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50대 이상의 자영업자나 고령자들을 표적으로 삼아 텔레뱅킹을 이용해 예금을 빼돌리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크게 늘자 금융당국이 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이주엽 기잡니다.
[기자]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는 50대 박 모씨.
박씨는 최근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사기범으로부터 "피해자의 계좌에서 180만원이 무단 인출돼 조사가 필요하다"며 "주민등록번호와 통장 계좌번호 등을 알려달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박씨는 별 의심없이 개인정보를 넘겼고, 사기범은 박씨의 계좌에서 11차례에 걸쳐 2천8백여만원을 빼냈습니다.
그동안 줄어들었던 보이스피싱 피해가 텔레뱅킹과 피싱사이트를 중심으로 다시 급증하고 있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8월과 9월 중 발생한 텔레뱅킹을 이용한 보이스피싱은 32건으로 피해액만 4억원에 이릅니다.
평소 한 달에 한 두건에 그치던 것이 지난달부터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기범들은 주로 50에서 70대의 자영업자와 고령층을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전화금융사기 방지 대책으로 공인인증서 재발급 절차가 까다로워지자 텔레뱅킹으로 수법을 바꾼 것입니다.
텔레뱅킹은 인터넷뱅킹과 달리 다른 사람이 이용할 때 공인인증서 재발급 등의 절차가 필요하지 않아 이용정보 유출에 따른 사기피해에 취약합니다.
이 때문에 인터넷뱅킹보다 텔레뱅킹을 주로 이용하는 고령층이 범죄 대상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금융감독원은 텔레뱅킹 이체한도를 줄이거나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하는 등 조치를 취하라도록 은행 지도에 나섰습니다.
또, 어떤 경우라도 개인정보를 타인에게 알려주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PBC뉴스 이주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