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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구간을 걸은 후 며칠 뒤 다시 3호선 지하철을 타고 경북대병원 칠곡병원역에서 730번 버스를 타고 동명면사무소 앞에서 내렸다. 면사무소에서 동명시장 안을 거쳐 동명사거리로 넘어오는 가운데 있는 떡집에 들러 점심 식사 거리로 찰떡을 사고 동명성당에서 4구간 출발 준비로 스템프를 찍다. 용서의 길을 시작하다.
"용서의 대상에 자신을 포함시키지 않으면 용서로 인한 지속적 기쁨을 누릴 수 없다.<켄달>"
1-2-3구간에 비해 4-5구간은 걸어보면 다소 다른 느낌을 던져준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산과 들의 풍경이 담긴 길을 걸어오다가 송산지를 지나고 난 뒤부터 동명중고등학교부터 시작해서 동명면사무소를 통과하고 그 이후 동명네거리의 8차선 횡단보도를 건너 동명성당에 이르기까지 거의 대부분 이들이 살고 있는 도시화된 풍경을 낯설지 않게, 익히 알고 있는 듯한 길을 지나기 때문일 듯. 그렇다고 도심지화된 거리를 걸어오며 자신만의 이미지를 특별하게 가질 수 있는 기회보다는 오히려 이 길을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이미지도 있었다.
동명성당에서 출발 스템프를 찍으며 다시 걸음의 준비를 시작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오늘도 이 곳에 들어선 시각이 10시 30분을 다소 지난 시각, 미사가 이미 시작되어서 미사 참례 대신 밖에서 선 채로 기도를 통해 길을 나섰다.
밖으로 나와서 동명성당 입구 나무 담벼락에 매여진 한티가는 길 리본 시그널이 하나가 선듯 눈에 들어왔다. 한티가는 길을 나에게 다시 물어오는 듯. 그러나 4구간을 시작하며 한티가는 길에 대해 어떤 거창한 의미를 다시 부여한다는 것보다 마치 처음 이 길을 처음 걷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걷기 시작했다. 그저 발과 다리가 있어 걸을 수 있고, 눈이 있어서 멀리 바라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동명 수변공원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통해 못둑에 올라서니 이 곳에는 어느 듯 나무 난간을 새롭게 설치하고 수변공원 전체를 둘러볼 수 있게 하는 둘레길 조성 공사가 한창이었다. 얼마 있지 않으면 동명수변공원 국도 인근의 주차장에 주차하고 동명저수지 둘레를 걷는 이들과 한티가는 길을 걷는 이들이 서로 같이 걷게 되거나 마주치게 될 듯.
수변공원 옆을 따라 넘어가다. 호수 물가를 따라가는 터여서 늘 송림 저수지에 비추어지는 산과 물의 색을 자연스럽게 확인하는 것이 이 길 위에서 나의 습관적 시선이 된다.
걷는 가운데 멀리 거의 완공된 하얀색 현수교와 주변 산이 수변공원 물 위에서 데칼코마니가 되어 있었다.
동명수변공원 스템프함. 동명성당에서 20분 남짓 걸리는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이 곳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바로직전의 간이 비닐하우스 집에서 키우고 있는 개들과 다소 신경전을 벌여야만 도착할 수 있다. 늘 이 곳을 지나갈 때마다 주인은 보이지 않고 큰 개 몇 마리만 고리에 묶여 있을 뿐, 나머지 개들은 특별히 매여 있지 않아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내내 따라오며 사납게 짖는다. 한티가는 길을 걷는 가운데 여성분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곳. 주인을 만나면 조심스럽게 한 번 얘기해볼까 하는데 좀처럼 이 집 주인을 만날 수가 없다.
동명수변공원 스템프를 찍고난 후에야 비로소 제대로 된 4구간 길이 시작되는 느낌....한티가는 길 풍경이 자연스럽게 열리는 듯.
수변공원을 벗어나 동명면 구덕리로 넘어가는 지점에서 한여름의 또 다른 꽃, 달맞이꽃을 만났다. 오므라든 꽃잎은 밤이 되면 활짝 피어 지금으로서는 제대로 된 달맞이꽃의 진면목을 모두 바라볼 수 없다.
4구간 동명읍에서 구덕리 양지교에 이르는 구간은 어떻게 보면 한티가는 길에서 도시근교 농촌의 느낌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준다. 걸어가는 길 주변은 계절별로 다양한 밭 농작물과 과일을 내내 새롭게 만난다.
여름철에 먹는 옥수수는 각자 여름 추억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나의 어릴 때는 과자와 간식거리가 흔하지 않을 때여서 누나와 동생들과 함께 각자 단 한 개씩 주어진 옥수수를 한 알, 한 알씩 정성껏 떼어서 먹었던 추억이 있다. 그러므로 지나가면서 바라보는, 잘 익은 옥수수에 대해선 때로는 탐욕의 시선이 일부 겹쳐지기도 한다.
호두나무도 씨알이 점점 무럭무럭. 열매 안의 호두알맹이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마치 엄마의 뱃속에 있는 아기같은 작은 호두알의 크기를 상상해 보다.
뜻밖에 블루베리 열매도 보였다. 얼마전 4구간 길 아래이 구덕리의 지방도로를 따라 걸어가 본 적이 있는데 도로 주위는 의외로 블루베리 농장들이 적지 않았다.
구덕리 부추식당과 쌈밥집을 지나 양지교 아래로 내려서자 그 곳에 있던 음나무(엄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주로 꽃들이 나무의 상부 쪽으로 피는 터라 아래에서 위쪽에 있는 것을 보고 클로즈업 해서 겨우 한 컷.
음나무 인근에 피어있던 하늘 나리꽃. 하늘을 향해 자신의 모든 것을 열어놓은 이들의 거룩한 몸짓.
양지교 아래 징검다리를 건너기 전의 계곡 주위에는 노란색 애기똥풀 꽃이 활짝 피어있었다.
양지교 아래 징검다리를 건너 들어서면서부터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들었다. 길 왼편의 지마산 산줄기 옆을 따라 가는 길여서 오르막, 내리막과 함께 꼬불꼬불 길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그러므로 다른 네 구간 길에 비해 길의 폭이 좁기도 하거니와 때로는 돌이 쌓여져 있는 너덜지대를 지나기도 하고, 때로는 주의를 필요로 하는 내리막들도 있어서 한티가는 길을 걸어본 이들은 이 구간이 상대적으로 힘든 구간이라고 얘기를 한다. 그러나 이 길은 혼자 걸어가면 하늘이 거의 보이지 않는 대신 길 주위가 나무와 풀들이 제법 많이 우거져 있고 오솔길이어서 나름대로 호젓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느림의 미학으로 걸을 수 있다.
오른쪽 아래로 애견훈련장이 있는 곳을 지나며 대나무숲길로 접어들다. 청산농원 쉼터까지 2.4km. 멀지 않은 듯 하지만 걸어보면 이 길은 표시된 거리에 비해 다소 멀다는 느낌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모처럼만에 1구간이후 제대로된 소나무 숲길을 다시 만났다.
소나무숲 이외 참나무를 비롯한 다양한 활엽수와 여러 풀들이 자라난 길을 만나기도 한다. 그러나 종의 다양성은 크지 않은 편.
길을 걷다가 무심코 오른쪽으로 흔하지 않게 하늘의 시선이 열렸다. 눈에 들어온 도덕산 줄기의 부드러운 유선형 산마루 선이 인상적.
4구간 길 속에서 보이는 작은 안내판. 이 길 앞에서 길 주변 정리를 하고 있던 이 곳에 사는 한 분을 우연찮게 만났다. 바로 길 옆의 팔공산글램핑 야영장 주인장이었다. 5월 무렵, 이 곳을 지날 때면 이른 아침때부터 늘 아이들 소리가 심심찮게 들려서 사설 캠핑장이 있는 것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지만 이 부근이 캠핑장 후문 입구인 줄은 미처 몰랐다. 캠핑장을 찾아온 이들도 캠핑장 주위의 '한티가는 길'의 일부를 걷기도 한다는 캠핑장 주인의 언급. 본인과 서로 처음 만난 입장이었지만 본인에게 선듯 물 한 잔 하고 가라는 주인장의 작은 초대에 본인으로서는 캠핑장 안쪽 메인 시설들이 궁금해서 선듯 캠핑장 안으로 들어가보기로 했다.
한티가는 길에서 들어가게 되면 만나게 되는 팔공산 글램핑 캠핑장 후문. 왼편의 단체 바비큐장 및 오른쪽 단체 숙소동.
여름철에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 정문입구에는 어린 아이들을 위한 수영장이 있었다.
정문쪽에서 바라본 팔공산 글램핑 캠핑장. 좌우로 7~8개의 글램핑 캠핑장이 있었다.
단체동 1개를 제외한 숙소는 2명기준에 최대 4명에 적합한 소가족단위 글램핑 캠핑장 시설이었다.
글램핑 캠핑장 입구의 주방 시설. 냉장고와 일반적인 그릇, 조리기구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식탁과 입구에서 바라본 캠핑장 안 내부.
내부로 통하는 글램핑 캠핑텐트 자크를 열고 내부를 들여다 보다.
참고 : 글램핑 캠핑장이어서 큰 리빙셀터 텐트처럼 그 안에 침구, 식탁과 의자, 냉장고 및 주방시설이 그대로 갖추어져 있었다. 이용요금은 펜션 수준(15만원) 전후 수준. 단독이면 다소 부담스러울 듯 했고 2인도 경우에 따라 부담스럽기지 않을까하고 여겨졌다. 그러나 성수기 7~8월 지나면 상황에 따라 한티가는 길을 걷는 이들에게는 특별 할인이 가능하다는 주인장의 설명이 있었다. 한티가는 길을 걷는 이들은 대부분 여름이 아닌 기간에 많이 걷는 편이어서 서로 절충하면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겠다는 판단을 했다. 특히 11월~4월말 경에 한티가는 길을 걷는 이들에게는 글램핑 캠핑장이 비수기에 접어들게 됨에 따라 할인된 적정 가격으로 묵을 수 있을 듯 했다(난방도 가능). 또한 1인이 아닌 2~4명 단위 가족이 모텔 시설이 부담스럽다면 적정숙소로 충분히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다. www.팔공산 글램핑.com
한티가는 길 전구간을 걸으며 이 곳을 일정 속에 넣어본다면... : 한티가는 길을 대구/경북권을 벗어난 외지에서 와서 걷게 되는 이들중 1박 2일 여정으로 1,2, 3구간을 첫날 연속적으로 걷고 숙소를 정할 경우 동명읍에서 잘만한 곳이 없어서 거의 대부분 모텔에 숙소를 정하는 터라 이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우선 했다. 즉, 첫날 오전 8시에 가실성당을 출발하면 약 10~11시간 정도면 이 곳에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면 이 곳에서 숙박후 다음날 이른 아침 7시경 길을 나서서 대략 4시간 정도 걸음이면 4구간에 이어 5구간의 한티순교성지 순례자 성당에 오전 11시 전에 도착할 수 있게 되고, 11시 미사 참례 후 순례자 식당에서 점심 식사, 그리고 오후 성지 내부 길을 숯가마터를 포함하여 모두 걷고나면 오후 2시 즈음에 전구간 여정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다. 이후 오후 3시 성지입구에서 칠곡병원행 38번 버스를 타고 내려가서 지상철 3호선 경북대 칠곡병원역 도착(30분 소요). 지상철을 타고 오후 4시 조금 넘어선 시각에 서대구 고속버스 터미널(만평역)이나 동대구역(북구청역에서 내려서 택시 이용이 편리, 20분 소요 예상)에서 KTX 열차를 탈 수 있을 것으로 가늠되었다.
후문 부근에 수도 시설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조만간 이 곳을 정리하고 나면 한티가는 길을 걷는 이들에게 이 곳 식수를 제공할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팔공산 글램핑장 후문 쪽에서 다시 한티가는 길로 되돌아 나오며.....
다시 길을 걸었다. 청산농원에 도착하니 의외로 청산농원쉼터 자리에는 청산농원을 찾아온 손님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쉬지 않고 그대로 통과했다.
여름 길을 따라 걷다. 4구간 길 가운데 감정이입의 이미지를 가질 수 있는 길이 아닐까? 풀들이 자라난 쭉 멀리까지 트여진 흙길과 함께 길 옆으로 흐르는 계곡이 각자 나름대로 이 곳 여름 풍경을 기억하게 하며 잠시 '나'라는 존재를 이 곳에 머물게 한다.
징검다리를 건너 지방도 위로 올라서고 2백미터 정도를 걸어서 팔각정 주변 쉼터에 이르니 캠핑카부터 시작해서 가족단위로 텐트를 들고와서 여름 피서 텐트를 빽빽하게 친 터라 나무 데크 길을 거의 메우고 있었다. 한편 나무 데크길과 쉼터 아래 계곡은 사방댐 위쪽. 그리고 어른들이 물놀이 할 곳이 있다. 길 위에서 계단을 따라 계곡 쪽으로 내려와 본적이 없었던 터라 이곳에 내려와서 두리번 두리번거려 보았다.
징검다리 사방댐 위에 또 다른 사방댐이 하나 더 있었다. 즉 사방댐과 사방댐 사이에는 잠시 물이 멈추는 곳이기도 했다.
아랫 사방댐 방향으로는 계곡 안에 물의 흐름에 따라 평평해진 암반들이 있었다.
다시 올라와서 팔각정 스템프를 찍기 전 팔각정에 걸터앉아 쉴려고 했지만 노부부 두 분이 여름피서를 겸해 취사도구와 먹거리를 잔뜩 펴 놓은 터여서 감히?) 끼여들 틈이 없었다. ^^
팔각정 스템프를 찍고난뒤 바로 올라가기로 했다.
스템프 함 위쪽의 남원리에서 내려오는 계곡의 바위에 걸터 앉아 잠시 숨을 돌리다.
큰 너덜지대를 지나가다.
이 곳 너덜지대에는 너덜돌도 많고 다양한 형태를 쉽게 고를 수 있어 지나가는 이들이 어느 듯 다양한 여러 돌탑 작품들을 만들어 놓았다. 지나가는 나그네의 기도와 소망이 담겨있는 곳.
남원교를 지나 포장도로를 따라 열심히 걸어서 남원리로 들어가는 건널목에 도착하다. 바라보는 방향의 직진이 남원공소로 가는 한티가는 길. 그리고 왼편으로는 가산과 지마산 사이의 고개인 여릿재 방향, 오른쪽으로는 동명면 기성리, 한티성지에서 내려오는 국도로 가는 길. 요즘은 칠곡 3번과 38번 버스도 이 곳으로 들어왔다가 U턴을 해서 되돌아 나간다.
남원리 입구에 표시되어 있는 칠곡군 누리길(자전거 도로) 안내판. 이 안내판에 한티가는 길 4구간 길을 그려보다(붉은색으로 표시됨). 칠곡군 자전거도로 누리길(지방국도/흰색선)을 기준으로 보면 한티가는 길은 아래이 지방국도 왼편 지마산 쪽의 3부의 능선 길로 따라 걷다가 팔각정 쉼터 (동무골 위쪽) 아래에서 징검다리를 통해 계곡을 건너 올라와서 지방도로를 만나 잠시 걸어 도로를 건너서 팔각정 스템프함에 도착하게 된다. 이후에는 지방도로를 왼쪽에 두고 우측에 있는 산 아래를 따라 위쪽(북쪽)의 난 오솔길을 걷게 되면 남원교로 빠져나와서 다시 지방도로(흰색선)을 만나게 된다. 이후에는 지방도 1km 정도를 걸은 후 안내판의 '현위치'라고 표시된 곳에 도착하게 된다. 길은 무작정 걷는 것이 아닌 때로는 지도와 위치를 가늠하며 걷는 걸음이 자신만의 여정을 다녀온 이후나 먼훗날 기억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남원1리 마을에 들어서면 여름철과 초가을에는 걸어나며 집 주변에 심어진 여러 원예종 꽃들을 만날 수 있다. 후룩스(phlox) 꽃.
남원 1리 마을을 거의 벗어나기 직전 왼편 한 집의 입구에 서 있던 구지뽕나무. 마치 공처럼 생긴 열매가 달려 있어서 뽕나무와 선듯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여름철 연두색 구지뽕 열매는 가을이 되면 붉게 물들어 더 예쁜 공 모양이 된다.
남원 1리 마을을 벗어나 바로 남원리 교회 앞에 이를 즈음 오른쪽 방향의 원래 한티가는 길로 올라가려고 하다가 이 곳에서 예전부터 왼편 여릿재 방향의 위로 제법 큰 못둑이 보여 어느 정도 크기의 못일까 꽤 궁금해서 잠시 일탈을 하다.
못둑을 보고 제법 큰 연못일 것이라고 상상하며 못둑 방향으로 길을 찾아 올라갔다. 가다가 못둑 주위에서 바로 둑으로 올라가는 길이 없어서 잡풀을 헤치고 겨우 겨우 올라섰다. 휴~
이 곳의 저수지 이름을 다녀와서 지도검색등을 통해 확인해 보니 못이름은 '홍신지'였다. 그런데 못둑 아래에서 가늠했던 못의 규모보다는 훨씬 작고 담수된 수량도 적어서 아쉬웠다. 팔공산 가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가둔 못이어서 제법 클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고 있었다.
못으로 올라오기 위해 제법 힘들게 올라선 터라 그늘을 찾아 쉬려고 했지만 쉴 만한 곳이 거의 없어 바로 내려서기로 했다.
홍신지 못에서 원래의 한티가는 길로 다시 들어서기 위해 못에서 동쪽의 남원2리 원당공소 방향으로 논두렁을 따라 가로 질러 걸었다. 지금 이 곳으로 가기위해 중간에 잠시 길을 잘못 들어 되돌아나오기도 했지만 길을 제대로 가늠해서 가로지르는 논두렁 위에서 우연찮게 4구간 마무리 길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사진 중간 지점에 4구간 남원공소 아래의 큰 느티나무 보호수와 함께 느티나무 왼쪽 위로는 남원2리 원당공소가 한 눈에 들어왔다.
다시 한티가는 길로 찾아 들어왔다. 못둑에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겨우 본 길로 들어와서 그런지 다소 지친 상태였지만 남원 공소로 가는 길에 늘 바라보는 푸르른 여름 논밭과 멀리 산자락은 지금의 지친 나를 잠시 잊게 만들었다. 길 위에서 어떤 풍경을 만나는 것은 걷는 자들의 각자 나름대로 주어지는 소중한 몫. 걸음을 통해 단순한 그림 또는 사진이 아닌 마음이 담겨진 풍경을 곳곳에서 멈추거나 걸어가며 작은 시간의 변화속에서 여러장의 그림을 연속적으로 그려낼 수 있는 것은 걷는 사람들의 소중한 즐거움이 된다. 한편, 그림 속으로 들어오는 빨간 지붕이 궁금해졌다. 남원리교회를 거쳐 올라오는 길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는 집인데.......
분홍색 백합꽃을 만나다. 뜨거운 날씨에도 아랑곳 하지 않은 lily. 순결과 고귀함의 상징. 릴리아나 성모 마리아를 잠시 그려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