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에는 비싼 가구나 가전이 거의 없어요. 대부분 결혼하면서 가져온 저렴한 것들이 대부분이죠. 함께한 지 7년이 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도 있고요. 이 집으로 이사 오면서 물론 예쁘고 비싼 가구로 채우고 싶은 마음도 가득했지만, 망가지지도 않을 것들을 다 버리고 새로 사면 이 욕구가 채워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마켓에서 구매한 가구를 리폼하고, 친정에서 가져온 가구를 고쳐 쓰며 공간을 의미 있게 채워보기 시작했답니다.
@집꾸미기 블리토리네 님의 공간
그래서 오늘은 제가 이 집을 어떻게 애정을 담아 꾸몄는지, 그 '셀프 인테리어 과정'을 중심으로 집을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아, 왜 '오늘은'이냐고요? 다음번에도 한 번 더 찾아와 그때는 오늘 하지 못한 '수납 꿀팁'을 들려드릴 예정이거든요. 모두 다음 이야기도 기대 많이 해주시길 바랄게요. 그럼 저희 집의 구조를 먼저 보러 가실까요?
집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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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 사는 집은 거실, 안방, 방 2개가 모두 발코니와 접한 4bay 구조의 34평 아파트예요. 2015년에 지어졌으니 지어진 지는 6년 정도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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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을 고를 땐 고향을 떠나서,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오랜 시간 정착할 곳을 찾고 있었기에 더욱 신중하게 골랐어요. 조용한 환경, 가까운 초등학교, 그리고 채광을 우선적으로 생각했고요.
그러다가 이 집을 고른 건, 먼저 아파트의 후문 쪽에 초등학교가 붙어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단지를 고르고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1층이 좋을 것 같아 집을 보러 다녔는데, 걸리는 게 너무 많았죠. 대부분의 1층이 채광이 너무 좋지 않고, 바깥에 있는 주차장으로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게 훤히 보여서 지내기 불편하겠더라고요. 또 어떤 집들은 통풍이 잘 안되는지 곰팡이도 피어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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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실망의 연속이다가, 문득 '탑층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웬걸. 1층과 딴판으로 저녁까지도 햇살이 깊숙이 들어오는 이 집을 발견하게 되었죠. 모든 방, 모든 곳에 자연광이 가득한 이 집을 보자마자 남편과 눈이 딱 마주치고 '여기다!'했던 것 같아요. 물론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순 없겠지만, 놀 때마다 주변의 공원이나 산책로로 데리고 나가면 되니까요!
인테리어 컨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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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은 아직 분양 전인 임대 부영 아파트라 리모델링이나 부분 공사는 생각할 수도 없었어요. 그래도 이 집은 깔끔한 화이트 벽지에 바닥과 내부 필름지가 모두 따뜻한 우드 톤이라 괜찮았답니다. 오히려 홈스타일링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죠.
리모델링을 하지 못하면, 집이 가지고 있는 기본 구조나 스타일에 맞추면 되니까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저희 집의 인테리어는 '화이트 우드'로 정해졌어요.
소품과 엽서로 꾸민 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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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집으로 들어가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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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자마자, 저희 집 복도엔 우드 톤 소품이 가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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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나무 행거를 달고, 제가 좋아하는 가방과 모자를 걸어둔 복도의 벽이에요. 소품 모두 라탄 등 우드 소재로 되어 있어 안정된 느낌이 들죠. 하지만 모두 다른 톤이라 심심하거나 밋밋하지 않아요.
이렇게 벽에 다양한 소품을 걸어두면, 가구를 두는 것보다 공간 차지가 적으면서 섬세한 포인트를 줄 수 있어 좋아요. 또 가끔씩 소품을 하나 둘 바꾸어주면 분위기 전환도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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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반대편 벽이에요. 아까 벽보다 조금 더 길게 공간이 남아 벽난로 콘솔과 우드 바 의자를 가져다 두었어요. 그래도 살짝 밋밋할 수 있을 것 같아 콘솔과 의자 위에 소품과 식물을 올려두었는데, 진열장처럼도 보여 만족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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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위로는 두꺼비 집이 있어요. 그런데, 이런 작은 요소가 인테리어의 전체적인 통일성을 헤치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그 위로 제가 모아두었던 엽서와 택을 구성해서 넣어두었어요. 일반적인 두꺼비집이 '액자'같은 느낌으로 완성된 것 같아서 만족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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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서 바라보는 복도는 제가 참 좋아하는 구도에요. 계절에 따라 빛이 들어오는 느낌이 달라서 찍을 때마다 다양한 느낌을 주거든요.
5만 원으로 완성한 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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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은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 하는 공간이에요. 정성을 제일 많이 쏟은 부분이기도 하고요. 이 모습을 시트지 3만 원, 페인트 및 도구 2만 원, 총 5만 원으로 완성했다면 믿어지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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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으로 보이는 원래 하부장 색깔
처음에 주방은 싱크대 하부장만 동떨어지게 진한 고동색이었어요. 이 아파트에 있는 모든 집이요! 그게 집을 보러 다닐 때부터 계속 눈엣가시였어서,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필름지'라는 좋은 방안이 생각나 검색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요즘은 필름지도 샘플북을 받아볼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샘플북을 보며 지금의 하부장 색깔을 골라보았죠. 집 전체에 쓰인 우드 톤 필름지에 맞춰 최대한 비슷하게 맞추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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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지를 붙이는데 걸린 시간은 장장 하루 반나절. 힘들기도 했지만, 너무 예쁜 주방이 완성되어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이때 '셀프 인테리어의 재미'를 가장 크게 느꼈답니다.
기존의 회색빛의 주방 타일은 필름지를 바꾸고 나니까 눈에 거슬려서 화이트 타일 페인트로 덮어주었어요. 타일 페인트에 대해 걱정하실 분들도 계실 텐데, 기존 타일보다 기름때도 더 잘 지워지고 유지력도 좋아요. 저희도 아직까지 벗겨진 곳 하나 없이 깨끗하게 쓰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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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가스레인지 옆벽엔 작은 우드 선반을 달아주었어요. 그리고 주전자와 찻잔 등 오브제를 올려 아기자기하게 꾸몄답니다. 선반의 아래쪽은 저희 집 첫째 반려견 똥꼬의 도자기 식기 자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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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대 쪽을 자세히 보여드릴게요. 여기엔 사실 아무것도 올려두고 싶지 않았는데, 부족한 수납공간 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요. 그래도 이왕 올려놓는 거 예쁘고 깔끔하게 올려두자 싶어, 우드 톤 조리도구로 구비해 비슷한 톤끼리 한데 모아 두었죠. 이렇게 하니까 지저분해 보일 수도 있었던 싱크대 쪽이 오히려 아늑하고 깔끔해 보여서 만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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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수전은 마음에 들지 않아, 거위목 수전으로 바꾸어주었어요. 수전 하나로 분위기가 이렇게 달라질 줄 몰랐는데, 정말 깜짝 놀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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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자리에는 부착형 식기 건조대가 있었어요. 하지만 너무 그게 너무 눈에 거슬려 떼고, 그 자리에 아이보리 톤의 알루미늄 블라인드를 달아주었답니다. 작고 긴 주방 창문의 큰 샷시 틀이 부담스러워서 가리려고 맞췄는데, 블라인드를 다니까 너무 깔끔하고 예쁘더라고요! 화이트 색상과 고민하기도 했지만, 따뜻한 아이보리 톤으로 하길 참 잘한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식기 건조대는 싱크대 왼쪽에 넓은 것을 두어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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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대의 오른쪽엔 정수기와 물컵, 그리고 작은 화분들을 두었어요. 그리고 그 옆엔 큰 회색 냉장고가 놓여 있는데, 냉장고 옆면을 그냥 두기는 심심하겠더라고요. 그래서 그동안 모아두었던 작은 카드, 사진들, 엽서들로 꾸여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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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고 어찌 보면 인테리어 분위기를 헤칠 수도 있었던 곳이지만, 이렇게 디테일을 더하니 갤러리 같은 공간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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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옆에는 수납장이 있어요. 이 수납장에 대해서도 들려드릴 이야기가 많은데 그 이야기는 2편에서! 제 수납 꿀팁을 모두 공개할 테니, 모두들 다음 편도 기대해 주세요. 그럼 다이닝 공간으로 가볼까요?
가장 편안한 곳이 된 다이닝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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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저희 집의 작은 다이닝 공간이에요. 기존에 식탁 등이 있던 곳이라, 처음부터 여기가 식탁 자리구나 싶었죠. 하지만 처음엔 주방과 거리가 조금 있어 왔다 갔다 하기가 조금 불편하더라고요. 하지만 지금은 그 어느 곳보다 편한 곳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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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있었던 식탁등은 빼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플라워 팟 조명으로 바꾸었어요. 그리고 전선을 좀 길게 빼서 조명 위치도 조정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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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은 자리 차지를 많이 하지 않게 일부러 '원형 식탁'으로 주문 제작했어요. 사이즈가 1200이라 생각보다 엄청 커서, 가족들이 식사를 할 때 손을 좀 많이 뻗어야 하긴 하지만, 손님들이 왔을 때 앉기도 편하고 음식도 많이 올라가서 너무 만족해요.
식탁 옆의 벽 쪽으로는 사이즈가 딱 맞는 그릇장을 두어 아끼는 그릇과 컵을 넣어두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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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이닝 룸에는 자스민 화분을 두었는데, 벌써 이렇게 벽을 타고 식물이 자랐답니다. 훨씬 공간이 초록 초록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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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일에는 이렇게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튜디오로 활용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