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의 지맥인 동대산맥과 주사산맥이 남북으로 주행하여 동서의 경계를 이루며 형산강구조곡과 영천-경주간 구조곡이 교차하는 지점에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침식분지가 형성되어 그곳에 시가지가 발달하였다. 명활산, 금오산, 옥녀봉, 선도산, 금강산 등이 있다. 시가지 서쪽을 남류하는 형산강의 상류인 인천이 서천에 흘러들고 북천이 중심부를 관통하며 반월섬을 끼고 도는 남천이 이에 합류하여 형산강 본류를 형성하여 영일만으로 흘러든다.
어느 지역이든 관광차 들르면 갈등하게 되는 것이 음식점 선택이다. 관광지 주변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많은 음식점들. 하지만 과연 어느 집에 들어가야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을 수 있을지 알기 어렵다. 으레 짜고 맵고, 독특한 양념이 가미된 경상도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 사람은 여행내내 짜증을 부리게 될 수도 있다. 보문단지 관광단지 앞에는 수많은 음식점, 호텔, 온천 등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발빠른 여행객이라면 경주 시내에 있는 쌈밥집을 일부러 찾아갈 것이다. 경주에는 쌈밥집이 여럿 있다. 그중 삼포 쌈밥집(0561-741-4384)이 원조집이다.
경주에 쌈밥이 유명하게 된 것도 바로 삼포집 때문이다. 경주 시내에 있는 대능원 돌담길에는 벚꽃이 피어 눈발을 휘날리고 있다. 운치있는 2차도로를 따라 기와집 담장을 끼고 달리면 쌈밥집이 줄줄이 이어진다. 삼포집은 몇집을 지나서야 만날 수 있는데 옛집을 개조해 만들어 금방 연륜을 읽을 수 있다.
삼포집에 들르면 두 번 놀라게 된다. 우선 이곳의 실내를 장식하고 있는 수많은 고품들때문이다. 방마다 전시되어 있는 고품들이 수백가지. 요즘 흔하게 인기를 끌고 있는 토속카페보다 월등히 많고 다양한 소품들이 방마다 가득 진열되어 있어 마치 민속 박물관에 들어선 듯하다. 처음 찾아간이는 고품 감상하느라 이방저방을 기웃거리게 된다.
두 번째는 쌈밥상이 차려 나왔을 때다. 1인분에 6천원이라는 가격이 무색할 정도로 가짓수도 많고 푸짐하다. 상추, 비타민, 고추, 쑥갓 등 싱싱한 야채쌈과 더불어 삶은 나물(치커리, 케일, 근대, 양배추, 다시마, 깻잎, 머우잎 등) 한 접시도 첨부된다. 갖은 야채에 밥을 얹고 집된장으로 만든 쌈장을 듬뿍 얹어 입이 찢어질 정도로 크게 벌려 먹으면, 벌어진 입만큼이나 즐겁다.
이 집에는 쌈장 이외에 멸치젓으로 만든 독특한 장이 특징이다. 감포에서 해녀가 잡은 멸치로 담은 굵은 멸치젓을 사시사철 이용한다. 액젓은 고춧가루를 넣어 소스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무침으로 내놓는다. 이 소스는 독특해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온단다. 그외 멸치무침, 생선조림, 나물류, 김치 등이 곁들여 진다.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집에서 만든 된장으로 만든 된장찌개 맛이다.
15년 연륜을 자랑하고 있는 삼포집은 비교적 음식을 먹고 탈이 적은 건강음식점을 생각했다. 여주인 조남숙씨는 매일 싱싱한 재료를 사기 위해 시장을 돌아다니며 재료가 떨어지면 곧바로 장을 보러 나간다. 되도록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건강음식점을 운영해 가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남편이 십수년간 모아놓은 민속품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돋보이고 있다. 맛깔스럽고 저렴한 음식과 운치있는 고품이 어우러진 보기드문 곳이다. 반찬이 많고 자리가 넓어 석식이나 중식으로 선택해 편안하게 먹으면 좋을 곳이다.
영업시간:11시-저녁 10시까지/NO카드/예약가능/단체 280명까지 가능/너른주차공간
찾아가는 길:경주시내 대능원(천마총) 옆 쌈밥촌에 위치.
맛기행 둘
굵은 멸치와 동태로 끓인 시원한 국물에 채썰은 메밀묵이 송송
팔우정 해장국
아침 요기꺼리로 찾는 곳중 하나가 해장국집이다. 간밤에 술이라도 한잔 했다면 더욱 그리워 지는 것이 시원한 해장국국물. 경주에는 특별한 해장국집이 있다. 경주역 황오동 로타리서편에는 해장국집 타운. 다닥다닥 붙어있는 수십군데의 해장국을 보면 초보자들도 괜찮을 거라는 것을 금방 짐작한다. 원래 이곳은 30여년전 염매시장에 찾아온 장꾼을 위해 노부부가 개설한 곳이라고 한다. 염매시장이 없어지고 난 후 자연스럽게 해장국집이 20여년 이상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허름한 간판들. 특별한 치장 안 한 실내분위기. 예전 장터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이 곳 해장국집들.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서면 오며가며 탁자에 걸터앉아 밥을 먹던 그 시절처럼 주방과 의자가 연결되어 있다. 지금 그 자리에 손님은 없지만 그시절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굵은 멸치와 동태를 넣고 푹 고아낸 국물 솥엔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손님이 오면 즉석에서 먹을 수 있도록 양념을 정갈하게 준비해 두었다. 메뉴는 해장국, 선짓국 등이 있다. 해장국과 선짓국은 서울, 경기지방에서는 따로 분리하지 않지만 이곳 해장국은 따로 분리해야 될 정도로 맛과 재료가 판이하다. 이곳에서의 선짓국은 선지넣고 우거지 넣어 끓이는 일반적인 해장국.
경주식 해장국은 굵은 멸치와 동태를 넣고 푹 끓인 국물에 채썰은 메밀묵을 몇번 헹궈 따뜻하게 만들고 묵은 김치, 파, 고춧가루를 넣고 그 위에 참기름을 뿌리면 시원하고 맛있는 해장국이 완성된다. 곁들여 나오는 반찬이야 겨우내 묻어 두었던 신김치와 깍두기, 짠지 동치미 등이 전부다. 반찬은 너무 짜서 웬만한 경상도인이 아니고서는 먹기 힘들정도. 하지만 시원한 해장국은 저녁내 마셨던 주독을 풀어주기에 충분하다. 가격도 3천5백원으로 너무 싸 더욱 즐겁다. 일부러 찾아가볼만하다.
대부분 분위기와 맛이 비슷하므로 원하는 곳에 자리를 잡으면 된다. 그중 팔우정식당(0561-742-6515)이 깔끔하고 괜찮다.
주변 볼거리
*보문관광단지
경주시가지에서 동쪽으로 약 6.5km 떨어진 명활산 옛 성터밑. 50여만평의 보문호를 중심으로 조성된 경주 보문단지는 총 323만평의 대지에 국제적 규모의 관광호텔, 골프장, 테니스장 등의 운동시설, 토산품점, 쇼핑센터 등 편의시설을 갖춘 대규모 위락타운이다.
단지의 중심부에는 900석규모의 대회의장과 소회의장 1개, 5개 국어 동시통역시설을 갖춘 육부촌 국제회의장이 있으며 그 아래로 높이 22m의 보문탑과 1천여명이 관람할 수 있는 야외극장도 자리잡고 있다. 이 극장은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4월-11월까지 우리 전통 국악 및 민속무용을 무료로 공연하고 있다.
*토함산 불국사와 석굴암
경주에 들러 으레 찾는 곳이 토함산이다. 불국사와 석굴암은 필수 관광코스. 수학여행을 기억하는 세대들은 이제 어린 자녀들 손을 잡고 찻아온다. 대부분 옛추억을 더듬고 2세에게 문화를 가르쳐 준다는 것을 핑계삼는다. 의무감처럼 들러야 하는 이곳에서 가장 먼저 기억되는 것은 1인당 3천원이라는 입장료다. 경주지역 가는 곳곳마다 내야 하는 입장료와 주차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안을 뒤덮을 정도로 많은 인파들. 추억은 추억으로 끝을 내야 하는 것인지. 마음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고 짜증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갈 수는 없는 일. 숙제처럼 들러야 할 코스다.
'구름을 마시고 토한다'는 토함산(745m)의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불국사. 청운, 백운교를 올라 자하문을 지나면 비로소 부처님 세계로 간다는 이 계단은 지금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석가탑, 다보탑, 범종각, 대웅전, 극락전 등 수많은 국보와 문화재로 뒤덮혀 있다. 찬란한 신라불교문화의 핵심으로 1,440년전 신라법흥왕 22년에 그 어머니 뜻에 따라 나라의 안정과 백성의 평안을 위하여 세워진 불국사. 그후 신라 경덕왕(742-764)때 재상 김대성이 다시 지어 절의 면모를 새롭게 하였다. 그 뒤 임진왜란으로 건물은 물론 값진 보물들이 거의 불에 타버리고 약탈되었다. 1920년 이전에는 일부 건물과 탑만이 퇴락한 채 남아 있었으나 지속적인 원형복구 및 보수로 국보 7점을 간직한 오늘날 대사찰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또 불국사에서 산등성이를 타고 약 3km(포장도로 석굴로는 9km) 올라가면 동양 제일의 걸작으로 알려진 여래좌상의 본존불이 동해를 마주 바라보고 있는 유명한 석굴암이 있다. 여래좌상이 바라보는 시선은 문무왕 수중왕릉인 봉길리 앞 대왕암을 향한다. 날이 좋은 날에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가히 장관이며 멀리 동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개장시간:오전 7시-오후 6시까지(동절기는 30분 앞당겨짐)/입장료:어른(3,000원), 학생, 군인(2,500원), 어린이(1,500원)/주차요금(2,000원)
대중교통:경주시-불국사(시내버스 수시 운행) 10, 11번 시내버스 운행.
드라이브메모:경주시내에서 울산방면 7번국도 이용 불국사역앞 구정동로타리까지 간다. 여기서 좌회전해 902번 지방도 이용 2.5km 가면 불국사앞 관광단지 주차장이 나온다.
추천 숙박업소
경주온천 관광호텔
보문단지내에는 지난 92년부터 온천수가 개발되어 지하 400-700m에서 평균 35.5도의 온천수가 용출되고 있다. 이 온천수는 류마티스, 관절염, 피부병, 위장병, 고혈압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보문 골프장, 현대호텔, 힐튼호텔, 조선호텔, 콩코드 호텔,교육 문화회관, 삼립하일라경주콘도, 경주한화콘도, 한국콘도, 조선온천호텔, 경주관광호텔 등 보문단지내의 수많은 숙박업소에서에 온천수가 공급된다.
여러곳 대부분 시설이 좋지만 가격 부담도 적고 수질도 좋은 경주온천관광호텔(0561-746-6661-4)이 권할만하다. 불국사 가는 길에 초입 좌측에 있는 이 호텔은 지상4층으로 되어 있으며 한, 중식당, 커피숍, 칵테일바, 나이트클럽, 연회장, 온천장, 슈퍼마켓, 토산품점의 부대시설이 있다. 사우나장은 2천여명의 수용이 가능하고 수질이 매우 뛰어나다. 객실료는 7만8천원(침대), 7만2천6백원(온돌)이다.
**독자들은 평일 30%, 주말 20%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문의:이경식 홍보담당자)
맛기행 셋
환상적인 수중관에서 맛보는 싱싱한 활어집
감포의 늘시원 바다 하우스
경주여행객들은 감포여행을 빼놓지 않는다. 경주시내가 내륙이어서 답답하다면 시원한 바다를 찾아 발길을 돌리기 때문. 감포 주변은 눈이 시리도록 파란 바다와 파도가 출렁거려 막혔던 가슴이 확 트인다. 아직까지 오염이 덜된 이곳의 바닷물 색깔은 유난히 맑고 파랗다. 무엇보다 활어전문점인 늘시원(일명 바다하우스, 0561-775-9366)이 있어 더욱 찾아볼만하다.
바다하우스에 들어서면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으로 벌린 입을 다물줄 모르게 한다. 주변의 광할하게 펼쳐지는 바다는 더 이상 자랑거리가 아니다. 바다하우스는 식당안이 전부 수족관으로 되어 있다. 3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중앙홀을 두고 벽을 방수아크릴로 두른 뒤 바닷물을 끌어들여 농어 등 바닷고기를 넣었다. 식사를 하는 내내 물고기는 홀 전체를 하루종일 헤엄치고 있다.
또 무엇보다 이 집에서는 1인당 1만5천원인 실비로 회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횟집이라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바꿔 놓은 곳이다. 나오는 음식은 자연산 도다리, 광어, 우럭 등. 곁들여 나오는 밑반찬 수를 줄이고 대신 치장없이 접시에 담겨 나오는 회가 전부다. 회를 먹고 나면 으레 매운탕이 끓여 나오는데 이 지역에서는 산초가루를 넣는다. 원하지 않는 이는 미리 얘기를 해야 그 독특한 맛을 안느낄 수 있다.
지상1층 또한 식당. 대형유람선의 선실모양으로 만들어 놓아 마치 출렁거리는 배안에서 식사를 하는 듯한 착각을 준다. 2층은 최근에 유행하는 돔식으로 통나무 레스토랑. 양식, 생맥주나 커피를 즐길 수 있으며 휴일등에는 예식장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식사비만 내면 예식장값은 따로 받지 않는데 연일 매진상태.
식후에는 인천의 월미도 앞 문화의 거리처럼 꾸며진 바닷가 옆 산책로에 서서 시원한 바람을 맞거나 유유히 산책을 즐기며 노래를 흥얼거리거나, 몰아치는 파도따라 소리를 질러도 좋다. 별관 모텔 방 어디에서나 해돋이를 볼 수 있다.
가격 부담이 적고 볼거리가 많은 이곳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 입소문은 그리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용하고 완벽한 일식 회를 즐기고 싶다면 다른 집을 찾는 편이 낫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복잡하기도 하고 수중이어서 답답해 오랫동안 앉아있기 힘들기 때문. 사람들이 많은 만큼 재고가 없어 매일 싱싱한 횟감을 맛볼 수 있다.
바다하우스의 신화를 이룩한 주인 장성규사장. 그는 이곳 토박이는 아니다. 단지 여러 사업을 하면서 흘러흘러 감포에 정착한 사람이다. 물고기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그는 이곳에서 수산양식업을 시작한다. 사람이 물에 빠져 죽은 '흉터'라는 이곳에 있던 문닫은 양식장을 인수한 것. 그는 이곳에서 시원수산이라는 양식업을 했고 트랙식 어장을 개발해 성공에 이른다. 죽어있는 불모지의 땅을 파라다이스로 만든 장본인이다. 한국판 벅시라는 말이 무색치 않다.
그는 쉼없이 움직이는 머리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 하지 않고, 멈추지 않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장사장. 머지 않아 새로운 제2의 바다하우스가 나타날 것을 기대해 본다. 이곳에는 요즘 IMF를 절대적으로 무색케 할만큼 찾아온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발디딜틈이 없다. 감포의 신화를 이룩한 곳이다. 숙박은 반드시 예약을 해야한다.
찾아가는 길:문무왕에서 감포로 가다보면 가는 길에 푯말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우회전하면 된다.
**주변볼거리
*기림사와 골굴암
경주시내에서 감포 가는 길에 찾아갈 곳이 기림사와 골굴암이다. 경주 시내에서 4번도로를 타고 경북 양북면 안동리에 이르면 북쪽으로 4.5km 떨어진 곳에 기림사가 있다. 문무왕이 만파식적을 가지고 서라벌로 돌아가는 길에 잠시 쉬어갔다는 함월산. 함월산은 달을 먹었다 토했다 한다는 멋진 이름을 가진 산이다.
기림사는 신라시대의 절로서 16동의 건물로 불국사 다음 가는 규모다. 기림사는 다섯가지 맛을 내는 물로 유명하다. '오종수'라고 불리는데 차를 끓여 마시면 맛이 으뜸이라는 감로수와 그냥 마셔도 마음이 편안하다는 화정수, 기골이 장대해진다는 장군수, 눈이 맑아진다는 명안수, 물빛이 너무 좋아 까마귀가 쪼았다는 오탁수가 그것이다. 지금은 일제시대 장군이 태어날까 두려워 물길을 막아버렸다는 장군수를 제외하고 다른 네 곳은 각기 다른 물맛을 내며 물을 뿜어내고 있다. 기림사 계곡을 따라 500m쯤 오르면 용두연이 있다. 이 폭포 부근에서는 야영, 취사가 가능하며 중간쯤의 선녀탕에서는 물놀이도 즐길 수 있다.
기림사에서 다시 오던 길을 되짚어 약 3.4km 내려오면 골굴암이 있다. 골굴암에는 수십미터 높이의 거대한 석회암에 12개의 석굴이 나 있으며 암벽 제일 높은 곳에는 돋을 새김으로 새긴 마애불상이 구름위에 떠 있다. 이것이 바로 한국의 돈황석굴이다. 법당굴과 다른 굴들은 한사람이 겨우 들어앉을 수 있는 것부터 서너명이 들어앉아도 넉넉한 큰 것에 이르기까지 크기가 다양한데 귀여운 동자승부터 위엄이 그득한 노스님까지 여러가지 형태의 불상을 모셔놓았다. 굴과 굴로 통하는 길은 바위에 파놓은 가파른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정상에 새겨진 마애불로 오르려면 자연동굴을 지나게 되어 있다.
절벽 꼭대기에 새겨진 높이 4m, 폭 2.2m 정도의 마애불상은 보물 제81호로 지정돼 있다.
대중교통:경주에서 감포행 완행버스 이용하여 기림사입구(안동리)에서 하차. 기림사입구 하차후 도보 3km 거리 하루 세번 기림사까지 들어가는 버스를 타면 골굴암 입구에서 내려 약 1km 정도만 걸으면 된다.
드라이브메모:경주시내에서 4번 국도를 타고 추령고개를 넘어 감포 쪽으로 가다가 안동리 입구에서 929번 지방도로 좌회전해 1.1km 간 다음 골굴암 입구에서 좌회전해 0.7km 더 들어간다.
*감은사지와 문무대왕릉
양북면 용당리에 이르면 멀리 탑 두기가 우뚝 서 있다. 동해의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고 한 문무왕은 생전에 직접 대왕암의 위치를 잡고 대왕암이 바라다보이는 명당에 절을 세워 불력으로 나라를 지키고자 했다.
삼국을 통일하고 당나라 세력까지 몰아낸 문무왕이었지만 당시 시시때때로 쳐들어와 성가시게 구는 왜구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이에 문무왕은 부처의 힘을 빌어 왜구를 막겠다는 생각으로 동해 바닷가에 절을 짓게 된 것. 그러나 절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왕위에 오른지 21년만에 세상을 떠났고 신문왕이 이어 이듬해 절을 완공했다. 감은사지는 사적 제31호로 지정되어 있다.
감은사지를 뒤로 하고 바닷가로 달려가면 대왕암이 있는 봉길리. 일명 '감포 앞바다'라고 불리는 곳에 문무대왕릉이 있다. 대왕암은 멀리서 보면 평범한 바위섬. 이곳은 '죽어 용이 되어서라도 왜적의 침입을 막겠다'는 문무왕의 호국의지가 서려 있는 곳이다. 감포 바다에서 바라보는 해돋이는 장관이며 이견대에서 감포항에 이르는 해변 드라이브 코스는 국내에서 몇 째 손가락 안에 꼽힌다.
대중교통:경주에서 양남행 시외버스 이용. 감포행 시내버스도 다닌다.
드라이브메모:경주-4번국도따라 동해로 향하다 양북면 어일리 검문소에서 929 지방도 이용.
맛기행 넷
대나무 속에서 아홉번 구워낸 죽염으로 간을 맞추는
왕대나무밥집
경주에서 35번 국도따라 언양쪽으로 내려와 내남면에 이르면 대나무밥집인 청애원(0561-746-5988, 내남면 상신2리)이 한적한 시골마을에 외따로 자리잡고 있다. 몇동의 죽염공장 옆엔 겉모습이 볼품없는 왕대나무밥집이 자리하고 있다. 청애원은 죽염을 이용한 대나무밥을 최초로 개발해 특허를 받은 곳이다. 하최초라고 알려지지 못한 것은 음식점을 한 지 4년정도밖에 안됐기 때문. 오래전 죽염 사업을 시작한 남편 이덕우(48세)씨는 특허만 내놓은 채 영업은 하지 않았던 것이다.
대나무와 죽염을 이용한 왕대밥은 왕대나무를 한마디씩 잘라 찹쌀, 밤, 수수, 대추, 흑미 등을 섞어 불려낸 곡류를 넣고 소나무 장작불에 두시간 정도 쪄낸다. 완성된 밥은 즉석에서 반으로 쪼개 먹는데 대나무 안에 있는 대나무 내막이 함께 벗겨진다. 이 대나무 내피를 죽황이라고 하는데 천식, 기침, 당뇨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왕대나무 밥의 묘미는 바로 죽력에 있다. 은근한 불에 끓여내면 대나무 속에 있는 타이로신 성분이 밥에 옮겨가 몸에 이롭게 하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대나무는 일상생활에 건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왔다.
또 이 집에서는 모든 반찬에 죽염을 이용한다. 죽염은 천일염을 대나무 속에 다wu 넣은 다음 대나무 벌어진 입구를 황토로 막은 후 가마에 넣고 고온에서 가열해 9번을 반복해 굽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인 소금으로 간을 하는 다른 집과는 비교할 수 없는 건강식이다.
대나무에 찐 계란찜, 더덕무침, 비지찌개 등 맛깔스러운 반찬과 함께 왕대나무밥을 먹고 나면 대나무 차가 나온다. 대나무차 또한 이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 왕대밥 이외에 대나무 수육(8,000원), 대나무 통장어구이(20,000원), 대나무메기찜(15,000원) 등도 있다. 대나무 수육은 돼지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아 즐겨 찾는 음식중 하나다. 대나무밥을 먹고 난 대나무통은 재활용되어 예쁜 대나무 다기로 변신했다. 차거르기와 스푼, 스푼통 등을 판다. 그외 청애원에서 만든 죽염, 식염, 죽염 비누 등도 있다.
여주인 김순애씨는 겉모습에서도 깔끔함이 엿보인다. 그녀 특유의 깔끔한 성격은 매일 시장을 보게 하고, 반찬 한 가지에도 그녀 손이 거치지 않는 것이 없다. 집에서 먹는 음식도 매일 먹으면 물리기 마련. 그래서 항상 다양하고 새로운 반찬을 내놓기 위해 주력한다. 봄이되면 인근 산에 올라 나물을 뜯어 상에 내어 놓기도 한다.
8천원이라는 가격에 비해 상은 푸짐하고 반찬도 여러 가지다. 경주시 음식대회에서 대상을 받기도 한 왕대나무밥집. 특히 이 집에서는 콩을 갈아 만든 비지찌개가 일품이고 콩두부도 인기를 누린다.
남편 이덕우씨는 공대출신. 그는 죽염을 개발하면서 늦깍이로 경북대 농대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뭐든지 전문가가 되기 위해 부단히 자기 개발을 하는 이씨와 깔끔한 여주인의 모습이 잘 어우러진 곳이다.
영업시간:12시-오후 9시까지/카드OK/예약가능/너른 주차공간
찾아가는 길:경주에서 35번 국도-내남면사무소에서 푯말따라(904번도로) 우회전해 들어가면 외딴집이 나타난다.
주변 볼거리
포석정과 삼릉
왕대나무집 가기 전에 지나치는 곳이 포석정이다. 포석정은 왕이 술을 들면서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별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건물은 없어지고 마른 전복 모양의 석구만 남아 옛날을 얘기해주고 있다. 이곳은 927년 신라 경애왕이 잔치를 베풀고 놀이하고 있다가 후백제 견훤의 습격을 받아 붙잡히게 되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었던 신라 천년 역사에 치욕이 담긴 장소다. 현재 사적 제1호로 지정되어 있다.
포석정을 지나면 울창한 소나무 숲을 만나게 된다. 이곳이 바로 삼릉이다. 아달라왕과 신덕왕, 경명왕의 능으로 추정되는 세 왕릉이 계곡 입구에 있어 삼릉계곡이라 부른다. 세능은 평범한 원형의 봉분이지만 삼릉계곡은 사시사철 시원한 계곡물이 끊이질 않는 아름다운 곳이다. 봄이면 소나무 사이로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어 등산길을 즐겁게 해준다. 삼릉에서 100여곳의 절터와 60여구의 석불, 40여기의 탑이 있는 남산 종주의 첫 출발을 하는 것이 좋다.
대중교통:경주시내에서 용장리로 가는 시내버스 이용. 배동에 하차.
드라이브메모:경주시내에서 부산방면 35번국도 따라 1km가면 포석정-800m 쯤 가면 삼릉숲
경주 불국사 가는 길에는 천마경매장이 있다. 관광단지 안에 들어선 판매점에 불과할 것 같은 이곳은 목공예가 **( )씨가 운영하는 곳이다. 그는 목공예중 남근을 전문으로 하는 공예인이다. 특히 이 곳에서는 인근 예술가들이 팔지 못한 여러 가지 물건들을 경매해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수많은 목공예품과 조각품들이 뜰에 전시되어 있으며 분재, 주목나무 등 볼거리가 산재해 있다. 만든 남근조각품은 대부분 일본인들이 구입해 간다.
또 조각가인 성파 장용호(0561-745-3877)씨는 국내에서 알아주는 조각가중 한사람. 포석정 가는 길에 작업실을 만들어 놓고 작업에 몰두중이다. 주로 여체를 모체로 한 작품이 많이 차지한다. 또 김지미, 운보 김기창, 이가원 박사의 흉상 등 수많은 조각품을 제작했다. 오며 가며 들러보기도 하고 만나보면 좋을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