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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애분통(灼艾分痛)
자기 몸에도 뜸질을 하여 남의 고통을 함께 나눈다는 뜻으로, 형제간의 우애가 두터움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灼 : 사을 작(火/3)
艾 : 애쑥 애(艹/2)
分 : 나눌 분(刀/2)
痛 : 아플 통(疒/7)
(유의어)
자죽분수(煮粥焚鬚)
출전 : 송사(宋史) 태조기(太祖紀)
송(宋) 태종(太宗)이 병이 나자, 형인 태조(太祖)가 친히 뜸을 떠 주었는데, 태종이 뜨거워 하는 것을 보고, 태조 역시 자기 몸에 뜸을 떠서 그 아픔을 서로 나누어 가졌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이 성어는 송(宋)나라의 태조(太祖) 조광윤(趙匡胤)과 태종(太宗) 조광의(趙匡義) 형제간의 우애를 말한다.
송(宋)나라의 태조(太祖) 조광윤(趙匡胤)은 성품이 어질었고, 형제 사이에 우애가 매우 두터웠다.
태조는 일찍이 측근들에게, '태종(晉王) 조광의(趙匡義)는 용이 하늘을 달리는 것과 같고 호랑이 걸음걸이 와 같거든, 그리고 그가 태어날 때엔 특이한 일들이 있었지. 아우는 뒷날 반드시 태평한 세상을 만들어 훌륭한 천자가 될 것이야. 아우가 갖추고 있는 복과 덕을 나는 미치지 못한다 말야.'
每對近臣言: 太宗龍行虎步, 生時有異, 他日必為太平天子, 福德吾所不及雲.
진왕(晉王)은 태조의 뒤를 이어 송의 황제 태종(太宗)이 되어 중국을 통일한 인물이다.
한번은 아우인 진왕(晉王)이 심한 병을 앓아 뜸을 뜨면서 몹시 괴로워하는 것을 보자, 태조는 자기도 뜸을 놓아, 직접 그 괴로움을 맛보며, 아픔을 나누면서 아우를 아꼈다.
受命杜太后, 傳位太宗. 太宗嘗病亟, 帝往視之, 親為灼艾, 太宗覺痛, 帝亦取艾自灸.
(宋史/太祖紀)
증광현문(增廣賢文) 거운(去韻)
骨肉相殘, 煮豆然萁.
골육끼리 서로 죽이니 콩을 삶는데 콩깍지를 떼는 것과 같구나.
兄弟相愛, 灼艾分痛.
형제가 서로 사랑하니 쑥뜸의 고통도 나누는구나.
詩經 小雅 常棣之篇
第一 鹿鳴之什
164. 상체(常棣) : 아가위 나무
常棣之華, 鄂不韡韡.
뒷동산의 아가위 꽃 울긋불긋 피었네.
凡今之人, 莫如兄弟.
세상사람 있어도 형제 같은 사람 없지.
死喪之威, 兄弟孔懷.
죽을 고비 닥쳤어도 형제 서로 생각하네.
原隰裒矣, 兄弟求矣.
어려운 당할수록 형제들은 구해주네.
脊令在原, 兄弟急難.
할미새도 무색해라 형제끼리 바삐 돕네.
每有良朋, 況也永歎.
좋은 벗은 있지마는 탄식하며 바라만 봐.
兄弟鬩于牆, 外禦其務.
집안에서 싸운 형제 밖의 모욕 함께 하네.
每有良朋, 烝也無戎.
좋은 벗이 있지마는 급할 때는 도움 안 돼.
喪亂旣平, 旣安且寧.
어려운 일 해결되어 편안하고 안정되면.
雖有兄弟, 不如友生.
비록 형제 있다하나 벗들만 못해 보여.
儐爾籩豆, 飮酒之飫.
성찬을 갖춰놓고 흡족하게 마셔보세.
兄弟旣具, 和樂且孺.
형제 모두 모였으니 이 아니 즐거운가!
妻子好合, 如鼓瑟琴.
처자가 화합하여 금(瑟)을 뜯고 슬(琴)을 뜯네.
兄弟旣翕, 和樂且湛.
형제간에 우애(友愛) 있어 그 더욱 즐겁구나!
宜爾室家, 樂爾妻帑.
온 집안이 편하도록 처자(妻子)들이 즐겁도록
是究是圖, 亶其然乎.
노력하여 구한다면 그렇게 될 것이다.
(說)
이는 형제(兄弟)들이 모여 음식을 차려놓고 잔치를 하면서 부르던 노래의 가사이다. 유가(儒家)의 철학에서는 현실의 일상적인 삶의 형태를 긍정하고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일상의 삶 속에 내포되어 있는 ‘인간 존재의 본질’을 직접 추구해 들어가는 방법을 취한다.
시경(詩經) 소아(小雅) 상체지편(常棣之篇)은 바로 그 가족의 친애와 화합을 통하여 가정의 화락과 기쁨을 최고의 덕(德)으로 여긴다. 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행복할 것이다.
형제간의 우애
양녕대군은 태종의 맏아들로 일찍이 세자에 책봉이 되었으나, 셋째인 충녕대군(세종대왕)의 현명함을 알아채고 둘째인 효령대군과 함께 왕위를 양보한 인물이다.
그는 세자에서 물러난 후 호방한 무리들을 모아 토끼를 몰고 여우를 잡는 등 날마다 사냥을 일삼았고, 시와 여인을 사랑하고 팔도를 유람하는 진정한 풍류객이었다.
세종 즉위 후, 얼마 뒤 양녕대군은 임금에게 평안도를 다녀오겠다 하였으나, 세종은 그곳에 어여쁜 여인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는 이를 만류하였다.
그러나 끝내 양녕대군의 뜻을 꺾지 못한 세종 임금은 만약 형님이 색을 조심하고 탈 없이 돌아온다면 돌아오는 날 잔치를 열겠다고 약속하였다.
이에 양녕은 필히 약속을 지키겠다고 다짐하며, 즉시 연로변의 각 고을과 평양 전체의 수령들에게 '자신에게 술과 여자를 권하는 자는 엄히 다스리겠다'는 공문을 띄우고는 평안도로 길을 떠났다.
그러나 형님의 성정을 잘 아는 세종은 아름다운 평안도를 다녀오면서 술이나 여자를 대하지 못한다면 양녕에게 필시 한이 남을 것이라 생각하여, 비밀리에 미색을 동침시키라는 어명을 내린다.
그러자 감사는 미색이 평안도에서 으뜸이고 기특한 꾀도 있는 열여섯살의 '정향'이라는 기생을 준비하였다. 그리고는 이튿날 객사의 정남쪽에 담 한 곳을 허물어 마치 비바람에 손상된 것처럼 꾸미고, 담밖에도 한 채를 수리하여 그녀가 거처할 집을 만들어 놓았다.
드디어 양녕대군이 평양에 당도하였다. 객사로 들어와 사방의 산들을 두루 바라보니 풍경이 매우 아름다웠다. 조금 후에 감사가 앞으로 와서 절을 올리고 진수성찬인 큰 상을 내왔지만 양녕대군은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
그런데 조금 후 담이 무너진 곳으로부터 고양이 한 마리가 닭다리를 물고 앞으로 달려와 양녕대군이 앉아 있는 마루 밑으로 들어가려 하였다.
그리고 그 뒤에 어떤 여자가 장대를 들고 고양이를 쫓아 와서는 거의 뜰 가운데 이르렀다가 좌우에 있는 나졸들이 큰 소리로 꾸짖자 멈추었다. 이에 양녕대군이 나졸을 시켜 여자를 가까이 오게 하니, 나이는 17-18세쯤 되어 보였는데 용모가 아주 뛰어났다.
그녀는 소복을 입고 뜰 아래에 꿇어 앉아서 울며 하소연했다. '소녀는 금년 18세이옵니다. 남편을 잃고 혼자 산 지 반년도 못 되었는데 저 요망한 고양이가 죽은 남편의 상식에 쓸 닭다리를 물고가기에 분한 나머지 지엄하신 분이 마루 위에 계신 줄도 모르고 그만 이렇게 죽을 죄를 지었으니 죽을 목숨을 살려주시기 바랍니다.'
그 여인은 꾀꼬리처럼 혀를 교묘하게 놀리니 아름다운 목소리가 구슬퍼 말마다 애처롭고 소리마다 슬프게 들리었다. 또한 구름 같은 머리는 치렁거리고 눈물을 뺨을 적시니, 예쁜 자태와 고운 말소리가 양녕의 애간장을 녹였다.
그녀를 포졸들은 꾸짖었으나 양녕대군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보내주었다. 날이 저물고 객사에 외로이 앉아 있던 양녕대군에게 생각나는 것은 오직 고양이를 쫓아온 젊은 여인뿐이었다.
그는 그녀를 잊을 요량으로 밖으로 나와 산보를 하였으나, 소복을 입은 여인의 아름다운 자태가 끊임없이 눈앞에 아른거리고, 울며 하소연하던 부드러운 목소리가 귓가에 완연하였다. 잊으려고 해도 잊기 어려웠고 생각하지 않아도 저절로 생각이 났다.
결국 양녕대군은 아무도 모르게 그녀의 집으로 찾아가 사립문을 살며시 열고 들어갔는데 등불이 문틈으로 새어 나왔다. 그가 창문을 뚫고 들여다 보았더니 그녀가 등불 아래 혼자 앉았는데 참으로 꽃이 부끄러워할 정도의 미색이었다.
양녕대군은 일견에 춘심이 동하여 방문을 밀치고 들어갔으나, 놀란 그녀는 그를 보고 소리를 질렀다. 이에 양녕대군은 자신은 낮에 본 대군이라 소개하며 자신이 그녀에게 반한 애달픈 심정을 고백하였다.
그러자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양녕대군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소첩이 비록 어리석다 하더라도 어찌 대감의 존귀함을 모르오리까? 다만 소첩의 지아비가 나이 겨우 10여세로 부부의 이치를 알지 못하고 혼례를 올린 지 몇 달 만에 갑자기 죽었는데 지금 거의 반년이 되었습니다. 다만 이 몸을 돌아보면 큰 인륜이 이미 정해졌기에 한번 죽기를 맹세하였습니다. 삼가 비옵건대, 대감께서는 불쌍히 여기시고 용서하시어 절개를 끝까지 지키도록 해주시옵소서. 사람이 비천하다 하여 가문의 부끄러움이 되지 않게 해주시옵소서.'
그리고는 벽에서 은장도를 뽑아 자결하려고 하였다. 이에 양녕대군은 황급히 그 칼을 빼앗아 던지고 손으로 그녀의 눈물을 씻어 주었으나, 그녀의 절개에 다시 한번 감동한 그는 이대로는 놔주기가 아까워 다시 한번 이렇게 간청하였다.
그렇다면 나는 병이 날 것인데 어떻게 하지? 너는 과연 나의 목숨을 구해주지 않을 셈이냐? 양녕대군의 말을 들은 그녀는 한숨을 쉬며 결국 그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였고, 양녕대군은 크게 기뻐하며 그녀와 동침을 하였다고 한다.
역시나 정향과의 동침은 마치 선녀와의 하룻밤처럼 달콤하고 황홀하였다. 이후에도 대군은 밤마다 그녀를 찾아왔고, 그녀와 남몰래 나누는 애정이 꿀 같이 달고, 그녀의 온갖 교태가 대군의 마음을 기쁘게 하였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형을 생각하는 세종이 꾸민 일임을 까맣게 모르는 양녕대군이었다. 대군은 날로 그녀에게 빠져들어 이미 10여 일이 된 줄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때는 봄과 여름이 교차하는 계절이 되었고, 양녕대군은 다음날 성천으로 떠나야 하는 상황이 되어 마음먹고 정향에게 사실을 말하였다.
이에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 이렇게 답하였다. '대감께서 돌아가시는 날 소첩은 서울로 따라가서 밥 짓고 물 긷는 여비가 되어 일생을 마치겠습니다.'
그러나 동생과의 한 약조를 어길 수 없었던 양녕은 이를 거절하였고, 정향은 흐느껴 울며 정인의 표시로 자신의 치마폭에 시조를 남겨 달라는 부탁을 하였다.
그녀의 부탁에 양녕대군은 이별의 슬픔을 담은 시 구난가(九難歌)를 그녀의 치마폭에 써 주고는 한양을 향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었다.
유별정향구난가(留別丁香九難歌)
難, 難.
어렵고, 어렵구나.
爾難, 我難.
너도 어렵고, 나도 어렵고나.
我留難, 爾送難.
나는 머물기 어렵고, 너는 보내기 어렵구나.
爾南來難, 我北去難.
너는 남으로 오기 어렵고 나는 북으로 가기 어렵구나.
空山夢尋難, 塞外書寄難.
공산에 꿈 이루기 어렵고, 변방에 소식 전하기 어렵구나.
長相思一忘難, 今相分再會難.
임 생각 잊을 일이 어렵고, 오늘 헤어지면 다시 만나기도 어렵겠구나.
明朝將別此夜難, 一盃永訣此酒難.
내일이면 이별이니 이 밤 지내기 어렵고,
한 잔이면 이별이니 이 술 들기도 어렵구나.
我能禁泣眼無淚難, 爾能堪歌聲不咽難.
내 울지 않아도 눈물 금하기 어렵고, 네 노래소리 목메이지 않기도 어렵구나.
誰云蜀道難於昇天難, 不如今日一時難又難
뉘라서 촉도 길이 하늘 오르기보다 어렵다 하더냐, 그보다도 오늘 이별이 더 어렵고 또 어렵구나.
한양에 당도하자 세종은 양녕에게 큰 연회를 베풀었으나, 정향을 잊지 못한 그는 떠들썩한 연회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 양녕의 마음을 이미 알고 있던 세종은, 비밀리에 정향을 한양으로 불러 대기시켜 놓고는 기생들에게 양녕대군의 시를 노래하게 하였다. 시조를 들은 양녕대군은 어리둥절하였고 세종은 그간의 사연을 이야기해 주었다.
모든 얘기를 들은 양녕대군은 정향과 세종에게 속은 것을 생각하며 한바탕 호탕하게 웃은 후, 아름답게 치장하고 그를 기다리는 정향과 감격의 재회를 하였다. 이렇게 하여 양녕대군은 세종의 배려로 사랑하는 여인 정향과 함께 자식을 낳으며 백년해로 하였다고 한다.
임금이 될 운명으로 태어났으나 동생에게 왕위를 양보한 양녕대군, 그러나 임금이 되어 백성을 다스린 세종보다 사랑하는 한 여인의 남자로, 풍류를 즐길 줄 아는 선비로 한세상 살다간 그의 삶이 어쩌면 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형제간의 우애
백씨훈(伯氏塤)은 백씨가 불던 질나팔이라는 말인데, '시경' 하인사(何人斯)에 '형은 질나팔을 불고, 아우는 젓대를 부는도다(伯氏吹塤, 仲氏吹篪)'고 하였다. 이는 형제가 서로 화목함을 의미한다.
훈지(塤篪)는 '시경' 하인사(何人斯)에 '백씨가 질나팔을 불거든 중씨는 젓대를 분다(伯氏吹塤, 仲氏吹篪)'고 한 데서 유래하여 형제간의 우애를 의미한다.
동피(同被)는 '한 이불을 덮는다'는 말로, 형제의 우애를 의미한다. 강굉(姜肱)은 후한(後漢) 사람으로 자가 백회(伯淮)인데, 두 아우인 중해(仲海)와 계강(季江)과 우애가 돈독하여 항상 한 이불을 덮고 잤다고 한다. (後漢書 卷83 姜肱列傳)
연지(連枝)는 한 뿌리로 이어진 가지로, 형제나 자매를 비유한다.
체악(棣萼)은 '형제'를 의미한다. '시경' 상체(常棣)에 '활짝 핀 아가위꽃, 얼마나 곱고 아름다운가. 이 세상에 누구라 해도, 형제만 한 이가 없나니(常棣之華, 鄂不韡韡. 凡今之人, 莫如兄弟)'라고 하였다.
형제간 우애하는 길
사임당은 자녀들을 가르침에는 형제들 간에 항상 우애있게 지내도록 당부했다. 그는 그 자녀들에게 앞서 말한 효(孝)와 더불어 제(悌)도 올바르게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가르쳤다.
효제(孝悌)란 어버이에게 효도하고 형제간에 우애하라는 뜻이다. 어버이를 효도로써 섬기는 일과 형을 공손히 섬기는 일은 인도를 실천하는 근본이다.
그러므로 예로부터 효제(孝悌)는 인륜(人倫)의 대본(大本)이오, 백행(百行)의 근본이라 한 것이다. 효(孝)와 제(悌)는 인위적(人爲的)이 아니라 자연적 애심(哀沈)에서 우러나오는 착한 마음으로 형께 공손을 바치는 것이요, 형께 공손을 바치는 일은 부모의 마음을 평안케 하여 효도를 바치는 일이 되는 것이다.
형제의 차례에 대하여 오륜(五倫)에서는 형은 우애로서 아우를 대하고 아우는 공손과 공경으로써 형을 대하며 서로 사랑할 것을 말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임당은 이 형우제공(兄友弟恭)을 자녀교육의 신조로 삼고, '동기간에 우애를 가지고 의를 상하게 하지 마라.' 그리고 '형은 아우를 사랑하고 아우는 형을 공경하라'고 가르쳤다.
또 기회 있을 때마다 시경(詩經)에 나오는 형제 화목의 노래를 그 자녀들에게 옮겨주기로 했다.
산 매자 꽃이 환히 밝지 않은가. 지금 세상사람 중에서 형제만한 이가 또 있는가. 죽음의 마당에서 형제는 간절히 생각하며, 송장이 쌓인 들판에서도 형제는 서로 찾는도다.
들에 있는 할미새가 바삐 날 듯 형제는 위난을 급히 구하는도다. 매양 좋은 벗이 있으되 이럴 땐 길게 탄식할 뿐이로다.
형제는 울안에서 싸우다가도 밖에선 업신 여김을 함께 막는도다. 비록 좋은 친구가 있다 하여도 누가 우리를 도와 주리오.
맛있는 음식을 늘어 놓고 취하도록 술을 마신다 하여도 형제가 갖추어 있어야 화락하고, 또 아내와 아들이 뜻이 맞아 거문고와 비파가 어울림 같다 하여도 형제가 한자리에 모여 있어야 즐겁고 또 기쁨이 길지니라.
또 때로는 7남매에게 형제간의 우애를 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이 이야기해 주기도 하였다.
옛날에 농사를 짓는 두 형제가 살았다. 그런데 추수 때가 되니까 형이 생각하기를, '동생은 새살림을 났으니 나보다 어렵겠지'라고 생각하고, 아우는 '나야 식구가 적어서 괜찮지만 형은 아이들도 많으니 나보다 살기가 힘들거야'하고 서로 걱정을 하였다.
형제는 밤중에 서로 몰래 각자가 추수한 볏 짐을 날랐다. 형은 아우의 집으로 날랐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볏 짐이 줄지 않아 서로 이상히 생각했다.
어느날 밤에, 열심히 볏 짐을 나르다가 드디어 마주치게 되었다. 형제는 서로 얼싸안고 기뻐서 울었다.
사임당은 이같이 가르치면서 이러한 마음씨를 7남매끼리 갖도록 하였다. 이러한 가르침을 받은 율곡은 형제끼리 항상 우애있게 지내면서 뒷날 '격몽요결' '거가장'에서 '형제는 부모의 유체(遺體)를 한 가지로 받아 나온 일신(一身)과 같으니 너와 나의 구별 없이 희비애락(喜悲哀樂)을 항상 같이 하여야 된다'고 하였고, 실제 율곡 형제들은 형우제공(兄友弟恭)을 통하여 인간적 사랑과 또 올바른 인간 생활을 우리들에게 시범하였던 것이다.
사임당은 이같이 7남매가 그의 교훈대로 생전에 우애있게 지내는 모습을 지하에서 보고서 대단히 기뻐했을 것이다.
오늘의 우리도 모든 사회발전의 핵(核)이 건전한 가정에서 비롯 된다고 볼 때, 사임당이 자녀들에게 가르친 부자자효(父慈子孝)하고 형우제공(兄友弟恭)하는 견실한 가정에서 인재도 배출되어 빛나는 집안을 이룩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 灼(불사를 작)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불 화(火=灬; 불꽃)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勺(작)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灼(작)은 ①불사르다(불에 태워 없애다), (불에)태우다 ②밝다 ③명백하다(明白--) ④선명하다(鮮明--) ⑤밝히다, 밝게 비치다 ⑥성하다(盛--: 기운이나 세력이 한창 왕성하다) ⑦화상(火傷)을 입다 ⑧굽다 ⑨놀라다, 두려워하다 ⑩성(盛)한 모양 ⑪화상(火傷)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불사를 분(焚), 불사를 소(燒)이다. 용례로는 명백하게 앎을 작지(灼知), 명확하게 살핌을 작찰(灼察), 뼈를 살라서 점을 치는 법을 작골(灼骨), 빛나는 모양 또는 명백한 모양을 작연(灼然), 새빨갛게 불에 닮 또는 찌는 듯이 몹시 더움을 형용하는 말을 작열(灼熱), 언동이나 태도 따위가 여유가 있는 모양 또는 빠듯하지 않고 넉넉한 모양을 작작(灼灼), 석쇠를 달리 이르는 말을 작철(灼鐵), 갈고 닦으며 연구함을 찬작(鑽灼), 근심하여 속이 몹시 탐을 초작(焦灼), 빛나며 반짝임을 혁작(赫灼), 불에 태움 또는 큰 세력을 가지고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훈작(熏灼), 불을 보는 것과 같이 명백함을 일컫는 말을 작약관화(灼若觀火), 나이가 젊고 용모가 꽃같이 아름다움을 일컫는 말을 요요작작(夭夭灼灼) 등에 쓰인다.
▶️ 艾(쑥 애, 다스릴 예)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乂(예)가 합(合)하여 쑥을 뜻한다. 그래서 艾(애, 예)는 성(姓)의 하나로 ①쑥, 약쑥 ②미모(美貌) ③푸른빛 ④늙은이 ⑤햇수, 나이 ⑥남색(男色: 비역. 사내끼리 성교하듯이 하는 짓) ⑦늙다 ⑧다하다, 끝나다 ⑨갚다, 보답하다 ⑩예쁘다 ⑪기르다, 양육하다 그리고 ⓐ다스리다(예) ⓑ다스려지다(예) ⓒ징계하다(예) ⓓ베다(예) ⓔ낫(풀 따위를 베는 기구)(예)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쑥을 애초(艾草), 쑥갓을 애개(艾芥), 쑥떡을 애병(艾餠), 쑥대밭을 애전(艾田), 찹쌀가루에 쑥을 넣어서 만든 단자를 애단자(艾團子), 쑥대로 엮어서 지은 막집을 애막(艾幕), 약쑥의 잎을 애엽(艾葉), 쉰 살 된 사람을 애인(艾人), 쉰 살 넘은 사람을 애로(艾老), 쉰 살 50세로 머리털이 세어서 쑥 같으므로 이렇게 말함 애년(艾年), 쑥호랑이를 애화(艾花), 침과 쑥으로 침술과 뜸질을 침애(針艾), 난초와 쑥 또는 군자와 소인을 난애(蘭艾), 검불이나 뿌리가 섞이지 않은 정갈한 쑥을 실애(實艾), 다래나무의 열매를 달애(怛艾), 약쑥으로 약재로 쓰는 쑥을 약애(藥艾), 묵은 쑥을 진애(陳艾), 젊고 예쁘게 생긴 여자들 소애(小艾), 바다 가운데 섬에서 나는 쑥을 해애(海艾), 잘못을 뉘우쳐 다시는 그런 잘못이 없도록 한다는 자원자애(自怨自艾), 난초와 쑥을 함께 불태운다는 뜻으로 군자와 소인을 구별하지 않고 처벌한다는 난애동분(蘭艾同焚) 등에 쓰인다.
▶️ 分(나눌 분, 푼 푼)은 ❶회의문자로 푼의 뜻은 우리나라에서만 사용된다. 刀(도; 칼)와 八(팔; 나눔)의 합자(合字)로 물건을 나눔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分자는 '나누다'나 '베풀어 주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分자는 八(여덟 팔)자와 刀(칼 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八자는 사물이 반으로 갈린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사물이 나누어진 모습을 그린 八자에 刀자가 결합한 分자가 물건을 반으로 나누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分자는 사물을 반으로 나눈 모습에서 '나누어 주다'나 '베풀어 주다'라는 뜻을 갖게 됐지만, 물건이 나뉜 후에는 사물의 내부가 보인다는 의미에서 '구별하다'나 '명백하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分(분, 푼)은 (1)분세(分稅) (2)분수(分數) (3)십진(十進) 급수(級數)의 단위의 하나. 곧 하나를 열에 나눈 것의 하나. 1의 1/10. 시간(時間)의 단위. 한 시간을 60으로 나눈 그 하나 (4)각도(角度). 경위도 등의 1도를 60으로 나눈 단위의 하나 (5)길이의 단위 1치를 10으로 나눈 그 하나 (6)1돈을 10으로 나눈 그 하나 (7)1할(割)을 10으로 나눈 그 하나 (푼)으로 읽힐 때, ㊀옛날 엽전의 단위. 한돈의 1/10 ㊁무게의 단위. 한돈의 1/10 ㊂길이의 단위. 한 치의 1/10, 등의 뜻으로 ①나누다 ②나누어 주다, 베풀어 주다 ③나누어지다, 몇 개의 부분(部分)으로 갈라지다 ④구별(區別)하다, 명백(明白)하게 하다 ⑤헤어지다, 떨어져 나가다 ⑥구별(區別), 다름 ⑦나누어 맡은 것, 몫 ⑧분수(分數) ⑨운명(運命), 인연(因緣) ⑩신분(身分), 직분(職分) ⑪길이, 무게, 시간(時間), 각도(角度), 화폐(貨幣) 따위의 단위 ⑫24절기(節氣)의 하나,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을 때, 그리고 ⓐ푼(엽전의 단위)(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구분할 구(區), 나눌 반(班), 나눌 배(配), 나눌 반(頒),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합할 합(合)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물을 이루고 있는 각 성분이나 요소를 갈라냄을 분석(分析), 어떤 갈래에 달린 범위나 부문을 분야(分野), 틀림없이 또는 확실하게를 분명(分明), 나누어서 넘겨 줌을 분양(分讓), 서로 나뉘어서 떨어지거나 떨어지게 함을 분리(分離), 찢어져 갈라짐을 분열(分裂), 생산에 참가한 개개인이 생산물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나누는 일을 분배(分配), 일을 나누어서 맡음을 분담(分擔), 종류를 따라서 나눔을 분류(分類), 따로따로 흩어짐을 분산(分散), 서로 구별을 지어 가르는 것을 분별(分別), 분량이 적적하여 모자람이 없음을 충분(充分), 전체를 몇으로 나눈 것의 하나하나를 부분(部分), 처리하여 다룸을 처분(處分), 명목이 구별된 대로 그 사이에 반드시 지켜야 할 도리나 분수를 명분(名分), 따로따로 갈라 나눔을 구분(區分), 개인의 사회적인 지위 또는 계급을 신분(身分), 몫몫이 나누어 줌을 배분(配分), 남에게 어질고 고마운 짓을 베푸는 일을 덕분(德分), 마음에 생기는 유쾌 불쾌 우울 따위의 주관적이고 단순한 감정 상태를 기분(氣分), 화합물을 조성하는 각 원소를 성분(成分), 자기에게 알맞은 신분 또는 의무로 마땅히 하여야 할 직분을 본분(本分), 영양이 되는 성분을 양분(養分), 서로 소매를 나누고 헤어짐이란 말로 이별을 뜻하는 말을 분수작별(分手作別), 분가함 또는 별거함을 일컫는 말을 분문이호(分門異戶), 얼마 안 되는 돈과 곡식을 일컫는 말을 분전승량(分錢升量), 사리를 분별하는 마음가짐을 일컫는 말을 분별사식(分別事識), 자기 분수에 만족하여 다른 데 마음을 두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안분지족(安分知足), 두 과부가 슬픔을 서로 나눈다는 뜻으로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동정한다는 말을 양과분비(兩寡分悲), 한번 서로 인사를 한 정도로 아는 친분을 일컫는 말을 일면지분(一面之分),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중대한 의리와 명분을 일컫는 말을 대의명분(大義名分) 등에 쓰인다.
▶️ 痛(아플 통)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병질엄(疒; 병, 병상에 드러누운 모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자르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甬(용, 통)으로 이루어졌다. 바늘로 찌르듯 아픈 병, 신경통(神經痛), 나중에 넓은 뜻의 아픔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痛자는 '아프다'나 '슬프다', '괴롭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痛자는 疒(병들 녁)자와 甬(길 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甬자는 고리가 달린 종을 그린 것이다. 종을 치면 소리가 멀리 울려 퍼지게 된다. 그러니까 痛자는 종소리가 멀리 울려 퍼지듯이 온몸으로 고통이 퍼져나가는 모습을 표현한 글자이다. 두통, 치통, 생리통과 같은 통증은 작은 부위에서 시작되지만, 우리 몸 전체를 괴롭힐 정도로 아픔을 준다. 痛자는 그러한 의미를 담아 만들어졌다. 그래서 痛(통)은 ①몸이 아프다 ②아파하다, 애석히 여기다 ③번민하다, 고민하다 ④슬퍼하다, 슬프다 ⑤간절하다 ⑥사무치다 ⑦괴롭히다 ⑧원망하다 ⑨높고 험하다 ⑩힘을 다하다 ⑪아픔, 고통(苦痛) ⑫원망(怨望), 원한(怨恨) ⑬몹시, 매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원통할 원(寃), 아플 동(疼)이다. 용례로는 소리를 높여 슬피 욺을 통곡(痛哭), 몹시 탄식함을 통탄(痛歎), 아픈 증세를 통증(痛症), 몹시 맵고 사나움을 통렬(痛烈), 아주 유쾌함을 통쾌(痛快), 몹시 뉘우침이나 뼈저리게 뉘우침을 통회(痛悔), 마음에 사무치게 느낌을 통감(痛感), 술을 흠뻑 많이 마심을 통음(痛飮), 피부 감각에서 아픔을 느끼게 하는 점을 통점(痛點), 원통하고 분함을 통분(痛憤), 가슴 아프게 몹시 한탄함을 통한(痛恨), 통렬하게 공박하는 것을 통박(痛駁), 피부 및 신체 내부에 아픔을 느끼는 감각을 통각(痛覺), 아픔을 못 견디어 지르는 소리를 통성(痛聲), 육체적 정신적으로 대단한 괴로움을 느끼는 일을 통고(痛苦), 몸이나 마음의 괴로움과 아픔을 고통(苦痛), 사물을 완성하기 직전에 겪는 어려움을 진통(陣痛), 머리가 아픈 증세를 두통(頭痛), 배를 앓는 병을 복통(腹痛), 허리가 아픈 병을 요통(腰痛), 분하고 억울함을 원통(寃痛), 슬프고 가슴 아파함을 애통(哀痛), 몹시 분하여 마음이 아픔을 분통(憤痛), 마음이 몹시 괴로우며 기분이 우울하고 구슬픔을 침통(沈痛), 몹시 마음이 아픈 슬픔을 비통(悲痛), 술그릇을 두드리는 아픔이라는 뜻으로 아내 상을 당함 또는 상처한 슬픔을 일컫는 말을 고분지통(鼓盆之痛), 성이 무너질 만큼 큰 슬픔이라는 뜻으로 남편이 죽은 슬픔을 일컫는 말을 붕성지통(崩城之痛),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고통이라는 뜻으로 임금이나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일컫는 말을 천붕지통(天崩之痛), 정신에 이상이 생길 정도로 슬피 통곡함을 일컫는 말을 실성통곡(失性痛哭)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