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지율 하락에 적극적 구애 나서
이재명 위증교사 의혹에… 한동훈 "검찰이 수사할 수 있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한 장관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이 경기지사 시절 선거법 위반 사건 때 증인에게 위증교사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 “검찰이 수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자 2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을 향한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3·8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선출된 이후 친윤 중심 당직 인선과 강제징용 해법, 근로시간 개편안 관련 논란이 겹치며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에 역전당한 조사 결과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대중적 인기가 높은 한 장관에게 내년 4월 총선에서 역할을 맡기고, 당의 취약 포인트인 비윤·청년·호남을 보완할 수 있는 천 위원장을 포용하는 방식으로 지지율을 반등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신임 원장인 박수영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한동훈 장관의 경우 개인적으로 총선에 등판했으면 좋겠다”며 “1973년생으로 X세대 선두 주자고 또 서울 출신인데, 그분이 나와서 기존의 586 운동권 세력을 퇴장시키고, 영호남 갈등을 없애버리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총선에서 수도권을 지휘하는 선거대책본부장도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가능하다. 어떤 자리를 맡든 지금 굉장히 인기가 있는 일종의 셀럽(유명 인사)이 돼 있다”고 했다.
김기현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민주당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한 장관 탄핵을 주장하는 데 대해 “강도가 강도짓이 들통나자 경찰관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행태”라며 한 장관을 감쌌다.
다만 한 장관은 ‘총선 역할론’에 대해 “저와 무관한 일이고 장관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당 지도부와 친윤계는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와 경쟁했던 천하람 위원장에게 당직을 맡기는 방안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전당대회 직후 일부 친윤계 최고위원이 이준석 전 대표의 지원을 받은 천 위원장과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 등을 향해 날 선 비판을 할 때와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천 위원장의 당직 기용 가능성에 대해 “당연히 우리가 함께 가야 하는 구성원이고, 거기에 대해서 특별히 다른 생각을 가진 게 아니다”라고 했다. 한 친윤계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지만, 천 위원장은 좀 더 온건하기 때문에 현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함께하겠다는 뜻만 밝혀주면 언제든 포용할 수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당대표 후보였던 안철수 의원, 황교안 전 대표와는 전당대회 직후 잇달아 만났지만, 천 위원장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김 대표 측 인사는 “김 대표와 당대표 비서실장이 수차례 천 위원장과 전화 통화를 하고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지만, 천 위원장이 만나자는 요청에 응하지 않은 상태”라며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해 다른 경로로도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천하람 정치’의 시작은 우리 당의 불모지인 호남에서 지역주의를 깨고 의미 있는 변화와 혁신을 꿈꾸는 것이었다”며 “천 위원장이 그 초심을 갖고 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천 위원장은 통화에서 “김 대표님이 지난번에 날짜를 몇 개 줬는데, 제가 일정이 안 돼서 ‘조금 여유 있게 보자’고 말씀드렸다”며 “김 대표님은 당 생활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만나게 될 텐데, 최근에 2030세대 지지율이 빠지니 이렇게까지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윤 대통령을 비판하지 않으면 함께할 수 있다는 친윤계의 이른바 ‘조건부 포용론’에 대해서는 “정치인에게 어떤 선을 그어놓고 그 선을 넘는 발언을 하지 말라는 것은 교만한 발상이라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