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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보카스'의 대담한 도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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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16-04-04 | 국가 | 이탈리아 | 작성자 | 김주선() | ||||||||||||||||
상품분류 | 미용/생활용품 | ||||||||||||||||||||
기업명 | (주)보카스 | ||||||||||||||||||||
‘보카스’의 대담한 도전
세계 최대 규모와 권위를 자랑하는 화장품 및 미용 산업분야 박람회, ‘볼로냐 미용 전시회(Cosmoprof Worldwide Bologna)’가 막을 올리면 손톱미용 전문업체, ‘보카스’의 자존심 대결도 시작된다.
“설명 잘 들었습니다. 샘플을 주시면, 본사로 돌아가서 상의해 보고 다시 연락을 드리죠.” “저희는 샘플을 따로 드리지는 않습니다.” “샘플이 없다고요? 전시회에 나오면서 샘플도 없이 왔단 말입니까?” “물론, 제품은 있어요. 필요하시면, 돈을 내고 사가시면 됩니다.” “돈을 내라고요?” “물론이죠. 우리가 이 제품을 만드느라 얼마나 공을 들였는데, 샘플을 무료로 드립니까? 당연히 값을 지불하셔 야죠.”
대부분의 업체들은 바이어가 ‘샘플’을 요청하면 계약을 체결하고 싶은 마음에 이를 무상으로 제공하지만, ‘보카스’ 김경희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수백 번을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거쳐서 최고의 소재를 사용해서 만든 제품을 바이어라는 이유로 공짜로 내줄 수는 없다는 이유 있는 고집. 이것은 ‘보카스’가 만든 제품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인체를 아름답고 건강하게 가꾸는 도구’라는 의미의 ‘Body Care System’을 이름으로 내세운 ‘보카스(BOCAS)’는 2002년, 손톱깎이 제조업을 시작했다. 1896년에 미국에서 발명된 손톱깎이는 1905년 미국 특허청이 승인해 올해로 탄생 100년이 되는 제품이다. 1945년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드럼통으로 첫 손톱깎이를 만들던 한국은 어느덧 20세기 지구촌에서 손톱깎이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제조공장들이 서서히 중국으로 옮겨갔고 ‘손톱깎이 최대 생산국’의 타이틀도 중국으로 넘어갈 무렵 창업한 ‘보카스’는 시작 단계부터 우려의 소리를 들었다.
“제가 손톱깎이를 만든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하더라고요.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이 왜 손톱깎이 같은 사업을 하냐고요. 그런데 저는 낡은 제품이라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손톱깎이’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아이디어가 샘솟고, 인체공학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사실 ‘손톱깎이’는 제조업에서 특별한 상징성을 갖는 아이템이다. 단순하게 생긴 겉모습과 달리 금형, 열리, 도금, 연마와 같은 30여 가지의 공정을 거치는데, 모두 높은 경도를 유지해야하는 정교한 작업들이다. 이러한 까닭에 '손톱깎이'를 잘 만드는 나라는 어떤 종류의 제조업도 가능한 곳이라는 인식이 있다. 기술이 없으면 도전할 수 없는 분야이기에 더욱 의욕을 가진 김경희 대표는 재료공학을 전공한 남편 한정식 대표와 회사를 세웠고 ‘지금까지 세상에 없었던 손톱깎이를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다.
디자이너와 재료공학자의 의기투합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날을 원하는 각도로 쉽게 돌릴 수 있어 알맞은 각도에서 편안한 자세로 손발톱을 깎을 수 있게 개발한 ‘회전 손톱깎이’! ‘손톱은 곡면인데 왜 손톱깎이 날은 수평일까?’라는 발상에서 시작해 날이 손톱 등의 곡면과 일치하도록 아크 형태의 날로 만든 ‘아크날 손톱깎이’! 날 아랫부분을 볼록하게 해서 깎인 손톱이 흩어진다는 고정관념을 없앤 ‘펠리컨 손톱깎이’! 일본과 독일에서도 개발이 불가능했던 3차원 곡선 날과 펠리컨 손톱깎이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보카스’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 중국, 대만에서도 특허권을 획득했고, 2006년 ‘발명특허 대전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며 ‘100년 손톱깎이 역사를 바꾼 기업’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뛰어난 독창성과 제품의 품질을 인정받은 ‘보카스’는 과거 ‘쓰리세븐’이 그랬듯 손톱깎이로 세계를 누비는 기업을 지향한다. 사업 시작 3개월 만에 독일의 화장품 회사로부터 손톱깎이 2만 개를 주문받으며 쾌조의 출발을 보인 ‘보카스’는 ‘홍콩 기프트 전시회’, ‘볼로냐 미용 전시회’, ‘독일 엠비엔테(Ambiente) 가정생활용품 전시회’ 등 다양한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며 수출 길을 열고 있다.
특히 전시회에서 김경희 대표가 보이는 행보는 인상적이다. 작고 가녀린 외모지만 돈키호테처럼 저돌적인 김경희 대표는 처음 참가한 전시회에서 다짜고짜 독일의 ‘헹켈(HENCKELS)’을 찾았다.
기대를 안고 참가한 해외 전시회지만 막상 와보니 새로운 업체보다 기존에 거래하던 업체에서 신제품을 찾는 바이어가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경희 대표는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 ‘헹켈’ 부스로 달려갔다. 처음에는 일반 관람객으로 생각해서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았던 ‘헹켈’ 담당자들은 3일 연속, 김경희 대표가 부스를 찾자 말을 건넸다. “보아하니 전시회에 참여한 업체 같은데 무슨 용건이시죠?” 어렵게 마주 앉은 자리에서 김경희 대표는 ‘보카스’의 제품을 꺼냈고 지금껏 보지 못 했던 신개념 손톱깎이에 ‘헹켈’ 담당자들은 그 자리에서 2천 개를 주문했다. 기본적인 양산 능력이 있는지를 검증해보기 위한 ‘테스트 오더’였던 셈이다.
한국으로 돌아온 김 대표는 곧바로 제조에 돌입했고 물건을 받은 ‘헹켈’은 ‘보카스’에 방문 의사를 전달했다. 제품의 디자인도 놀라웠지만 최상의 견고함과 날의 예리함, 섬세한 절삭력을 갖춘 ‘보카스’의 제품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보카스’를 찾은 ‘헹켈’은 공장을 둘러본 뒤 김경희 대표에게 한 가지 부탁을 했다. “김 대표, 앞으로는 중국으로 공장을 옮기지 말고 반드시 한국에서 이 시스템 그대로 제조해 주세요.” 최고의 절삭력을 가진 제품을 생산하기 위하여 세계 최초의 전자동 연마 시스템을 개발하여 제품 생산을 하는 ‘보카스’의 공정은 칼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세계 100대 명품 반열에 오른 ‘헹켈’의 높은 기술 안목을 만족시켰다.
이렇게 시작된 ‘헹켈’과의 인연은 매년 20억 개 이상을 수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헹켈’로부터 인정받은 ‘보카스’는 세계 최고의 나이프 제조회사 스위스 ‘빅토리녹스(victorinox)’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손과 발을 위한 다양한 케어 제품도 차별화된 제품으로 만들고 있는 ‘보카스’는 신제품을 개발하면 ‘이태리 볼로냐 미용 전시회’에서 선보인다. ‘이태리 볼로냐 미용 전시회’는 구매 결정권을 가진 오너들이 직접 방문하는 전시회로 결정 및 진행이 빠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평판이 좋은 ‘이태리 볼로냐 미용 전시회’에 다녀오면 금세 ‘올해도 ‘보카스’가 해냈다’는 업계의 인정이 이어지고 새로운 수출 길도 열린다. 물론 항상 새로운 제품, 남다른 제품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에 김경희 대표도 “전시회는 나가면 나갈수록 더 어렵다”고 말한다. 그래서 ‘보카스’에게 전시회는 ‘전쟁터’와 같다. 반드시 살아남겠다는 각오로 뛰어들지 않으면 안 되는 곳, 1년에 한 번씩 만나는 바이어들과 얼굴도 보고 이야기도 나누며 미래에 대해 함께 꿈꾸는 ‘축제’ 같은 시간이지만 그런 즐거움 속에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고 결국엔 살아남아야만 하는 ‘전쟁터’. 전시회에서 수출 성과가 쌓이고 명성이 높아질수록 더 흔들림 없이 나아가며 세계 시장을 리드해야 하는 ‘보카스’는 오늘도 완전 군장을 하고 전투에 나서는 군인의 자세로 전시회에 임한다.
지금까지 ‘보카스’가 전장에서 올린 기록은 100전 100승. 극강의 무대에서 선전하고 있는 이 기업은 앞으로도 멈추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전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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