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없다
정영인 지음
쪽수: 256쪽
판형: 140*210
ISBN: 979-11-6861-356-0 03510
가격: 20,000원
발행일: 2024년 8월 2일
책 소개
우리는 정신질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현대인의 삶과 뗄 수 없는 정신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하여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 그러나 높은 관심만큼이나 대중의 오해도 깊다.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크고 작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이제는 정신건강을 위해 치료를 받는 것이 숨겨야 하는 시대가 아니다. 그럼에도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흉악범죄에 꼬리표처럼 달려 나오는 것이 바로 가해자의 정신질환 이력이다. 그로 인해 정신질환과 정신질환자는 순식간에 혐오의 대상이 된다. 이렇듯 현대인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정신질환. 우리는 정신질환에 대해 얼마나 올바르게 알고 있을까?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이자 정신건강전문의인 정영인 교수가 정신질환의 개념과 원인, 증상과 치료법을 정리한 책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없다』를 출간했다. 정영인 교수는 30여 년간 대학에서 정신의학을 가르쳤고, 지금은 의료 일선에서 환자들을 만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없다.”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크고 작은 육체적 질병과 상처를 안고 살듯이 정신적 질환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각자도생, 무한경쟁, 성과주의가 지배하는 한국사회는 정신질환자의 비율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불행한 구조이다. 이 책을 읽는 누구라도 정신질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정영인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두루뭉술하게 통용되는 ‘정신질환’의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정신질환의 종류와 증상, 원인, 치료방법을 일반 독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면서 정신질환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공황장애, 조현병, 망상장애 등 주요 정신질환과
불안, 공포, 우울, 강박 등 정신질환의 주요 증상을 설명하다
정신질환은 대부분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 원인이 정확히 규명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원인에 근거한 진단이 불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진단을 위해서는 정신질환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저자는 일반인이나 심지어 전문가도 개념을 혼동하는 대표적인 정신질환이 공황장애와 우울증이라고 지적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 주변에 흔하면서도 정확한 개념의 이해를 필요로 하는 대표적 정신질환을 대상으로 삼아 증상과 특징, 치료 방법을 설명한다.
1장에서는 정신의학과 관련한 전반적인 기초 지식을 탐구한다. 먼저 정신질환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최소한의 뇌과학을 소개한다. 뇌의 구조와 더불어 기억과 학습으로 대표되는 뇌의 기능,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이는 용어인 스트레스를 뇌과학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2장에서는 대부분의 정신질환에서 나타나는 핵심 증상에 대해 설명한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정신질환의 핵심 증상은 불안, 공포, 우울, 조증, 강박(사고와 행동), 망상, 환각, 기억장애이다. 3장에서는 주요 정신질환을 소개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정신질환은 공황장애, 기분장애, 조현병, 망상장애, 치매,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적응장애, 불면증 등 여덟 가지이다. 저자는 경계가 불분명한 포괄적 의미의 ‘정신질환’이라는 용어의 사용은 삼가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우울증이 증상이나 징후로서의 우울한 기분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우울 삽화라는 진단적 실체를 뜻하는지 명확히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구분은 사회적 책무나 법적 책임을 따질 때 그 중요성이 강조된다.
정신질환으로 발생되는 사회적 문제와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말하다
정신질환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은 제대로 된 치료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다
저자는 4장에서 정신질환이 자살, 살인, 사이코패스와 반사회성 인격장애와 같은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말한다. 또한 최근 들어 논의가 되고 있는 강제입원의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자발적 입원 비율이 13.8%로 선진국에 비해 낮으며 평균 입원 기간도 233일로 길다고 지적한다. 이 수치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인권의식이 후진적이며, 이들에 대한 관리나 보호가 병원 중심의 입원 관리에 의존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 말한다. 정신질환은 치료가 가능한 의학적 질병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질병과 동일한 방법으로 치료와 입원이 이루어져야 하고,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강제입원이 이루어지되 최소구속치료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5장에서는 정신질환의 치료에 대해 설명한다. 단순히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해서 정신의학적 치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진단 과정에서 환자의 사회적, 직업적 기능의 장애 정도를 평가하고, 치료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정신의학적 치료는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환자나 가족이 치료를 꺼리는 경우가 아직 많다. 증상이 가볍다 할지라도 심각한 정신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오늘날의 정신의학은 프로이트가 창시한 정신분석이론에 기초한 심리학적 모형에서 탈피하여 뇌과학이라는 실증적 과학에 입각한 의학의 전문 분야로 재인식되고 있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없다』는 뇌과학에 기반하여 정신질환의 증상과 그 분류를 정리함으로써 정신질환 당사자나 가족, 전문가들이 더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정신질환을 이해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책 속으로
p.16-17
한편, 의학에서 ‘정상이다’라는 개념이 반드시 ‘건강하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정상’이란 대다수라는 통계적 개념이고, ‘건강’이란 가치에 기준을 둔 개념이다. 정상이라고 할 때는 양적 개념과 질적 개념을 포괄한다. 양적 개념은 연속적, 통계적 개념으로,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상태를 정상으로, 현저히 이탈했을 경우를 비정상으로 규정한다. 예컨대, 지적장애는 지능이 평균보다 현저히 저하된 상태를 의미한다.
천재도 지능이 평균에서 현저히 벗어나 있다는 점에서는 비정상이다. 물론 단순히 지능만으로 지적장애를 정의하지는 않는다. 질적 개념은 불연속적, 본질적 개념이다. 만약 100명 중 90명에게서 결핵균이 나오면 양적 개념에서는 90명이 정상이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비정상이다. 검사실 검사에서 정상 범위에 있다고 반드시 질병이 없는 건강한 상태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그런 면에서 정상의 개념은 건강의 개념보다 훨씬 포괄적이다.
p.78-79
우울은 비교적 객관적 상황과는 관계없이 병적 상태에서 일어나는 정서의 병리 현상이며, 통상적으로 생리적인 변화가 동반된다. 그에 비해 슬픔은 인간의 정상적인 정서로서 어떤 중요한 대상을 상실한 후 일정 기간 서러움과 연민을 느끼는 상태다. 우울할 때는 모든 생활이 슬픈 느낌으로 차 있고, 자신감이 없으며 자존감이 저하되어 있다. 삶의 의욕은 저하되고, 생활의 재미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며, 매사가 짐처럼 느껴진다. 정신운동이 지연되어 생각이 잘 되지 않고, 주의집중력이 떨어져 기억력이 저하되며, 미래의 실패에 대한 불안이나 우려 때문에 우유부단해진다. 사소한 일에도 쉽게 피곤함을 느끼고, 소화가 안 되며, 식욕과 체중이 특별한 이유 없이 감소하고 리비도가 저하되어 성욕이 감소해 발기도 힘들어진다. 막연히 몸 여기저기가 아프고,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새벽녘에 잠이 깨서는 다시 잠들기 힘들다. 삶에 대한 희망이 없고 지나간 과거가 자꾸 후회되며, 앞날이 어둡고 불운이 닥칠 것 같은 기분에 젖는다. 스스로 자신은 인생을 즐길 가치가 없는 쓸모없는 존재라고 느낀다. 어떤 전문가는 우울증에 빠질 경우에 소위 네 가지 맛, 즉 사는 맛, 입맛, 잠자는 맛, 섹스하는 맛이 없어진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p.189-190
우리나라에서 강제입원율과 평균 입원 기간이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높고 길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의 정신건강 서비스 수준과 정신질환자에 대한 인권의식이 후진적임을 의미한다. 즉,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나 보호가 병원 중심의 입원 관리에 거의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지역사회 내 탈원화 내지 탈시설화를 위한 기반시설이 빈약하고, 병상 가동률을 높이고자 하는 민간의료기관이 입원을 남용하며, 가족들이 입원치료를 선호하는 경향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여기에 더해 정신의료기관과 정신질환자 가족들의 정신질환자에 대한 인권의식의 결여도 한몫하고 있다.
p.205
일반적으로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는 첫째, 충동조절이 안 되어서 자신이나 타인을 위해할 가능성이 높을 때, 둘째, 가정이나 직장 또는 대인관계와 같은 사회생활을 영위하기 힘들 정도로 사회적 기능에 지장이 있을 때, 셋째, 수면-각성 주기나 섭식 또는 성기능과 같은 생체 기능에 현저한 장애가 있을 때 등이다.
일상생활에 위급한 문제도 없고 사회생활도 비교적 원만한 사람이 스스로 불만을 느껴 정신의학적 도움을 요청할 때는 얼마나 절실하게 치료적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에 따라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환자가 필요를 느끼더라도 치료 목적이 불유쾌한 현실을 회피하거나, 비록 내키지는 않지만 단안을 내려야 하는 힘든 결정을 늦추려는 의도를 가졌을 경우, 또는 치료의 필요성이 가족들을 자극해서 난처하게 만들고자 하는 의도에서 기인할 때는 치료를 권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직까지 정신질환에 대한 일반인들의 태도가 부정적이기 때문에 치료를 권할 때는 치료로 얻을 수 있는 혜택과 치료로 받을 수 있는 가정과 사회생활에서의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저자 소개
정영인
현재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 부산정신병원 진료원장, 경암교육문화재단 이사직을 맡고 있다. 미국 코넬대학교 버크의학연구소 분자신경생물학연구실 연구교수, 호주 시드니대학교 왕립노쇼어병원 케이드클리닉 객원교수, 맨리병원 객원교수,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부산대학교병원 정신과 과장 등을 역임하였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대한정신약물학회 정회원, 미국정신의학회 정회원 및 팰로우, 미국신경과학학회 정회원, 국제신경정신약물학회 정회원이며, 전 교수신문 논설위원이다.
저서로는 한국사회의 갈등과 분열 현상의 원인을 진단한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한국사회』, 『닥터 아나키스트』가 있으며, 공동저서로 『의료행동과학』, 『현대인의 건강생활』, 역서로 『정신의학』이 있다.
30여 년간 몸담았던 교육 현장을 떠나 지금은 의료 일선에서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고 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당사자가 질병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을 돕고, 우리 사회에 만연하게 퍼져 있는 정신질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데 보탬이 되고자 한다.
차례
들어가며
제1장 건강한 상태와 정신질환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없다
정신의학이란?
뇌과학과 정신의학
기억과 학습
스트레스란?
신경증과 정신병
제2장 정신질환의 핵심 증상
불안과 공포
우울과 조증
강박적 사고와 행동
망상과 환각
기억장애
제3장 주요 정신질환
공황장애
기분장애
조현병
망상장애
치매
외상후스트레스장애와 적응장애
불면증
제4장 사회적인 문제들
자살
살인
사이코패스와 반사회성 인격장애
강제입원
정신장애인에 대한 오해들
제5장 정신의학적 치료
일반적인 치료 원칙
치료적 면담
개인정신치료
약물치료
나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