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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확지굴(尺蠖之屈)
자벌레가 몸을 구부리는 것은 장차 펴기 위함이라는 뜻으로, 사람도 후일에 성공하기 위하여서는 어려움을 참고 견디어 나가야 함을 이르는 말이다.
尺 : 자 척(尸/1)
蠖 : 자벌레 확(虫/14)
之 : 갈 지(丿/3)
屈 : 굽힐 굴(尸/5)
출전 : 주역(周易) 계사하(繫辭下) 第5章
이 성어는 주역(周易) 계사하(繫辭下) 제5장에서 연유한다.
역에, '벗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오며 가며 생각하니 벗이 그대의 생각에 좇는다'고 했다.
易曰: 憧憧往來, 朋從爾思.
공자가 말하기를, '천하에 골똘히 생각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천하의 만 가지 상이한 길은 하나로 통한다. 온갖 생각이 하나로 통하니, 천하에 골똘히 생각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고 했다.
子曰: 天下何思何慮. 天下同歸而殊塗, 一致而百慮, 天下何思何慮.
해가 지면 달이 뜨고, 달이 지면 해가 뜨니, 해와 달이 서로 밀어 밝음이 생긴다.
日往則月來, 月往則日來, 日月相推而明生焉.
추위가 지나가면 더위가 오고, 더위가 지나가면 추이가 오니, 추위와 더위가 서로 밀어 일 년이 된다.
寒往則暑來, 暑往則寒來, 寒暑相推而歲成焉.
지나간 것은 수그러들고 새로 오는 것은 펼쳐내니, 수그러들고 펼치는 것이 서로 교감하여 이로움이 생긴다.
往者屈也, 來者信也.
屈信相感, 而利生焉.
자벌레가 몸을 움츠리는 것은 펼치기 위함이요, 용이나 뱀이 겨울잠을 자는 것은 몸을 보전하기 위해서이다.
尺蠖之屈, 以求信也.
龍蛇之蟄, 以存身也.
치밀히 생각하여 신묘한 경지에 이르는 것은 사회와 인류를 위해서이며, 사물을 활용하여 몸을 편안히 하는 것은 덕을 숭상하기 위해서이다.
精義入神, 以致用也.
利用安身, 以崇德也.
이것을 넘어서는 부분에 대해서는 혹 아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신묘한 최고의 경지를 파악해 변화를 아는 것이 덕의 성대함이다.
過此以往, 未之或知也.
窮神知化, 德之盛也.
(周易/繫辭下 第5章)
자벌레가 굽히는 것은(尺蠖之屈)
尺蠖之屈, 以求信也.
龍蛇之蟄, 以存身也.
精義入神, 以致用也.
利用安身, 以崇德也.
자벌레가 굽히는 것은 펴서 앞으로 가고자 함이고, 용과 뱀이 움츠림은 몸을 보존하기 위함이며, 의리를 정미롭게 하여 신묘한 데 들어감은 쓰임을 이루고자 함이고, 이롭게 사용해서 몸을 편안히 함은 덕을 높이려고 하는 것이다.
자식을 먹고 토한 문왕
백읍고(伯邑考)는 창(훗날 문왕으로 추존됨)의 장남이다. 백읍고라는 이름의 ‘백’자도 적장자를 나타내는 말이다. 주라는 제후국의 임금이있던 창은 양자를 포함해서 모두 100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그 중에서도 백읍고는 인덕이나 능력이 단연 돋보였다. 특히 음악에 정통해서 진선진미한 순임금의 음악에 비유되었다고 한다.
주왕(수신왕)이 폭정을 일삼고 있을 때, 창은 더욱더 정치에 힘썼고, 그 덕택에 훌륭한 덕으로 정치를 잘한다고 소문이 나서 사방에서 백성이 모여들고 있었다. 그 세력이 커질 것을 두려워한 주왕이 창을 가두었다. 유리옥에 갇힌 지 7년이 넘었으므로, 장남으로서 가만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은나라의 도성 조가로 떠났다.
조가에서 주왕을 알현하고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보물을 바치면서 부왕을 풀어줄 것을 빌었다. 주왕은 그의 간절한 태도와 보물을 보고 마음이 누그러졌고, 몰래 주렴 속에서 살펴보던 달기는, 백읍고의 훤칠한 외모와 행동 그리고 유창하면서도 온유한 말소리에 반했다. 그래서 백읍고가 가야금의 명수라고 하면서 “첩에게 백읍고에게 가야금을 배우도록 하시면, 열심히 배워 아침저녁으로 폐하께 가야금을 연주해서 조가성에 가야금의 가락이 끊기지 않게 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백읍고와 둘이 앉아서 가야금을 배울 때, 온갖 꾀를 내며 백읍고를 유혹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독이 잔뜩 오른 달기가 백읍고를 죽여서 그 아비인 창에게 먹이자고 하였다. “만약 아들임을 알고 먹지 않는다면 훌륭한 성인(聖人)일 것이니 임금의 명을 어긴 죄로 죽여 후환을 없애고, 아들임을 모르고 먹는다면 두려워할 것이 없으니 풀어주어 임금의 덕을 만인에게 보여주소서. 그렇게 된다면 저 백읍고의 청도 들어준 셈이니, 죽어서도 원망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달기의 꼬임에 넘어간 주왕은 백읍고를 죽여 떡국을 만들어 창에게 먹게 하였다. 창은 꿈자리가 뒤숭숭해 아침 일찍 일어나 점을 쳐 보고 이 사실을 알았지만, “내가 만일 아들을 먹지 않는다면 여기서 죽임을 당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가문은 물론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제하지 못할 것이다.” 결국 아무것도 모르는 체 받아먹고는 “아! 맛있게 잘 먹었다”하는 인사말까지 하였다.
이 말에 속은 은나라의 신하들이 창을 풀어주자고 했다. 뇌물을 잔뜩 먹은 비중 등 간신이 “풀어주는 길에 서쪽 방면의 제후들을 총괄하는 서백을 삼자”고 해서 서백으로 승진해서 금의환향하게 되었다. 귀국하다가 사람들 몰래 먹은 것을 토하니, 살점이 빨간 갓난 토끼로 화하여 꿈틀 꿈틀 움직이며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자식을 먹는 부모가 어디에 있습니까?” 하며 도망가다가 죽었다고 한다.
자신의 아들이 죽어 토끼가 된 것을 슬퍼하면서, “그러게 내가 면회오지 말라고 하지 않았는가?” 하며 땅에 묻고, 그곳에 공원을 만들어주었다고 한다.
하남성 탕음현에는 자식을 토해서 만든 무덤이라고 해서 토자총(吐子塚), 또는 토끼로 변해서 도망간 자식을 묻었다고 해서 토자총(兎子塚)이라고 하는 큰 무덤이 전한다.
백읍고는 잘나서 죽었고, 문왕은 못난척해서 살았다. 그래서 역에서는 “굽힐 때는 굽혀서 몸을 보존해야 나중에 귀하게 되고 뜻을 이룰 수 있다”고 가르친 것이다.
이달충(李達衷) 낙오당감흥시(樂吾堂感興詩)
尺蠖緣孤叢, 乃上上盡頭.
欲下却不得, 多見不自由.
자벌레가 외 나무에 붙어, 위로 올라 꼭대기까지 기어갔다가, 도로 내려오려 하나 잘 되지 않으니, 뜻대로 안 됨을 많이 보게 되는구나.
周易 繫辭傳 下
第5章
1.
易曰, 憧憧往來, 朋從爾思.
역(易)에 이르기를, '자주 왕래하면 무리가 네 생각을 따를 것이다'고 하니,
子曰, 天下何思何慮. 天下同歸而殊塗, 一致而百慮, 天下何思何慮.
공자께서 말씀하였다. '천하가 무엇을 생각하며 무엇을 근심하겠는가. 천하가 돌아감은 같으나 길은 제각기 다르며, 이치는 하나이나 생각은 백 가지이니, 천하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근심하겠는가.'
2.
日往則月來, 月往則日來, 日月相推而明生焉.
해가 가면 달이 오고, 달이 가면 해가 와서, 해와 달이 서로 오고감에 밝음이 생기며,
寒往則暑來, 暑往則寒來, 寒暑相推而歲成焉.
추위가 가면 더위가 오고, 더위가 가면 추위가 와서, 추위와 더위가 서로 밀쳐냄에 한 해가 이루어지니,
往者屈也, 來者伸也, 屈伸相感而利生焉.
가는 이는 굽힘이요, 오는 이는 펴짐이니, 서로를 느낌에 생명의 이로움이 생긴다.
尺蠖之屈, 以求伸也.
龍蛇之蟄, 以存身也.
精義入神, 以致用也.
利用安身, 以崇德也.
자벌레가 몸을 굽힘은 펼쳐짐을 위해서요, 용과 뱀이 숨고 칩거함은 몸을 보존하기 위해서요, 올바른 생각을 정밀히 하여 신(神)의 경지에 들어감은 앎의 씀을 지극히 하기 위해서요, 백성들 몸을 편안히 함은 그 덕(德)을 높이기 위해서이니라.
過此以往, 未之或知也.
窮神知化, 德之盛也.
이를 지난 이후는 알 수 없으니, 신(神)을 궁구(窮究)히 극한까지 배우고 연구하여 조화를 앎이 덕(德)의 성함이다.
3.
易曰, 困于石, 據于蒺藜. 入于其宮, 不見其妻, 凶.
역에 이르기를, '돌에 막혀 괴로우며, 가시덤불 질려(蒺藜)에 앉아 있다. 집에 들어가도 아내를 만나보지 못하니 흉하다'고 했다.
子曰, 非所困而困焉, 名必辱. 非所據而據焉, 身必危. 旣辱且危, 死期將至, 妻其可得見邪.
공자께서 이 문장을 보고 말씀하시길, '막힐 곳이 아닌데 막혀서 곤(困)하니 이름이 반드시 욕될 것이요, 웅거할 곳이 아닌데 웅거하면 반드시 몸이 반드시 위태로울 것이다. 이미 욕되고 또 위태로워 죽을 시기가 곧 이를 텐데 아내를 어떻게 볼 수 있겠는가'고 말했다.
4.
易曰, 公用射隼于高墉之上, 獲之, 无不利.
역에 이르기를, '공(公)이 새를 높은 담 위에서 쏘아 잡았으니, 이롭지 않음이 없다'고 했다.
子曰, 隼者, 禽也; 弓矢者, 器也; 射之者, 人也. 君子藏器於身, 待時而動, 何不利之有. 動而不括. 是以出而有獲, 語成器而動者也.
이를 보고 공자께서 말씀하길, '준(隼)은 매이고, 활과 화살은 기물이고, 쏘는 것은 사람이니, 군자가 기물을 몸에 보관하며 때를 기다려 움직이면 어찌 이롭지 않음이 있겠는가. 동함이 막히지 않는다. 이 때문에 나가면 얻음이 있는 것이니, 군자는 먼저 자질과 능력을 이루고 난 이후에 움직인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5.
子曰, 小人, 不恥不仁, 不畏不義. 不見利不勸, 不威不懲, 小懲而大誡, 此小人之福也.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소인(小人)은 불인(不仁)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불의(不義)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익을 보지 않으면 권하지 않고, 위엄으로 두렵게 하지 않으면 고쳐지지 않으니, 작은 일로 크게 경계시키는 일이 오히려 소인의 복이다.
易曰, 屨校滅趾, 无咎, 此之謂也.
이에 역에 이르기를, '형틀을 신에 달아서 발꿈치를 멸함이니 허물이 없다'고 한 것이다.'
6.
善不積, 不足以成名.
惡不積, 不足以滅身.
小人, 以小善爲无益而弗爲也.
以小惡爲无傷而弗去也.
선(善)이 쌓이지 않으면 이름을 이룰 수 없고, 악(惡)이 쌓이지 않으면 몸을 멸할 수 없으니, 소인은 작은 선(善)을 쓸모없다고 생각하여 행하지 않고, 작은 악(惡)은 별것 아니라고 생각해서 버리지 않는다.
故, 惡積而不可掩, 罪大而不可解, 易曰, 何校, 滅耳, 凶.
그러므로 악이 차츰 쌓여서 가릴 수 없고, 죄(罪)가 차츰 커져서 풀 수가 없으니, 역에 이르기를, '형틀을 메어 귀를 멸하니 흉(凶)하다'고 하였다.
7.
子曰,
危者, 安其位者也.
亡者, 保其存者也.
亂者. 有其治者也.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위태로움을 느낀 사람은 그 자리나 위치를 먼저 안전히 하는 것이요, 죽음을 걱정하는 사람은 먼저 그 목숨을 보존하는 것이요, 어지러울까 걱정하는 사람은 그 다스림을 고민하는 것이다.
是故, 君子安而不忘危, 存而不忘亡, 治而不忘亂. 是以身安而國家可保也.
그럼으로 군자는 편안해도 위태로움을 잊지 않고, 살아 있을 때도 죽음을 잊지 않고, 잘 다스려져도 어지러움을 잊지 않는다. 이 때문에 몸이 편안하고 나라가 보존될 수 있는 것이다.
易曰, 其亡其亡, 繫于包桑.
역에 이르기를, '망 할까 망 할까 두려워서 든든한 뽕나무에 메어둔다'고 하였다.'
8.
子曰, 德薄而位尊, 知小而謀大, 力小而任重, 鮮不及矣.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덕(德)이 적으면서 지위가 높고, 지식이 얕은 데도 의욕은 크고, 힘이 모자라는데 짐이 무거우면 일이 깨끗하게 마감되지 않는다.
易曰, 鼎折足, 覆公餗, 其形渥凶, 言不勝其任也.
이 말을 역에서 이르기를, '음식을 담은 솥의 다리가 부러져 공(公)에게 바칠 음식을 엎었으니, 형벌이 무거워 흉(凶)하다'고 하였으니, 그 임무를 감당하지 못함을 말한 것이다.'
9.
子曰, 知幾其神乎. 君子上交不諂, 下交不瀆, 其知幾乎. 幾者, 動之微; 吉之先見者也, 君子見幾而作, 不俟終日.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미세한 기미를 아는 자가 바로 신(神)이다. 군자는 위 사람을 사귀되 아첨하지 않고 아래 사람과 사귀되 함부로 모독하지 않으니, 이는 기미를 아는 것이다. 기(幾)는 움직임의 작고 은미함으로, 길(吉)이란 기미를 먼저 보아 아는 것이니, 군자는 이런 기미를 보고 나서서 하루 종일을 멍하니 기다리지 않는다.
易曰, 介于石. 不終日, 貞, 吉.
역에 이르기를, '돌처럼 절개가 굳은지라 하루 종일을 기다리지 않으니, 바르고(貞) 길(吉)하다'고 하였다.
介如石焉, 寧用終日. 斷可識矣. 君子知微知彰知柔知剛, 萬夫之望.
절개가 돌과 같으니, 어찌 하루를 기다라고 있겠는가. 결단함을 알 수 있다. 군자는 은근하게 감춤을 알고 희미하게 드러남을 알며, 유(柔)를 알고 강(剛)을 아니 이는 세상의 모든 사람이 높이 우러러 보는 존재이다.'
10.
子曰, 顔氏之子, 其殆庶幾乎.
有不善, 未嘗不知; 知之, 未嘗復行也.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안씨(顔氏)의 아들은 도(道)에 가까운 사람이다. 불선(不善)이 있으면 일찍 알려고 한 적이 없고, 알고 있으면 다시 행하지 않았다.
易曰, 不遠復. 无祗悔, 元吉.
역에 이르기를, '멀리 가지 않고 돌아와 후회를 털어 내었으니, 원래부터 선(善)하고 길(吉)하다'고 하였다.'
11.
天地絪縕, 萬物化醇, 男女構精, 萬物化生.
천지의 기운이 얽히고 설킴에 만물이 화(化)하여 엉기고, 남녀가 정(精)을 맺음에 만물이 화생(化生)한다.
易曰 三人行, 則損一人, 一人行, 則得其友. 言致一也.
역에 이르기를, '세 사람이 가면 한 사람을 줄고, 한 사람이 가면 그 벗을 얻는다'고 하였으니, 새로이 하나를 이룸을 말한다.'
12-1.
子曰, 君子安其身而後動, 易其心而後語, 定其交而後求, 君子修此三者. 故, 全也.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군자는 몸을 편안히 한 뒤에 동하며, 마음을 화평히 한 뒤에 말하며, 사귐을 정한 뒤에 청하니, 군자는 이 세 가지를 닦으므로 온전한 것이다.
危以動, 則民不與也.
懼以語, 則民不應也.
无交而求, 則民不與也.
莫之與, 則傷之者至矣.
위태로움으로써 동하면 백성들이 더불어 함께하지 않고, 두려워하면서 말하면 백성들이 응대하지 않고, 사귐이 없으면서 구하면 백성들이 친하게 대하지 않으니, 친하지 않으면 해롭게 하는 이가 나타날 것이다.
易曰, 莫益之. 或擊之, 立心勿恒, 凶.
역에 이르기를, '유익하게 해주는 이가 없다. 혹은 공격할 것이니, 마음을 세워 항상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하니 흉(凶)하다'고 하였다.'
12-2
子曰, 君子安其身而後動, 易其心而後語, 定其交而後求, 君子修此三者, 故, 全也.
공자께서 말씀하였다. '군자는 몸을 편안히 한 뒤에 동하며, 마음을 화평히 한 뒤에 말하며, 사귐을 정한 뒤에 구하니, 군자는 이 세 가지를 닦으므로 온전한 것이다.
危以動, 則民不與也.
懼以語, 則民不應也.
无交而求, 則民不與也.
莫之與, 則傷之者至矣.
위태로움으로써 동하면 백성들이 더불지 않고, 두려워하면서 말하면 백성들이 응하지 않고, 사귐이 없으면서 구하면 백성들이 친하지 않으니, 친하지 않으면 해롭게 하는 이가 이를 것이다.
易曰, 莫益之. 或擊之, 立心勿恒, 凶.
역(易)에 이르기를, '유익하게 해주는 이가 없다. 혹은 공격할 것이니, 마음을 세움에 항상하지 말아야 하니, 흉(凶)하다'고 하였다.'
右 第五章이라.
이상은 제5장이다.
▶️ 尺(자 척)은 ❶상형문자로 呎(척)과 동자(同字)이다. 사람의 발 부분에 표를 한 모양으로 발바닥의 길이, 한 치의 열 배를 말한다. ❷지사문자로 尺자는 '자'나 '길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尺자의 갑골문을 보면 사람의 다리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다. 이것은 발만큼의 길이를 표현한 것이다. 길이를 잴 자가 없을 때는 무엇으로 길이를 측정하려고 할까? 아마도 조그만 것은 손의 너비만큼 길이를 잴 것이고 좀 긴 거리는 보폭으로 길이를 측정하려 할 것이다. 그래서 寸(마디 촌)자는 손을 폈을 때 엄지손가락 끝에서 가운데 있는 손가락까지의 3cm 정도의 길이를 뜻하고 尺이라고 하는 것은 발의 길이 만큼인 23~30cm 정도를 뜻한다. 그래서 尺(척)은 자의 뜻으로 ①자 ②길이 ③길이의 단위 ④법(法), 법도(法度) ⑤맥(脈)의 한 부위(部位) ⑥편지(便紙), 서간(書簡) ⑦기술자(技術者) ⑧증명서(證明書) ⑨자로 재다 ⑩짧다 ⑪작다 ⑫조금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짧은 편지를 척독(尺牘), 자로 잰 길이를 척도(尺度), 퍽 좁은 논밭을 척토(尺土), 작은 종이 또는 짧은 편지를 척지(尺紙), 한 자 사방의 재목을 척각(尺角), 열 살 안팎의 어린아이를 척동(尺童), 물건을 자로 잼을 척량(尺量), 한 자 가량이나 내린 눈으로 많이 쌓인 눈을 척설(尺雪), 퍽 좁은 땅이나 아주 가까운 땅을 척지(尺地), 아주 가까운 거리를 지척(咫尺), 곱자로 나무나 쇠로 ㄱ자 모양으로 만든 자를 곡척(曲尺), 포목을 마르고 재는 일을 도척(刀尺), 일정한 길이를 재고 여분을 더 잡는 길이를 여척(餘尺), 자투리로 자로 재어 팔거나 재단하다가 남은 천의 조각을 간척(殘尺), 장대로 열 자 길이가 되게 만든 자를 장척(丈尺), 접었다 폈다 할 수 있게 만든 자를 절척(折尺), 높은 곳에서 멀리 산수를 볼 때 그 작게 보임을 이르는 말을 척산척수(尺山尺水), 얼마 안 되는 공로를 이르는 말을 척촌지공(尺寸之功), 약간의 이익이나 사소한 이익을 이르는 말을 척촌지리(尺寸之利), 약간의 땅이나 얼마 안 되는 땅을 이르는 말을 척촌지지(尺寸之地) 등에 쓰인다.
▶️ 蠖(자벌레 확)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벌레 충(虫; 벌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취하다'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蒦(확)으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蠖(확)은 자벌레(자벌레나방의 애벌레)를 뜻한다. 용례로는 잔뜩 쭈구리고 옆뎌서 못폄을 확굴(蠖屈), 깊숙한 궁궐을 연확(淵蠖), 자벌레로 자나방과의 곤충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척확(蚇蠖), 자벌레 나방을 달리 이르는 말을 척확아(尺蠖蛾), 자벌레가 몸을 굽히는 것은 다음에 몸을 펴고자 함이라는 뜻으로 훗날에 성공을 위해 잠시 굽힘을 이르는 말을 척확지굴(蚇蠖之屈)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말을 지남지북(之南之北),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란 뜻으로 재능이 아주 빼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비유적 의미의 말을 낭중지추(囊中之錐),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알을 쌓아 놓은 듯한 위태로움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형세를 이르는 말을 누란지위(累卵之危), 어부의 이익이라는 뜻으로 둘이 다투는 틈을 타서 엉뚱한 제3자가 이익을 가로챔을 이르는 말을 어부지리(漁夫之利),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을 한단지몽(邯鄲之夢), 도요새가 조개와 다투다가 다 같이 어부에게 잡히고 말았다는 뜻으로 제3자만 이롭게 하는 다툼을 이르는 말을 방휼지쟁(蚌鷸之爭),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 또는 딴 세대와 같이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비유하는 말을 격세지감(隔世之感),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신용을 지킴을 이르는 말을 이목지신(移木之信), 검단 노새의 재주라는 뜻으로 겉치례 뿐이고 실속이 보잘것없는 솜씨를 이르는 말을 검려지기(黔驢之技),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범을 타고 달리는 사람이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도중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기호지세(騎虎之勢), 어머니가 아들이 돌아오기를 문에 의지하고서 기다린다는 뜻으로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르는 말을 의문지망(倚門之望), 앞의 수레가 뒤집히는 것을 보고 뒤의 수레는 미리 경계한다는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본보기로 하여 뒷사람이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복거지계(覆車之戒) 등에 쓰인다.
▶️ 屈(굽힐 굴, 옷 이름 궐)은 ❶형성문자로 음(音)을 나타내는 出(출, 굴)과 구부러진 꼬리(尾, 尸)의 뜻이 합하였으며 굽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屈자는 '굽히다'나 '움츠리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屈자는 尸(주검 시)자와 出(날 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屈자는 본래 尾(꼬리 미)자와 出(날 출)자가 결합한 것이었다. 금문에 나온 屈자를 보면 尾자 아래로 出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두려움에 꼬리가 움츠러드는 모습을 出자로 표현한 것이다. 해서에서는 毛(털 모)자가 생략되면서 지금의 屈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屈(굴, 궐)은 ①굽히다 ②굽다, 구부러지다, 한쪽으로 휘다 ③오그라들다, 움츠리다 ④쇠(衰)하다, 쇠퇴(衰退)하다 ⑤다하다 ⑥(길이가)짧다 ⑦꺾다, 억누르다 ⑧베다, 자르다 ⑨강(強)하다, 굳세다 ⑩물러나다, 물리치다 ⑪거두다, 거두어 다스리다 ⑫섞다, 뒤섞다 ⑬솟다, 솟아나다 ⑭지명(地名) ⑮이상한, 색다른, 그리고 ⓐ옷의 이름(궐)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꺾을 절(折), 굽을 만(彎), 굽을 곡(曲), 굽을 왕(枉), 굽을 요(橈), 굽을 오(迂), 줄일 축(縮),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펼 신(伸)이다. 용례로는 머리를 굽히어 꿇어 엎드림을 굴복(屈伏), 굽혀 복종함이나 힘이 모자라 복종함을 굴복(屈服), 남에게 눌리어 업신여김을 받음을 굴욕(屈辱), 휘어서 꺾이는 것을 굴절(屈折), 남에게 굴하지 아니함을 굴강(屈强), 이리저리 꺾이고 굽음을 굴곡(屈曲), 몸을 앞으로 굽힘을 굴신(屈身), 절개나 정조를 굽힘을 굴절(屈節), 무릎을 꿇어 절함을 굴슬(屈膝), 계책을 쓰지 않음을 굴책(屈策), 손가락을 꼽아 헤아림을 굴지(屈指), 상주가 두건 위에 덧쓰는 건을 굴건(屈巾), 비겁하여 용기가 없고 품성이 천함 또는 줏대가 없고 떳떳하지 못함을 비굴(卑屈), 온갖 고난에도 굽히지 않고 꿋꿋이 나아감을 불굴(不屈), 문장이 읽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글을 길굴(佶屈), 남에게 굽힘을 당함을 견굴(見屈), 뒤로 또는 반대쪽으로 구부 반굴(反屈), 스스로 굽힘을 자굴(自屈), 뒤쪽으로 굽어 있음을 후굴(後屈), 형세가 기울어 꺾임을 세굴(勢屈), 폐기하여 없애 버리거나 잘못 적용함을 폐굴(廢屈), 손가락을 다 꼽을 수 없다는 뜻으로 수효가 매우 많음을 이르는 말을 지불승굴(指不勝屈), 백 번 꺾여도 굴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어려움에도 굽히지 않는다는 말을 백절불굴(百折不屈),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자벌레가 몸을 굽히는 것은 다음에 몸을 펴고자 함이라는 뜻으로 훗날에 성공을 위해 잠시 굽힘을 이르는 말을 척확지굴(蚇蠖之屈), 죽음을 당하는 처지에 이르러도 끝까지 굽히지 않는다는 말을 지사불굴(至死不屈)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