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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음의 美學
느티나무 잎 하나 빙그르르 휘돌며 떨어진다. 내 삶의 끝자락도 저와 같다.
어느 바람에 지는 줄 모르는 낙엽이 땅에 떨어지기까지는 순간이지만, 그럼에도 자세히 관찰해보면 그것은 분명히 절규가 아니라 춤추는 모습이다.
낙엽 지기 전의 마지막 모습은 어떠했을까. 아름다운 단풍이었다.
말년의 인생 모습도 낙엽처럼 화사(華奢)하고 장엄(莊嚴)한 파노라마(panorama) 이어라.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봄꽃보다 가을 단풍을 더 아름답게 본다.
아침 이슬도 아름답지만, 해 질 녘의 저녁놀은 더 아름답다.
‘삶의 유혹(誘惑)’과 ‘죽음의 공포(恐怖)’ 이 두 가지에서 벗어나고자 고민하는 것이 인생의 참 공부다.
죽음을 향해 가는 길이, 늙음의 내리막길이다.
등산도, 인생도 오르는 길 힘들지만, 내려가는 길은 더더욱 어렵다. 그래서 삶의 길을 멋지게 내려가기 위해, 늙음의 미학을 찾아보는 것이다.
늙음의 미학 제1장은 ‘비움의 미학’이다.
비움의 실천은 ‘버림’으로써 여백을 만드는 일이다.
버림이란 말이 맞지만, 너무 냉혹하게 들릴 수도 있다. 점잖게 ‘나눔’이라 해도 좋다.
꽃이 비록 아름답지만,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처녀가 설령 아름답지만, 처녀를 버려야 ‘옥동자’, ‘옥동녀’를 낳을 수 있다. 죽음이란 ‘버림’의 끝이다.
성취의 청춘도 아름답지만, 버림의 노년은 더욱 아름답다. 이것이 늙음의 미학이다.
주먹을 쥐고 태어나는 것은, 세상에 대한 욕심이요, 손바닥을 펴고 죽는 것은, 모든 소유로부터의 비움이다.
생의 가장 큰 가르침은 죽음이다. 선현은 죽음으로써 인생의 진리를 깨우쳐준다.
채운다는 관점에서 보더라도, 비운 만큼만 채울 수 있다.
집지양개(執之兩個)요, 방즉우주(放則宇宙)다. 두 손으로 잡아보았자 두 개뿐이요, 놓으면 우주가 내 것인 것을...
◯ 늙음의 미학 제 2장 ‘노련의 미학’
노련이란 단어에는 늙을 로(老)자를 쓴다. ‘노’자에는 ‘노련하다.’는 의미가 있다.
오랜 세월의 경륜에서 오는 노하우(know-how)가 있어, 노인은 노련한 경험의 결정체다.
노인은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신중함이 있다.
술을 마셔도 젊은이처럼 속수무책으로 쓰러지지 않는다. 그리하여 부도옹(不倒翁)이란 별명이 붙은 것이다.
◯ 늙음의 미학 제 3장은 ‘점잖음의 미학’
노인이 되면 언행이 무겁되 어둡지 않다. 품격이 고상하되 야하지 않다. 그래서 ‘점잖다.’라는 말이 성립된다. 곧 ‘젊지 않다.’는 말이다.
젊은이처럼 감성에 쉬이 휘둘리거나, 분위기에 가볍게 흔들리지 않는다.
지하철을 공짜로 타고 다니는 ‘지공거사’로서 젊은이의 잘못을 보고도 잘 나무라지 않음은 힘과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들도 그러한 시절을 겪어왔기 때문에 이해하고자 함이다.
점잖음, 그것은 중후한 인생의 완결이자, 노인이 보여줄 수 있는 장엄한 아름다움이다.
◯ 늙음의 미학 제 4장 ‘생각의 미학’
노인이 되면 이런저런 생각이 많다. 그러다 보니 했던 말을 또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생각은 일념통천(一念通天)의 지혜의 샘물이다.
‘늙은이(늘그니)’는 ‘늘 그 자리에 있는 이’다. 생각이 깊고 많기 때문이다.
그저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게 아니라, 세상을 염려하고, 가문을 지키면서, 늘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사고(思考)의 ‘고(考)’자는 ‘늙을 로(老)’ 변에 속하며 ’생각하다.‘는 뜻이다.
노인회(老人會)나 기로연(耆老宴)은 생각이 많은 분들의 모임이다.
◯ 늙음의 미학 마지막 장은 ‘3분의 2의 미학’
흔히 몸은 늙었어도 마음은 아직 청춘이라고 항변하는데, 이 말은 사실이다. 정신의 나이는 육신의 나이에 3분의 2에 불과하다.
60세면 40세로 생각하고, 90세면 60세로 생각한다. 마음마저 육신과 똑같이 늙었다고 생각하면 삶이 위축된다.
죽는 날까지 젊은이의 기상으로 살아가야 한다. 젊은 생각으로써 씩씩한 만년을 맞이해야 한다.
인류의 평균연령이 급격히 늘어감에 따라, 온 세상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퇴직의 새벽을 맞이하면 인생 새 단장(remodeling)을 반드시 해야 한다.
내 남은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 바로 오늘이다. 어제 죽은 자가 그토록 소망하던 오늘이다.
영리하고 재주가 있는 사람을 일러 총명(聰明)하다고 하는데, 총(聰)은 귀가 밝다는 뜻이며, 명(明)은 눈이 밝다는 뜻이다. 나이가 들면 눈과 귀가 어두워진다.
모든 기능이 저하되어 자세히 볼 수 없고, 또렷하게 들을 수 없다. 하지만 문제없다. 쑥떡 같이 얘기해도 찰떡 같이 듣는 훈련을 평생 해온 그들이기 때문이다.
요즈음의 젊은이들은 찰떡 같이 얘기해도, 쑥떡 같이 건성으로 들어버리니 낭패(狼狽)다.
아름다움의 끝은 죽음이다.
단풍잎이 어느 이름 모를 바람에 느닷없이 똑 떨어지듯이 그렇게 죽는 것이, 오복의 하나인 고종명(考終命)이다.
죽고 사는 것이 달려 있는 매우 위태한 고비를 일러, 사생관두(死生關頭)라 한다. 사관(死關)은 죽음의 관문(關門)인 것이다. 낙엽 지듯 관문을 통과하는 것이 고종명이다.
목숨이 끊어진다는 말은 식도(食道)인 목과, 기도(氣道)인 ’숨‘이 끊어진다는 말이다. 밥이 맛을 잃으면 30일 만에 죽게 되고, 공기가 맛을 잃으면 3분 만에 죽게 된다. 순간의 유명(幽冥)이다.
나뭇잎 떨어지듯, 정전(停電)되듯, 눈 깜짝할 사이에 밝음과 어둠이 새벽별 보듯 또렷하다.
신(神)의 품에 다가가는 아름다운 구속···.
사유(思惟)의 대 자유(大自由), 자유(自遊)의 대 자유 속에서 늙어가는 즐거움을 그대는 아는가...
<퍼온 글>
💜 가슴아픈 인생길
https://m.cafe.daum.net/dreamt/TFjc/16649
날씨 참 좋다
닭장 옆 은행나무
노르스름하게 물들어 간다
날마다 더 짙어지겠지
아침 산책
까치들이 동네안 전깃줄에 가득 앉았다
이렇게 동네안에서 모인 적 없었는데...
먹이 찾으러 나가기 전
지들끼리 모여 회의 하나?
까마귀 한 마리 꺄옥하며 지나가니 까치 몇 마리가 까마귀를 쫓는다
까마귄 황급히 자릴 피해 멀리
요즘엔 까치가 대장
때론 솔개한테도 무리지어 공격하기도 한다
덕실교까지 힘차게 걸었다
저번에 친구가 와서 하루에 두시간 이상씩 걸었더니 무릎이 상했다며 우리 나이엔 적당히 걷는게 좋겠다는 말이 생각난다
어쩜 힘이 남아 돌아도 아끼는게 좋을지 모르겠다
우리 나인엔 더 좋아지길 바랄 수 없다
현상 유지만도 좋은데 그게 가능치 않다
아 가버린 세월
그런다고 기 죽을 순 없지
체조하고 돌아섰다
오늘은 들판에 까치떼만 있다
다른 새들은 보이지 않는다
아까 동네 전깃줄에서 회의 하고 있던데 모두 들판으로 나왔다
새들이 요일따라 나오나?
엊그젠 산비둘기가 들판을 차지 했다
무슨 사정들 있겠지
동물 챙기는데 내가 가장 아끼는 수탉이 말목 사이에 머리가 끼어 거의 죽어 가고 있다
아마 숫기러기에게 쫓기다 머리가 끼어 밤새 빠지지 못하고 기진해 버린것같다
머리를 빼내니 그대로 고
어허?
좀 특이한 수탉이라 오래 길러 씨를 받으려 했는데...
저놈의 숫기러기를 없애 버려야겠다
왜 그리 수탉을 못살게 구는지 모르겠다
다리를 묶어 두었다가 불쌍해서 풀어 주었더니 결국 사고를 쳐 버렸다
닭 몇 마리 키우려면 사나운 숫기러기부터 없애야겠다
부화기 안을 보니 병아리 한 마리가 태어났다
이제 막 태어 난 것같다
참 신기하다
알 낳았던 순서대로 한두마리씩 태어나는 것같다
지금도 알이 다섯 개가 있으니 또 병아리가 나올까?
기다려 보아야겠다
아침밥 데워 한술
묵은지가 맛있어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
묵은지 넣고 비벼 맛있게 잘 먹었다
닭을 손질해 놓고 황룡장에 가자고
오늘은 장에 가서 홍어무침도 찾고 대파등을 사와야겠다
닭을 손질하는데 덩치가 크다 보니 꽤 시간 걸린다
묵은 닭인데다 수탉이라 뼈가 무척 억세다
거의 한시간 걸려 손질을 마쳤다
택배기사 문자
4시경에나 배달 될 것 같다고
아이구 그 때 오면 손질하기 어려운데...
전화해서 내가 찾으러 가면 안되냐고 물어 보니 이미 물건을 시간별로 쌓아 버려 안된단다
4시면 너무 늦어 안된다고 하니 그럼 두시까지 배달해 주겠다고
그렇게라도 해주면 참 고맙겠다고
오전에 오면 오후에 소머릴 삶으려 했는데...
오늘은 초벌만 삶아 손질해 두어야겠다
황룡시장 안에 있는 서삼수산에 가서 주문해 놓은 홍어무침을 찾았다
맛있게 잘 무쳤냐고 하니 맛보라며 조금 내어 준다
홍어무침을 내 놓을 때 미나리를 조금 넣어 다시 비빈 뒤 내 놓으란다
무침에는 미나리를 넣지 않았단다
미나리를 넣어 무쳐 놓으면 물이 생겨 안좋다고
미나리는 먹을 때 넣는게 좋단다
난 처음 알았다
미나리를 넣어 맛보라하는데 맛이 괜찮다
내일 이렇게 미나리 넣어 다시 무쳐 내놓으면 되겠다
대파 한단을 사고 미나리를 사려는데 미나리가 나오지 않았다
지금 철엔 미나리가 무척 비싸 떼어 오지 않았다고
별 수 없다
마트에 가서 사자며 꼬막만 한봉지 샀다
내일 꼬막도 내놓으면 괜찮겠다
마트에 들러 미나리를 물어 보니 가격이 비싸 가져다 놓지 않았다며 조그맣게 포장해 놓은 건 있단다
진열대에 포장된 걸 보니 한줌도 안되는데 가격은 3,500원
평소 미나리 한단 값
그래도 별 수 없다며 두갤 사고 생수도 샀다
난 항상 물을 끓여 먹지만 내일은 많은 분들 오면 생수를 내놓는 것도 괜찮겠다
집사람이 식사나 하고 가자기에 사거리 만석식당에 들러 바지락 칼국수 한그릇
여기 음식이 내 입맛에 맞는데 오늘은 칼국수가 좀 싱거운 느낌
항상 일정한 맛을 낸다는게 쉽지가 않지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다고
집에 와서 막걸리 한잔
점심 먹으며 마시지 않았으니 홍어 무침에 한잔하고 택배 올 때까지 잠이나 한숨 해야지
집사람과 같이 한잔하고 사 온 대파를 상추밭 옆에 심었다
대파는 땅에 묻어 두었다 필요할 때 뽑아 사용하면 좋다
부화기 안을 보니 병아리 두 마리가 태어나 한쪽에 구석에 눈을 감고 있다
아침엔 한 마리였는데 오전에 또 한 마리가 태어났나 보다
녀석들을 데려다 화장실에 있는 육추기 안에 넣어 주었다
이제 육추기 안에 모두 15마리
잘 커야할건데...
내일 쓸 대파를 다듬고 있는데 택배가 왔다
2시까지 가져다 준다고 했었는데 1시 못되어 가져왔다
내가 재촉해 빨리 가져다 준 것같다
뼈와 고기를 따로 분리해 보내왔다
집사람이 먼저 기름덩어리등을 제거하며 고기를 다듬자고
그도 괜찮겠다
집사람이 칼로 살에 붙은 기름을 잘 도려낸다
난 옆에서 잡아 주기만
내가 해야하는데...
도려낸 기름덩어리만 해도 냄비 가득이다
우리 솔이와 뻥이에게 주면 아주 좋아할 것같다
거의 시간 반 가까이 걸려 기름을 잘라냈다
찬 물에 40여분을 담가 두었다가
뼈와 살을 따로 솥에 넣고 초벌 삶아 냈다
삶을 때 월계수 잎 소주 생강 칡덩굴을 넣었다
이렇게 넣으면 잡내를 잡을 수가 있다고 한다
들깨와 참깨대 등을 모두 때고 대나무등도 때었다
거의 한시간 가량 불을 때니 펄펄 끓는다
고기를 건져 내어 다시 손질
귀에 난 털은 가위로 자르고 토치불로 그을려 손질했다
소머리 손질하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돼지머리 손질하는것보다 몇배의 공력이 들어간다
그래서 쉽게 소머릴 사다가 해먹지 못하는 것같다
초벌 삶은 물을 다 버리고 솥을 다시 씻은 뒤 손질한 고기를 넣었다
소머리뼈도 마찬가지로 손질해 다시 넣었다
집사람이 여기에 대파 사과 마늘 배 대추등을 포에 담아 넣는다
이렇게 같이 삶으면 고기와 국물맛도 괜찮을 거라고
이거 처음 해보는 일인데...
우리가 너무 무모한 도전을 하는 것 아닐까?
그러나 이미 시작한 일
모두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지
어느새 어둠이 내리기 시작
여섯시가 넘었다
오후내 소머리 가지고 씨름했다
불은 내일 아침에 때기로 하고 뒤처리 한 후 방으로
오늘 저녁은 고구마 한 개로
몸이 좀 피곤하다
집사람 부황 떠주고 일찍 잠자리로
어둠속에 가로등 불빛만 반짝인다
이젠 풀벌레 소리도 숨죽였다
님이여!
어느새 10월의 막바지
열린 날은 빨리도 갑니다
10월 마무리 해가시면서 고운 단풍 찾아 나들이 해보심도 힐링이리라
오늘 하루도 곱게곱게 익어가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