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의 성모님,
당신의 보호에 저희를 맡기오니
어려울 때에 저희의 간절한 기도를
외면하지 마시고
항상 모든 위험에서 저희를 구하소서.
영화롭고 복되신 동정녀시여.”
이 기도문은 성모님께 바치는 기도문 중 가장 오래되었다. 3세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파피루스에 그리스어로 적혀 1917년 이집트에서 발견되었다. 즉, 힘든 박해 시대였다. 오래전부터 그리스도인들은 이 기도를 바쳤고, 서방교회 그리고 동방교회로 갈라져서도 같은 기도, 같은 방법으로 성모님께 의탁하였다.
이 파피루스는 3세기의 것으로 추정되며
1917년에 이집트에서 발견되었다.
그래서 여기 적힌 이 기도문은
성모님께 바치는 기도문 중 가장 오래되었다.
파피루스는 종이가 발명되기 전에 종이를 대신하던 식물이다.
예전부터 신앙인들은 어려움이 닥칠 때,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드님을 돌보라고 맡기셨던 성모님에게서 피신처를 찾았다. 오래전부터 수도회, 교구, 도시와 국가들은 성모님의 보호를 간청하며 의탁했으며, 수많은 교회들이 성모님을 수호자로 모시고 있다. 서양 고전 음악의 여러 작곡가들도 이 기도문에 곡을 입혔다. 모차르트의 Sub tuum praesidium (K.198, Sub Tuum Praesidium은 이 기도문의 라틴어 첫 문장)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중세부터 여러 화가들도 이 기도문을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특히 우리는 물질적 정신적인 타락의 시대에, 방향 상실과 혼란의 시대에 성모님이 필요하다. 악에 종속되고 악의 영향력에서 거의 피할 수 없는 이 시대에, 위협적인 전쟁이 일어나는 위험한 시대에 우리는 성모님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질문이 남아있다. 어떻게 우리는 성모님의 보호 아래 도달할 수 있는가? 파티마에서 성모님께서는 결정적인 답을 주셨다. 어머니의 영적인 “보호 망토”는 봉헌이다. 그리고 성모님께서 전 인류 가족에게 “던지고” 싶어 하시는 “구원의 반지”는 묵주이다. 우리는 어머니의 도움이 절실하다. 우리 모두 어머니의 도움을 믿고 의탁하자.
타이타닉호와 두 사제
타이타닉호는 1912년 4월 10일, 영국 사우샘프턴의 항구를 떠나 목적지 뉴욕으로의 항해를 시작했다. 선장과 승무원과 승객까지 승선객이 2,224명일 정도로 당시에 가장 큰 여객선이며, 건조 후 첫 항해였다. 그런데 4월 14일 일요일 23시 40분경(선박 시간) 타이타닉은 빙산에 부딪혔으며, 4월 15일 월요일 02시 20분에 침몰하여 1,500명 이상이 희생되면서 “20세기 최악의 해양 사고”로 기록되었다.
1912년 4월 10일, 오버바이에른의 샤이언 수도원의 독일인 베네딕토 수도승인 요제프 페루쉬츠(Josef Peruschitz) 신부는 타이타닉호에 승선했다. 미국 미네소타주에 있는 베네딕토 수도회 소속의 고등학교 건축과 경영을 위임받기 위해서였다. 그는 뉴욕에 도착하여 자신의 가족에게 이 새로운 사실을 알리며 깜짝 놀라게 할 생각이었다. 영국 출신인 토마스 바일스(Thomas Byles) 신부도 그와 동행하면서, 승객들에게 영성적 도움을 주고 있었다. 날마다 그들은 미사를 드렸다.
처음에는 3등실에서 100명이 넘는 신자들과 함께, 그다음에는 2등실에서 미사를 드렸다. 4월 14일 저녁에도 두 신부는 평소처럼 사람들과 함께 기도했고 축복해주었다. 그리고 그날 밤 23시 39분, “빙산이 바로 앞에 있다!”란 외침이 있기까지 모든 것은 순조로웠고 고요했다. 1분 후, 배가 진동했지만, 승객들의 시선과 주의를 끌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그 순간부터 2시간 40분 만에 세계 최대 크기의 타이타닉호가 가라앉고 말았다.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 요제프 페루쉬츠 신부와 토마스 바일스 신부는 승객들을 갑판으로 안내했으며, 상황의 심각함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부인과 아이들을 구명 보트에 승선하도록 설득했다. 동시에 그들은 승객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었고 끊임없이 기도했다.
4월 15일 월요일 02시 직전에 1,500명 이상의 사람들이 구명보트에 탈 순서를 기다렸다. 두 신부는 자신들에게 제공된 구명보트 자리를 거절하고는, 다른 이들의 승선을 돕고 배에 남아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였다. 구명보트에 오를 기회를 잡지 못하여 죽음을 맞게 되는 이들의 마지막 고해를 들어주고, 그들과 함께 미사와 기도를 드리고 위로해주며 마지막 시간을 함께 맞았다. 생존자들은 훗날 이렇게 말했다.
“그 마지막 보트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그 두 사제가 묵주기도를 선창하면서 기도하는 모습을 분명히 보았으며, 많은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열렬히 묵주기도를 함께 바쳤다. 그러고는 타이타닉호는 깜깜해졌으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탄식의 소리나 공포의 외침은 들리지 않았다.”
1912년 4월 15일 02시 20분에 타이타닉호는 북대서양에 가라앉았다. 그 안에는 약 1,500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신부 요제프 페루쉬츠와 토마스 바일스도!
할아버지의 생명을 구한 묵주
잉에 코발스키(Inge Kowalsky, 1911-2007)는 독일 출신의 이름난 여류작가이다. 그녀의 부모는 슐레지엔 출신이며, 자신의 책에서 그녀는 자신의 출생지인 아름다운 도시 블레슬라우에 관해서, 행복한 어린 시절과 청소년 시절에 대해서 자주 언급한다. 생동감 넘치는 그런 기억들은 잃어버린 고향, 특히 그녀의 자애로운 할머니와 연결되어 있었다.
“나의 여동생 에리카와 나는 방학 때마다 며칠씩 할머니 댁에서 지냈다. 그건 아주 황홀한 시간이었다. 그렇다고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건 아니었다. 할머니는 우리와 숲을 산책했고, 정원에서 일을 했으며, 매일 저녁 식사 후에 우리는 함께 묵주기도를 바쳤다. 그다음에 할머니는 오래된 성모상 앞에 붉은 초를 켰고, 묵주를 앞치마 주머니에서 꺼내 우리 옆에 무릎을 꿇었다. 우리는 교송으로 기도했으며, 그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할머니는 주중에는 빛나는 갈색 구슬로 된 묵주를 사용하셨다. 토요일과 주일에는 유리 찬장에 있던 매우 낡고 검은 납작한 구슬로 된 묵주로 기도하셨다. 그러나 그 묵주에 달린 은으로 된 십자가는 특별히 아름다웠다. 아직 어렸어도 우리는 할머니의 그 습관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저녁 기도 후에 내 여동생이 물었다.
‘할머니, 왜 토요일과 주일에는 이 오래된 묵주로 기도하세요? 할머니 것이 훨씬 더 아름다워요!’
그러자 할머니가 대답하셨다.
‘얘들아, 이 묵주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단다. 안타깝게도 너희는 훌륭하신 너희 할아버지를 본 적 없지.
이 검은 묵주는 그 할아버지의 것이야. 할아버지는 광부였어. 그분은 매일 아침 일하러 갔고, 가는 도중에 묵주기도를 하셨어. 왜냐하면 그 당시에는 광부들을 일터로 태워주는 버스가 없었단다. 그래서 너희 할아버지는 걸어서 가셨어. 바람이 부나, 눈이 오나, 얼음이 얼어도, 매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서 30분간 걸어서 일터에 가고, 오후에 퇴근할 때도 30분을 걸어서 집으로 오셨단다. 그분은 그렇게 걸어 다니는 것을 힘들게 여기지 않으셨어.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셨고, 그때마다 늘 묵주기도를 하셨단다. 날이 밝든 어둡든, 날씨가 좋든 궂든….
어느 날 아침, 할아버지는 묵주를 집에 두고 온 것이 생각났는데, 그때는 이미 얼마를 걸어갔을 때였어. 할아버지가 어떻게 하셨을까? 그냥 계속 갈까, 돌아갈까, 얼마간 생각한 후에, 그분은 빨리 집으로 달려가서 묵주를 가지고 급히 길을 나섰단다. 할아버지는 당신의 묵주를 아끼셨고, 그 묵주 없이 하루를 보내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그분은 일터에 10분 늦었어. 일터에는 동료 광부들이 할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할아버지는 감독자이기에 탄약 상자의 열쇠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야. 광부들은 수직갱에 들어갔고, 할아버지도 광산 탄갱에 들어가려는 바로 그때, 천둥 같은 굉음이 났어. 광부들은 창백한 얼굴로 서로 쳐다보았어. 다행스럽게도 아무도 수직갱 안에는 없었어. 당연히 모두가 놀라서 우왕좌왕했단다. 첫 조사에서, 산속에 거대한 바윗덩어리가 떨어져 많은 수평갱이 온통 파묻혔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어. 그 날 할아버지가 정시에 도착했다면, 많은 광부들이 목숨을 잃는 불행이 일어났을 테고, 할아버지도 마찬가지였을 거야. 분명 그 일은 하느님의 섭리였어.
할아버지가 집에 오셔서 나에게 그날의 일을 말했을 때, 내 무릎이 떨렸단다.
그때 너희 아버지는 겨우 다섯 살이었고, 모두 어렸단다. 한 가족의 가장에게 그런 사고가 난다면 어떻게 이겨낼 수 있겠니? 그때부터 우리 가족은 그 큰 재앙을 피하게 된 사실을 항상 기억하도록, 우리는 할아버지의 그 묵주를 아주 소중히 간직해왔어.
그래서 나는 성모님의 날인 토요일에 그리고 주님 부활의 날인 주일에, 항상 할아버지의 묵주로 기도한다.”
< Triumph des Herzens
마음의 승리 No. 184>에서
이정은 옮김,
(마리아지 2024년 9•10월호 통권 247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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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처 : 아베마리아 출판사
첫댓글
어머니, 당신의 보호에 저희를 맡겨드립니다.
자비하신 어머니
거룩하신 어머니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