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주 토요일 삼곤의 고등학교 동문산악회 대성명산회를 따라 포천 명성산을 다녀 왔다.
백성들과 신하들로부터 신망을 잃은 궁예가 축출되어 부하들과 숨어 들어 온 곳이 이 곳 명성산,
궁예가 그 설움으로 목놓아 울었다해서 일명 울음산이라도고 불린다.
한라산을 다녀 온 이후 간이 부었는지 눈쌓인 겨울산도 별로 겁이 안나더라.
산에 갈때 마다 날씨는 왜 그리 좋은지...이 날 역시 바람도 없이 춥지도 않은 것이
하늘은 맑고 파랗게 드높은 날이었다.
산에 갈때 마다 매번 그러니 말하기도 창피하지만~~이 날도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었다.
감기로 머리도 살짝 아프고, 배도 살살 아프고....
그런데 이상하지?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모든 통증이 사라지는 것을 매번 느낀다.
능선을 오르내리며 6시간 정도를 걸었는데 하나도 힘든줄을 몰랐다.
감기라곤 모르고 살 것 같은 삼곤이도 구정때부터 앓은 감기로 고생중이었는데
이 날 산행이후 감기가 뚝 떨어졌다고 한다.
몇 회 선배님이신지 모르겠지만 상당한 연배가 있으신 선배님들과 함께~
잘 찍으면 한편의 드라마라 했는데....서로 딴 짓.
이 날 영인이가 준비해 온 돼지고기김치볶음과 생두부, 도라지무침이 초절정 인기를 얻었다.
신고식 한번 제대로 해서 동도초의 자긍심을 한껏 드높인 귀엽고 사랑스러운 영인!
삼곤이와 단짝 선배님.
두사람의 너무도 두터운 우정? 애정?에 마눌님들이 질투를 한다는 소문*^^*
사진으로 봐선 뭐 그리 다정해 보이진 않구만,
가을에 그리 맑은 물이 흐르던 폭포도 꽁꽁 얼어붙은 듯 하지만 보이지 않는 저 얼음 안에는
끊임없이 물줄기가 흐르고 있다는 거.
미모의 여상 선배님들. 세월을 잊고 재미나게 사시는 분들.
곁다리로 낀 우린 어색어색~~
삼각봉 아래에서 삼곤이와도 다정하게 한 컷.
이번 산행은 가을 산행때와 반대로 올라가서 크게 돌아 하산.
많은 능선을 타고 오르 내리다 보니 명성산과 그 주변 여러 산들의 산세가 제대로 보이더라.
가을 산행이 억새밭이 주된 풍경이었다면 이번 겨울 산행은 내려앉은 눈으로 경계가 선명해진
산을 보는 재미가 좋았다.
미소가 떠나지 않는 미소천사 영인과도 한컷.
눈 부셔라~~
이번 산행엔 사진을 많이 못 찍었다. 산에선 사진 찍기가 싫더라.
그냥 눈으로 실컷 즐기고 싶을뿐인데 남들이 찍으니 또 덩달아 몇 컷 찍은 것이 이나마 있네.
이제부터는 지난 가을 억새가 활짝 피기 일주일 전의 모습.
진작 올리려다 못 올렸는데 마침 겨울 산행을 다녀와서 가을 억새가 장관인 모습과 비교하는 것도
좋을 듯해 함께 올린다.
중간중간 들어 서 있는 느티나무가 있어 한층 더 운치를 자아낸다.
궁예약수터, 물은 말라 있었지만 느티나무는 멋있다.
이건 용담인가? 보라색 산부추꽃과 쑥부쟁이도 간혹 보였는데...분명 사진도 찍었는데....흔적은 없구나.
893봉 근처 조망터에서 내려다 본 산정호수
이 폭포가 저 위 겨울산행의 꽁꽁 얼어있는 그 폭포. 등룡폭포.
이건 그 아래 비선폭포,
저 붉은 단풍....꽃인듯 곱구나.
하산 후 주차장에서 바라본 모습.
이때는 능선을 타지 않고 올라간 길로 다시 내려와 산행시간이 짧았다
덕분에 시간이 많이 남아 주변의 산정호수를 한바퀴 돌며 산책.
산정호수 한켠에 허브농장이 있었다.
산에서 미처 점심을 먹지 못해 준비해 간 도시락을 이 즈음 어디에서 먹은 듯.
개미가 줄지어 다니길래 개미먹이로 일부러 많이 흘리며 먹었었네.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의 촬영지였던 대성 참도가
드라마에서 참 멋있게 나온 집이었는데 지금은 폐허수준으로 방치,
이 드라마 처음 몇 회는 느낌이 있었는데 나중엔 별로~~~그래서 딱 5회까지만 봤나보다.
드라마 속 잊혀지지 않는 명대사 하나.
" 그 사람을 뭐라 불러 본 적이 없어서.....나는,
뻐꾹이가 뻐꾹뻐꾹하고 울듯
따옥이가 따옥따옥 울듯이
새처럼 내 이름을 부르며 울었다.
은조야, 은조야, 하고 울었다"
정말 이 나레이션 하나만으로 나는 이드라마를 사랑하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저기 저 바위를 책바위라고 한다.
책을 펼친듯한 모습같아 보이나?
이 즈음에 있던 의자에 앉아서 해 질 무렵 호수 풍경을 실컷 감상하다 돌아왔는데....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련가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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