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밑을 관통한 1만 미터 구멍
해저 유적지를 답사한 후 초시는 다시 UFO를 몰고 해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해저 생태계의 다양한 모습들을 구경시켜 주었다. 지상에서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생태계의 모습들이 깊은 물속에 잠겨 꿈같은 자연의 현상을 펼쳐가고 있었다.
UFO는 인간의 힘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장소라도 종횡무진 통과하면서 감추어진 해저의 비밀들을 낱낱이 우리들 눈앞에 공개시켜 주었다. UFO는 장소와 상황에 따라 모양과 색깔이 자유자재로 달라지는 점들이 신기했다.
UFO는 본래 단단한 물체와 같은 현상으로 존재하면서, 때로는 아무 물체나 통과하는 투명한 빛과 같은 현상으로 존재하기도 했다. 그래서 UFO가 운행하는 앞에서 아무리 단단한 물체나 장애물이라도 진로를 방해할 수는 없었다.
이런 이상야릇한 현상의 UFO를 운행하여 신비한 바닷속의 경관을 구경하기에는 아주 안성맞춤이 아닐 수 없었다.
심해의 해저에는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해저계곡과 해저동굴들이 잘 발달된 곳도 있었다. 그 속에 자생하고 있는 해저생태계의 신비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해저동굴은 입구가 넓은 것도 있지만 좁은 것도 많았는데, UFO는 마치 연체동물처럼 몸체를 자유롭게 변형시키면서 좁은 해저동굴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다양한 해저생태계를 탐사할 수 있었다.
UFO는 본체를 분열시켜 새로운 새끼 UFO들을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었는데, 적당한 크기의 새끼 UFO를 분열시켜 좁고 긴 해저동굴들을 자유롭게 탐사할 수도 있었다.
UFO는 한마디로 살아 있는 우주의 생명체인지 인간의 창조물인지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불가사의한 생명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것이었다.
아니는 나에게 분열된 새끼 UFO를 타고 둘이서만 바다를 탐사하자고 했다. 좋은 생각 같았지만 아니가 UFO를 제대로 운행할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그러한 내 마음을 초시가 안심시켜 주었다.
“아니와 둘이 바다를 탐사하고 싶으면 걱정 말고 하거라. 아니는 우주를 여행하면서도 혼자서 새끼 UFO를 타고 이곳저곳 탐사한 경험이 많으니까 바다를 탐사하는데도 아무 걱정이 없을 게다. UFO는 사람이 운행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하니 별다른 염려는 말아라."
초시의 설명을 듣고 나는 아니의 제의를 따랐다.
아니와 단둘이서 새끼 UFO를 타고 넓고 넓은 바닷속을 탐사하는 일은 우주를 탐사하는 일만큼 흥미롭고 기대가 컸다. 우주의 별들은 멀리서나마 바라볼 수 있었지만 깊은 바닷속의 모습들은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UFO의 선실에는 외계인들이 이미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는 지구의 해저지도가 비치되어 있었는데, 볼거리가 많은 곳이 자세히 표시되어 있었다.
아니는 그러한 곳을 찾아 UFO를 운행하면서 나와 단둘이서 해저의 밀월여행을 즐겼다. 아니와 밀월여행도 즐겁고 새로운 해저생태계를 탐사하는 재미도 즐거웠지만 수중에서 기기묘묘한 모습으로 운행하는 UFO의 모습도 넋을 빠지게 했다.
“UFO는 인류의 창조물인 문명의 이기이지만, 자율신경을 스스로 조절하며 살아가는 생명체처럼 스스로 모든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점이 자랑이에요. 그래서 UFO는 지상과 하늘과 우주에서 어떤 일이든지 목표만 정해지면 무소불능의 힘으로 책임을 완수할 수 있답니다. UFO는 한마디로 4차원 문명세계의 전령사이면서 대표적 상징물이라고 설명할 수 있지요."
아니는 UFO의 이런 놀라운 성능에 대하여 설명해 주었다.
이런저런 대화를 아니와 나누면서 해저를 잠수하고 신비한 해저생태계들을 탐색하며 돌아다니고 있을 때에, 이번에는 엄청나게 깊고 큰 해저 구덩이를 발견하였다.
마치 지구의 심장을 관통하기라도 한 듯, 깊은 해저에서 다시 지구의 중심을 향해 깊게 뚫려 있는 구멍은 다름 아닌 구스쇼디라는 이름을 가진 해저연못이었다. 구스쇼디 해저연못 이름은 외계인들이 부르는 명칭이었으며, 지구에서는 아직 이 연못을 발견한 일이 없다고 했다.
입구는 좁고 넓지는 않았지만 안으로 들어갈수록 넓은 공간이 나타나고 그 깊이는 자그마치 1만 미터가 넘었다.
UFO를 몰고 구스쇼디 해저연못의 안으로 들어가 보니 그 속에는 더욱 기상천외한 생태계의 현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해저연못의 암벽에는 수많은 새끼 동굴들이 뚫려 있기도 하고 동굴들의 벽에는 처음 보는 생명체들이 달라붙어 특이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기도 했다.
엄청난 수압과 부족한 산소에도 불구하고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형태의 생명체들이 나름대로의 특성을 발휘하며 또 다른 심해의 생태계를 연출하고 있었다.
특히 해저연못 안에는 각종 귀금속 재료들이나 보석 종류의 바위들이 널려 있었는데, 그중에서 니비누시온이란 돌이 가장 아름다웠다.
니비누시온 돌은 현재 지구의 지상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있는 보석이라고 하는데, 돌이 투명하게 보이면서 마치 전등을 켜 놓은 듯 파르스름한 빛을 내는 심해보석이었다.
그 외 지구의 지상에서 쉽게 발견하기 힘든 보석 종류의 돌들이 여기저기 박혀 있거나 바닥에서 굴러다니고 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구스쇼디 해저연못은 신비로운 해저생태계의 보고였고, 해저의 보석창고라고 이름 붙여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았다.
구스쇼디 탐사를 마치자 본체 UFO에서 보내온 신호가 우리를 태운 새끼 UFO에 전달되어 왔다. 엄청난 보석이 깔려 있는 구스쇼디 연못을 뒤로하고 떠나오려니 아까운 생각이 간절했다.
아니는 그러한 내 모습이 재미있다는 듯 말없이 웃고만 있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2 <해저 지하세계와 해저탐사 이야기> - 박천수著
첫댓글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넵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