돈대산 정상 - 묵리 갈림길에서 역올레를 해서 추자교까지 걷기로 했다. 


그리고 나머지 상추자까지는 시간이 맞으면 공영버스를 타고 가거나 끝까지 걸어서 가는 것으로 정했다. 그런데 걷는 도중에 정일님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일단 추자교까지 걸을 것이라고 했더니, 차를 몰고 갈 테니 추자교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그래서 나중에 정일님의 승합차를 타고 상추자로 편안하게 갔다.


신양항에서 돈대산으로 올라갈 때는 정식 올레길이 아닌 길로 올라갔다. 예초리로 가는 버스길로 들어서다가 왼쪽 포장된 샛길로 올라가면 예초리 학교가는 옛길에서 올라오는 올레길과 만나 돈대산 정상으로 가게 된다. 추자도에서 가장 높은 돈대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몇 개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올레길이 된 것이다.


▲ 돈대산으로 올라가는 샛길에서 바라본 신양항에서 서서히 빠져 나가고 있는 레드펄호


맨 위칸 사진 오른쪽으로 가면 모진이 몽돌해안으로 가는 올레길이며 왼쪽은 예초리로 가는 버스길인데, 버스길에서 샛길로 빠져 오르면 돈대산 정상으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 오르다가 뒤를 돌아다 보니 레드펄호가 신양항을 서서히 빠져나가고 있었다. 이때 시각이 오후 5시 31분이다. 


▲ 신양항을 빠져나와 완도로 가고 있는 레드펄호


▲ 주황색 길로 올라와 돈대산 정상으로. 파란색 길은 학교로 가는 샛길에서 올라오는 올레길이다.


추자도에 와서 돈대산 정상을 오른 것이 이번으로 4번째이다. 작년 클린올레 행사 때만 오르지 못했다. 안개로 인해 오후 핑크돌핀호가 결항이 되는 바람에 올레길을 모두 걷지 못하고 오전 중에 한일카페리3호를 타고 추자도를 떠났기 때문이다.


늘 그러하듯이 돈대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추자도 주변 풍광은 일품이다. 시야가 뻥 뚫린 날은 한라산이 선명하게 보인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이곳에서 한라산을 보지는 못했다. 언젠가 운이 좋으면 볼 날이 있을 것이다. 추자도에서 한라산을 선명하게 볼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놀러다녀야 하겠당~~ ^^


▲ 돈대산 정상에서 타이머를 이용해 셀프 촬영 찰칵~~


▲ 돈대산 정상에서 바라본 신양항 마을과 묵리마을(아래칸)


돈대산 정상에서 묵리 갈림길을 내려오는 올레길을 보니 풀이 잘 다듬어져 있었다. 추자도 올레지기인 김정일님에 의해 올레길이 잘 관리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본섬의 올레길은 탐사팀과 올레지기분들에 의해 유지 관리가 되고 있지만, 추자도 올레길은 거의 전적으로 김정일님에 의해 유지 관리되고 있다. 


▲ 김정일님에 의해 잘 다듬어진 올레길 모습


그런 수고로움에 조금이라도 올레꾼들이 김정일님에게 보답하는 길은, 앞으로 리모델링을 해서 새로 여는 게스트하우스를 보다 많이 이용해 주는 것이라고 나 로망은 생각하고 있다. 


과거에 시설 때문에 추자도 게스트하우스에서 숙박하는 것을 망설였던 분이 있었다면, 앞으로 리모델링을 거쳐 새로 개업하는 게스트하우스는 깨끗하고 보다 편리할 테니까 많이 이용해 주시기를 나 로망은 바란다. 


거의 혼자서 추자도 올레길 유지 관리를 하면서 수고를 많이 하는 김정일님 같은 분들에게는 조금이라도 더 '대접'을 해주는 것이, 결국 올레꾼들에게도 그 보답으로 되돌아오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비유를 하자면, 그냥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을 들고 먹으려고만 하고 설거지도 하지 않는 이른바 '무임승차'를 하는 사람과, 밥상을 차리고 설거지까지 수고를 많이 한 '노력한' 사람 하고는 엄연히 그 대접이 달라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같은 숙박업소를 운영하더라도 김정일님과 같은 분이 돈을 더 버는 것이 타당하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돈대산 정상에서 주변 풍광도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놀멍 쉬멍하다가 내려가기 시작했다. 김정일님과 추자교에서 7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시계를 보니 대략 그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것 같았다. 묵리 갈림길에 도착했다. 오른쪽 담수처리장쪽으로 가는 길이 추자교로 가는 순방향이고, 왼쪽으로 가는 길은 순방향 묵리로 가는 길이다.


▲ 돈대산 정상에서 내려올 때를 기준으로 왼쪽은 묵리로, 오른쪽은 담수처리장으로 가는 순방향 올레길이고, 주황색 방향은 추자교로 내려가는 역방향 올레길이다.


나는 역올레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냥 곧장 걸어갔다. 추자교에서 묵리로 올라가는 산길을 거꾸로 가는 것이다. 순방향으로 가는 것과는 사뭇 느낌이 달랐다. 가다 보니까 산 위에서 무슨 공사를 하고 있었다. 나중에 정일님에게 여쭈어보니까 추자도의 물부족에 대비해서 바닷물을 처리하는 담수처리장을 하나 더 짓는 것이라고 한다.


▲ 돈대산 산불감시초소에서 바라본 담수처리장 공사 모습과 오른쪽 멀리 보이는 상추자도


담수처리장 공사현장을 지나 시멘트 포장길을 계속 내려가다가 길을 놓칠뻔 했다.  '이 길이 아닌 가벼' 하면서 다시 '빠꾸'를 하여 올라가니 왼쪽 옆길에 리본이 매달려 있었다. 멍하니 앞만 보고 그냥 지나쳐서 내려갔던 것이다


옆길로 들어서서 잠시 걸어가니 오늘 걷기의 종착지인 추자교가 저 아래 보이며, 산 위로는 내일 걸을 추자등대가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고 등대 너머로 해가 지려고 하고 있다.


▲ 샛길로 내려가면서 바라본 추자교


▲ 추자 등대 뒤로 해가 넘어가고 있다.  pm 6:53


추자교를 다 건너가서 기다리니 김정일님이 시간을 맞추어 승합차를 몰고 오셨다. 김정일님은 게스트하우스는 리모델링 중이니 오늘 내가 잘 숙소인, 추자도 여관 중에서 제일 깨끗한 태흥모텔 주인장에게 객실을 하나 마련해 놓으라고 했으니까 거기서 주무시면 된다고 했다.


▲ 나를 데리러 승합차를 몰고 온 김정일님


숙소에 짐을 풀기 전에 승합차를 타고 일단 정일님 친척 누님인 숙이님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일단 저녁을 먹으러 갔다. 나 로망을 위해(?) '특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오늘 잡은 자연산 고등어회와 자리 물회와 구이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놈의 먹을 복' 하면서 정일님과 술잔을 기울이면서 함께 맛있게 저녁 식사를 했다. ^^


▲ 내가 추자도에 갈 때마다 이용할, 숙이님이 운영하는 추자도 게스트하우스 입구에 있는 귀빈식당


▲ 전어물회와 구이 및 고등어회와 소주 한잔. 끝내주는 저녁식사였다. *^__^*


식사를 하면서 앞에서 언급한 아들의 기능올림픽 출전 소식도 듣고 또 다른 정보도 들었다. 그것은 한글날이 끼어있는 연휴 주말인 10월 10일(토) 전후로 추자도에서 굴비축제를 하는데, 제주올레측과 함께 올레걷기도 하면서 축제를 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 소식을 듣고 아차 싶었다. 원래는 두어 달 전에 이때 연휴를 이용해서 제주도로 놀러갔다 오려고 했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날 (10월 11일, 일) 오후 비행기표가 이미 매진되어서 포기하고, 그냥 10월말에 실시하는 제주올레 걷기축제에만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했던 것이다. 굳이 꼭 가야 할 필연성도 없고 또 돌아오는 날 오후 비행기표도 이미 대여섯 달 전에 매진이 되어서 포기했던 것이다.


그래서 스마트폰으로 비행기표를 부랴부랴 검색을 해서 10월 8일(목) 제주행 오후 비행기표와 10월 12일(월) 아침 8시 출발 김포행 비행기표를 구하는데 성공했다. 월요일에는 조금 늦게 출근하도록 했다. 물론 직장일을 하는데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이래서 '왕고참'이 좋다니까. ^^


그리하여 일단 추자도 굴비축제와 올레걷기 행사에 참여하는데 이상이 없게 된 것이다. 이때쯤이면 정일님네 게스트하우스 리모델링도 끝냈을 테니까 깨끗한 그곳에서 편안하게 자면서 지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도 하면서. ^^


만약에 돌발변수가 생겨서 추자도에서의 축제가 취소되더라도 나는 계획을 세운 이상, 이때 배가 운항이 되면 혼자서라도 2박 3일 동안 추자도에서 놀다가 올 생각이다. 그냥 추자도에 또 가서 올레길이나 다른 길도 걷고 정일님과 놀다 오면 되니까 무엇이 걱정인고 하면서. '하쿠나 마타타' 요  'No Problem'이다. ^^


정일님과의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숙소도 돌아와 짐을 풀고 몸을 씻은 후 잠시 쉬다가 야간 산책을 나갔다. 추자도에서의 야경을 구경하기 위해서. 밤이 되니까 낮보다 시원했다. 1시간 정도 산책을 하고 돌아와 잠자리에 들었다.


추자도의 '화려한' 밤풍경


▲ 올레 리본과 간세 및 8월 금어기가 끝난 후 조기잡이를 위해 손질을 하고 있는 어선


▲ 추자도의 밤과 아침 풍경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샤워를 하고 아침식사를 하러 갔다. 식사를 마친 후 정일님과 함께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는 게스트하우스로 가서 살펴보았다. 정일님은 투숙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화장실과 욕실도 늘리면서 시설을 꾸밀 것이라고 얘기를 하고, 위 아래층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설명을 해주셨다. 9월 안에 완공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일님과 헤어져 오후 3시 30분 경에 돌아오겠다고 하고 모텔로 돌아와 편안하게 쉬다가 배낭을 메고 11시에 모텔을 나섰다. 오후 4시 15분에 제주로 떠나는 핑크돌핀호를 탈 때까지 5시간 정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하고 생각하다가 다음과 같이 보냈다.


일단, 날씨가 무더우니까 올레길은 조금만 걷기로 했다. 상추자항에서 11시에 떠나는 공영버스를 타고 가다가 추자교에서 내린 후 역으로 올레길을 걸었다. 30도가 넘어가는 뙤약볕 아래서 추자교 - 추자등대 - 처사각 - 순효각 까지만 일단 걷고 점심식사를 했다. 


▲ 추자대교 풍경


▲ 바랑케 쉼터에서


▲ 추자 등대 옥상에서 바라본 풍경


점심 식사는 원래 짜장면으로 간단히 해결하려고 했는데 하나 밖에 없는 중국집이 쉬는 날이기 때문에, 작년 겨울에 들렸던 순대국집에 들려 순대국으로 빵빵하게 점심을 먹었다. 육지에서 오셨다고 하는 사장님은 나를 기억하고 있지 못했지만 나는 기억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모른 척하고 맛있게 먹었다. ^^


사장님이 추자도 이런저런 곳을 걸어다니면서 구경하면 참 좋을 것이라고 조언도 해주셨다. 특히 물이 빠지면 건너갈 수 있는 섬인 다무래미를 꼭 다녀올 것을 강조했다. 조언을 해 준 곳은 정일님이 전에 얘기를 해주셨기 때문에 이미 다 돌아다녀 본 곳이었다. 사장님의 성의를 봐서 네네 하면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나왔다. ^^


▲ 물이 빠졌을 때와 물이 찼을 때의 다무래미. 봉글레산 너머에 있다. 아래칸은 내가 찍은 사진이고(2014. 2. 18) 위칸 사진의 출처는 이곳(클릭)이다.


작년 2월 추자도에 놀러갔을 때 백록담쪼아님 부자와 함께 여기 순대국집에서 식사를 하고 사장님 사진도 찍었었다. 나중에 글을 쓸 때 사장님 사진을 올리면서 소개를 하겠다고 했는데 결국 이렇게 약속을 지켰다. ^^


▲ 추자도의 유일한 순대국밥집. 순대국을 엄청 좋아하는 나 로망은 제주도에 가면 거의 빠짐없이 먹고 온다.


점심식사 후에는  2시에 떠나는 공영버스를 타고 예초리까지 갔다가 그 버스를 타고 다시 돌아왔다. 1시간 정도 걸린다. 날씨가 너무 더웠기 때문에, 그리고 과거에 추자올레길은 몇 번 걸었기 때문에, 에어컨이 나오는 시원한 공영버스를 타고 그냥 바깥 구경을 하면서 버스 투어를 했던 것이다. 


▲ 1시간 동안 타고 다녔던 공영버스 기사님이 공영버스를 잘 활용하면서 추자도 여기 저기를 걸어다니며 구경하는 방법을 얘기해 주기도 했다.


1시간 동안 왕복 버스 요금은 교통카드를 이용했더니 단돈 950원! 


이전에 상추자도에서 출발하여 예초리에서 다시 그 버스를 타고 돌아올 때는, 상추자에서 탈 때 그리고 다시 하추자 예초리에서 돌아올 때 각각 요금을 2번 냈다. 


그런데, 올해 8월 1일부터 제주 전역(부속섬 포함)에서 교통카드를 이용하여 환승할 때의 방법이 달라져서 이번에는 예초리에서 교통카드를 찍었더니 "환승입니다." 하는 메시지가 나오면서 다시 또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되도록 변경이 되어서 그 돈밖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


▲ 예초리 포구에서 손님들을 태우고 떠나려고 준비하고 있는 공영버스 pm 2: 28


추자도에서 운행이 되고 있는 공영버스를 잘 이용하면, 올레길 뿐만 아니라 버스 노선 주변에 있는 볼 거리들을 보다 쉽게 찾아다니면서 구경도 하고 걸어다닐 수도 있다. 


게다가 자전거를 빌려서 타고 다니면 버스가 다니지 않는 곳도 찾아서 여기저기를 다닐 수 있으니까, 추자도 올레지기인 김정일님에게 여쭈어 보면 비경을 찾아 구경다니면서 재미있게 놀다가 올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작년(2014년) 2월에 백록담쪼아님 부자와 함께 추자도에서 놀 때 정일님의 승합차를 빌려서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놀다가 왔고, 그 내용을 제주올레 홈피와 내 블로그에 써서 올린 것이 있으니 찾아서 읽어보시기 바란다.


이번 여름 휴가 때는 시간에 쫓겨 1박2일 동안만 추자도에서 잠깐 지내다 왔지만, 내년 겨울이나 여름 휴가철에 또 다시 간다면 3박 4일 정도 넉넉잡고 놀다가 오려고 하고 있다. 갈수록 추자도가 맘에 든다. ^^


▲ 무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올레길을 걷고 있는 올레꾼들


▲ 추자도 지도


추자도에서의 모든 일정을 끝내고 핑크돌핀호를 타고 정일님과 함께 제주로 돌아왔다. 정일님과 나는10월 추자도 굴비축제 때 또 만날 것을 기약하면서 서로의 볼일을 보기 위해 헤어졌다. 


그날 오후에 텐트를 쳐놓은 가름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와 선약이 되어 있었던 두발로님과 밤에 놀면서 함께 지냈고, 그 다음 날 6코스 일부를 걷고 혁준님네 펜션에서 놀면서 지냈던 것이다.


이상으로 추자도 여행기를 마치고 이어서 19코스 일부를 걷고 18코스 올레지기인 애랑님의 따님 내외가 운영하고 있는 '와흘리 게스트하우' (http://www.waheulri.com)에서 지낸 소감문을 올릴 예정이니 기대하시기 바란다.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에게 늘 건강하고 행복이 가득하시길 빌어드린다. **^__^**



2015년 9월 3일 서울에서 로망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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