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의 교직을 대과 없이 어제부로 무사히 마감하였습니다.
오직 여러분들의 덕분입니다. 잘 살겠습니다.
한 학생의 글을 여기에 옮겨보면서 감회에 ...이런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듯하오니 널리 양해하여 주시옵소서!ㅎㅎㅎ
안녕하십니까. 교장선생님. 저 민재입니다.
진해고등학교 첫 부임부터 지금까지 정말 열심히 교직생활을 하시고 이제 마지막으로 퇴임식만이 앞두게 되었네요. 마지막이라는 문 앞에서 선생님의 마음 한 켠에 추억으로 남기위해 이 글을 써봅니다.
우선 그 동안 진지하게 이야기 하지 못했던 저의 이야기를 잠시 해보겠습니다. 진해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시절, 저는 목표였던 경남외국어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또 공부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느덧 마지막 선택의 순간 김명남 선생님께서 저희 학교에 방문하셔서 혼란스러웠던 저에게 진해고등학교에 대한 정보를 주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기 전까지의 제 머릿속의 진해고등학교란 그냥 보지도 생각하지도 말아야 할 제 정신을 나태하게 할 수 있는 그런 학교였습니다. 하지만 김명남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난 후 저는 정말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세상에는 숨겨진 보석들이 정말 존재하고 있었구나 하고 말이죠.
더군다나 지금까지 저에게 아주 큰 우상이자 합주부 선배이신 문종현선배가 그 학교에서는 미래에 도약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에게 강력 추천하셨고 저는 그것에 감명을 받고 후에 가족들을 설득한 후 대망의 진해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때까지는 진해고가 정말 대단한 학교라는 생각만 했지 제가 오기 전부터 엄청나게 노력하셨던 교장 선생님의 행보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해고가 이렇게까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교장선생님의 열정과 노력이라는 소리를 듣고 정말 소름이 끼칠 정도로 존경스러웠습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처음 교장선생님을 뵙게 되었을 때가 아마 입학식 날이었을 겁니다. 그 날 저는 장학금 대상자로 단상위에 올라가 장학증서를 받으며 교장선생님과 직접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지요. 몇 해 전부터 하락세를 타던 진해고를 일으킨 장본인께서 앞에 서 계신다는 생각에 정말 가슴이 벅차올랐었답니다.
그 이후로 우리 진해고등학교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그 일원으로 도시에 있는 인문계고등학교에는 지을 수 없다는 기숙사도 지을 수 있게 하기위해 동창회 선배님들과 엄청난 노력을 하셨고 그 결과 동백관을 지으셨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고등학교에는 없는 BP제도, 삼품인증제, 인재스쿨 중심학교 선정과 같이 우리 진해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셨습니다.
특히 BP제도는 학생들이 착한 일을 하는 것을 보면 즉시 선생님께서 Blue Point카드를 주시고 그 포인트 카드를 담임선생님께 드리면 학생생활기록부에 적는 식의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선행을 하게 되고 또 그와 동시에 선행을 하는 학생은 그만큼의 뿌듯함을 함께 느끼게 만드는 정말 참신하고 좋은 시스템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교장선생님께서 실시하신 최고의 활동인 학교장삼품인증제는 지성품, 인성품, 용성품으로 이루어져있고 각 부문 마다 10가지 이상의 항목이 있습니다.
그 항목에서 3개 이상을 만족하면 그에 해당하는 삼품인증제 인증서를 수여한다.
인성에는 학생의 바른생활, 예의, 독서와 관련된 항목이 위주이고, 용성은 창의적 체험활동, 운동과 같은 육체적 활동의 항목이 위주이며, 지성은 성적과 관련된 항목이 위주로 되어져있습니다.
다른 학교와는 차별화되고 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만든 이러한 제도는 지금 우리나라가 교육부가 주관하는 에듀팟, 입학사정관 제도를 겨냥해서 만든 것이기도 합니다.
또 진해구 지역 각 고등학교 상위권 학생들을 모아 운영하는 인재스쿨을 우리학교에서 개최할 수 있게 하신 것도 우리 교장선생님이십니다.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하여 서울대나 카이스트등의 대학 입학사정관을 초빙, 미리 우리학교의 교육과정을 요청심사를 하여 대학이 우리학교를 학습프로그램 최고점 부여 학교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최두찬 교장선생님은 선견지명과 맞춤형 교육시스템으로 우리학교 학생들을 보다 좋은 대학, 꿈, 목표를 가지게 해주시고, 무엇보다 학교에 대한 애정으로 진해고등학교에 헌신하시는 분이십니다.
최두찬 교장선생님께서는 학생들에게 공부를 하기 전에 해야 할 것은 목표를 가지는 것, 즉 꿈을 가지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학생이 꿈이 없다는 것은 달리기를 할 때 골인지점 없이 무작정 달리는 것과 같고 앞못보는 사람보다, 듣지 못하는 사람보다 심한 장애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공부를 하기 전에 또 할 것은 바른 인성을 함양 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5green 6up, 사자소학 한자쓰기등과 같이 인성함양을 위한 프로그램도 많이 만들어 주셨습니다.
5green은 폭력 없는 학교, 휴대전화 없는 학교, 흡연 없는 학교, 부진아 없는 학교, 무질서 없는 학교를 말하며, 6up은 1인 1청결(하루에 쓰레기 한개 줍기), 고은말 사용하기, 먼저 인사하기, 목표정하기, 수업집중하기, 119독서(1인1일 9페이지 읽기)를 말합니다. 특히 붕어수업은 어떠한 경우도 수업시간에 붕어처럼 잠자지 않기를 학급회,전교대의원회,교직원회, 학부모회의까지 논의케하여 모두가 합심하여 목표에 도전하게 합니다.
또 바쁜 업무 중이심에도 불구하고 항상 직접 대화로 학생들의 불만사항을 들으시고 해결해주시려 노력하십니다. 그 예로 학생들이 옛날부터 사용해오던 사물함이 불편하다고 말씀드렸더니 얼마 뒤 학생들을 부르셔서 여러 사물함을 보여주시며 이것들 중 어느 것이 가장 마음에 드느냐하시며 바로 바꾸어 줄 수 있도록 노력해 끝내 시청에서 유치하여 넣어주셨습니다.
교장 선생님과 지금까지 생활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기숙사학생들과 교장선생님과 다같이 함께 지리산 정상까지 등반을 한 것입니다. 교직에 계시는 동안 수입의 10%를 학생들을 위해 문화상품권을 구매하여 학력격려상, 독서다독상 등 다양한 상을 학생들에게 주시고 동문들까지 참여하게 하였습니다.
본교 선생님과 기숙사학생들을 위해 고등학생 필독서에 포함된 책 210권을 기증하신 마음을 깊이 새기고 열심히 공부 하겠습니다.
시루봉이나 지리산을 학생과 같이 등반하여 우리들의 정신뿐만 아니라 육체까지 단련시켜주시고 정말 좋은 경험을 많이 하게해주신 최두찬 교장선생님께 다시 한번 더 감사드립니다. 이런 활동들로 인하여 우리학교는 전국 고등학교 평가에서2010년과 2011년 연속 최우수 평가를 받았고 2011전국동아리 체육대회에서 축구와 베드민턴을 우승하였습니다.
성적상승과 좋은 학생 우수생입학숫자가 수직상승하였습니다.
이렇듯 최두찬 교장선생님께서는 학생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도와 줄 것인가 하는 것을 잘 알고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십니다.
이런 좋은 분께서 내일이면 정년퇴직을 하십니다.
기숙사학생들을 위해 고등학생 필독서에 포함된 책 300만원어치를 기숙사에 기증해 주셨습니다.
전 이 말을 들으면서 정말 가슴이 찡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교장선생님이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이렇게 좋은 분이신데 나이에 연연하지 않고 계속 우리학교를 위해 헌신하시고 학생들의 말에 귀 기울이시는 분이 조금 이기적인 생각일 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우리 학년이 졸업할 때 까지만 이라도 남아 계셨더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계속 남습니다.
여러 활동들 그리고 다른 학교에서는 절대로 맛보지 못할 여러 혜택들과 열정이 넘치시는 교장선생님과 더불어 모든 선생님들의 참여를 보며 정말 진해고를 잘 왔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순항하고 있는 진해고에 갑작스레 들려온 소식은 다름 아닌 교장선생님의 퇴임 소식이었습니다. 분명 이 일은 마땅히 축하해드리고 좋은 마음으로 보내드려야 하지만 제가 가장 먼저 했던 생각은 교장선생님처럼 좋으신 분께서 가시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걱정이 됩니다. 나중에 더 좋으신 분이 오신다는 말씀을 교장선생님으로부터 듣고 나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많이 아쉽기도 합니다. 여태까지 교장선생님처럼 훌륭하신 분을 거의 만나뵌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선생님은 제 생애 최고로 학생들을 진정으로 생각하시는 분이셨으니까요. 그래도 이별은 불가피한 법이니 어쩔 수 없이 보내드려야만 하겠지요......
그동안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더 발전해 나갈 진해고를 항상 지켜봐주세요.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재학생과 졸업생 선배님들 그리고 앞으로 진해고로 올 모든 후배들이 대한민국을 통틀어 전 세계를 호령하는 모습을 말입니다.
有緣千里來相會 無緣對面不相逢 ‘인연이 있으면 천리를 가도 서로 만나고, 인연이 없으면 얼굴을 맞대고 있어도 만나지 못한다.’ 는 말이 있듯이 교장 선생님과 저도 재회할 수 있는 날이 빠르든 느리든 언젠가는 오겠지요. 다시 만날 그 날까지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셔야 합니다. 너무 두서없이 쓴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감사의 뜻을 전하며 이글을 마치겠습니다. 항상 효도하겠습니다.
Happy trails to you, until we meet again.
Some trails are happy ones.
Others are blue.
It's the way you ride the trail that counts.
Here's a happy one for you. - Dale Evan -
우리가 다시 만날 그 날까지 행복한 여정이 되기를
어떤 길은 기쁘고
또 어떤 길은 우울하니
그것이 의미있는 길을 가는 법이지
이제 기쁜 길을 떠나길 -데일 에반스
이정도 영글었으면 떨어져도 되죠? 하고 묻는듯
살포시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첫댓글 대단한 학생이네요. 이 학생을 만들어낸 선생은 말할 것도 없지만.
애 많이 썼습니다. 이제 좀 쉬시고 그리고 새로운 날을 설계해보세요.
존경하는 박수안회장님!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날마다 좋은날 되시기 바랍니다.
민재 학생의 글을 읽으며 최교장 선생님의 선견지명과, 훌륭한 인품을 눈으로 직접 본 듯 합니다.
40년 외길, 아름다운 마무리, 다시 한번 박수를 보냅니다. 학생글(데일 에반스) 마지막 줄이.인상적입니다.
~ 이제 기쁜 길을 떠나시길...~ 건강한 앞날 있으시길....
고맙습니다.
1학년4반 첨 만났을 때는 얼굴 둥그렀고, 눈이 부리 부리한 한 학생이 내옆에 왔더랬는데..
지금은 보석이 되어 세상을 밝게 했군요. 먼길 돌아 고생하시다 여기까지 왔어니 이제 부터
즐겁게 살아봅시다.
짝지야 고맙다우
학생의 글솜씨에 과연 용장밑에 약졸 없다는 말이 생각나며,글 내용에 친구의 그 동안의 열정을 느끼면서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 집니다. 수고하셨습니다.이젠 새로이 하고자 하는 일에 보람과 영광이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최 두찬!!! 화이팅!!!!!!!
날마다 좋은 날 되이소
민재 학생도 대단하지만 그 학생을 길르내신 우리 최두찬 친구 화이팅.
이제 무거운짐 벗고 홀가분하게 생활 하시기를.........
감사하오.
교직 사회를 평생 몸 담아온 친구를 먼저 존경하옵고 사랑합니다.
돌아온 가정에도 평강을 기원하며 못다한 가장으로써의 열정도 이루소서..
기회가 생기면 자주 소식전하며 만날 그날을 고대하겠소, 감사와 사랑을 전합니다.
만나서 뚜꺼운 막걸리잔 나눕시다.
비인부전(非人不傳)이란 말이 사람이 되지 않으면 학문과 기술을 가르치지 말라는 동의보감 말이네요. 인격없는 학문과 기술.전문지식이 사람에게 해롭게
할 수 있다는 말이 오늘날 사회의 혼란상을 많이 생각하게 하네요. 비도덕적인 사건이나 사회 어려운 일이 있을때마다 교육자로서 부끄럽습니다.
친구님들 그저 고맙고 고맙습니다.
사람이면 사람이냐.
사람 짓을 해야 사람이지.
사람아! 사람 좀 되어라.
이 글을 요즘 인면수심의 넘들에게 들려 주고 싶네.
그리고 그 넘들 우리 친구 최교장님께 참교육을 받겠끔 했으면....
ㅎㅎㅎ 너무 잘 평가 해 줘서 고맙다우
참 훌륭하고 생각이 아름다운 ,스승을 진정으로 존경하는 제자를 키우너라 그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교직생활 40년에 고생도 많았겠지만 이런 제자를 두었다는게 부럽기도 하고 존경 합니다 한동안 모든것 내려놓고
푹 좀 쉬다가 남은 인생 열심히 살기 바랍니다 ......두차 ㄴ이 아재
사업 잘되고 건강하기를 그저 기도한다.
제자를 길러낸 그 열정을 이제 친구들과 함께 하며 더 큰 꿈을 이루어가시길...
우리의 끈끈한 정을 이어서 좋은 모임을 만들어 주신 당신을 사랑합니다.
항해를 떠날 때는 한번 기도하고 전쟁에 나갈때는 두번기도 한다는데 나는 앞으로 주어진 미랠 건강하고
잘 쓰겠다고 세번 기도한다오. 친구들 많이 도와 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