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사자성어]
몽중설몽(夢中說夢)
꿈속에서 꿈 이야기를 하다 ➁
주인은 나그네에게 꿈 이야기 하고
나그네는 주인에게 꿈 이야기 하네.
지금 꿈을 이야기하고 있는 두 사람
그들 역시 꿈속의 사람이어라.
主人夢說客(주인몽설객)
客夢說主人(객몽설주인)
今說二夢人(금설이몽인)
亦是夢中人(역시이몽인)
《청허당집(淸虛堂集)》2권
듣자 하니 주인은 나그네에게, 나그네는 주인에게 꿈을 사실처럼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들 역시 꿈속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래서 어리석은 사람 앞에서는 꿈 이야기를 하지 말라[痴人面前 不得說夢]고 한다. 사실로 믿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정말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어리석음을 풍자하는 말일 것이다.
이 삼몽시는 조선의 시사(詩史)에서도 명시에 속한다. 문학적으로도 뛰어난 선시다. “그들 역시 꿈속의 사람(亦是夢中人)"이라는 말에서, 인생이란 덧없는 존재, 허망한 존재임을 함축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서산 대사 만년의 작(作)이 아닌가 생각한다.
꿈에 대해서는 한말(韓末)의 유명한 불교 거사였던 월창(月窓) 거사 김대현(金大鉉, ?~1870)의 《술몽쇄언(述夢瑣言)》이라는 책이 있다. 핵심은 우리의 인생 100년은 꿈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책은 처음으로 남만성 선생이 번역했는데(을유문고 143), 역자의 해설은 본문보다 더욱 명문이었다. 지금 내로라하는 필자들, 그의 사유세계를 따라갈까? 명저이므로 시간이 된다면 한 번씩 읽어보아도 좋을 것이다.
불교에서는 하룻밤의 꿈을 소몽(小夢)'이라고 하고, 인생 100년을 '대몽(大夢)'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인생을 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하찮은 것, 별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도 싸워댄다.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났다'고 싸운다. 참으로 인간은 몽매하기도 하다.
'꿈'이라면 그 유명한 《장자》 호접몽(胡蝶夢)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밤 꿈에 장자는 호랑나비가 되었다. 훨훨 날면서 마음대로 즐겼다. 자기 자신을 잊어버렸다[忘我]. 그러다가 문득 잠에서 깨어 보니 분명 자신은 인간 장주였다. 그는 생각했다. 내가 나비가 된 것일까? 나비가 나로 변한 것일까? 도무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
장자는 호접몽 이야기를 통해서 독자를 인생 속, 세상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여기서 그가 하고 싶은 말은 물아일체(物我一體)이므로, 옳고 그름[是非]을 따지거나 피아(彼我)를 구분하지 말라는 뜻이다. 장자는 그것을 물화(物化, 物我一體)라고 하였다. '너(彼)와 나(我)'는 원래 하나라는 뜻이다.
우리는 꿈을 꾸면서 그것이 꿈이라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100% 사실로 받아들인다. 꿈에서 깨고 나서야 비로소 그것이 꿈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 인생 100년도 그와 같을지도 모른다. 사랑해 본 뒤에야 사랑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살아본 뒤에야 삶이 무엇인지 알 수 있듯이, 죽어본 뒤에야 사후세계가 더 극락이고 천당일지 누가 알 수 있으리오?
싸움이란 바로 나, 내 생각은 옳고, 상대방은 그르다는 데서 출발한다.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데서 발단한다. 자아, 에고 등 스스로 만든 세계관에 흠뻑 도취하여 고래고래 핏대를 올리면서 싸운다.
일장춘몽(一場春夢).
우리는 쓸데없는 일에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 아닌지? 가끔씩은 자신을 관조해 보기도 해야 한다.
夢中說夢 몽중설몽
夢 꿈 몽. 꿈꾸다.
說 말씀 설. 말하다.
夢 꿈 몽.
中 가운데 중. 중간.
출처 : 윤창화 <불교의 사자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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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대한 사자성어로 호접지몽(胡蝶之夢)ㆍ일장춘몽(一場春夢) 외에도 남가일몽(南柯一夢)ㆍ한단지몽(邯鄲之夢)이 있습니다. 모두가 부귀영화가 한바탕의 꿈으로 덧없음을 이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과 재물을 탐하려고 불법을 저지르며 악행을 불시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행업에서 남는 것은 화보(花報)와 과보(果報)이며 나오느니 후회와 한숨일 것입니다.
꿈이라도 나와 남을 위하는 유익한 결과를 가져오는 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 또한 꿈속 일이지만...
오늘도 좋은 하루 불보살님의 은은한 가피 속에 심신의 안정과 건강과 안전 속에 통찰지를 갖추고 정리를 따라 정심정행하며 즐거운 만행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_()_ _(())_(백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