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 매이나드 케인즈(Maynard Keynes)는 주장하기를, 만일 주식시장을 카지노에 비유한다면 이번 주에 개장한 캄보디아의 새로운 주식시장은 딜러만 있고 딜링할 카드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크루피어(croupier: [주] 게임기구 운영 딜러로서 돈을 걸도록 유도하는 임무가 주 기능임) 는 존재하지만 룰렛용 회전판 기구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캄보디아 증권거래소'(Cambodia Stock Exchange: CSX)는 거래할 주식을 갖고 있지 않아서, 이론의 여지는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작은 주식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도표참조)
CSX는 '라오스 증권거래소'(LSX)보다 6개월 늦게 개장했다. 캄보디아와 라오스의 증권거래소들은 모두 '한국거래소'(KRX)의 도움을 받아 설립됐다.
한국의 KRX는 아시아에서 3번째로 큰 주식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KRX는 투자자들이 전세계에 걸쳐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단일한 판'(one board)을 짠다는 비전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 따라서 KRX는 우즈베키스탄 주식시장 현대화를 지원하고 있고, 심지어는 미얀마에까지 접근하고 있다.
캄보디아는 3곳의 국영기업체들을 금년 말까지 상장시키는 것을 바라고 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라이벌 관계라 할 수 있는 라오스 주식시장보다 규모가 커지게 될 것이다. 라오스 주식시장에는 2곳의 상장기업이 있고, 고유한 LSX 종합주가지수를 산정하고 있는 중이다. |

국명 상장기업 수 주가총액
(단위: 10억 달러)
자료출처 : 아프리카 증권거래소 연합회,
유럽-아시아 증권거래소 연맹,
세계 거래소 연맹.
캄보디아 증권거래소는 상장기업도 없고 주가 총액도 없어서, 이 도표에서 세계 최소의 주식시장으로 기록됐다. 모잠비크는 상장기업 2곳에 주가총액은 4억 달러(약 4천억원)이고, 라오스는 상장기업 2곳에 주가총액은 7억 달러이다. 몰디브는 상장기업 수가 4곳이지만, 주가총액은 1억 달러에 불과하다. 그런데 아르메니아는 상장기업 수가 14개나 되면서도, 역시 주가총액은 1억 달러에 그치고 있어 흥미롭다. [크세] |
그럼에도 불구하고 LSX는 주가총액 면에서 '모잠비크 증권거래소'(Bolsa de Valores Moçambique: BVM)보다 더 커질 것이다.
BVM은 '리스본 증권거래소'(Lisbon Stock Exchange) 및 '세계은행'(World Bank, 월드뱅크)의 도움을 받아 1999년에 설립되었다. 영국 '레스터 대학교'(University of Leicester) 교수 브루스 히언(Bruce Hearn)은 BVM의 거래소 건물이 "사랑스런 유리벽과 사치스런 리셉션 데스크들"을 자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은 일주일에 단지 3일 동안만 아침에 문을 연다. 거래는 인터넷으로도 가능하지만, 매도자를 찾는 데 3개월 혹은 그 이상의 기간이 걸리고 있다.
심지어 KRX의 팟 신(Pat Shin) 씨는 일부 경제권의 경우 규모가 너무 작아 자기 자신들의 거래조차 보증하기 힘든 상태라고 보았다. 그는 주식시장 진입을 위한 최소 조건을 인구 500만명 이상(라오스는 600만명 이상임), 1인당 소득이 300~500달러(캄보디아는 800달러를 넘었음) 이상이라고 보았다. 그는 한국이 전쟁이 끝난 지 불과 3년만인 1956년에 최초로 주식시장을 개장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후 주식거래가 보다 발전하는 데는 10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상장된 주식 없이 문을 연 증권거래소의 사례가 없지는 않았다. 카메룬의 '도우알라 증권거래소'(Douala Stock Exchange: DSX)는 문을 연 후 최초의 주식공개까지 3년을 기다렸다. '불가리아 증권거래소'(Bulgaria Stock Exchange: BSE) 역시 개장 직후에 상장조건을 만족시킨 기업은 없었다.
캄보디아의 CSX는 자국의 최고층 빌딩에 입주함으로써, 최소한 버젓한 청사는 갖고 있다. 일부 국가의 주식시장은 훨씬 더 초라하게 시작했다. 심지어는 버튼우드 나무 그늘 밑에서 개장한 경우도 1곳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