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명주조개로 부르는데
원족보는 개량조개고
지역에 따라 갈미조개, 해방조개로 부른다고 합니다.
국민학교 때 수영 갔다가 배가 고파 민들조개를 몇 개 깨서 먹고는
다음 날 집에 의사아저씨가 왕진왔던 적이 있어
그 징크스로 인해 지금까지 조개회는 입맛만 다셨는데
그 옛날 즐겼던 명주조개회맛을 못 잊어
이 육신 이미 55년 전 하늘에 맡겨놓은 지라
먹다가 죽은 귀신 ○○도 좋다고
미련없이 즐겨봅니다.
명주조개의 부드러움과 달달한 뒷맛을 아는 이는 과연 몇이나 될런지요?
명주조개 3kg.
강원도 고성에서 올라왔는데
회로 쓸 것이니 특별히 큰 놈들로 부탁하여
3kg에 25개로
큰 놈들은 150g,
가장 작은 놈이 110g 정도입니다.
택배를 받고 다음 날 개봉했는데도
워낙 싱싱한 놈들이기에 끄덕없습니다.
명주조개회.
명주조개는 모래에 서식하는데
산지에서 사나흘 충분히 해감시켜
거의 손질이 필요없을 정도로 깨끗합니다.
그리고
다른 조개에 비해 발이 길면서(크면서)
사진처럼 주황색을 띠고 있어 꺼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작은 놈들로는 미역국을 끓여 먹기도 합니다.
저 상태에서 건드리면 아직 신경이 살아있어 꿈틀거립니다.
들기름만으로 즐겨줍니다.
그래도 혹시나 모래와 이물질이 있을 수 있기에
탈각하여 흐르는 물에 살짝 씻어서 짠 맛은 없으며
패류 특유의 비릿함도 덜 하고
식감이 아주 부드러우면서
즐기고 나면 성게알, 해삼내장처럼
한동안 맛의 여운이 남습니다.
이렇게 아침에 열 마리를 회로 즐기면서
혹시나 염려스러운 노로바이러스 등등
아무런 반응이 없음을 몸소 체험한 후
딸(사위)한테 바칠 과메기와 명주조개를 손질합니다.
과메기 15마리와 명주조개 10마리
명주조개는 횟감으로 깨끗이 손질하여
5마리는 회로,
5마리는 꼬맹이가 먹을 수 있도록 데침으로 하고
손질해서 가지고 간 과메기를 올립니다.
조개도 문어처럼 적당히 삶아야지
그렇지 않고 오래 삶으면 삶을수록 질겨지기에
절반 정도 벌어지면 불을 끄고 2~3분 간 뜸을 들입니다.
청어갈빗살(뱃살).
갈비(가시)가 있어서 좀 그렇지 아주 맛있는 부위인데
모든 이들에게 버림을 받기에
제가 전담하여 깨끗이 없애줍니다.
이어서 과매기 한 접시 마저 추가하여~~
다음날 아침.
살아있는 명주조개는 사진처럼 입을 벌리는데
상태가 좋은 놈들은
스티로폼상자 안에다 냉매를 넣어 시원한 곳에 두면
겨울철에는 사나흘은 멀쩡하게 살아있습니다.
초고추장으로 즐기면
명주조개의 단 맛은 초고추장에 묻혀버립니다.
이렇게 이틀 동안
직접 말린 과메기 15마리 1만원,
명주조개 3kg에 3만원으로
소꿉장난 잘 했습니다.
출처: 맛의 또다른 시선 원문보기 글쓴이: 지미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