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가 열리면 산타클로스 피고인 석에 앉아있고, 검사와 변호사가 피고의 좌우에 앉아있고, 서기가 중앙에 앉아 있다.
서 기 : 재판장님 들어오십니다. 모두 기립
(일어나지 않는 사람들은 법원 경비가 가서 직접 가서 일으키도록 한다. 코믹을 연출한다)
(재판장 3명이 앉은 후)
모두 착석
재판장 : (관객들이 다 앉은 후) 지금부터 산타클로스의 제 5차 공판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인정 심문을 하겠습니다.
피고 산타클로스.
산 타 : (일어나면서) 예
재판장 : 피고의 성은 "산타"이고 이름은 "클로스"입니까?
본명은 "니콜라스" 맞지요?
산 타 : 예.
재판장 : 그럼 먼저 검사의 심문이 있겠습니다. 검사 심문하십시오.
검 사 : (일어나면서) 예. (산타를 바라보고) 당신은 실제의 인물입니까? 아니면 전설 속의 인물입니까? 아니면 동화 속의 인물입니까?
산 타 : (머리를 긁적이며) 글쎄, 저도 그것이……
검 사 : 실제의 인물은 '성 니콜라스'이지. 당신은 분명 가공의 인물입니다. 인정합니까?
산 타 : (머리를 긁적이며) 글쎄 그것이...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어느 날인가 제가 성탄절의 한 주인공이 되어있더라는 것뿐입니다.
검 사 : 그렇다면 당신은 분명 가공의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어찌해서 예수그리스도께서 받아야 할 영광을 당신이 받습니까?
산 타 : 아닙니다. 저는 절대로 예수님의 영광을 가로챈 적이 없습니다.
변호사 : 재판장님 이의 있습니다. 원고는 지금 유도 심문을 하고 있습니다.
재판장 : 기각합니다. 원고 계속 하십시오.
검 사 : 지금 성탄절의 현실을 보십시오. 성탄절은 예수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이땅에 오신 날인데 예수님은 찾아보기가 힘들고 산타 당신이 온 거리를 가득 메우고 다니고 있습니다.
산 타 : 어디에 내가 있다는 것입니까?
검 사 : 거리 곳곳마다. 레코드 가게에서는 산타할아버지 오신다고 울지 말라고 노래하며 선물 가게에는 당신의 모양을 한 선물이 즐비하면 산타복장을 한 사람들이 거리에서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사탕을 나누어 주며 좋은 새해가 되라고 말하고 있으니 당신이 다가오는 새해를 좋게 할 수 있습니까?
심지어는 어린아이들 마저 당신이 선물을 가져다주는 천사인줄 알고 밤새도록 선물을 기다리는가 하면 양말을 머리맡에 두고 자기고 합니다.
이를 위해 부모님들이 아이들이 잠들고 있을 때 몰래 가서 선물을 가져다 놓고서는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주었다고들 하고 있으니 이런 행위들이 올바르다고 생각합니까?
또한 이렇게 선물을 받은 어린이들은 당신이 예수그리스도보다 더 위대한 인물로 착각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는 자기들에게 필요한 선물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자, 이러고도 피고는 성탄절의 주인공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산 타 : 그것이 아닙니다. 저는 단지 예수그리스도의 이땅에 오심을 불쌍한 이웃들과 함께 기뻐하기 위하여 선물을 나눠주었을 뿐입니다.
검 사 : 그럼 오늘날 산타클로스가 주인공이 되어버린 성탄절에 대하여 피고는 어떠한 책임도 느끼지 못합니까?
산 타 : 느끼지 못합니다. 나는 단지 이웃들과 구세주 나심을 함께 기뻐하고자 했을 뿐입니다.
검 사 : 지금이라도 이일을 그만 둘 용의는 없습니까?
산 타 : 저는 제가 영광을 받기 위해 선물을 나눠준 것이 아닙니다. 다시 말씀드리거니와 나는 단지 예수님의 사랑을 예수님이 나신 이날에 나눠주고 싶을 뿐이었습니다.
검 사 : 그러한 피고의 행위가 결과적으로 예수그리스도의 영광을 가리운다고 생각지 않으십니까?
산 타 : 그건.............
검 사 : (재판장을 바로 보면서) 존경하옵는 재판장님 피고 산타클로스는 분명 가공의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자기가 마치 구세주인 양 알게 했고 성탄절의 주인공인 예수그리스도의 영광을 가로챈 점이 인정됨으로 본 검사는 다음과 같이 피고에게 구형하는 바입니다.
천국 공정 거래법 제 113조 7항에 따라 썰매면허자격 무기한 박탈, 선물배달 자격 무기한 박탈, 루돌프사슴의 동물원 이송을 구형한다. 이상입니다.
산 타 : 아니요, 아니란 말이요. 흑흑
재판장 : 변호사 변론하십시오.
변호사 : 존경하옵는 재판장님, 그리고 청중 여러분 피고는 악의가 없습니다. 자신을 위해 한 일도 아니었습니다.
피고가 선물을 배달한다고 해서 큰돈을 번 것도 아니고 명예를 얻은 것도 아니고 더구나 큰 권력을 얻은 것도 아닙니다.
피고는 단지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겠다는 생각으로 행한 것뿐입니다. (산타를 보며) 피고.
산 타 : 예.
변호사 : 피고에게는 개인 소유의 집이 있습니까?
산 타 : 없습니다.
변호사 : 피고에게는 집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세상 그 누구도 산타클로스의 집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산타를 보면서) 피고.
산 타 : 예.
변호사 : 피고에게는 피고 소유의 은행 통장이 몇 개 있습니까?
산 타 : 하나도 없습니다.
변호사 : 그렇습니다. 피고에게는 개인소유의 은행 통장이 하나도 없습니다. 재판장님 피고에 대한 금융거래정보 조회를 요구합니다.
재판장 : 받아들입니다.
변호사 : 감사합니다. 이와 같이 피고는 어떠한 대가를 바라고 한 행위가 아닙니다.
피고는 아무런 이익을 바라지 않고 순수한 이유에서 한 일이므로 여기에는 악의가 있을 수 없고 어떠한 목적이 있을 수 없습니다.
예수그리스도께서 바로 목적입니다.
검 사 : 재판장님 변호인은 지금 본 재판의 목적을 혼동시키고 있습니다.
재판장 : 이의를 기각합니다. 변호인 계속 하십시오.
변호사 : 조금 전 원고께서는 기소하시기를 성탄절이 되면 거리 곳곳마다 피고의 사진이 가득하고 선물 가게마다 피고 모양을 한 상품들이 즐비하고 어린이들이 피고를 기다린다는 이유로 피고가 성탄절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하는데 물론 이에 대하여 어느 정도 인정합니다만 문제는 피고에게 이러한 원인을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피고를 성탄절의 주인공으로 만든 인간들에게 있습니다. 인간들이 산타클로스가 왜 선물을 나누어주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재판장 : 피고는 사람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준 이유를 밝히십시오.
산 타 : 예 저는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예수님의 나심을 불우한 이웃들과 함께 그 기쁨을 나누고자 했던 것입니다. 선물은 내가 준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주시는 것입니다.
변호사 : 그렇습니다. 피고는 예수님의 사랑을 선물에 담아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유에서 이 일을 했던 것입니다.
검 사 : 재판장님 반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피고는 사람들로 하여금 "선물"이라는 물질에 대한 현혹됨을 일으켰습니다. 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은 없습니까?
변호사 : 선물에 유혹된 것은 인간들이지 피고가 선물로서 자기의 인기를 위해 인간들을 유혹한 것은 아닙니다.
재판장 : 반론 기각합니다. 변호인 변호 계속하십시오.
변호사 : 재판장님, 이를 증명하기 위하여 증인을 신청합니다.
재판장 : 증인 신청 수락합니다. 증인 증인대에 서 주십시오.
(증인 들어와 증인대에 선다)
서 기 : (증인에게 다가가 선서문을 내어 보이며) 읽으십시오.
증 인 : 본 증인은 본 법정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을 하나님과 예수님 앞에 선서합니다.
서 기 : 서명하시고 도장 찍으십시오.
(증인이 도장찍고 서명하고 서기에게 주면 서기는 재판장에게 제출한다)
변호사 : 증인은 주식회사 "팬시 로드"의 대표 이사가 맞지요?
증 인 : 예
변호사 : 주식회사 "팬시 로드"는 선물용 학용품과 완구와 잡기류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증인의 회사에서는 매년 12월만 되면은 피고의 모양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상품들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지요? (변호사 몇 개의 상품을 내어 보인다)
증 인 : 예.
변호사 : 왜 피고의 모양으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합니까? 다른 모양으로도 만들어 판매하면은 되는데.
증 인 : (가소로운 듯 웃으면서) 나-참, 아 생각들 해 보십시오. 우리도 12월이 한철인데 어떻게 하면 제품을 많이 팔 수 있겠습니까?
그 답은 바로 산타클로스에 있습니다. 산타클로스의 모양을 이용하면 잘 되다는 것입니다.
평소에는 잘 팔리지 않던 물건들도 "산타클로스"의 모양을 하면 잘 팔려 나가지요. 예를 들어 여기 초콜릿 하나가 있습니다. (초콜릿 하나를 들어 올린다)
그런데 평소에는 잘 팔리지 않아요. 그런데 산타클로스의 모양의 상자에 넣어 크리스마스 선물용이라 하면 잘 팔리는 것과 같은 이유이지요.
변호사 : 증인, 증인이 그렇게 할 때 피고와 어떠한 "로열티" 계약을 했나요? 피고의 모양을 한 상품 하나가 팔리면 피고에게 얼마를 지불한다던가 하는.
증 인 : 아니요 산타와는 전혀 무관하죠. 다만 우리는 물건을 잘 팔기 위하여 그저 피고의 모양을 상술에 이용한 것뿐이죠.
변호사 : 증인 오늘 솔직한 대답 고맙습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인간들의 현실입니다.
재판장 : 증인 제자리로 돌아가 주십시오.
(증인 제자리로 돌아가 앉는다)
변호사 : 오늘 증인의 증언처럼 피고는 지금 세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산타클로스의 우상화와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단지 물질에 눈이 먼 사람들이 물질을 획득하기 위하여 피고를 상술에 이용한 것입니다.
피고 또한 선의의 피해자입니다. 피고가 어떠한 대가를 바라고 선물을 나누어 준 것은 아닙니다.
현재의 성탄절이 예수그리스도가 아닌 피고가 주인공이 된 것은 바로 이러한 때문입니다.
즉 인간들의 탐욕 때문입니다. 따라서 본 변호인은 피고 또한 선의의 피해자로서 원고의 기소내용을 모두 부인하며 무죄임을 변호하는 바입니다.
현명하고 지혜로우신 재판부의 판결을 기대합니다.
재판장 : 피고 최후 진술 하십시오.
산 타 : (천천히 일어나면서) 저는 억울합니다.
제가 왜 여기에 서 있는지 왜 서 있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
저는 단지 예수님의 나심의 기쁨을 여러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선물을 나누어주고 했던 것뿐인데........흑흑
저는 예수그리스도를 어떻게 해서 내가 그 영광을 취하려고 했던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제가 어쩌다가 성탄절의 주인공이 되어 버렸는지 저도 알 수가 없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성탄절의 주인공은 예수그리스도이십니다. 저는 죄인입니다.
저 또한 죄인이므로 예수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습니다.
그런 내가, 그런 내가..........(울먹이며 말을 잊지 못한다)
(청중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당신들이 원망스럽습니다. 왜 나를 이곳에 세우셨습니까? 왜, 왜(절규한다. 조금 후) 그러나 나는 당신들을 예수그리스도 때문에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 후) 현명하신 재판장님 저도 예수그리스도의 자녀입니다. 내 마음에는 예수그리스도께서 계십니다.
(앉아서 울먹인다)
재판장 : 더 할말 없습니까? 원고?
검 사 : 없습니다.
재판장 : 피고?
산 타 : 없습니다.
재판장 : 변호인?
변호사 : 없습니다.
재판장 : 그럼 판결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3명의 재판관들이 잠시동안 서로가 숙의를 한다)
조용히 하십시오. 본 사건은 인간의 탐욕이 일구어낸 사건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피고 또한 그 책임이 없다고 확실히 말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은 2002년 12월 25일 본 법정에서 다시 열기로 하겠습니다. "판결 보류" (재판장 재판봉을 친 후에 퇴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