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형이신 동문 여러분!
저도 고등학교 3학년(순천고등학교-한의대 진학을 희망)과 고등학교 1학년(순천강남여고-영극영화과 진학을 희망) 자녀를 둔 학부형이자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현직 교사로서 학부형이신 동문님들과 우리나라의 교육현실과 문제점을 -우수한 학생들만 선발하여 교육하는 언필칭 특목고(전남과학고등학교) - 한 교사의 죽음을 통해서 공유해 보았으면 합니다!
전남 과학고 조선생의 죽음을 애도하며.
-교사를 죽음으로 내모는 심야자율학습을 폐지하고 사감전담교사를 배치하라 ! -
1. 지난 3월 9일 전남과학고등학교 조모(화학 담당교사) 교사가 학교에서 목을 매 자살하는 비극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같은 동료교사로서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애절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2. 학생과 함께 교육의 미래를 이야기 하고 지켜야 할 조선생은 왜 자살했는가? 한 집안의 기둥이고 믿음직한 남편이자 두 아이의 자상한 아빠인 그의 죽음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그것도 왜 학교에서 자신의 삶을 마감했는가?
그를 아는 사람들은 누구나 착하고 성실하며 학생들에게는 능력 있는 훌륭한 교사였다고 말한다. 그런 조선생을 죽음의 벼랑으로 내몬 것은 과연 무엇인가?
3. 조선생은 작년에는 담임을 맡지 않았지만 올해에는 2학년 담임을 맡았다. 3월 2일 새 학기가 시작된 후 그의 일상은 고되고 힘들었다. 그가 죽은 3월 9일까지 부인과 같이 집에서 저녁 식사한 날은 불과 하루뿐이었다. 3월 4일(금요일)과 3월 6일(일요일)은 기숙사 사감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숙직을 하였으며, 2일간 심야자율학습지도를 밤 11시 40분까지 하였으며, 보통날도 밤 8시 정도에 퇴근하였다고 한다.
4. 이 학교 교사들이 사감으로 근무를 하는 날은 보통 새벽 1시쯤 취침에 들어 새벽 6시에 일어나 점호, 이상이 있는 학생 호출 확인, 청소 지도, 아침 식사 지도, 기숙사 퇴실 지도 등 숨 막히는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제대로 잠을 자기는 거의 힘들고 본인의 세면, 식사 후에는 바로 아침 면학지도, 영재교실 수업, 영어듣기, 학급조회, 정규수업에 임해야 한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야간자율학습 지도를 밤 11시 40분까지 해야 한다. 작년보다 더 심해졌다. 뒤처리하고 집에 가면 새벽 1시가 넘는 것은 다반사였다.
4. 또 이 학교의 교사들은 학생들의 학습 능력이 우수하고, 실험 중심 심화학습 등을 해야 하므로 수업 준비의 부담이 매우 크다. 그리고 학생들을 각종 경시대회에 참가시켜 수상을 해야 체면이 서는 부담감 또한 만만치 않다. 더욱이 과학재단을 비롯한 여러 연구기관으로부터 제공되는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하는 이중 삼중의 격무와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5. 우리는 과학고 등 소위 특목고 교사들의 과중한 입시부담, 열악한 근무조건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것은 비단 특목고 교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땅의 모든 교사와 학생의 문제이며 조선생 또한 학벌중심 입시위주 교육의 가련한 희생양이 분명하다.
6. 우리는 조선생의 죽음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몰고 가려는 기도를 경계한다. 그의 죽음의 근본 원인은 살인적인 입시경쟁, 그 속에서 개인의 희생과 헌신만을 강요하는 잘못된 입시제도, 교육행정, 학교운영에 있다. 그와 같은 불행한 교사가 더 이상 나와서는 안 된다.
7. 이러한 시기에 전남도교육청은 인문계고등학교의 0교시 운영실태, 야간자율학습 실태, 기숙사 운영 실태를 전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그리하여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불법적이고 비교육적인 행태를 바로 잡아야 한다.
8. 전교조전남지부 역시 조선생의 죽음을 계기로 현재 자행되고 있는 불법적이고 비교육적인 행위를 전면적으로 조사하고 척결하는데 앞장 설 것이며, 해당 학교장과 지도감독권자인 도교육청의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교사와 학생들의 건강권과 학습권을 지키기 위해, 인문계고교 교육정상화를 위해 싸워나갈 것이다.
9. 삼가 조선생의 명복을 빌며 조선생의 가족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이웃과 더불어, 함께 잘사는 사회를 바라며....
오늘도 행복하고 아름다운 하루 되십시요!!!!
첫댓글 선생님들이나 학생들이나 정말 고생이 많다는거 경험해봐서 알죠! 아깝게 삶을 마감한 조선생님의 명복을 빌면서 정선생님도 항상 건강하이소!! ^^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했는데 지금 입시경쟁 현실은 가히 살인적이군요 일선에서 학생들과 스승님들이 건강하고 활기차야 하는데요 걱정입니다 그래도 형님은 노엽더라도 노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입시위주의 교육 철폐하고 전인교육을 해야합니다 이런 교육의 현실로 교사와 학생은 있으나 스승과 제자를 찿아보기 힘들지 않습니까? 범석아우 고생하네 조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학교에서 그토록 교육에 열중인데, 공교육이 무너졌다는 얘기들은 왜 나오는지? 보통 알기로는 학교에서 교사가 자살까지 할 지경에 이르도록 아주 열심히 교육을 시키는것 같은데-----
입시위주 학벌위주가낳은비극이라생각됩니다. 결국 대한민국모든국민들이언제나 그런상황에서 벗어날수있을지..... 조선생님의 명복을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