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날 때,
비슷한 성격끼리 만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서로 다른 성격끼리 만나는 것이 좋을까?
이 질문에 대해서 정해진 답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상황 별로 더 나은 조건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이를테면,
친구와 단 둘이 유럽배낭여행을 떠나는 상황을 가정해 볼까요?
성격이라 함은,
개인의 호불호나 취향, 코드, 세계관 등을 결정짓는 강력한 원인 변수 중 하나에요.
즉,
어느 지점에서 불편한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돈을 어떻게 쓰고 싶은지,
도미토리룸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릴지, 개인실에서 안락하게 생활할지 등
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요소들에서 두 사람의 합이 맞을지 안맞을지가
통상적으로는 성격 팩터에서 절반이상 판가름나게 된다는 겁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성격이 비슷해서 호불호, 취향, 코드 등이 비슷한 사람끼리 여행하는 편이
호흡적인 측면에서는 훨씬 더 잘 맞겠죠.
싸울 일도 별로 없을 테고, 두 사람 모두 만족하는 상황들도 분명 많이 나올 거예요.
일상생활과 일은 다르다
이처럼,
온전히 나로 있으면서 삶의 웰빙을 추구하는 일상생활에서는,
성격이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리는게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서로 느끼고 생각하는 바가 비슷할테니,
부딪힐 일도 별로 없고, 내가 좋으면 상대방도 좋을테니
윈윈 상황이 많이 나오죠.
인생에서 오롯이 내 모습 자체로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축복과도 같습니다.
보통은, 사람들과 얽히면서 나와 다른 타인과의 공존을 위해
내 모습의 일부를 바꿔가면서, 포기하면서 살아야하는게 일반적인 모습이지만,
나와 정말 비슷한 사람과 파트너쉽을 맺게 되면,
관계 때문에 나를 바꾸고 포기해야 할 일이 거의 생기지 않아요.
서로 비슷할수록,
나를 위한 삶이 곧 상대방을 위한 삶이기도 하니까요.
이건 정말 매우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는 공통분모가 많을수록 좋습니다.
공감대는 늘어나고, 갈등의 여지는 줄어들죠.
반면, 일의 영역에서는 상황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습니다.
동업 상황을 가정해 볼까요?
===============
내향형 A와 외향형 B는 동업 관계에 있다.
둘은 스타트업을 만들어서
교육관련 앱을 제작하고 있다.
내향형 A는 전공지식을 바탕으로
우수한 컨텐츠를 개발하는 능력이 있었지만,
이걸 사업화하고 추진하는 능력은 매우 떨어졌다.
반면, 외향형 B는 컨텐츠 개발 능력은 부족했으나,
추진력이 강했고, 일을 벌이기 좋아했으며,
사람들과 만나서 콜라보를 기획하거나 세일즈를 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났다.
둘 사이에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잦은 의견 충돌과 갈등이 있었지만,
능력적인 측면에서는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생산적인 관계이다.
===============
일과 커리어의 측면에서는,
개인의 웰빙보다 일의 완성도나 성공 가능성 여부가 더 중요해지기도 합니다.
이 때, 내가 갖지 못한 덕목이나 내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수도 있는데,
이걸 내가 직접 해결하지 않고
외부의 힘을 빌려 보다더 쉽게 처리하는 방식이 바로
다른 사람과의 파트너쉽입니다.
성격이 다를수록,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행동 범위가 달라지고,
편하고 불편한 거,
잘하고 못하는 게 달라집니다.
이게 개인의 웰빙 측면에서는 갈등의 원인이 되지만,
일의 완성도 측면에 있어서는 성공의 핵심 요인이 되기도 해요.
나는 잘 모르겠고, 하기 싫고, 불편하고, 영 못하겠는 거
나와 다른 성격의 누군가에게는 상대적으로 누워서 떡 먹기일 수도 있다는 거죠.
성격이 비슷한 관계는 웰빙에는 효과적이나,
성장이나 성공에는 생산적이지 않습니다.
성격이 서로 다른 관계는 웰빙을 떨어뜨릴 수 있지만,
성장이나 성공에는 꽤 효과적일 수 있죠.
일적인 측면에서,
배울 게 있고 얻을 게 있지만,
나와는 너무 달라서 스트레스풀한 관계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땐 어떤 식으로 마인드컨트롤해야 내가 조금이나마 편해질 수 있을까?
'나는 일할 때, 그 사람의 성격과 능력을 구분해요.
성격이 나랑 안 맞더라도 나한테 도움이 된다면 그 사람을 중용하죠.'
개인적으로 재밌게 본 미드 <애나 만들기>의 작중 대사입니다.
그러니까, 일의 완성도를 위해서
일터에서는 개인의 웰빙이 아니라 생산성 위주로 판단한다는 얘기죠.
일상생활과 일을 철저히 분리한다는 느낌이랄까?
동업자, 동료와의 관계는 웰빙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이 나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가 훨씬 더 가치있다라고
관계의 쓰임새를 정의내린다면,
일터에서는
나와는 너무나도 다른 사람과 조합을 짜는 게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갈등이 너무나도 싫거나, 일에 큰 욕심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일터에서도 일상생활과 마찬가지로 나와 비슷한 사람과의 조합이 편하겠지만 말이죠.
PS) 근데 사실, 심리학계에서는 다소 유니콘처럼 느껴지긴 하지만,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로 꼽는 인간관계 유형이 존재하긴 해요.
'서로 너무 달라 싫어했지만, 점점 더 서로를 인정하고 좋아하게 되는 관계'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첫댓글 마지막 예의 경우가 생각나서 확 공감이 되네요 고등학교때 첫시작이 주먹싸움에서 시작했던 극상성의 친구가 지금 가장 절친이 되어있다는게 신기하네요 ㅎㅎ
비슷한성격 다른성격 모두 본인이 받아들이는거에 따라 다를거같아요 수용하는 사람은 두루두루 친해질수있고 배제하는사람은 비슷한 성격에 사람만 사귈거같아요.
결과는 잠깐이지만, 과정은 그보다 결과보다 긴 경우가 많아서, 저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인간관계에서 힘들면 안하느니만 못하더라고요
저도 성격이 많이 다른 선배가 있는데 일하면 씨너지가 나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