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판장에게 2011년의 크리스마스는 아마도 설렁탕으로 기억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24일, 25일 연이틀간 점심식사로 설렁탕을 먹었기 때문입니다. 갑판장이 뜨끈한 국물과 실한 건더기가 있는 음식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연달아 같은(혹은 비슷한) 종류의 음식을 몰아 먹는 스타일은 아닌데 짝퉁창렬군과 푸른군 덤 앤 더머 형제와 자주 어울리다 보니 시나브로 갑판장도 그 무리에 낑길 정도의 상태가 되었나 봅니다. ㅠ.,ㅠ;;
갑판장에게 설렁탕집을 추천하라면 은평구 신사동 봉희설렁탕 본점(같은 상호를 사용하는 체인점들은 안 추천), 종로2가(공평동) 이문설렁탕, 마포 용강동 마포옥, 경복궁 옆 창성동 백송 등을 꼽겠습니다. 한 때는 을지로3가 이#장도 자주 들락거리곤 했었는데 TV의 고발프로그램에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불량식당으로 등장하는 바람에 가차없이 발길을 끊었습니다.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라지만 두 번 실수는 다분히 ... ...
특곰탕/백송
갑판장이 즐겨 다니는 설렁탕집 중에서 딱 한 집을 골라 딱 한 그릇의 설렁탕을 먹어야 한다면 십중팔구는 백송의 특곰탕을 선택할 겁니다. 그 이유로는 꼬리, 도가니, 양지, 양, 지라, 우설 등 소 한 마리에서 얻을 수 있는 각종 부위가 푸짐하게 담겨 있어 한 끼 식사용으로 뿐만이 아니라 안주용으로도 전혀 손색이 없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특곰탕의 값이 2만5천원이나 할 때는 함부로 주문을 하기가 참으로 거시기 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값이 1만9천원으로 인하된 후로는 편한 마음으로 시켜 먹곤 합니다. 그런데 지난 주 토요일, 그러니까 메리 크리스마스 이브의 점심 때 더머군과 지운아빠씨와 갑판장 등 간덩이가 부은 세 남자가 대낮음주를 위해 백송에 모여 각자 특곰탕을 시켜 먹었는데 평소와 달리 쇠꼬리 토막이 참 맛이 없었습니다. 평소라면 꼬리를 가장 먼저 먹었을텐데 이 날은 딱 보기에도 색이 후지고, 결이 뻑뻑해 보여서 미루고 미루다 맨 마지막 술잔 비우기용 안줏감으로 처리를 했습니다.
설렁탕/양고바우설렁탕
신길동 양고바우설렁탕은 요즘들어 갑판장이 자주 드나드는 식당입니다. 다른 설렁탕집들에 비해 갑판장의 서식처와 가까운 동네이기에 편하게 출입을 하게 됩니다. 택시기사들도 자주 이용하는 곳이라 주차도 아주 편하고 또 딸아이가 이 집의 설렁탕과 겉절이, 고기를 찍어먹는 간장소스를 좋아 합니다. 갑판장은 겉절이 보다는 익은 김치를 좋아하는데 이 집에선 둘 다 제공을 하기에 각자의 식성에 맞게 골라 먹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송송 썰은 파 인심도 후하고요. 다만 설렁탕과 찰떡 궁합이어야 할 깍두기가 달달해서 갑판장은 아예 찬그릇에 꺼내 놓지도 않습니다...가 아니라 선장님과 딸아이의 몫으로 아주 조금만 꺼내 놓습니다.
전 날 점심 때 백송의 특곰탕을 먹은 것은 순전히 갑판장만의 사정이니 딸아이가 양고바우설렁탕을 먹고프다는데 딱히 거절할 만큼 매정한 아빠가 아닌 이상 순순히 사줘야 만사형통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정말 형님을 통하면 모든 일이 다 통할까요? 통하든지 말든지는 순전히 그들만의 사정일 뿐이고 가산동 후미진 골목 안에서 밥벌이를 하는 갑판장하고는 전혀 상관도 없는...이 아니라 갑판장도 세금을 꼬박 꼬박 냅니다. ㅠ.,ㅠ;;
각설하고 갑판장은 양고바우설렁탕의 오리지날인 토렴방식의 설렁탕을, 선장님과 딸아이는 변형인 (밥 따로 국)따로 설렁탕을 주문했습니다. 각자 나온 설렁탕에 딸아이는 소금만 팍팍팍, 선장님은 소금 팍 파 한 술, 갑판장은 파만 두 국자분량을 넣었습니다. 각자의 식성을 존중하는 갑판장네 식탁입니다.
<갑판장>
& 덧붙이는 말씀 : 이번엔 7천원(국민카드 5%할인+500원 짜리 쿠폰을 받으면 더 쌈) 설렁탕의 승리입니다. 1만9천원 짜리 특곰탕이 다시 분발했으면 참 좋겠습니다.
첫댓글 흔히 하양평준화라고 하지요?
그래서 사람은 골라서 사귀어야한다는 말이 있나봅니다.
저는 원체 시작이 바닥이라 하향평준화 해도 올라가고 있답니다 ㅋㅋ
갑판장이 순수해서 어느 색이든 금세 물듭니다.
이래저래 섞이다 보면 탁한 무채색계열이 될까 두렵사옵니다.
걱정마십시요.
금새 탁한 회색으로 만들어드리겠습니다.
똥색.....
간덩이도 부엇는데 쇠꼬리마저 맛없으니 얼마나 애처로운 일인지..
그래도 바람이 암만 불어도 아프지 않고 춥기만 해서 참 다행이다라고 위안하는 3人 중 한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