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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사가며 소금창고에 옷을 기증할테니 빨리 차를 가지고 오라고했다.
소금창고를 애틋이 여기시어 챙겨줄려는 그 맘씨가 참 아름답게 여겨졌다.
그러나 24일은 성탄 전이라 여러가지로 일정이 빡빡해서 못가고 오늘 아침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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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인 25일 아침 현장에 도착,
싣고 갈 의류를 잠시 훝어보니 얼핏 보기에도 내 눈에는 쓰레기로 보였다.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가 창고지기 막달레나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봤다.
수석? 창고지기 막달레나 말씀하시길,
"얘야, 어제 비천하고 낮은 곳에 빛으로 오신 아기예수님이 너에게 쓰레기를 선물로 주셨다고
생각하고 기쁜 맘으로 그냥 모두 싣고 오도록해라."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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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로 돌아와 이리저리 옷가지를 살펴보고 분류해봐도 소금창고에서 판매할 상태의
옷가지는 하나도 없었다.
그렇다고 이런 옷들을 외국의 가난한 지역으로 보낼 수는 더더욱 없는 일 아닌가!
마태 7장 12절 황금률 말씀이 생각났다.
'남이 너희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주어라.'
그래서 할 수 없이 이번에 싣고온 의류는 큰 비닐에 옮겨담아
재활용 센타로 보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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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울을 갖고 고물상 아저씨가 실으러 왔다.
큰 덩어리로 다섯 덩어리나 되었다. 저울에 계량하니 총 중량이 162Kg이었다.
1Kg에 400원씩 계산해 주시기에 건네 받았다.
쓰레기가 아니라.
신사임당 한 분과. 세종대왕 한 분, 퇴계 이황선생님 다섯 분이 창고로 들어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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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창고내부, 우리의 직장이며, 기도터, 집무실이기도 하고 온갖 잡동사니의 창고이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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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지기 막달레나가 직접 디자인해서 만든 유리 조형물 십자고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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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초를 밝히고 기도했었다. 가난한 이웃을 위해!
그리고 어제밤 성탄전야 미사 때 낮에 교통카드 충전한다고 갖고 있던 전부
세종대왕 두 분을 그냥 생각없이 봉헌했다. [사실은 어쩔 수 없이 낼 수 밖에 없는 상황]
잔돈도 없었고, 구유예절과 미사봉헌금도 있었으니~~~
그런데 마굿간 구유에 우리의 먹이로 오신 예수님이
오늘 나에게 쓰레기를 선물로 주셨다.
결과는 내가 엊저녁 당신께 어쩔 수 없이 바친 헌금도 당신은 기꺼이 받아주셨고,
오늘 저에게 세 배로 갚아 주셨습니다.
루카복음 21장의 말씀이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예수님께서 눈을 들어 헌금함에 예물을 넣는 부자들을 보고 계셨다.
그러다가 어떤 빈곤한 과부가 렙톤 두 닢을 거기에 넣는 것을 보시고 이르셨다.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저들은 모두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을 예물로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지고 있던 생활비를 다 넣었기 때문이다."
대림초를 밝히고 가난한 이웃을 위해 기도했는데,
실은 가난한 이웃이 바로 나였던 셈이다.
성탄전야 미사에서 나의 헌금이 궁핍한 과부의 렙톤 두닢에 해당 된 셈이다.
아무튼 아버지 하느님 감사합니다. 주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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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로 인하여 창고 앞동네는 온통 공사장, 다니는 사람들이 없으니 창고는 항상 한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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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에 맞추어 소금창고 유리간판이 창고에 달렸습니다. 이 또한 아기예수님이 주신 선물.
주님, 제가 당신을 뜨겁게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주님, 부족한 저를 통하여 당신 마음껏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우주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전능하시고 자비하시고 거룩하신 하느님 아버지
저의 모든 것을 당신께 내어 맡기오니 저의 모든 것을 이끌어 주소서. 아멘.
첫댓글 아멘. 아멘.
자비하신 하느님아버지 저희를 통하여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