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욜 아침에 헬스하고 오후에 테니스치고 저녁에 조금 달리기하고 술먹고
일요일 하루종일 산속을 헤매고 그러다 보니 사타구니에 조그만 혹이 하나 생겼다
이게 뭐지?
체육공원 몇 바퀴 도니까 없어졌다,
그리고 담날 헬스 조금 과하게 했더니 좀더 커졌다
요술방망이도 아니고 이놈이 켜졌다 작아졌다 없어졌다를 반복하더니
이제 운동만 하면 제집인냥 이곳에 자리를 잡고 유세를 한다
순천 풀 준비도 해야하는데 운동이 망설여진다.
토달에서 장원장한테 증상을 말하니까 "탈장인가?" 한다
탈장? 무슨 탈장이 사타구니에 생기지? 하면서 이리저리 물어본다.
가리토시라고 하기도 하고 탈장이라고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중요부위니까 빨리 병원가보라고 한다
그래 아직 쓸데가 있을지 모르니까 병원가보자
동래에 있는 전에도 몇번 가본적이 있는 “속편한내과”에 갔다
의사가 이리저리 만져보더니 탈장인가 하면서 초음파사진 한번 찍어보자고 한다
기다림과 촬영에 거의 2시간반을 소비하면서 기사가 하는말이
“물혹 같기도 하고 탈장같기도 하고 일단 의사선생님한테 가보이소”한다.
다시 내과의사한테 가니까 정확히 모르겠고 자기 분야가 아니것 같으니
윗층 비뇨기과에 가보라고 한다.
초음파 찍은 CD를 들고 비뇨기과에 같더니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외과에
가라고 한다.
그래서 왜 이런건지 원인이 뭐냐고 물으니까 “우리도 잘 모르죠” 한다
우쉬! 돈 꼴고 시간 꼴고 얻은 것 하나 없이 이게 뭐꼬?
내가 아는 의사선상님들은 안그런데……….
순천 D-5일
나의 酒치의 구박사님은 유럽 가삐고 김병호 선배님이 자기병원에서 다시 한번찍어보자는걸
마다하고 그냥 가까운 대동병원으로 갔다.
만져보고는 초음파를 한번 더 찍어보고자 한다. CD 갖다줬는데 C
초음파를 다시 보더니 탈장이라고 이건 자연복원이 안되니까 수술해야된다고 날짜를 잡자고 한다
수술! 이거 배째는 건데 겁나네
일정 잡으려고 보니 늦추면 년말년시 음주가무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 같고
제일 빠른 날짜를 잡는다. 담주 월요일로
그리고는 그 전날 마라톤 풀코스 뛰도 되느냐고 넌저시 물어본다
“이양반이 정신이 있나없나 지금부터 그냥 조신하게 있으소”
‘네 알겠습니다”
담날부터 갈등이 무지 생긴다.
순천을 가야하나말아야하나, 가서 뛰어야하나말아야하나,
뛰더라도 다 뛰어야하나반동가리만뛰어야하나
주변 사람들은 풀은 언제라도 또 뛸수있으니까 이번에는 쉬어라고 한다
맞는 말 같기도 해서 살짝 안가는 쪽으로 맘이 기운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흐른다.
명색이 회장인데 가서 조금이라도 뛰어야지 하는 생각이 마구 든다
몇번의 오락가락 끝에 금요일 아침 그래 손우현선배님한테 물어보자.
“선배님 접니다”
“예 만교씨어쩐일입니꺼”
“제가 사타구니 탈장이라고 월요일 수술하는데 전날 순천마라톤 뛰도됩니꺼?”
“언제부터 그랬는데요”
“한 보름쯤 된 것 같은데요”
“뛰도됩니더 괜찮습니더”
“예 선배님 감사합니다,”
드디어 내편이 한명 생겼다
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여 그에 맞는 처방을 내려야지 그냥 보편적이고
만에 하나 생길 것을 염려하여 자기방어적으로 처방을 내리는 것은 맞지않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내 가까운 지인중에 위암 수술받고위 2/3 덜어내고 나서 일년뒤 의사한테
술 먹고 담배 피워도 되냐고 물으니까
“하고 싶으면 다 하세요”하더라네요
그래서 일년뒤부터 수술전보다 더많이 술 담배 그리고 호작질까지 하는데
아직 10년 넘게 잘 살아있어요
근데 일개월 차이로 동일한 위암수술한 친구는 술담배 안하고 좋은것만 먹고하더니
2년도 되기전에 돌아올수 없는 산,
살아서 갈수 없는 산, 북망산으로 가버렸지요
김모 치과의사도 그랬거든요
임플란트하고나서 간호사가 한달은 술 담배 하지마세요 했는데
의사는 일주일만에
“술 무도개안타무러가자” 이랬거든요
의사가 시키는대로해야하는지? 의사가 하는대로 해야 하는지? ㅉㅉ
마누라한테
“손선배님한테 물어봤는데 뛰도된다카더라걱정마라” 하니까
“아이구 당신은 물어볼 사람한테 물어봐야지
그 선배님은 얼매나 무섭고 무대뽄지 모르나? 안되는게 없는 사람인걸
아직 모르나?”
“그건 그렇지마는 선배님이 안되는걸 된다카것나 내알아서 할 테니까
더 이상 얘기하지마라”
그리고 그날 저녁 섭자리에서 한잔 한게 어찌 쭉 연결이 되어서 울산까지 갔다가 담날
아침늦게 집에 왔다가 밀양 시사 참석하고 배내골펜션에 친족모임 가서 저녁만 먹고
담날의 출전을 위해 혼자 부산으로 왔다. 이리저리 많이 바뿌네
새벽녁에 알람을 3개나 맞추어 놓은 덕택에 제시간에 일어났다
마눌이 해놓은 찰밥 두그릇 비우고 동래역으로 가니
반가운 얼굴들이 새벽 훈풍을 맞으며 기다리고 있다.
25인승 버스에 타고 순천으로
또 생각에 잠긴다.
오늘 어디까지 뛸수 있을까?
이양 뛰기로 한거 갈수 있는데까지 가보자고 다짐한다.
적당한 기온속에 한여름 복장으로 주로에서 달리기 시작한다.
평소의 주법이 아닌 정대우선생 주법대로 사뿐사뿐 울트라처럼 달린다.
내 주법대로 뛰면 더 많이 삐져나올것 같아서
5km쯤 지나니까 눈앞에 보이던 강정수선배도 보이지 않고
얼마 안가서 "박만교 힘"
하는 소리에 놀라 옆을 보니 이상완 선배님이다.
헉! 5분 늦께 출발한 하프한테 벌써 잡혔다.
이어 이강녕선배님, 김성동선배님, 김상근선배까지
나를 추월해간다.
"난 마음 비웠다 하프양들이 날 따묵던지말던지 난 내갈길로
간다"
시골길로 접어들고 어느듯 하프지점을 통과하고 있다.
시간이 2시간 15분쯤
된것 같은데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생각하니 맘이 한결 홀가분하다
조금 지나다
두번째 반환점을 돌아나온 유원장을 만나고 이어 장선배와
행님같은 누님 함선배를 만난다. 여전히 씩씩하다
어차피 세사람은 내 경쟁상대가 아니니까 빨리 만나도 전혀 신경이 안쓰인다.
그래도 좀 만만한 한때 내한테 진 강선배는 많이 차이 나지 않겠지 생각하며 달리는데
벌써 나를 보고 만면의 웃음을 띠며 달려온다
밑돌을 보니 맘이 든든해진 모양이다. 2km나 벌어져 있어니까 잡힐
걱정도 안될거고
32km쯤 지나면서 좀 많이 불룩해진 부분을 살짝 밀어넣고 잡고 뛰어본다.
자세도 아니고 모양새도 영 아니다. 사대부가 꼬치잡고 뛰는것 같아서
사타구니에 신경이 쓰이는 만큼 준비 부족한 다리에도 신경이 쓰인다.
무릅의 통증과 근육의 미묘한 반란기미를 느껴지지만
기다리는 회원님들을 생각하며 마지막까지 긴장의 끝을 늦추지 않고 Slow지만
계속 달린다.
운동장 입구에서 손 흔들며 반기는 세규선배를 보니까 힘이 난다.
함께 나온 상근선배 이강녕선배님의 환대를 받으며 골인함으로서 갈등의 한 끝을 맺는다.
효마클 베이스캠프에 도착하자 박순혜선배님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떡국을 가져다주고
동기 경희는 먹고난걸 받아 치워준다
회장이 되면서 꼴찌가 환대받는 달리기 문화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첫 수혜자가
내가 될줄 몰랐네요
월욜 아침 세면도구 챙겨서 병원으로 가서 입원 수속을 밟고
점심이 지난 2시반경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수술실에 실려갔다.
TV에서만 보던 동그란 환한 수술등 아래에서
"하느님 아버지 어쩌구저쩌구 이러쿵저러쿵 수술잘되게 하여주십시오
아멘"
하는 의사의 기도소리를 들으며 의식의 저편으로 넘어가 버렸다.
다시 눈뜨고 바라본 세상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시기한 대통령도 그대로고, 병원도 그대로고 마누라도 그대로였고
단지 시간만 5시 40분은
가르키고 있었다
"나의 동정을 적에게 알리지말라" 이순신 장군의 유언에 따라 신최 당부 덕분에
알게 모르게 찾아온 몇몇 손님을 제외하고는 조용한 휴식을 가졌다.
월욜부터 금욜까지 닷새동안 먹고자고만 반복하였더니 엉덩이 살이 통통해졌다
누가 다 늙은 놈 잡아먹을라고 덤벼들라 조심해야겠다
당분간
*. 뛰고 걷고 치고 하고 마시고를 안하니까 할게 없어서 글 한자
올립니다.
*. 세계 최고의 명의이신 손선배님 수술후 최소한 언제부터 운동과
음주가 가능한지
처방
부탁드립니다. 수술의는 한달 이야기 하던데 그러다 제가 죽습니다, 심심해서
참 수술은 복강경인가 뭔가 한다고 배에 세군데나 찢어놓았던데요
* 복년아 검정비닐 내가 내가방에 자리없다고 니가져라 하고 준건데
몇일됐다고 그걸 이자뿌나?
첫댓글 ㅎㅎ
혼자도 자알 사네.
빨랑 일어 나시오!
오늘 위로주겸 완쾌 축하주 한잔하자. BC call?
수고하셨네요. 당분간 푹 쉬십시오. 다른 사람 말 듣지말고 수술의 말대로 하이소오^^
선배님 회장님
죄송합니다
역시 회장님 글은 다름니다(길다)
몸조리잘하세요
그래도 탈장진단받고 풀코스 뛴사람은 인류역사상 과거 현재 통틀어서 아니 , 호모라는 분류가 시작되는 영장류가 태어날때 부터 회장님이 처음일껍니다.
그래도 BC에서 건강한 모습보니 반가워서!
대학동기들 울산 결혼식 갔다가 내려오다 들러서 부르는 바람에 내려갔더니 온천지에 다 내가 아는 사람들만 복짝거리데요
푸하하하~ (함 더~) 풋~
솔직히 고백하건데, 난 장원장은 틀림없는 돌파리인 줄 알았다.(ㅋ) 왜? 사대부(망고 버젼)가 카드는 커녕 화투도 손에 쥐보지 못했다기에... 국민오락인 민빠리도 모른 체 어찌 환자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으랴!
"당신도 물어볼 사람인데 물어봐야지.. " 그래서 난 손 원장님 전번은 한 글자도 모른다아~! 내 자신이 월매나 자랑스럽는지 모르겠따~ 내하고 생각을 같이하는 동지를 찾아냈네! 동갑계를 하나 만들까? "하 원장~ ok?"
큰이났다. 너무 일찍 깼다~
회장님, 휴양차 일광 용천골로 행차하시죠.
회장님 건강에 클럽의 명운이 걸려있습니다
쾌차하소서~~하야할지 모름미데이~ㅋ ㅋ
회장님! 깔끔하게 회복하시고 빨리 주로에서 보입시다.
하명숙씨, 우리 회장님 델꼬 사신다고 욕보십니다ㅎㅎ
젊다고 과신 말고
젊었을 때 조심하자!
우째든 수술하신다고 수고 많이 하셨고 회복 잘하시이소~~~~~
안 그래도 어제 가을 길을 걸으며 그대 얘길 했었는데..잘 끝나서 다행이요.
순천 주로서 회장 따라잡을 때 나는 내가 잘 뛰어서 그런줄알고 좋아했는데 그게 아니었네,. 회복 잘하시고 주로서 또 봅시다
무리하시지 말고 푹쉬세요. 한달동안 도를 닦아야 되겠네요.
망교회장님의 처방문의에 대한 답글입니다
먼저 " 얼매나 무섭고 무대뽄지 모르나? 안되는게 없는 사람인걸 아직 모르나? ”
이말은 한마디로 하면 " 얼매나 성질 더러븐 넘인지 아직 모르나? " 로 해석이 되는데...
마~아! 답해 주기가 싫네요...ㅋㅋ
1. 음주문제 : 회장님이 시술받은 수술은 우리동네 용어로 Clean Surgery라 카는긴데
지금 글 보는 순간부터 양껏 빨아도 별 문제가 없을 듯 하옴미더!
2. 다말기 문제 : 참고로 지가 잔차타다가 자빠링했을때 토욜아침에 입원하여 수술받고 이틀뒤 월요일 아침에 퇴원하여
월요일 저녁에 월달에서 기부스한채로 달렸는데, 마눌이 수술한 친구 넘한테 일러서 엄청 깨졌슴다.ㅠㅠ
제 생각으로는 술후 2주정도 지나면 웬만한 것은 다 붙으니 담주 월요일부터 살~살~ 하시도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사료되옴미더!
3.당부의 말씀 : 회장님 옆지기님한테 손우혀~이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다!라는 말 꼬~옥 전해주세용...ㅋㅋ
1. 선배님 정말 감사합니다. 야호!
2. 선배님처럼은 못하겠고 시키는대로 하겠습니다. 담주 월요일부터
3. 말은 꼭 전해드리겠습니다. 받아들일지는 모르지만 ㅎ ㅎ
선배님 고맙습니다.
범띠 수난 해, 인자 나이 먹는다는것 받아들여야, 조심합시다~ 술은 복용해도 된다고 하시니 오늘 월달에 온나ㅋ
범띠 아니고 소띠다. 늦깍이지만
토욜 생일이제? 작년처럼 셋이 같이 하자
역시 우리 회장님은 정신력에서 남다른 데가 있어.. 남들이 암만 얘기해바야, 자기가 듣고 싶은거만 듣고 그대로 해버리는
그 무대뽀 정신... 우리 효마클 회장 답다. 우리 회원들 조절할라믄 그 정도는 돼야 한마디 하제, 고집들이 얼매나 쎈데...ㅎ
이 글을 읽으니 갑자기 만나서 한 잔하고 싶네...
아 무대뽀 정신... 살살 하십시오.
무리하지말고 살살 합시다 회장님!!
우리는 누구처럼 급하게 가지말고 오래오래 살아야될거아닌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