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산책空中散策(2)
- 부제 : 네버랜드의 아이들
허허허......
얄밉게 손을 흔들어주고 문을 닫는 데,
마이 주머니에서 폰을 울린다. 지잉- 하고.
[강희원]
이런 썩을.-_-
아......받기 싫다, 싫어.-_-
싸가지싸가지개싸가지완전싸가지.
강씨네 삼대독자 무녀독남 유아독존 강희원, 내 사촌 '윈이'.
우리 아빠가 사랑해 마지 않는 착한 조카,
얼굴 착하고 몸매 착하고 성격은 너무너무 착하고 흠인 원이.
그런 니가 왠 일로 전화냐? 무슨 속셈이야? 착.한.사.촌.놈.아.
지이잉-
아서라, 선우하린. 핸드폰 노려봐야 뭔수가 생기나.
전화 안 받으면 이놈은 앙심을 품을 놈이야.
지이잉-
바로 이런걸 불가항력이란 거지요.
하는 수 없이 통화버튼만 꾸욱 눌렀다. 젠장젠장.
"여보센.-_-"
- 어디야?
어디긴, 버스다. 이놈아!
"버스."
- 너 지금 학교가고 있냐?
"왜. 그러는 너는?"
......네놈이라고 할뻔 했네.
- 나야 친구집이지.
근데 살다보니 별에 별꼴을 다 보는 구나.
니가 지금 학교를 가는 걸 다 보고 말이야.
숙모가 봤어야 했는 데. 아, 미안. 너 숙모 싫어하지.
그래 나 엄마싫어해.
"아아, 그래? 그럼 계속 퍼질러 자, 이 새끼야."
결국 욕했다.
욕하는거 진짜 싫어하는 데.
갑자기 전화 끊는 건 더어어 싫어하는 데.
오늘 저녁에 고모 식구 온다던데.
그럼 강희원도 올텐데. 아니, 온다. 안 올리가 없어.
선우하린, 내가 그렇게 참으랬잖아아!
참인 인 세 번이면 살인을 면한다!
......지만 너무 참았다.-_-
말하는 꼬라지 하고는. 아침부터 니가 아주 액땜을 해주는 구나.
진짜 엄마 애기만 안 했어도 내가 이런 식으로 전화 끊진 않았을 꺼다.
너도 그건 잘 알지, 강희원.
이 녀석은 왜 항상 날 못 잡아먹어서 안달 인걸까.
왜 항상 뭐가 그렇게 잘 났을까.
왜 항상 지 멋대로 나오는 대로 말 하는 걸까.
왜 항상 사람 상처 주는 걸까.
그래 나 우리 엄마싫어해. 네 녀석보다 더 싫어.
그리고 네 녀석도 싫어. 너무 싫어.
"이번 정거장은 해강고등학교입니다.
다음 정거장은 서부공원입니다."
아, 해강고등학교랜다.
의자에서 일어나 고개를 돌려 보니 딱 세개는 알겠다.
첫째, 담이 다른 학교보다 휠씬 높다는 거.
둘째, 지금 지각이라는 거.
셋째, 지금 이런 생각 할때가 아니라는거.
거 몽둥이 은근히 굵어 보이는 데.
맞으면 한 방에 멍이 들겠네......에효.
예전에 다니던 학교는 버스 같은게 필요없었다.
고모집은 대단지 아파트, 문명의 해택을 톡톡히 받고 있는 24층 고층 아파트였고
물런 학교가 안에 계셨다. 24층은 마음에 안들지만, 그건 마음에 들었는 데.
휴우~
버스에서 내리려고 문 앞에 서있는 데,
뒷자석에 나랑 같은 교복의 남자애가 앉아있었다.
버스 안은 한적해서 작은 소리도 들릴 정도여서
그 아이의 귀에 꽂혀있던 이어폰에서 노랫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무슨 노랜 지는 모르겠지만, 그아이는 눈을 감고 계속해서 노래를 듣고 있었다.
아무런 표정도 비치지 않는 얼굴.
그 녀석은 내가 해강고등학교에서 내릴때도
뒷자석에 앉아 노래만 듣고 있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부웅-
버스가 떠났다.
첫댓글 =ㅂ=..얄루....다음편기대할게요~+ㅁ+~!<-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