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이재명 비서 포함 3명 타”
“金 모른다”는 이재명 주장과 배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대선 때 고(故) 김문기(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1처장)씨를 알고 있으면서도 몰랐다고 하는 등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선거법 위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검은 유동규(전 성남도개공 본부장)씨로부터 “2015년 1월 14일 호주 출장 당시 이재명, 김문기씨, 이재명 의전 비서 A씨 등 세 명만 따로 요트를 빌려 바다낚시를 함께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24일 전해졌다.
2015년 1월 당시 해외 출장을 함께 간 이재명(왼쪽)과 김문기(오른쪽) 성남도개공 처장이 식당에서 마주 앉아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국민의힘 소속 이기인 경기도의원이 24일 공개했다. /이기인 경기도의원 제공
지금까지는 ‘호주 출장’ 당시인 2015년 1월 12일 이재명, 유동규씨, 김문기씨가 함께 골프 친 사실만 알려져 있다.
검찰은 이를 이재명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변호인은 재판에서 “성남시장일 때 해외 출장을 16차례 갔고 한 번에 10여 명이 함께 갔는데 이 가운데 한 출장을 간 직원을 기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유씨의 ‘호주 바다낚시’ 증언은 이재명 측 주장과 배치되는 또 하나의 정황인 셈이다. 유동규씨는 “이재명이 낚시를 좋아해 내가 가이드를 통해 요트를 섭외했다”면서 “요트에는 이재명 일행 세 명만 탔고 다른 이용객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는 또 “요트를 빌리는 데 3000호주달러(현재 환율 기준 250만원)가 들었는데 내가 개인 돈으로 냈다”면서 “나는 이틀 전에 공식 일정을 빼먹고 골프를 쳤기 때문에 눈치가 보여 요트만 빌려주고 낚시는 함께 가지 않았다”고 했다고 한다.
또 지난 3일 재판에서 김문기씨가 호주 출장 당시 한국의 가족에게 보낸 동영상이 재생됐는데 김씨가 “오늘 바다낚시 왔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왔다. 검찰은 “(2015년) 1월 14일 이재명과 김문기씨가 바다낚시를 즐긴 정황이 확인된다”고 했다. 한 법조인은 “‘호주 바다낚시’ 진술은 이 사건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검찰은 앞서 수사와 재판에서 이재명이 성남시장 때부터 김문기씨를 알고 있었다는 각종 정황을 제시했다. 검찰은 작년 9월 이재명을 기소하면서 그가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현안에 대해 김씨에게 대면 보고를 수시로 받았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보고 시점과 내용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재명이 호주 출장 당시 김씨와 함께 골프를 친 사진, 당시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나무를 감싸 안은 채 찍은 사진도 법정에서 공개됐다.
반면, 이재명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2021년 12월 29일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에서 4명 사진을 찍어 가지고 마치 제가 골프를 친 것처럼 공개했던데 확인을 해보니까 전체 우리 일행 단체 사진 중 일부를 떼 내 가지고 이렇게 보여 줬더군요. 조작한 거지요”라고 했다.
이재명 측은 “골프를 친 사실은 인정하지만, 골프를 친 사람이 김문기씨인지 당시엔 몰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유동규씨는 “김문기씨가 2명만 탑승할 수 있는 카트를 직접 몰아 이재명을 보좌했다”며 “(이재명이) 거짓말 좀 그만 했으면 좋겠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이날 “지금껏 공개되지 않은 추가 사진을 공개한다”며 이재명이 호주 출장 당시 김문기씨와 함께 찍힌 사진들을 한 블로그에 올렸다.
이재명이 김씨와 함께 과일을 고르는 모습, 두 사람이 식당에서 마주 앉은 모습 등이 나왔다.
이기인 도의원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본인을 위해 일했던 김문기씨를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는 이재명, 하루빨리 고인의 명예가 회복되고 이재명의 거짓과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