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보았던 악마
어제 보았던 새벽 악마와 오늘도 맞장을 뜬다.
또 다른 꼬심에 이제는 무반응.
벌써 몸은 대화운동장으로 향한다.
원래는 총 18명이었는데 3명( 조성식선배님, 김난씨, 고유성씨)은 각자의 사정에 의해 못가게 되었고,
주호씨는 현장 합류예정, 나머지 14명은 두차에 나누어 탔다.
드디어 출발.
일산철인을 알리는 자석식 차량현수막도 뽀대나게 부치고, 모두 즐겁게 놀러가는 기분으로
가볍게. 얼굴에는 긴장을 찾아볼수없다.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 흘러 어느덧 중간정도 지점인 가평휴게소에 도착.
각자 약간씩의 곡기를 입 안으로 집어넣고, 기존에 있는 애들은 밖으로 내 보내는 자연에 순리에 순응을 하는 의식을 치룬다.
차가 가벼워짐을 느낀다.
2. 내 폐에 카타르시스
마침내 8시 40분에 도착.
현수막을 앞에 두고 인증샷도 찍고, 여느때와 비슷하게 환복과, 짐 챙겨 맏기기, 갖은 수다에 오늘 경기의
나름대로의 각오까지.
지난해에는 100여명 정도로 첫해가 열렸는데, 올해는 220명으로 가량 참가선수가 늘었단다.
대회가 참 아기자기해서 좋다.
순위도 없고, 그냥 달리면 되고 걸으면 되고 중요한것은 너무 빨리 달리면 오히려 사진이 잘 안나오니
천천히 달리라는데, 나는 너무 만족스럽다.
그런데 딱 하나 아쉬운것, 그것은 눈이 없다는 것
걷고,
뛰고,
오르고, 내리고,
맨 먼저 앞서간 몇 회원만 제외하면,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회원은 힐링개념의 펀 런을 한다.
셀카봉으로 회원들을 찍어주시는 문고문님,
계속 일철 플랜카드를 가지고 다니며, 인증샷을 독려하는 용진이형,
주호씨의 화려한 패션,
올 두번째 출전, 회원들에게 한마디라도 더 조언해주려 노력하는 종두형,
도란도란 같이 걷고 달리는 동률과 현성,
묵묵히 혼자만의 힐링을 즐기는것 같은 성만이 형,
같은 무시적 동료애를 오늘만은 가져보자하는 성고문님, 형석 선배님, 성조형님,
아름다운 청년같은 연이씨,
우리 클럽의 여전사 성희 선배님,
그리고 무었보다 아름다운 동행을 한 문철형님과 따님.
팔다리가 멀정하게 태어나게 해주신 우리 부모님께 또 한번 감사함을 느끼고,
내 폐속까지 저려오는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낙엽이 쌓인 외길에, 흔적없는 족적을 남기며 걷는다.
다시한번 깊은 호흡을 한다.
그러다 도착.
3. 교종과 선종
대회를 모두 마치고 즐겁게 웃는다.
놀라운것은 문철형님 따님이 여자 부분1등이라는것, 성희 선배도 2등.
역시 놀러와서도 일 낼사람은 따로 있나보다.
모두 축하에 한 마디씩을 덕담처럼 주고 받는다.
그리고 빙어 축제 장으로 go go.
한팀은 먼저가서 자리를 잡고, 우리는 잠시뒤에 도착을 했다.
휴일이라 그런지 사람들로 인산인해.
줄지어서 들어가는 차들,
메고, 지고, 끌고, 돈까지 쓰며 바둥거리는 아버지라 불리어지는 남자.
아이를 다그치며 패션까지 두루 신경을 쓰는 엄마.
때는 이때다 투덜거리며 부모의 약점을 찔러 이득을 취하려 하는 아이.
분위기가 미묘하고, 심상치 않은 애정 남녀커플.
노년의 아름다움이 묻어나와, 먼 훗날 나에 롤 모델이 되어주실 어르신들.
한 푼이라도 벌어보려 추운데 애쓰는 알바생들.
드디어 식탁에 살아있는 빙어와 튀김옷을 입은 빙어가 진열이 되었다.
튀김옷을 입은 빙어는 대다수의 회원들이 먹는데, 움직이는 빙어는 못먹는 회원도 있다.
곰곰히 생각해본다.
이것이 교종과 선종에 차이.
눈, 코,입, 귀가 평상시에는 중요하다가도, 때로는 어느 순간에 불필요한 존재가 될수있다는.
뭐 그런 느낌!
이야기가 즐겁고,
술이 한순배 돌고 돈다.
정겹고, 따뜻하다.
어!
구어진 개구리도 보인다.
한겨울 잠자는 애들을~.
4. 집으로
운전을 도맡아 하다보니, 순간 졸음이 밀려오는데,
그래도 의리있게 형석 선배가 말동무를 자처해서 계속 대화가 이어진다.
앞으로 은퇴 후 계획, 운동 계획, 그란폰도 추천, 380 참여여부, 아이들 이야기등등.
그리고 뒤를 보니 모두 꿈나라에 가있다.
어찌 서로 알지도 못한 연들이 이곳에 모여, 부비부비도 하고, 때론 식구도 되며, 서로를 보다듬어 주는 존재들이
되는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다 저녁 5시 반이 넘어 출발 지점에 다시 도착.
모두 안전하게 돌아와서 고맙고, 감사하다.
내년에도 이 대회는 가고 싶다.
물론 경쟁도 좋고, 순위도 좋다.
하지만 없어도 좋다.
그리고 눈이 왔으면 한다.
눈부시도록 새하얀 눈위를 달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하고 있는 이 운동은 꽃일까, 열매일까?
꽃이 피었다 저야만 열매를 맺는것이 아닐까!
첫댓글 내년에는 가고싶어지는 맘이 생기네~~~ㅎㅎ
가시죠^^
후기를 읽고 있자니 그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입가에 웃음이^^
운전하시느라 정말 고생하셨어요~
고맙습니다. 아름다운 청년~^^
좋은 후기 잘 읽었습니다~!!
다음 대회에서 또 뵈요~!!
짦은 만남이 너무 아쉽네요~.
어쩜 후기도 이렇게 잘 쓸까요
외모랑
너무 너무 딴판이군요
후기
즐거운
마음으로 잘 읽었어요
내년에 또 가요
외모가 멋있다는 이야기 이죠^^?? 아닌가?? ㅎㅎㅎ
모두 힐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눈이 없어서 좀 아쉬웠지만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한 행복한 인제였습니다.
형님. 형님의 날개짓이었습니다(나비효과)^^.
정말 단편극을 본듯이 다시한번 모두 즐거워 하시던 모습이 떠 오릅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 건강과 행복 모두 누리세요^^
형님은 이 세상을 다 가지셨네요. 감축 드립니다^^.
모두 함께 했기에 즐거운 추억을 만든 것 같습니다. 참가하시 모든 분들 회복잘하시고, 응원해 주신 일철 여러분들께도 감사합니다. 행복은 주어지는 것보다는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과정이 아닌 가 생각해 봅니다. 일철~힘!!!
회장님의 의지가 많이 반영된 대회이기도 했습니다. 점점 대회 참여도도 높아갑니다. 힘!
다음에 참석 해볼까 하는 생각을 들게하는 후기 잘읽었습니다.
내년에 같이 가시죠. 조만간 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