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델타 변이 확산에 불안감 증폭…우한서는 생필품 사재기
기사입력 2021.08.05. 오후 12:02 최종수정 2021.08.05. 오후 4:08 기사원문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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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지역에서 62명 신규 확진…무증상 포함하면 100명 육박
식당·술집 등 문 닫고, 기차·항공기·호텔 취소 사례 속출
전 시민 대상 코로나19 핵산검사 시행하는 중국 우한
[우한 AFP=연합뉴스]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사실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중국에서 최근 확진자가 속출하자 주민 불안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70여 일간 봉쇄를 경험한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는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는가 하면 중국 전역에서 식당과 음식점 등이 잇달아 문을 닫고 휴가를 취소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5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0시까지 24시간 동안 새롭게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62명이다.
확진자는 장쑤(江蘇), 후난(湖南), 베이징(北京), 산둥(山東), 허난(河南), 윈난(雲南), 후베이(湖北) 등 7개 지역에서 나왔다.
확진자와 별도로 집계되는 무증상 감염자는 32명이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무증상 감염자를 확진자로 분류하지 않는다.
확진자는 최근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를 보고한 전날(71명)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무증상 감염자를 포함하면 전날보다 더 늘어난 셈이다.
미펑(米鋒) 위건위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본토 17개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혹은 무증상감염자가 발생했다"며 고·중위험 지역이 144곳에 달한다고 밝혔다.
확진자가 속출하자 각 지방정부가 앞다퉈 엄격한 방역 조치를 도입하고 있지만, 주민 불안감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특히 지난해 76일간 도시 봉쇄를 경험한 우한에서는 생필품과 마스크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우한의 텅빈 마트 진열대
[웨이보 캡처]
우한은 지난 3일 15개월 만에 3명의 확진자가 나온 이후 전날에도 9명이 추가되자 각급 학교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한편 주민 1천200만 명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 전수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한 주민들은 생필품 재고가 충분하다는 정부 발표에도 상점과 음식점이 잇따라 문을 닫자 생필품과 마스크 등을 비축하기 시작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는 핵산검사를 받기 위해 긴 줄을 선 모습과 함께 사재기로 텅 빈 마트 진열대를 찍은 사진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한 우한 주민은 웨이보에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사람이 미친 듯이 음식을 사는 모습을 보았다"며 "배달 음식업체는 이미 예약이 끝났고, 버스를 타는 사람도 크게 줄었다"고 현지 소식을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오늘 쌀 100㎏을 비롯해 식용유와 우유 여러 상자, 각종 소시지 등을 샀다"며 "냉장고에 먹을 게 가득하다"고 적었다.
중국 매체들은 델타 변이 확산으로 수도 베이징(北京)을 비롯한 전국의 음식점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고 전했다.
야간 라이브 공연을 하는 상당수 술집이 공연을 취소했고, 일반 음식점들도 휴대전화에 설치한 건강 코드로 코로나19에서 안전하다는 의미인 '녹색 표시'를 보여주고 체온을 잰 뒤 입장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기차와 항공기, 호텔 예약을 취소하는 일도 속출하고 있다.
여행 플랫폼 취날닷컴(www.qunar.com) 관계자는 관영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귀향 포기를 권고한 올해 춘제(春節·중국의 설)보다 최근 더 많은 환불 요청이 접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을 서둘러 달라고 강조한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박쥐 바이러스 권위자인 스정리(石正麗) 박사는 "앞으로도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백신이 감염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지만, 중증질환을 예방하는 데는 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예방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게 확인됐다"고 강조한 뒤 "모임 금지,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을 계속 생활화해 달라"고 당부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