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민
<가슴에 돋는 칼로 분노를 자르고>
조선일보는 오늘, 조국혁신당 박은정 후보의 병가와 질병 휴직에 대해 보도했다.
공식대응은 우리 당과 박은정 후보가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한 명의 의사로서 묵과할 수 없다.
개인의 질병에 관한 정보는, 그 어떤 이유로도,
당사자의 동의 없이 다른 이들에 알려서는 안된다.
나는 2004년 대장암을 앓고 직장을 떠나야 했다.
별정직이어서 질병휴직이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4년 한국의 많은 직장은 질병휴직을 보장한다.
아직 아파도 억지로 출근해 일해야 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아프면 쉬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몸으로 다시 일할 수 있다.
아프면 쉴 권리는 복지국가로 가는 입구이다.
의사로서 <조선일보>에 묻는다.
박은정 후보가 병가를 떠나고 휴직을 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마음의 병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다.
나도 우울증으로 고생했다.
치료 받으면서 여러 일터에서
아프지 않은 분들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
<조선일보>는 나에게 도 마음의 병을 앓았던 사람이
어떻게 정치라는 중책을 감당하느냐고 물을 것인가?
박 후보는 공황장애를 앓은 적이 없다는데
그 병명까지 가져다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
박은정 후보는, 검사 시절
살아있는 권력,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에 혈혈단신 맞선 사람이다.
무슨 병으로 병가를 냈는지 알 수 없고, 알 필요도 없으나,
박 후보를 아프게 한 사람, 세력은 누구였을지 자명하다.
공익의 수호자인 진짜 검사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사람을, 정치의 전면에 서게 만든 세력이 누군지도 분명하다.
나는 조국혁신당에 합류한 이후 박 후보를 처음 만났다.
거대한 세력에 맞서 싸웠던 사람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외모여서 놀랐다.
선한 눈매, 조용한 작은 목소리에서 성품이 묻어났다.
거악에 맞서 싸우면서 독해졌을 법도 한데,
애초에 괴물을 닮을 수 없는 품성의 소유자로 느껴졌다.
고통 받았을 그에게 해줄 게 없어 무력했다.
그저 꼭 한번 안아줬을 뿐이다.
나는 의사다. 나는 프로다.
오늘 솟구치는 분노의 눈물은 안으로 삼킨다.
잊지 않겠다.
박 후보와 함께 비를 맞겠다.
그녀와 나를 전장으로 불러낸 무도한 정권과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다.
1990년대 초반 영화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로, 오늘을 기억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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