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집주인과 F급 가정부●○ 007
선배님의 애절하신 말씀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할 수 없이 종례가 끝나고 복도에서 기다렸다.
5분도 채 되지 않아 교실복도로 오신 선배님.
"착하네?"
"왜 기다리라고 하셨어요?"
"일단 학교를 벗어나자! 10시간 이상을 학교에 있었더니 지겹다, 지겨워."
그러더니 턱 하니 내 어깨에 손을 올리시는 선배님.
순간 내 미간은…. 쭈글쭈글 해졌다.
그리고 아주 조심스럽게 손을 내려드렸다.
한번만 더 올려봐라.
그땐 아주 비틀어서 움직이지도 못하게 할 줄 알아.
"왜 그래~"
친절하게 손을 내려 드렸는 데도, 다시 한번 내 친절함을 받고 싶은 신것인지
어깨에 손을 걸치신다.
빠직….
난 선배님의 손목을 잡고, 부드럽게 비틀어 드렸다.
그러더니 아프다면서 내 주위를 빙빙 도신다.
"올리지 마세요, 아셨죠?"
"아아!!!아파!!"
"대답하시죠?"
"아!알았어!!알았다고!!"
대답을 듣고 나서야 손목을 놨다.
꽤나 아팠는 지, 선배의 눈가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손목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삐죽 나온 입으로 날 향해 원망의 눈초리를 보낸다.
시작은 그 쪽이 하셨거든요.
"괴물…."
"변태"
"야! 어깨에 손올린게 변태면! 키스한 건 뭐가 되냐!?"
"그건 제가 알바 아닌데요?"
"아우!!!진짜 까분다?"
"건들 지를 말던가"
"……말을 말자…."
한동안 침묵이 계속 되었고,
선배와 나는 알 수 없는 길로 접어 들었다.
…어라…?
분명 나는 집 쪽으로 가고 있었는데…? 이런 건물은 보지도 못했는데….
"여기가 어디…."
"…그러게… 어디가 어디지…;"
"여기가 어딘지도 몰라요!?"
"내가 어떻게 알아!"
"선배가 이 쪽길로 나 밀어 넣었잖아요!"
"내가 언제!!"
"아, 진짜!!"
사건 전말은 이렇다.
뒤에서 졸졸 따라 오면서,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선배를 없애기 위해 슬쩍 밀어 넣었는 데,
그 사이에 나까지 이 길에 빠져 든 것이다.
하지만, 계속 귀찮게 하는 선배 때문에 같이 있고 싶지가 않아서
나도 모르게 빠른 걸음으로 걸어 갔는데…
그게 어느새… 이 길까지 접어 들게 된 것이다.
"인제 어쩔 꺼예요!"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책임져!"
"하!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아씨, 배터리도 없구만…. 핸드폰 있냐?"
"방법은 있어요?"
"친구한테 전화해서 데리러 오라고 하면 되지, 줘봐."
내 손에서 핸드폰을 신경질적으로 뺏아 가더니 버튼을 하나씩 꼼꼼히 누르는 선배.
다행이다, 라는 안도감에 차 있는 데….
"어…?"
"왜요?"
"까먹었다…."
"예에!?"
"마지막 두 글자가 생각이 안나…. 뭐였지…"
"아, 선배!"
"…… 모르겠어… 기억이 안나…."
원망의 눈초리로 계속 쳐다보자,
거의 자포자기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선배.
그런 눈으로 날 쳐다보면 어쩌자는 거예요…. 아씨….
이러다 다음 날 신문에
‘길 읽은 두 청소년이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얼어 죽는 일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라고 신문에 뜨는 거 아냐?
아, 벌써 죽긴 싫단 말이야…!!
왜 죽으려고 할 땐 살려 놓고, 살려고 하니까 사람을 죽이려고 그래!!
"넌 친구 없어…?"
"오늘 전학 왔는 데 친구가 어딨어요! 아…!"
"왜, 왜!"
"백호용!"
"…… 백… 호용…?"
"줘봐요, 줘봐요."
번뜩 내 머리를 훑고 지나간 세 글자.
백.호.용
이 전화만 받아라. 넌 진짜 내 구세주다!
반 기대, 반 실망으로 백호용이 전화 받기를 기다리는 데,
순간…!
달칵.
"엽…"
'야야, 전화 못 받아. 끊어….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백호용이 직접 녹음한 듯한 말과 어떤 여자가 나와서 녹음한 듯한 말이 교대로 나온다.
…… 중요한 건,
결국엔… 백호용은 내 전화를 안 받았단 사실이다….
.
.
.
잠깐의 침묵…
"야, 이 씨발아!!! 전화를 못 받긴 왜 못 받아!!! 받아!! 안 받아!!?"
지금 내 상황을 깨닫자 마자, 핸드폰에 대고 고래고래 악을 질러 버렸다.
선배는 옆에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고,
주택에서는 꺼져 있던 불빛이 세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떤 년이 밤 중에 악이야!!!!!"
성질 급하신 아저씨께서는, 창문을 열고 악을 지르셨다.
나도 받아 쳐 주고 싶었지만,
내 팔을 잡아서 뛰는 선배 때문에 난 아무 말도 못 하고 그 자릴 떴다.
"너 미쳤냐?"
"내가 뭘요"
"밤 중에 악을 지르면 어떻하냐구!"
"화가 나는 데 어쩌라구요"
"아무리 화가 나도 그렇지…!"
"이게 다 선배 때문이잖아요!"
"조용히 안 해?"
"아아아아아아!!!!!!!!!!!아악!!!!"
날 단속하려 드는 선배를 약 올려 주려고 더 크게 악을 질렀 더니,
이젠 아예 날 어깨에 들쳐 매고 뛴다.
덕분에 난 괴성을 지르고야 말았다.
그런데, 선배의 손이 어딘가에 머물러 있다….
첫댓글 잘봤어여담편
감사합니다
재밌어염 > _<
요쏘걸님예뻐요>.<
너무 재미있는데요
담 이야기 넘궁금해요 중독성이 있는듯한.....
으크중독성
ㅎㅎ 완전 개그잖아.. 넘 재밌어욤... 담편두 기대
개그야놀자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