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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스크랩 제20회 제주 동양란 전시회
김창집 추천 0 조회 55 10.03.14 07:3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밀린 원고를 쓰느라 이틀 동안 불로그에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어제 아침 8시. 막 탈고해 이메일로 부치고 오름으로 치닫는다.

모처럼 해방감을 느끼며 반나절 쏘다니며 새 봄을 즐기고

제주학생문화원에 돌아와 보니, 제20회 제주 동양란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한국난의 우수한 품종을 발굴하여 계통을 정립시키고

전시회를 통하여 명품 난 배양 정보의 교류와 지속적인 중식 및

확대 보급, 난 애호가들의 친교의 장을 마련하고 제주 지역의

건전한 난 문화 창달에 기여할 목적으로 시작된 전시회는

13~14일 이틀간 전시된다.

 



♧ 춘란소심 개화(春蘭素心開花) - 홍해리(洪海里)


아지랑이 아른아른

복사꽃 허공


피가 도는 산자락

눈푸른 바람


그 바람 입김 따라

여린 꽃대궁


바르르 떨고 있는

눈물빛 입술.

 



 

♧ 춘란 - 류윤모


그대로 하여 나 눈 멀었습니다

그러나 그대가 주시지 않는 사랑을

내 어찌 감히 바랄 수나 있을까요

내가 한 번도 드려 본 적 없는 사랑을

어찌 그대에게 바랄 수가 있을까요

언젠가 내 고요히 타오르던 눈빛을

그대 아직껏 기억하고 계신다면

어쩌다 그 맘속에도

애틋한 사랑 한 촉 움틀 날도 있겠지요

사랑이여

내가 그대를 사랑하거나

그대가 나를 사랑하거나

끊어진 길은

세월만이 푸르게 이어 주겠지요

끊어진 길은

세월만이 푸르게 이어 주겠지요

사랑이여



 

♧ 춘란(春蘭) - 전병철  

  

억겁의 손아귀에서도 용케 버텨 왔구나

가느다란 줄기에다 속속들이 매단 인연

방황하는 바람 아무런 대가 없고

피고자 하는 자리 찾아

텅 빈 마음으로 편히 쉰다


꾸밈없는 노력으로 꽃을 피우고

피운 그 꽃 더욱 고고(孤高)한

고운 자태 꺾이지 않아

이제 사 드리우는

결코 허물어지지 않는 자태여


손모둠으로 기원하는 가냘픔이 푸르다

정결(淨潔)함이 영근다.



 

♧ 춘란(155) - 손정모


유리 파편처럼 섬뜩한

산바람 풀숲을 짓밟아도

마른 잡초에 둘러싸여

파랗게 나풀거리고


겨울을 꼬박 지새고도

소중한 살 속

청초한 꽃을 피워

솜털처럼 나부낀다.


향기를 뒤덮는

숨겨진 열정

갈라진 잎새마다

불길처럼 일렁이고


마른 풀들

물기 빨아올려

몸 풀 때까지도

청아한 미소를 흩날린다.

 



 

♧ 춘란 - 이복란

 

연약한 잎에서

이는,

곧은 절개는

이조 여인의 넋이라도

 

미끈히 물 오른 몸으로

슬며시

올려 논 발아,

작은아씨 초경하듯

미풍에도 화들짝 놀라고

 

고고로운 연록의 자태에서

향기,

향기 적음에야

어쩐지

신의 질투라는 생각에

별빛이 보이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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