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하당 광덕 큰스님 열반 25주기 봉행사
오늘 금하당 광덕 큰스님의 열반 25주기 추모법회에 참석해주신 혜담 스님, 김인숙 성곡언론문화재단 이사장님, 큰스님의 속가 친지 및 불광형제 여러분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유튜브를 통해 오늘 행사에 동참하고 계시는 불광형제님들과 제방의 스님 및 불자님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큰스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지 벌써 4반세기가 흘렀습니다. 그러나 맑은 눈매로 잔잔하게 미소지으시면서 불광형제들을 맞아주시던 모습은 엊그제처럼 선명하게 느껴지고 오늘 같은 날에는 더욱 그립습니다.
여러분께서 잘 아시는 바와 같이, 큰스님께서는 동산 스님 상좌로 출가하신 후 평생을 청정수행자로 생활하셨고 불교정화운동에도 적극 참여하셨습니다. 1962년 조계종 창종시에는 종헌, 종법 제정에 크게 기여하셨고, 1971년에는 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장직을 맡으시는 등 수행에 충실하시면서도 종무행정에도 밝으셨습니다. 큰스님께서는 불교의 대중화, 현대화를 통한 불교중흥을 위해 1975년 불광형제들과 함께 불광법회를 창립하시어 도심포교를 선도하셨고, 열반하시기까지 불광법회 법주로서 언제나 불광형제들에게 자상한 가르침과 따스한 자비심을 베푸셨습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금하당 광덕 큰스님께서 1999년 2월 열반하신 후 세상은 참으로 많이 변하였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대중화로 우리는 상시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모바일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최고의 법문을 접할 수 있고 SNS의 발전으로 전 세계와 실시간으로 직접 소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는 잘못된 권위주의와 밀행주의가 점차 사라지고 합리성을 바탕으로 한 평등주의와 투명화가 정착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공조직과 사조직을 막론하고 신뢰받지 못하는 자에 대한 강요된 존경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큰스님께서는 부처님 가르침의 대중화를 위해 1960년대부터 선관책진, 보현행원품 등의 한글화 작업을 하셨고, 불광식구들을 불광형제라 칭하시면서 사부대중 평등사상을 실천하셨습니다. 1982년 불광형제들과 함께 불광법회의 전용 중앙도량으로 불광사를 창건한 이후에는 재가 법사들이 법문을 하도록 하셨고 불광법회 부회장이 사찰의 수입, 지출을 결재하도록 하시면서 재정투명화를 실천하셨습니다. 이런 점에서도 큰스님께서는 시대를 앞서간 불교개혁의 선각자이셨습니다.
친애하는 불광형제 여러분,
큰스님께서 열반에 드신지 25년이 지난 오늘 불광의 현 상황을 생각하면 참담하고 큰스님께 죄송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우리가 직접 경험한 부조리를 제도적으로 개선하여 실질적인 재정투명화를 구현함으로써 불미스러운 일이 더 이상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 청정하게 수행하시는 스님을 모시고 부처님 가르침을 올바르게 공부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발원을 방해하는 자들은 잘못된 권위주의를 신봉하면서 불광사가 불광법회의 전용 중앙도량인 사실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계율을 등한시하면서 세속적 욕망에 집착한 채 실질적인 재정투명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부처님 가르침에 대한 지식이 대중화되고 있는 이 시대에 출가자의 권위는 청정한 수행과 자비로운 언행에서 나오는 것이지 단지 출가를 했다는 사실 자체에서 진정한 권위가 나올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 사태 발생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들도 하루 속히 미망에서 벗어나 큰스님의 가르침을 펴는 불광법회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십시다.
사랑하는 불광형제 여러분,
상황이 어려울수록 우리는 금하당 광덕 큰스님의 가르침에 의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큰스님께서는 월간 불광 1980년 1월호에서 『불자는 마땅히 그가 살고 있는 시대와 국토의 상황에 대하여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 그 시대 그 국토에 바른 길을 비추어 바른 판단을 하고 역사의 방향에 대해 분명한 길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우리가 불광에 몸담고 있는 스님들에게 재정투명화와 합리적인 사찰운영을 위해 마련한 “불광법회 회칙”과 “불광사·불광법회의 운영에 관한 규정”의 준수를 촉구하고 은처의혹승의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바로 큰스님의 위와 같은 가르침에 충실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는 큰스님께서 그토록 강조하시던 호법과 전법의 길입니다. 큰스님 열반 25주기를 맞이하면서 호법과 전법을 위한 우리의 뜻을 더욱 굳게 다짐합시다. 이렇게 할 때 큰스님께서는 항상 우리 곁에 계실 것이고 불광이 하루 속히 정상화되어 환희심이 넘치는 불광법회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끝으로 이 자리를 함께 하고 계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이번 추모법회를 여법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각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불기 2568년 2월 18일
법회장 현진 박 홍 우 합장
첫댓글 현진거사님! 추모법회 봉행사 중요한 기록을 여법하게 올려주셔서 덕분에 편하게 마음에 새겨듣고 복습했습니다.
거사님의 노고에 수희찬탄드립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