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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김일로 詩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골드
<LAKE TE ANAU>
2009.11.10 오전 5시 모닝콜 소리를 듣기 전에 우린 샤워를 끝냈다.
아직 밖은 어두웠는데 밤하늘은 여전히 푸른 색상을 유지하면서
여명이 밝아 오고 있었다.
나는 새벽 산책을 나갔다. 어제 자정까지 술을 마셨던 호텔 테라스
를 산보하다 보니 작은 연못이 있었고, 이름을 알수 없는 아름드리
나무들이 불어오는 바람에 잎새를 흩날리면서 무도회를 즐기는 듯
춤을 추고 있었다. 흥겨운 춤이리라, 감히 인간이 흉내낼 수 없는 ...
그 춤사위가 자나가는 곳마다 바람이 소소롭기 그지없었고, 하늘엔
쿠페가 감격에 겨워 외친대로 긴 흰구름이 산봉우리에 걸터앉아
안식을 취하고 있는 듯 하였다.
호텔에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우린 6시에 버스를 출발시킬
예정이었는데, 한팀이 6시가 되어도 나타나지 않았다.
<
그들을 가이드가 찾으러 간 사이, 다른 한팀이 또 호텔방에 들러
그들이 모두 버스에 오르기까지 우린 10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단체행동은 약속이 잘 지켜져야 하는데, 뒤늦게 나타난 부부가
미안하다며, 모닝콜 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마 그들은
아침식사도 하지 못한채 헐레벌떡 버스에 올랐을 것이다.
퀸스타운을 출발한 우리 버스는 근 1시간 30분 이상을 달려 테아
나우 호수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이 테아나우 호수는 원래 마오리족 추장과 그의 부인만이 그 터를
아는 신비의 물이라 불리우는 작은 샘이었다고 한다.
부족을 동원하여 전쟁에 나서기 전 추장은 그의 부인에게 어느
누구에게도 이 샘물을 알려주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였다.
그런데 추장은 1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그사이 추장의 부인
에게 젊고 잘생긴 마오리족 청년 애인이 생겼다.
그는 추장의 부인에게 신비의 샘물을 알려 달라고 간청했지만
추장의 부인은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열 번 찍어 안넘어간 나무가
있다던가? 젊은 애인의 간청에 못이겨 추장의 부인은 절대 우리
이외엔 다른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그 샘물자리
를 젊은 애인에게 알려주고 말았다.
그 순간 이 신비의 샘물은 부정을 타서 대폭발을 하고 말았고,
이 테아나우 호수는 신비의 샘이 폭발시 터져나온 물줄기로 이루
어진 호수라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나 선착장엔 나루터가 있었고, 연어와 송어 낚시 출어배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우리의 어느 호수와도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뉴질랜드 남섬의 호수는 어느 호수나 그 스케일이 크다
못해 그 규모가 너무 방대해 마치 바다를 보는 듯 하였다.
< CLEDDAU RIVER>
테아나우 호수는 주위에 여러 개의 강과 호수를 끼고 있는 그 View가
참으로 아름다운 호수였다.
버스길엔 뉴질랜드 소나무인 리투아나 소나무와 마누카 나무가 무성
하였다. 리투아나 소나무엔 송순이 자라고 있었다.
지난 5월 서해안 도보여행시 보았던 그 송순을 같은 해 11월에
이곳 남국에서 다시 볼수 있다니 일년에 송순이 피워오르는 모습을
두 번씩이나 볼수 있었던 나는 참 대단한 행운아라고 생각되었다.
이곳 남섬은 마누카 나무의 원산지였다. 마누카 나무는 하얀 꽃이 피는데
나무 중에서 가장 많은 천연 항생물질을 지니고 있는 나무라고 한다.
우리가 여행시에는 아직 초봄이어서 마누카 꽃을 볼수 없는게 좀 아쉬었
지만, 앞으로 한달 후쯤엔 마누카꽃이 만개해 길이 온통 하얗게 빛난다니
그 얼마나 아름다운 환상의 꽃길이 되겠는가?
마누카 나무는 지중해와 이곳이 원산지인데 이곳 남섬 마누카 나무의
천연항생물질이 그 질이 우수하여, 마누카꽃의 꿀은 헬리코박터 파일로
균을 박멸할 수 있고, 마누카나무에서 추출한 천연항생제인 프로폴리스는
구강위생제로 이곳 사람들은 상비약으로 활용한다고 한다.
<CAREFUL NOW!>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밀포드 사운드까지 가는 길은
장장 530Km에 달하는
셔던알프스 산맥을 넘어가는 길이었다.
나는 이 길에서 마오리족의 말로
노랗고 노랗다는 꽃말을 지닌
코하이꽃과 13가지 색갈을 지니고 있다는
루핀화와
소나 양도 먹지 않는다는 터석이란 잡초를
보았다.
그러나 테아나우 호수에서 밀포드사운드로
들어서는 길은
푸른 하늘아래 설산과 숲길이 이어진
원시림을 헤쳐나가는 둣한
그런 신비로운 길의 연속이었다.
설산 곳곳마다 얇은 물줄기가 마치 폭포처럼
수백미터를 이어져 떨어지고 있었고,
가능한 자연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려고
강을 피하고 또 터널을 뚫지 않고 길을 내자니
자연히 길은 꾸불꾸불 위험하기 짝이 없는 도로였다.
그런데도 이곳 캡틴(버스 운전사)은 버스에 장착된
터미네이터 때문이 아니라 운행규정을 철저히 지키는
모범기사여서 전혀 과속을 하지 않고 시속 60키로의
운행속도를 준수하고 있었다.
나라고 하더라도 왕복 2차선 도로이긴 하지만
오가는
차도 없는지라 규정속도를 초과 운행하고 싶은
만용이 일겠지만,
도로가 급경사로 굴곡진 곳이 많아
위험 경고판인 ROAD SLIP, GIVE WAY 표지판이
여기저기 산견되니 아서라 이곳에선
정말 조심조심 운전할 지어다.
<EGLINTON VALLEY>
우린 도중에 에그린톤 벨리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이 협곡은 호숫물이 빠져나간 대 평원이었다.
우리말로 "나 잡아봐라" 평원이었다.
평원의 끝이 바로 눈앞인 것 같아 보이는데,
가도 끝이 없다는 뜻이란다.
실제로 관광객 중 호기를 부리는 사람이 끝까지
뜀빅질로 가보겠다고 나섰다가
다들 포기하고 되돌아 온다고 한다.
<UPPER CLEDDAU>
이곳 밀포드 사운드 지역엔 연중 강우량이 4-5000미리가 내리는
습한 지역이다 보니, 현지어로 라이큰 이끼라는 이끼류가 석산과
나무들을 휘감고 있다는 것이다.
라이큰 이끼는 그 색상이 두 종류였다. 하나는 빨간 이끼였고 다른
하나는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수 있는 파란색 이끼였다.
바람에 날려온 나무씨들이 자연히 이 이끼에 떨어져 발아하여
밀포드 사운드 나무들의 생애가 시작되지만, 그러나 남섬 일대의
셔던 알프스 산맥은 석산이었고, 뉴질랜드는 지구상에서 가장 젊은
역사를 갖고 있는 땅이어서, 석산위의 흙이 겨우 30-50센치미터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자연히 나무들이 착근하기 어려운 생장조건을 갖고있는 땅이었다.
그러나 나무들은 살아남기 위해 서로 뿌리와 뿌리가 뒤엉켜 거대한
뿌리군을 석산위에 형성하여 생명을 유지한다고 한다.
만년설 석산위의 나무의 뿌리군이 크게는 수백미터씩 엉켜져 있으니
밀포드 사운드의 나무들은 <나무사태>라는 대재앙을 피하지 못한다고
한다. 즉 대홍수나 폭설시,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여 마치 눈사태나
산사태가 나듯이 석산위에 착근하여 살아온 나무들이 추풍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져 내리는 나무사태가 난다는것이다.
나무사태가 나면 석산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지만, 다시 나무들이
라이큰 이끼가 덮힌 석산위에 착근하여 원상을 회복하기 까지는 대략
150-200년이 걸린다니 오! 경탄에 경탄을 거듭할 수 밖에 없는 밀포드
사운드의 나무들이여! 너희들의 삶과 죽음도 대자연의 윤회에서 벗어
나지 못함을 어이하랴!
만년설이 녹아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거대한 고드름 같기도 하고 또
실타래와 같은 작은 폭포의 면모도 갖추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우리 일행은 호머터널을 넘어가기 전 만년설이 흐르는 시냇가에서
시냇물을 받아 목을 추겼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만병통치의 약수였다.
세계 곳곳에서 이 약수의 효능을 인정하고, 이 물을 마시기 위해 찾아
온다는 것이었다. 과연 손바닥으로 차가운 만년설의 체온을 느끼며
받아마시는 계곡물이 참 감미로웠다.
<BLUE SKY>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프르렀다.
만년설의 석산은 참으로 희고 희다.
석산위의 나무들은
초록빛 생명을 노래하지만
밀포드 사운드의 나무들이여!
나무사태의 대재앙을 모르는
너희들이 참으로 안타깝구나.
< HOMER TUNNEL>
밀포드 사운드로 가기위한 마지막 관문인 호머터널앞에 이르렀다.
자연조건을 최대한 살리고 밀포드 사운드까지 가장 짧은 코스의 이
터널의 필요성을 1935년 호머경이 영국 정부에 역설했지만, 당시
영국에서는 냉담한 반응을 보여, 할수 없이 호머경이 사비로 곡괭이와
징으로 이 터널을 뚫기 시작하여 장장 18년이나 걸려 이 터널이 완공됨
으로서, 우리는 밀포드 사운드로 갈수 있는 길을 얻은 셈이었다.
호머경의 지휘아래 진행된 이 터널공사는 때아닌 눈사태로 많은 인부들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영국정부는 터널이 완공될 즈음에사 이 터널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마지막
건설공사비용을 조금 보태주었다고 한다.
이 터널은 건설장비가 하나도 투입되지 않은 인간의 손으로 뚫은 터널인
셈이다. 원래 2차선으로 터널을 뚫었는데 신호에 따라 일방통행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터널 반대편에서 차량이 진입될 경우, 우리는 그 차량이 통과한 후 파란
불이 들어올 때까지 10분 이상 기다려야만 했다.
터널을 들어가 보니 어두컴컴한데 터널의 천정이나 벽면이 시맨트로
마감질이 되어 있지 않아 원시적인 곡괭이와 징으로 암석을 떠낸 후의 뾰족한
암반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호머터널을 지나니 대협곡이 시작되었다. 길은 구불구불하고 위험하기
만 했다. 조금 지나니 캐즘(Chasm)이란 표지판이 있었다.
이 글을 쓰면서 생소하고 궁금하여 인터넷에서 찾아봤더니 '캐즘' 이란
지각이나 지질의 변동으로 바위로 된 지층에 구멍이 뚫리는 현상을 말하는
것인데, 이렇게 커다란 구멍이 뚫린 바위 사이로 급류가 흘러가는 천하
경색을 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드디어 우린 밀포드 사운드 선착장에 도착하였다. 선착장 앞의 절경에
취한 나는 여기 저기 디카를 눌러대다가 그만 우리 일행을 놓치고 말았다.
아침에 10여분 늦게 출발하여 우린 레드 크루즈선 승선시간을 5분이나
지각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난 크게 당황하였다.
급히 달려가 우리 일행의 후미에 붙을 수 있었다. 승선하면서 쿠르즈선에서
미소 된장국과 먹을만 한 뷔페식 점심이 제공되어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우린 선상에서 밀포드의 절경을 감상하면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마치고 간판에 나와 밀포드 사운드 피오르드 해안을 둘러보았다.
우리나라 서해나 남해와 같은 굴곡진 리아스식 해안이 아닌 이 피오르드
해안은 단순한 만년설의 설산과 대협곡으로 이루어진 검고도 검푸른
바다였고, 파도가 없어 마치 호수처럼 느껴지는 그런 바다였다.
피오르드 해안은 지구상의 마지막 빙하기인 지금으로부터 20만년~18,000년
전의 마지막 빙하기의 빙하가 녹아 흘러내리면서 그 침식작용으로 수심 1,000
미터가 넘는 U자형 협곡에 바닷물이 흘러들어와 생긴 해안이다.
지구상에 북유럽의 노르웨이와 핀란드, 그리고 이곳 뉴질랜드 남섬의 밀포드 사운드
이외에 13개의 사운드가 유일하다고 한다. 유네스코가 세계자연유산으로 피오르드
해안을 선정할 때 밀포드 사운드와 노르웨이간의 치열한 경합이 있었는데, 이곳 남섬의
밀포드 사운드가 더 자연친화적으로 잘 보존되어 있고, 또 노르웨이에는 없는 그 유명한
나무사태가 한 몫을 더하여 이곳 밀포드 사운드가 노르웨이 피오르드 해안을 제치고, 미
국의 엘로우 스톤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자연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뉴질랜드는 지구상에 아마도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자연 천국이었다. 밀포드 사운드
외에 규모가 더 큰 13개의 사운드를 미국 자본이 개발하여 일정기간 수익을 낸 후
기부체납 형식으로 뉴질랜드 정부에 기증하겠다는 제안이 많은데도 뉴질랜드 정부는
거절했다니 참으로 부러운 나라였다. 뉴질랜드는 셀수없는 관광자원을 가진 나라인데
만약 개발을 시작한다면 밀포드 사운드외에 13개나 더있는 사운드가 제일 먼저
개발되리라. 그러면 13개의 사운드는 마치 처녀가 망설이며 젖가슴을 처음으로 내보이
듯 그 모습을 드러내리라. 생각만 해도 몹시 흥분되어 가슴이 뛰놀지 않겠는가?
<BLACK AND WHITE>
밀포드 사운드 선착장에서 바라보면 해수면에서
수직으로 솟아오른
마이터 봉(Mitre Peak)의 절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봉우리는 천주교 주교가 쓰는 모자(마이터)와
생김새가 비슷하여
붙여진 재미있는 이름인데 높이가 해발 1,682m로
바다에서 수직으로 솟은 산들 중에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한다.
이 수직으로 솟은 마이터 봉이 만년설을 머리에 얹고
검은 바다에 자신의 산그림자를 내보이고
있는 이런 모습이
그동안 내가 찾았던 태초의 빙하이고
원시의 바다가 아니련가?
<SOUND REFLECTION>
피오르드 해안의 마이터 봉의 산그림자라고 해야 할지 물그림자라고
해야할지 구분하기 어려운 태초의 빙하와 원시의 바다가 역시 이런
영상이 아닐런지도 모르겠다.
대자연은 이처럼 순수한 순백의 모습으로 푸른 하늘을 받들고 우리 인간
에게 많은 계시를 분명 내리고 있지만, 과연 그 말뜻을 알아듣는 이 적은
인간세상의 희노애락을 어이 다스릴꼬?
<PINK SUNSET>
밀포드 사운드여!
자네는 왜 만년설 빙하의 흰옷을 벗어던지고
수십만년 참아온 울음을 토하며 네 가슴을
열어젖혔단 말인가?
자네의 그 섧고 섧은 울음소리에,
하늘과 땅이 따라 통곡하기 시작하여
자네의 몸은 설산과 협곡으로 두 동강이 나고
협곡으로 갈라진 자네의 하반신에 검푸른
바닷물이 밀려들어왔을 때,
자네가 비로소 울음을 그친 그 긴 사연을
읽으며 나는 보았다네.
태초의 빙하속에 파묻힌 꽃잎들이
분분히 흩날리는 것을,
나는 또 보았다네
울음협곡에 말없이 스며든 바다가 왜 그리
검고도 검은 현현(玄玄)한 빛을 이루면서
나무사태로 벗겨진 자네 상반신의 상흔을
어루만지는 것을,
나는 보고 또 보았다네
남국의 새벽이 왜 그리 검고도 흰지,
노을은 왜 그리 선명한 핑크빛이어야 하는지,
피오르드 해안의 하늘과 바다는
낮과 밤에도 왜 그리 같은 영상이어야 하는지를.
밀포드 사운드에서/골드
<MILFORD EVENING>
< PRIDE BY BOWEN FALLS>
레드 크루즈선은 보웬폭포를 맨 먼저 스쳐갔다. 깕아 지른 절벽에서
수십 아니 수백개 물줄기의 폭포들이 한데 어우려져 거대한 물보라
를 일으키며 쏟아져 내리는 모습이 과연 장관이었다.
이 보웬폭포(Bowen Falls)는 160m의 장엄한 폭포로서 이 곳을 방문했던
뉴질랜드 초대 총독 부인 엘리지베스 보웬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것이라
한다.
<SEAL ROCK>
레드 쿠르즈 선은 느릿느릿 밀포드 해안을 항해하였다. 해안선이
단조로웠지만 피오르드 해안은 설산이 높이와 검푸른 바다의 깊이
로 나앞에 다가오면서도 끝내 말이 없었다.
해안선의 바위엔 어린 홍합의 종패들이 검은 바다색을 이어받아
올망졸망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붙어 있었다. 검고도 검은 어린 홍합
들이 해조음을 들으며 그들의 꿈을 노래하고 있는 바다에 갑자기 왠
생명체가 헤엄치는 것을 목격하였다. 나는 돌고래인가 했더니 어린
물개들의 집단 유영이었다.
그들은 이 물개 바위에 올라 몸을 털고 휴식을 취하는 놈도 있었고,
늘어지게 오수를 즐기는 놈도 많았다.
<PRIE BY STIRLING FALLS>
레드 크루즈선은 스터링 폭포로 다가섰다. 폭포 바로 앞까지 배를 대니
우린 스터링 폭포의 물보라 세례를 받았는데 그 청량감이 그리 시원할 수
없었다. 가이드가 옆에서 거들웠다. 이 물보라 세례를 받으면 무병장수하고,
흰 머리가 새로 검은 머리로 돋아난다고......
우리가 여행할 당시에는 날이 맑지 않아서 이 스터링 폭포 끝의 무지개 빛깔
을 볼수 없었지만 과연 스터링 폭포앞에 PRIDE라는 수식어를 붙인 사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스터링 폭포(Stiring Falls)는 영국 군함 클라이오호의 선장인 STIRING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으로 이 밀포드 사운드에서 두 번째로 높은 146m 높이의 폭포(약 50
층 건물 높이)이다.
밀포드 사운드는 지금으로 부터 약 천년 전, 마오리 원주민들이 무기와 장식용 보석
으로 쓰기 위한 녹옥(비취-Greenstone)을 채취하기 위해 이곳을 탐험했던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한다.
18세기 뉴질랜드를 탐험한 쿡 선장(Captain Cook)도 밀포드 사운드를 발견하지
못했는데, 물개 사냥꾼 '존 그루노'가 이 곳을 처음 발견하여 대대적인 물개 포획으로
그는 거부를 이뤘고, 그가 그의 고향 이름을 붙여 밀포드 사운드로 불리워지고 있다고
한다.
스터링 폭포를 지나 대 협곡의 설산과 검은 바다를
배경으로 우리 셋은
이 기념사진을 남겼다.
<STIRLING FALLS>
사진이 정말 예술이라는 사실을 이 스터링 폭포 사진에서 난
처음으로 받아들였다.
우린 약 두시간 정도의 레드 크루즈 여행을 마치고
다시 선착장에 도착해보니
처음 내가 허겁지겁 배에 승선하면서
나도 모르게 찍힌 스냅 사진이 진열되어 있었다.
우리 일행들이 김회장 사진이 썩 잘 나왔다고 했다.
이리하여 난 내 사진과 밀포드 사운드의
절경이 담긴 CD를 30불을 주고 샀다.
이 여행기에 올린 사진 중에서
승선시 웃는 사진과, 우리 셋이 찍은 기념사진 이외의
사진은 레드 크루즈선에서 산
CD을 포토샵으로 처리한 것임을 밝혀 둔다.
아무래도 전문가의 사진이 밀포드 사운드의
진면목을 감상하는데 독자들이 도움이 있으리란
작은 배려이기도 한 것임을 알아 주었으면
감사한 마음일 뿐이다.
<MILFORD TREES>
선착장에서 내려 버스로 되돌아가는 길목에서
날지 못하는 검은 새가
관광객들을 무시하고
활보하고 있는 모습이 경이로워 그를 디카에 담았지만
아무래도 밀포드 나무보다는 풍광이 덜하여
마지막으로 이 밀포드 나무 사진을 집어 넣었다.<끝>
다음 이야기/리마커블산을 배산으로 하고 와카티푸 호수를 임수로 자리잡은 액티비티의 도시 퀸스타운 이야기- 뉴질랜드.호주 여행기 제 5화 2009.11.10-11.11)
첫댓글 사진과 글을 읽어보니 지상낙원이 그곳인데, 죽기전에 꼭 한번 가봐야 할곳으로 점찍어 두었습니다.
과거는 역사이고, 살아있는 현재는이며, 미래는 미스터리이니 꼭 한 번 실행하십시요. 가신다면 마운틴 쿡 헬기투어와 테아나우 호수에서 밀포드사운드 선착장까지 3박 4일간 54km를 걸어가는 밀포드 트레킹을 , 단, 예약이 필수라고 하더군요
새롭게 차근차근 읽었습니다. 항상 다시 여행하는 기분으로 읽습니다. 시간나시는대로 계속 연재 부탁합니다` 2박3일 일정으로 강원랜드 리조트로 놀러갔다 오늘 늦게야 귀경하였습니다 빠른 시일내에 한번 보아야할 터인데
불원간 얼굴 한 번 보아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