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잇지 못했다 떨어뜨린 모양이야 그러나, 그런 말이 어디 있어 너는 물어보지 않는다 있어 그런 말이 하고 대꾸할 것 없이 그냥 주워야 하는데 그 말은 아주 까맣고 지금은 너무 밤이야 깜깜해 보이지 않는다 나는 쪼그려 앉으려다 말고 바닥을 더듬대는 심정 찾지 못할 것은 알고 있었다 떨어진 것은 숨어버리니까 하지만 볼 수가 없구나 다른 누가 그 말을 주우면 어쩌나 주운 그것을 주머니에 쓱 넣고 내가 볼 수 없는 곳으로 더 깜깜한 밤으로 가버리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었으나 걱정은 말이 될 수 없고 그러니 대답도 될 수 없고 말과 말을 이어주지도 않는다 잇지 못한 저편에 너는 아직 말이 없다 너도 떨어뜨렸나 떨어뜨려 잇지 못하고 있나 그 말은 어떤 색일까 딱딱해서 바닥 위로 튀어 올랐다가 도르르 책상 아래로 까만 어둠 속으로 굴러간 것은 아닌지 그런 생각을 하느라 한참 나는 그대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