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을 먹고 11시에 어머님댁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렸다. 뜻깊은 날에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찬송을 부르고 곁에 있으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했다.
부활절이라는 이 특별한 날, 생명이 다시 살아나는 의미를 생각하며 예배를 드리는데, 마음 한편으로는 조용한 감동이 있었다. 하나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다시 사신 그 사건이,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내 삶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는 회복의 이야기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오후 2시30분경 막내 동생이 와서 잠시 얘기하다가 함께 나왔다. 오랜만에 나누는 짧은 대화 속에서도 가족이라는 울타리의 소중함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어머님 치매가 감정조절이 안되는 경우가 있어 험한 얘기를 하신다. 나오기 전에 그런 일이 있어 기분이 좋지않다. 증세인줄 알지만 일차적 쇼크가 커서 진정시키기에 시간이 걸린다.
그 순간, 마음이 확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머리로는 ‘병의 증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은 여전히 상처를 받는다. 이 간격이 참 어렵다. 이해는 되는데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오늘 부활절 예배를 드린 날이라는 것이 다시 떠올랐다. 예수님도 사람들에게 오해받고, 상처받고, 배신당하셨지만 끝까지 사랑하셨다. 그 사랑이 결국 죽음을 이기고 다시 살아나는 생명이 되었다.
나는 그 사랑 앞에서 다시 나를 돌아보게 된다.
“지금 이 감정, 그냥 흘려보낼 수 있을까?”
“상처에 머무르지 않고, 회복으로 갈 수 있을까?”
쉽지 않지만, 오늘은 한 걸음만 가보기로 한다.
어머님의 말이 아니라, 어머님의 상태를 보려고 노력해 본다.
상처가 아니라, 연약함을 보려고 한다.
그리고 나 자신도 돌아본다.
내가 힘들었던 이유는, 내 마음이 아직 완전히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도박 중독에서 회복되어 가는 과정도 이와 비슷하다.
충동이 올라오는 순간, 우리는 그것이 ‘나의 본질’이 아니라 ‘지나가는 상태’임을 배워간다.
감정도 마찬가지다.
지금 올라온 감정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배우는 과정이다.
오늘 나는 완전히 이겨내지 못했다.
하지만 멈추지는 않았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부활절의 의미는 완벽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다시 살아나는 연습을 한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 하루 속에서도 저를 붙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님의 상태를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더 주시고,
상처보다 사랑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을 주세요.
그리고 같은 아픔을 겪는 모든 가족들에게도
감정을 이길 수 있는 지혜와 평안을 허락해 주세요.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