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씨에도 여기저기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자재를 실은 덤프트럭은 안개를 뚫고 도로 위를 바쁘게 달렸다.
‘분양 예정’이란 현수막이 걸린 공사현장은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었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송도국제도시’의 얘기다.
53만4000㎢ 부지에 조성 중인 송도국제도시. 동아시아의 허브를 꿈꾸는 이 곳은 오는 2020년에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다. 특히나 올해는 경제자유구역 지정된 후 개발 10년째가 되는 해라 그 의미가 깊다.
송도는 지난해 국제녹색기후기금단체인 GCF(Green Climate Fund)사무소 유치에 성공했다. 여기에 재미동포타운·해외대학들의 송도캠퍼스 추진 등 개발 호재들이 연이어 겹쳤다. 2008년 이후 잠시 주춤했던 인천 부동산 시장이 다시 상승세를 탈 거란 전망이 고개를 들었다.
2003년 첫 개발 시작 후 송도는 특히 오피스텔에서 강세를 보였다. 2005년 포스코건설의 송도 더샵퍼스트월드 오피스텔은 인천에서 처음으로 100% 계약률을 기록했다. 코오롱건설이 분양한 송도 더프라우 오피스텔은 5000대 1의 최고 경쟁률 기록을 보였다.
부동산 관계자들 사이에서 “오피스텔 공실을 모르는 송도”라는 말이 오갈 정도로 송도 오피스텔 시장은 호황을 이어갔다. 산업단지·공공인프라 유치로 유동인구가 늘어났고 투자붐이 일어났다. 중소건설사의 오피스텔도 공실률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미분양 모르는 송도?
그러나 최근 송도의 한 중개업소에서 이와 다른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예전만큼은 아니죠. 오피스텔 분양한다면 임대 놓고 싶어하는 사람들 전화 많이 왔는데 요즘은 안 그래요.”
송도동 A공인중개소의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분양을 시작한 오피스텔들의 미분양률이 40~50% 정도”라며 “불과 5년 전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국제기구 사무소 유치와 해외 대학 캠퍼스 유치했지만 아직 피부에 닿지 않는다는 얘기라고 그는 전했다.
송도 오피스텔 시장이 기울기 시작한 건 2010년부터다. 송도국제도시의 랜드마크로 기대를 모았던 동북아트레이드타워(NEATT)가 투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오피스텔를 비롯해 아파트 분양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일대 오피스텔들도 분양가를 100만원 가량 덜어내면서 몸값을 낮췄다.
송도동 H아파트 인근의 B 공인중개사는 “2년 전 3.3㎡당 760만원 선이었던 오피스텔들이 600만원 이하로 내렸다”며 “미분양된 물량도 아직 해소되지 않았으니 신규 오피스텔들이 자꾸 값을 낮추는 거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최근 분양중인 롯데건설의 송도 캠퍼스 타운 스카이 오피스텔은 3.3㎡당 500만원대로 가격을 내세웠다. 이 오피스텔은 지난 1차 분양에서 60%의 계약율을 달성했다. 송도 센트럴시티 푸르지오도 3.3㎡당 650만원으로 분양에 나섰다.
편의시설·대중교통 불편해
H 아파트 인근에서 만난 또다른 공인중개사는 부족한 편의시설과 교통 인프라를 미분양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송도가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고, 비슷한 가격대와 편의시설을 갖춘 부평 일대 오피스텔로 수요자들이 이동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찾아온 사람들이 서울과 먼 거리, 미흡한 주변 시설들을 걱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도와 부평 오피스텔 평균 월세가 50만~55만원 선으로 비슷하다. 비슷한 가격이면 이왕 교통 좋은 곳에 사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송도국제도시 곳곳에선 공사 현장이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지난 4월에 착공한 롯데몰 송도점·이랜드 복합쇼핑몰·현대백화점 송도 아울렛의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아직 상권이 형성되지 않은 탓에 사업 속도가 지지부진하다.
대중교통도 마찬가지다. 버스 노선이 많지 않다. 대부분 노선이 부평과 송내를 왕복하는 노선 정도다. 인천 지하철의 경우 서울 지하철으로 환승하려면 1호선 부평역까지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러나 송도 오피스텔 시장 미래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주거용 오피스텔이 앞으로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 잠시 시들했던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부동산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특히 해외 대학들이 송도에 입주하면서 외국인 학생을 비롯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천경제청이 국내 최초로 재미동포타운을 추진해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오피스텔 시장이 생겨날 거란 전망도 있다.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국내에 유입될 해외학생들이 늘어나면 이들을 대상으로 할 소형 오피스텔이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 예정’이란 현수막이 걸린 공사현장은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었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송도국제도시’의 얘기다.
53만4000㎢ 부지에 조성 중인 송도국제도시. 동아시아의 허브를 꿈꾸는 이 곳은 오는 2020년에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다. 특히나 올해는 경제자유구역 지정된 후 개발 10년째가 되는 해라 그 의미가 깊다.
송도는 지난해 국제녹색기후기금단체인 GCF(Green Climate Fund)사무소 유치에 성공했다. 여기에 재미동포타운·해외대학들의 송도캠퍼스 추진 등 개발 호재들이 연이어 겹쳤다. 2008년 이후 잠시 주춤했던 인천 부동산 시장이 다시 상승세를 탈 거란 전망이 고개를 들었다.
2003년 첫 개발 시작 후 송도는 특히 오피스텔에서 강세를 보였다. 2005년 포스코건설의 송도 더샵퍼스트월드 오피스텔은 인천에서 처음으로 100% 계약률을 기록했다. 코오롱건설이 분양한 송도 더프라우 오피스텔은 5000대 1의 최고 경쟁률 기록을 보였다.
부동산 관계자들 사이에서 “오피스텔 공실을 모르는 송도”라는 말이 오갈 정도로 송도 오피스텔 시장은 호황을 이어갔다. 산업단지·공공인프라 유치로 유동인구가 늘어났고 투자붐이 일어났다. 중소건설사의 오피스텔도 공실률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미분양 모르는 송도?
그러나 최근 송도의 한 중개업소에서 이와 다른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예전만큼은 아니죠. 오피스텔 분양한다면 임대 놓고 싶어하는 사람들 전화 많이 왔는데 요즘은 안 그래요.”
송도동 A공인중개소의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분양을 시작한 오피스텔들의 미분양률이 40~50% 정도”라며 “불과 5년 전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국제기구 사무소 유치와 해외 대학 캠퍼스 유치했지만 아직 피부에 닿지 않는다는 얘기라고 그는 전했다.
▲ 인천 송도동의 더샵퍼스트월드오피스텔. 분양 당시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이 오피스텔은 현재 분양가 수준으로 떨어졌다.
송도 오피스텔 시장이 기울기 시작한 건 2010년부터다. 송도국제도시의 랜드마크로 기대를 모았던 동북아트레이드타워(NEATT)가 투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오피스텔를 비롯해 아파트 분양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일대 오피스텔들도 분양가를 100만원 가량 덜어내면서 몸값을 낮췄다.
송도동 H아파트 인근의 B 공인중개사는 “2년 전 3.3㎡당 760만원 선이었던 오피스텔들이 600만원 이하로 내렸다”며 “미분양된 물량도 아직 해소되지 않았으니 신규 오피스텔들이 자꾸 값을 낮추는 거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최근 분양중인 롯데건설의 송도 캠퍼스 타운 스카이 오피스텔은 3.3㎡당 500만원대로 가격을 내세웠다. 이 오피스텔은 지난 1차 분양에서 60%의 계약율을 달성했다. 송도 센트럴시티 푸르지오도 3.3㎡당 650만원으로 분양에 나섰다.
편의시설·대중교통 불편해
H 아파트 인근에서 만난 또다른 공인중개사는 부족한 편의시설과 교통 인프라를 미분양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송도가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고, 비슷한 가격대와 편의시설을 갖춘 부평 일대 오피스텔로 수요자들이 이동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찾아온 사람들이 서울과 먼 거리, 미흡한 주변 시설들을 걱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도와 부평 오피스텔 평균 월세가 50만~55만원 선으로 비슷하다. 비슷한 가격이면 이왕 교통 좋은 곳에 사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송도국제도시 곳곳에선 공사 현장이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지난 4월에 착공한 롯데몰 송도점·이랜드 복합쇼핑몰·현대백화점 송도 아울렛의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아직 상권이 형성되지 않은 탓에 사업 속도가 지지부진하다.
대중교통도 마찬가지다. 버스 노선이 많지 않다. 대부분 노선이 부평과 송내를 왕복하는 노선 정도다. 인천 지하철의 경우 서울 지하철으로 환승하려면 1호선 부평역까지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러나 송도 오피스텔 시장 미래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주거용 오피스텔이 앞으로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 잠시 시들했던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부동산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특히 해외 대학들이 송도에 입주하면서 외국인 학생을 비롯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천경제청이 국내 최초로 재미동포타운을 추진해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오피스텔 시장이 생겨날 거란 전망도 있다.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국내에 유입될 해외학생들이 늘어나면 이들을 대상으로 할 소형 오피스텔이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