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먼저 감상하세요.
생생한 산행기는 함께한 벗들이...
"어, 길이 없네!" 숫눈이 덮힌 한신계곡
장은하 벗의 권유로 함께 하게 된 조합원 가입 0순위인 정영미 예비 벗(왼쪽)은 한신계곡 마의 700미터 구간에서는 힘이 드는지 신음에 가까운 소리를 내기도 하였으나 다음 날 지리산 둘레길까지 몸과 마음이 성성했음. 형근혜 벗(당연히 오른쪽)은 사람이 아니었음. 다람쥐(본인은 요정이라고 불러주길 바램)였음. 혼자만 천왕봉에 다녀옴. 그러고도 장터목에서 백무동으로 내려가는 일행들을 따라잡음. 하산 후에는 인월 민박집에서 저녁을 함께 먹고 다음날 일정이 있어서 아쉬운 작별을 해야만 했음.
세석산장
낭만샘, 정영미 벗, 형근혜 벗 박옥균 벗(박옥균 벗은 동서울에서 밤 12시 차를 타고 새벽 4시 20분에 백무동에 도착한 뒤 화장실에서 추위를 견디며 일행을 기다리다가 몸이 얼어버릴 것 같아서 캡틴 낭만샘의 허락을 득하고 어둠 속에서 메아리처럼 울려퍼지는 자신의 발자욱 소리에 놀라가며 숫눈이 덮힌 한신계곡을 스틱도 없이 올라(눈에 발이 미끄러져 수십번도 더 넘어짐) 무사히 세석에 도착하여 밥을 해놓음. 밖에서 미친듯 불어대는 바람과 추위와 싸우며 곱은 손으로 밥을 짓다가 나중에야 실내 취사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됨. 약 1시간 반 뒤에 세석대피소에 도착한 셋은 덕분에 따순 밥과 카레를 맛있게 먹었음. 마음이 쾡했음. 동상 수고 많았어!
다음 날 지리산 둘레길(인월-장항마을-실상사)을 가다. 사진 속 인물은 뒤태가 아름다운 얼음공주 정현주 샘. 뒷모습만 봐도 마음이 숙연해지지 않나요?
새참을 먹으며 맛 있는 대화를 나누며..
아, 조타! 너무 행복해 하는 얼공님!
자태가 일품인 당산 소나무가 보이는 장항마을에서 박옥균, 정현주, 정영미 벗
사진기를 박옥균샘에게 넘기고 낭만샘도 사진 한 컷.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서 네 명이 함께 찍지 못했음. 아, 장은하샘은 25일 오후 5시 반경에 인월 해오름마을 민박집에 도착하여 정현주 샘과 저녁을 지어놓고 일행을 맞이했으나 모종의 전화를 받고 밤 11시경에 차를 몰고 다시 순천으로 돌아가야만 했음. 낭만샘 맴이 무지 아팠음.
실상사로 가는 다리에서 바라보이는 지리산 천왕봉
산이 아닌 마을에 있는 실상사
얼공님과 정영미 벗
장산 박옥균 벗과 얼공 정현주 벗. 저 다정해 보이는 두 사람 사이를 단 한 글자로 뭐라 그러지? 댓글로 답을 써준 분에게는 소정의 선물을 보내드림.
에필로그/라헬 형근혜 벗을 대표주자로 천왕봉으로 보내고 나머지 셋이서 세석평전에서 장터목으로 가는 길에 광풍을 만나 뇌가 포맷되는 듯한 강열한 경험을 함. 그 광풍에 길이 지워져 10초 정도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하였으나 천우신조로 무사히 하산함. 장은하 샘과 두 살 터울의 절친이자 이제 조합원이 되어 '공공의 벗이 될' 정영미 벗과 버스를 타고 하룻밤 사이에 오누이 내지는 십년지기 벗이 되어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며 인월-남원-구례를 거쳐 순천으로 돌아옴.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하는 말: "심심해서 죽는 줄 알았다. 당신이 오니까 살겠다." 조금 미안했음. 이상입니다. 얼공님 라헬님 옥균 아우 영미샘 바통 받으시랑께요!! 그리고 은하샘! 저녁거리 챙겨오고 하느라 수고 많았는데 함께 하지 못해서 정말 아쉽고 미안했어요. 여름방학 때 지리산 종주해요. 장터목 산장에서 은하수 같이 보게요.^^
첫댓글 어휴~ 저런 험한 눈길을... 기분은 좋았겠구만유!^^
험하다기보다는 숭엄하다고 해야하나? 오랜만에 곤한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 쬐끔 덧붙였네요.^^
더 이상의 후기가 힘들 듯 합니다.. 비주얼과 감정이입, 휴먼스토리가 다 녹아 있어요..^^;
에이 무슨 말씀을? 그냥 노트 수준인걸!! 아우님의 멋진 산행소감 기다릴게요.^^
근무하느라 못 갔는데.... 일 던지고 갈 걸 그랬다고 막 후회하는 중입니다. ㅎㅎ
일 던지고 오시면 안 되고...그래요. 언제 일 던지고 같이 가지요 뭐!!
낭만샘이 백무동 초입에서 말씀하셨던 첫 지리산에서의 별빛... 지금까지도 그보다 예쁜 밤하늘은 본적이 없다는 말씀.... 겨울지리산을 여러번 갔지만 이토록 아름다운 지리산은 처음이었고 다시 또 이 장면을 볼수 있을까 싶습니다. 천왕봉혼자 오르는 길에 너무 아름다운 산의 자태에 눈물마져 나려하였습니다. 벗님들 덕분에 몹시도 행복했고 둘레길을 두고 먼저 오는 마음 많이도 서운했지만 다음을 기약하렵니다~~
천왕봉 같이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는데...남은 벗들도 생각해야하고 다음날 일정도 있고해서 혼자 보내드렸네요. 산을 잘 탄다기보다 산을 사랑하는 그 마음이 존경스럽습니다.^^
무릎아프다고 설설기는 저에게는 샘의 통통튀는 발걸음이 부럽기만.. 예전에는 관절이 안좋으셨다는데 저도 수영을 해야할까요? 아토피만 아니면..
아! 라헬님이 형근혜님이셨군요!
그날 저녁 라헬님 얼굴만 보아도 천왕봉의 후광이 강하게 느껴졌어요. 아름다움과 숭엄함 앞에서 눈물흘렸다는 그 말씀이 어찌나 강렬하던지 저도 내년 겨울에 꼭 다녀올 욕심이 생겼습니다^^
설화 지리산의 모습과 어우러지는 벗들의 산행 뒷이야기를 들으니 함께하지 못해 정말 죄송하고 아쉬움은 더해만 가네요.....다음 지리산 종주를 하며 밤하늘의 은하수를 보는 기대감으로 지금의 아쉬움을 놓으렵니다....산행다녀오신 벗님들은 얼마나 행복하실까??
은하샘! 하나도 안 행복해요^^ 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냥 아쉬움 놓으세요! 라고만 말할게요. 은하샘과 은하수를 보면 그때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그러니.. 아셨죠?
종주라.. 무릎연마를 열심히 해야겠네요.. 세석에서 장터목을 걸어보니, 오래된 종주의 맛이 새록새록 다가옵디다..
지리산과 함께 하신 선생님들에 대한 이 진한 여운으로 약간 붕 떠 있습니다.
백무동 민박촌의 깜깜한 밤과 무서움, 한신계곡 안으로 들어갈수록 사박사박 내리던 눈, 눈꽃을 먹었을 때의 그 차가움, 마의 구간에서의 힘찬 숨, 세석과 장터목사이에서 만난 엄청난 바람과 순식간에 흩어지던 구름들, 눈이 부시게 푸른 하늘, 눈 미끄럼, 정현주샘의 함양 잠농가, 취기에 다시 술을 사러 나갔던 호기와 민박집 위의 북두칠성, 둘레길의 호젓함, 장항마을 지킴이 소나무 당산, 정 많으신 식당 할머니...하냥 좋았답니다.
그러고 났더니 지회 사무국장 일, 기꺼이 해야겠다는 힘이 납니다. 데려가주신 낭만샘, 은하샘 고맙습니다.
오, 정영미샘! 드디어 가페 들어오셨네요. 갈매나무...샘의 올곧은 성품만큼이나 참 좋은 이름이네요. 지회 사무국장 다시 하시더라도 여기 자주 들어오셔서 힘을 얻어가세요. 함께 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네요.^^
아직 후기남길만큼의 시간은 안되구요 발자국찍고 갑니다. 이번 둘레길에서 얻은것 너무 많지만 가장 좋은 것은 맑은 지리산닮은 벗님들이었습니다. 지리의 품이라 더 그렇게 맑았나요? 많은 추억과 보물을 담아왔구요. 순천가면 재워준단 약속 제 맘속에 보험 하나 들어놓았어요 히히!
먼길을 오셨는데 너무 짧은 여정이지 않았나 싶었어요. 그래도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보고 저도 덩달아 행복했지요. 언제든 순천 오시면 제가 채가기 전에 얼음공주님 모실 분들이 많아졌네요.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요?
ㅎㅎ 함양잠농가를 멋지게 부르시던 모습이 선합니다.. ㅎㅎ 다음 벗 길도 함께 하길 기대하며..
눈이 장난 아닙니다요.. 멋저부러...
아, 선생님 쪽지 방금 읽었어요. 답장 보내드렸고요. 남은 방학 잘 보내세요. 늘 그리운 샘!
염미샘 옥균샘을 위해 노래 가사를 열심히 외어두셌습니다. 함양양잠가.
양잠하던 아낙들의 의미심장한 노동요. 그 의미를 금방 알아보신 천리마를 알아보는 백락같은 두분! 기억에 남는 추억이었습니다
아, 진짜 멋져요*^^* 꼬옥 가보고 싶은 지리산... 언젠가 기회가 오겠죠? 좋은 벗님들과~!
그럼요. 함께 하지 못한 벗들께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요. 이번 여름엔 종주를 할까 해요. 1학기 동안 아이들 때문에 힘들 때마다 지리산 갈 생각하면 힘이 좀 나겠지요. 그때 함께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