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낮 따사로운 햇볕 감은 더욱 골 붉고 느티나무 잎사귄 황갈색으로 빛난다 가을 햇빛 몽땅 스며들었나?
새벽에 일어났는데 집사람이 유트브를 보다가 나에게 와서 보란다 소머릴 맛있게 삶는 방법에 대한 유트브다 생전 해보지 않은 음식이라 신경이 꽤 쓰이는 것같다 그냥 우리가 흔히 하는 음식을 선택할 걸... 날씨 추우니 따끈한 국밥이 좋을 것같아 소머리 국밥으로 하자고 했더니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다 과연 우리가 잘 삶아낼 수 있을까? 오로지 집사람 음식솜씨만 믿고 결정해 버렸다
여명이 아름다워 산책 나서니 발걸음도 가볍다 마음에 희열같은게 일어나면 몸도 가벼워 지는 것같다
덕실교 옆에서 체조와 몸풀기 이것만 꾸준히 해도 좋으련만... 몸 힘들면 쉬어버리니 쉽지가 않다
한무리 산비둘기떼가 산으로 날아 간다 일찍들 모이 먹으러 내려 왔어나 보다 청둥오리 10마리가 조양천에서 놀고 있다 요즘 보이지 않던데.. 날씨 추워지니 북녘에서 날아 왔나 헌데 숫컷은? 암컷이 있으면 숫컷이 있어야 하지 않는가? 청둥오린 생활방식이 다르나?
동물 챙겨 주고 부화기 안을 들여다보니 병아리 한 마리가 태어났다 와 이젠 다 태어났을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총 17마리가 태어났다 얼어 죽은게 4마리이니 13마리가 똘람거리고 있다 이 녀석들을 죽이지 않고 잘 키워야할건데... 지금 하우스 안 병아리장에 새끼기러기 세 마리와 병아리 4마리가 있다 며칠 더 키우다가 이 녀석들을 마당가 오골계 병아리장으로 옮겨야겠다 그래야 육추기에서 키우는 오골계 병아릴 하우스 안 병아리 장으로 옮길 수 있을 것같다 육추기 안에다 모래를 그릇에 담아 넣어 주었다 아무래도 흙을 넣어 주는게 좋겠다
닭죽 데워 아침 한 술 집사람은 죽이 입맛에 맞지 않는다며 맨 밥을 달란다 된장국이나 있으면 딱 좋겠단다 3년 묵은 묵은지에다 밥을 먹는다 그래도 맛있단다 약물 넣어 만든 오골계 죽이 몸엔 더 좋을 건데... 입맛에 안맞으면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어쩔 수 없지 집사람 약해주려고 했던 건데 나만 맛있게 다 먹어 치웠다
기계톱을 손보고 복합비료와 병아리 사료도 사와야 겠다 일찍 황룡농기계수리센터에 다녀 오자고 사거리 수리센터에선 기계톱은 서비스해주지 않는다 여기도 했으면 좋겠는데 기계톱은 농기계가 아니라며 해 줄 수 없단다 그런데 왜 황룡농협농기계수리센터에선 해줄까? 그곳은 농민들이 쓰는 어떤 기계라도 가져오면 손을 봐주고 고칠 수 없을 땐 다른 곳에 가 보라고 친절히 안내한다 농협이라도 지역에 따라 다른 것같다 그러나 언제 조합장 뵙고 건의해 보아야겠다
집사람과 같이 나가 농협 들러 집사람 명의로 장성사랑 상품권을 바꾸었다 내 명으로 바꾼 건 이미 다 사용 10%로 할인해 주니 꽤 도움이 된다
황룡농기계수리센터에 가서 기계톱을 봐달라고 기계톱날이 벗겨져 다시 조립했는데 뭔가 잘못되었는지 헐렁하다고 수리기사가 살펴 보더니 간단히 고쳐준다 그러면서 기계톱을 사용하다 보면 날이 헐거워져 고장이 잘 난다며 쓸 때마다 날을 조정해 가며 쓰는게 좋다고 날을 조정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준다 그 방법을 내 손에 익히면 참 좋겠는데 과연 그게 될까? 고맙다며 서비스료를 계산하려 했더니 그냥 가시란다 간단히 고쳐주어 받지 않나보다 그러나 수고스러움에 대해 참 고맙다 언제 음료수라도 사다 주어야겠다
옆 프라자에 들러 케이블정리선과 복합비료 병아리 모이를 샀다 케이블 정리선이 생각보다 비싸다 한봉지에 19,000원 프라스틱인데 뭐가 이리 비싸나
호장굴에 가니 작은형님이 계신다 양파 심을 자리에 물을 주고 있다 너무 말라 물을 좀 주고 심어야겠단다 호장굴에 개 한 마리가 들어와 묶어서 기르고 계신다 아무리 쫓아도 도로 들어오길래 묶어서 기르고 있단다 복이 굴러 들어 온 것같다 했다 개가 참 순박하게 생겼다 호장굴은 산 밑이라 개 한 마리 길러도 좋겠다
형님이 사다 놓은 양파 모종 중에서 두 판을 가져 왔다 두 판이면 충분히 심을 것 같다
마트에 들러 토요일에 쓸 일회용 접시와 수저 젓가락 소주등을 샀다 미리 준비해 놓는게 좋겠다
문사장 전화 어제 택배 보낸 줄 알았더니 오늘 보낸단다 그럼 내일쯤에 도착할 것같다고 난 오늘 오면 대강 손질하고 초벌을 끓여두려 했는데 내일은 꼭 도착해야할건데... 그렇지 않음 토요일에 지장이 있겠다
고구마 한조각 먹고 양파 모종을 심었다 양파 모종이 모종판에 들어 있다 지난번 노열 동생이 가져다 준 모종과는 크게 차이 난다 그러나 작은 형님께선 큰 모종보다 작은 모종이 더 좋다신다 작년에도 형님이 사다 준 모종을 심었더니 숫양파가 하나도 없었다 숫양파가 많아지면 양파 농사는 버리게 된다
한두둑 반인데 꽤나 시간이 걸린다 쪼그려 심으니 무릎이 무척 아프고 일어서면 어질하다 아이구 일을 못하겠다며 내년엔 심지 말자고 하니 그래도 우리 먹을 건 가꾸잔다 이거 꼭 우리가 가꾸어 먹어야하하나?
양파심고 물을 주고 있는데 유국장이 왔다 마을에 들렀다가 올라왔다고 항상 봐도 반갑다 올라가 차나 한잔 하고 가라고 차한잔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 옆집이 이사간다고 했더니 참 잘 되었단다 이젠 한시름 놓았다고 그래 그간 괴롭힘을 당한 걸 생각하면 이사 가버리니 속이 뻥 뚫린 느낌 이젠 더 즐기며 살아야겠다 토요일 바둑 대회때 소머리 하나 삶으려고 하니 남수 동생이랑 같이 오라고 했다 오골계 한 마리 잡아 줄까 했더니 집에서 키운 걸 어떻게 먹냐고 이건 약으로 먹는건데... 언제 한 마리 잡아 주어야겠다
집사람이 마당가 석축에 난 잡풀을 정리해 버리잔다 겨울 돠면 다 없어 질거라니 너무 보기 싫단다 항상 가꾸고 정돈된 걸 좋아하는 집사람이라 석축사이에 죽은 풀들이 신경 쓰이는가 보다 대강대강 정리했다
내일 소마리를 삶으려면 미리 솥을 씻어 두는게 좋겠다 무쇠솥을 다시 씻고 불을 땠다 물기가 있으면 쉽게 녹슬어 버리니 불을 때 말리는게 좋다
호용동생 식당에서 소머리 국밥도 한다 전화하여 소머릴 어떻게 삶느냐고 물어 보니 소머릴 한번 끓여 내어 손질한 뒤 삶는단다 자기는 별 양념 같은 걸 하지 않고 맹물에 그대로 삶아 낸다고 삶은 물은 모두 버려 버린단다 아니 그렇게 삶아 소머리가 맛있을까? 호용동생 식당에서 소머리 국밥을 먹어 보면 맛이 별로였다 양념없이 삶아 그런 것 아닐까? 호용동생이 소마리 손질하는데 꽤 시간 걸린다고 특히 귀와 코 혓를 잘 씻어 내야 잡내가 없을거란다 그냥 간단히 삼겹이나 구워 먹지 그 어려운 걸 선택했냐고 알고보니 꽤나 어렵다 그래도 별 수 없지 이미 결정해 추진해 버렸으니 마무릴 잘해야겠다
이것저것 하다보니 어느새 4시가 넘었다 산그림자는 벌써 마을 까지 내려갔다 오늘 일 많이 했다며 막걸리 한잔 어제 남은 간을 썰고 지레를 좀 썰었다 지레는 껍질을 벗겨야하는데 잘 벗겨지지 않는다 조금 벗기다 말고 남은 간과 함께 삶아 버렸다 삶아서 썰어 먹는게 더 좋겠다
베란다에 앉아 막걸리 한잔 집사람은 집 둘레를 돈다 틈만나면 운동한다 그만 돌고 같이 막걸리 한잔 하자고
몸도 아픈데 집에 사람을 초대해 미안하다 앞으로 내가 사람들을 집으로 얼마나 초대하겠냐고 이제는 갈수록 어려울 것같다 또 소머리를 삶아 대접한다는 것도 쉽지 않을 것같다 마지막 도전하는 마음으로 한번 해보자고 했다 집사람도 그러잔다 참으로 고맙다 소머리 삶으면 고기가 많다고 하니 형제들도 올 수 있으면 와서 같이 먹었음 한다 일요일이라도 올 수 있음 좋겠다 이야기나누다 막걸리 한병을 홀라당 마셔 버렸다 왜 이렇게 날마다 술만 좋아하는지...
저녁은 생략하고 집사람 부황 떠주고 일찍 잠자리로 얼큰히 취기 올라 잠이 온다
어둠속 수탉 회치는 소리 아침이 오고 있음을 알린다 님이여! 10월의 마지막 금요일 한 주 마무리 잘해가시면서 오늘도 님의 따뜻한 마음 널리 나누어 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