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열 해안경관과 해수욕장
지난 8월 2일에 방영된 TV 프로그램 '한국기행'에 전남 고흥, 남열리 해수욕장이 소개되었다. 요사이 서핑 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파도와 물살이 서핑하기에 좋은 조건인 듯했다.
화면에서 보이는 힘찬 파도처럼 오랜 추억이 몰려왔다. 그곳은 내게 특별한 장소다. 고흥이 고향인 남편이 결혼 전에 가장 먼저 데려간 곳이다. 난생처음 가 본 이름조차 생소한 고흥은 내가 사는 도시에서 두 시간 반이 걸렸다. 산골 태생인 나는, 그때까지 바다에 가 본 적도 몇 번밖에 없었다.
바다와 먼 곳에 살았던 터라 자주 못 보던 바다. 남열리 해수욕장은 고흥에서 다시 시외버스를 타고도 한참을 걸은 후에 도착했었다. 맑은 바다~ 넓고 기다랗고 단단한 모래사장, 솔숲, 빼어난 해안풍경. 바람까지 깨끗했다. 그 바다는 한나절이 걸려도 가볼 만한 곳. 그런 조건들로 인해 남열리 해수욕장은 일출과 일몰 명소로도 유명하다.
우리가 고흥에 살았던 때에는 새해 해돋이 행사에 군수님도 오시고,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떡국을 나눠 주었다. 잘 모르는 사람들끼리 추위도 잊고 떡국을 먹으며 새해를 시작했던 추억이 서린 곳이었는데, 지금도 해돋이 행사를 실시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고흥군청 누리집에 명시되어 있는 것을 보면 여전히 행사를 이어가는 듯하다.
남열리 바다를 좋아해서 그 후로도 가끔 찾았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도 여름휴가철에 해수욕을 갔는데 파도가 좀 센 편이라 나는 무서워서 물가에서만 놀았던 기억이 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남열리 바다는 겨울 바다다.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부서지는 파도. 인적 드문 바다에 투명하고 쨍한 하늘과 어우러진 매혹적인 바다는 잊을 수 없는 풍경이다. 남열리 해수욕장이 좋은 이유는 얼마든지 더 적을 수 있지만, 직접 가보기를 권한다.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지친 마음을 쉴 수 있는 곳으로 더할 나위 없는 장소라고 생각한다. 해돋이 명소라 근처 마을에서 민박집을 구하기도 쉽다.
[오직 고흥에서만 만날 수 있는 행운]고운 금가루를 흩뿌려 놓은 듯한 백사장의 모습과 적당한 휴식처를 제공해 주는 소나무 숲으로 이루어진 남열 해돋이 해수욕장은 남녀노소와 사계절을 가리지 않고 해수욕을 만끽하러 찾아오는 이들부터 높은 파도를 즐기려는 전국 각지의 서퍼들이 매년 찾아오는 남도 유일의 서핑 스팟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매년 1월 1일 해맞이 행사가 열리며 특히 일출과 일몰이 아름다운 장소로 손꼽히기도 한다. 우주발사전망대는 다도해의 절경과 누리호 발사 장면을 가장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 포인트이며 인근에는 해안산책로인 미르마루길, 용바위, 팔영대교 등의 관광 명소가 많이 자리 잡고 있어 관광지로서의 가치를 더해가고 있다. - 고흥군청에서
결혼 후 10년 동안 고흥에서 살았다. 지인들이 고흥을 방문할 때면, 남열리 해수욕장이 마치 내 집인 양 안내하곤 했다. 가족단위나 혼자여도 마찬가지였다. 그곳을 찾은 손님들은 모두 깨끗하고 아름다운 남열리 바다를 좋아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올여름엔 고흥 남열리 해수욕장이 손에 잡힐 듯 그립다. 수평선과 섬들을 바라보며, 깨끗한 파도에 발을 담가도 보고, 단단한 모래사장에 발을 뻗고 앉아 한나절 쉬었으면 좋겠다. 몸에 쌓인 피로도 내 속에 쌓인 시름도 바다에 던져두고 왔으면 좋겠다.
고흥 10경 중 한 곳인 남열리 해수욕장은 내게는 고흥 1 경이다.
* 사진들은 검색하여 편집 후 올렸습니다. 감사합니다.
남열해돋이해수욕장
전남 고흥군 영남면 남열리 1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