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2일...42.195km (105km)
많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를 외면 하고,
예보가 빗나가길 간절히 주문해 본다.
새벽 5시 ...
속절 없이 비는 내리고, 우중 산행은 해 봤어도 우중 달리기는 처음인지라
걱정이 된다.
화도 휴계소에서 몇몇 님들을 만나 산성님 차로 대회장으로 향한다.
90회 치타님 60회 넘는 산성님의 경험담을 들으며 ... 우중 달리기도 매력이 있을 것 같다.
8시쯤 대회장에 도착..
기관차님은 수염? 몸매?때문에 mbc인터뷰에 발탁되었다.
역시 튀는 사람은 어디가나 튀나 보네.... 출연료도 받는다 던데.
어수선한 대회장 분위기...
주차 문제로 출발이 지연 되고 있다.
비닐을 쓰고 흥겨운 음악에 몸을 움직이며 출발전 콩당거리는 가슴을 진정 시켜본다.
친정 엄마가 출산하러 댓돌에 신발을 벗어 놓고 방으로 들어 가면서 내가 다시 저 신발을
신을 수 있을 까 하는 생각을 하셨다는데...
난...걷지 아니하고 아무런 탈 없이 이 곳으로 돌아 올 수 있을 것인가 ??
빗 속을 달려 나가는 달림이들
나도 그 중 한점이 되어 달린다.
뜨거운 태양 대신 축복?의 비를 맞으며 천천히 몸을 달구어 본다.
터널에서 몸이 마를 만 하면 다시 나와 몸을 적시고 다시 들어가서 말리고를 반복한다.
5키로 구간 26분 ...
열심히 달린것 같다.
55키로 울트라를 뛰는 님들이 10키로 구간에서 간간히 보인다.
이쯤해서 오늘 하프 뛰는 분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데...
기관차님이 뒤에서 힘~~~하며 나를 추월해 간다.
10키로에서 파워젤을 먹고 얼마쯤 달리는데 배가 살살 아파온다.
살살 아파 오는 것이 볼 일을 봐야 할 것 같아진다.
큰일이다
이 도로에 화장실이 있을리 없고 터널 안에서 해결 할 수도 없고
아마도 파워젤이 문제 인것 같은데...
여러 생각이 든다.
어찌 해결 해야 하나 ... 까스 배출을 두어번 하고 나니 배 아픔은 잠시 사라지는 것 같다.
끝 없이 펼쳐 지는 은근한 오르막
저 터널만 통과 하면 또 저 터널만 통과 하면 다가갈 수 있겠지 골인 지점에...
하프를 반환해서 돌아오는 천리마님 산수유님을 만나고 짝지님을 만나서 화이 파이브 하며
서로를 응원해 본다.
터널 입구에서 마주 대한 현월님 ... 한번 뵌적은 없지만 두손 번쩍 들어 흔들 었더니
의아해 하는 표정으로 서로가 엇갈린다.
저 여자가 누구지 ?? 하면서 달려 가셨을 것이고 난 나에게 주어진 길을 다시 달려 간다.
치타맨님이 힘!!!
천클에서 내가 맨 끝이구먼... 오늘의 폭탄이네 !!!
파워젤을 하나 더 먹는다.
다시 배가 살살 아파 온다.
파워젤이 문제 인것 같다
안 먹고 뛸 수도 없고 ... 배 아품에 신경이 쓰인다.
처벅처벅 뒤에서 달려 오는 달림이 발자국 소리 .... 어느덧 나와 나란히 서서 무언의
발 맞춤을 하는 달림이 ... 정확하게 내 보조에 맞추어 한참을 달리다 사라지고 ...
또 가다 보면 발 맞추어 달리고 사라지고 또 같이 발맞추어 달리고....누구야 ???
나는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릴뿐 이다
터널 위 산 자락에 걸려 있는 구름은 평화롭기만 한데 나는 이 묵직한 육신과 삶의 고뇌를
이끌고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보지 않으면 마음에 없고 마음에 없으면 존재 하지 않는다는데...
보고 마음에 담았기에 나는 존재 하고 있는 것인가?
오른쪽 고관절과 발목이 조금씩 불편해져 온다.
이제 얼마남지 않았는데...
5키로 ... 키로당 6분 페이스로만 달리면 4시간 이내에는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고지가 바로 저기인데... 최대한 6분을 유지 하려 안간힘을 써 본다.
마지막 오름 길은 호흡을 극에 달하게 하고 고통의 한계를 넘나들게 한다.
마음은 저기에 가 있는데 몸이 쫓아와 주질 않는다.
마지막 한 걸음까지 최선을 다해서 골인 !!!
믿기지 않은 sub 4를 한 것이다.
3시간 57분 37초 02...
나와는 상관 없을 것 같은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흘린 땀의 결과 이리라...
손에 쥐어진 예비 8위 확인증에 한번 더 기쁨을 만끽하고 반갑게 맞아주는 님들과 기쁨을 함께 한다.
우유빛 구름 걸려 더욱 푸르름을 돋보이게 하는 삼악산 ...
흥건히 젖어서 손만 대면 빗물이 주루룩 흐를 것만 같은 숲을 벗하며 닭갈비 집에서 처음 뵙는 회원님들과
오늘 하루의 곤함을 날려 본다.
오늘 주로에 쏟아 놓은 삶의 무게 만큼 내 육신과 정신은 가벼워짐을 느낀다.
다시금 뜨거운 태양이 그리워진다.
뜨거운 태양 아래 한 마리 개미가 되어 삶의 연장선에서 나는 달리고 있을 것이다.
클래식 음악처럼 잔잔하고 우아하게.... |
첫댓글 무사이님 뜨거운 태양 아래서 흘린 땀방울이 결국은 Sub-4라는 열매를 맺으셨군요 추카~~추카~~드려요. 무사이님 힘...저는 우중주에 2분 단축(1시간 41분 22초)
무사이님~수고하셨습니다. 대단하세요.긴~문장속에 출발부터 도착지까지 생중개 감동입니다.배아픈것은 끝까지 잘 참으셨나봐요? 축하~합니다.힘찬 박수를 보냄니다. 짝짝짝~~~
그 동안 북한강에서 전설님과 힘들게 연습한 결과가 좋은 결실을 맺어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피로 빨리 회복하시고~~조만간 축하연 함 열자구요. 좋은 기록 세우신 전설~~무사이님 힘
미녀들은 달리기도 잘하나...더 분발하여 산수유님하고 둘이서 전국여성마라톤계를 쓸어버립시다."쓸어 버린다"는 멘트는 기관차 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