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식 저
면수 224쪽 | 사이즈 152*225 | ISBN 979-11-5634-570-1 | 03340
| 값 16,000원 | 2023년 12월 29일 출간 | 교양 | 정치외교 |
문의
임영숙(편집부) 02)2612-5552
책 소개
저자 이상식의 이번 [멈추지 않는 도전]읽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세상에는 드라마를 써가는 사람들이 성공한다. 그 성공이 해피앤딩이 될지 언해피앤딩이 될지는 나중 일이다.’치안정감으로 부산경찰청장까지 오른 경찰조직과 인지도 없는 신인이 노무현·김부겸을 택한 정치에서 그가 걸어온 길을 읽다보면 모든 게 드라마틱한 여정이다. 어쩌면 저자의 남다른 문학적·인문학적 소양이 자신의 이야기를 더욱 드라마틱하게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공직자나 정치인이 아닌 자연인으로서의 그의 글들은 한 편 한 편이 잘 직조된 수필이다.
현재 그는 2024년 총선을 준비하는 정치인이다. 필자는 정치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의 정치적 신념을 대표할 수 있는 세 개의 글 제목이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정치인이다’라는 믿음을 준다. 이는 ‘인간의 생명과 존엄이 최고의 가치여야 한다’, ‘정치는 약자를 향해야 한다’, ‘리더는 책임지는 사람이다’가 그것이다.
저자소개
1966년 경북 경주 출생
대구 경신고교 졸업
경찰대학 5기 수석 입학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
34회 행정고시 합격
킹스칼리지 런던 형사정책학 석사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 박사
경찰청 홍콩 주재관, 런던 주재관
강원 영월경찰서장, 서울 수서경찰서장
경찰청 정보국장
대구지방경찰청장
부산지방경찰청장
문재인 대통령 후보 부산·대구 공동선대위원장
국무총리 비서실 민정실장
2018년 지방선거 민주당 대구시장 예비후보
21대 총선 대구 수성을 출마, 25.1% 득표
이재명 대통령 후보 법률지원단 부단장
김대중 정치학교 2기 회장
김대중재단 용인지회 회장(현)
해외한민족교육진흥회 회장(현)
법무법인 LKB & Partners 상임고문(현)
용인대학교 객원교수(현)
차례
프롤로그 4
제1장•책임 : 리더는 책임지는 사람이다
제2장•성장 : 내 꿈이 자란 시절
• “책임지겠습니다!” 16
• 스쿨폴리스 사건 불거지다 20
• 경찰의 명예가 실추되고 조직에 누가 된다면 23
• 권력과의 불화, 책임에 가려진 악연의 그림자 26
• 가난했지만 화목한 가족 36
• 유년 시절의 기억 38
• 단조로웠으나 충실했던 고교 시절 41
• 경찰대학과 고시 공부, 치열했던 단련의 시간 49
• 아버지 나의 아버지 55
• 내 고마운 여동생 62
제3장•명예 : 매화는 향기를 팔지 않는다
• 홍콩의 깊고 푸른 밤 68
• 매화는 향기를 팔지 않는다 74
• 대영제국의 심장에서 81
• 순풍에 돛을 달고 89
• Aim High! , 대구경찰청장 90
• 야구는 롯데 소주는 시원소주! 부산경찰청장 94
• 예고된 그러나 갑작스럽고 석연찮았던 결말 99
제4장•소신 : 내 몸에는 파란 피가 흐른다
• 타오르는 촛불, 역사와 시대에 대한 성찰 104
• 정치를 시작하다 106
• 총리실에서 국정을 경험하다 110
• 노무현, 김부겸을 따르고자 대구로! 114
• 홍준표와 맞붙은 21대 총선 118
•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위해 활약하다 124
• 뜻을 이루고자 용인으로 131
• 바닥을 치고 상승하는 운세 135
제5장•가치: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
• 인간의 생명과 존엄이 최고의 가치여야 한다. 146
- 용산서 경찰관의 죽음…… 그리고 진짜 잘못한 사람들
• 정치는 약자를 향해야 한다 152
• 정치는 결국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154
• 포용과 통합의 정신이 필요하다. 158
- 또다시 권력의 보복·탄압 악순환…‘김대중 정신’ 되새기며 성찰할 때
• 평화와 통일을 향한 자주·균형·실용 외교 165
- 우려스러운 외교 안보 현실
• 정의롭고 자유로운 사회 172
- 소통령 한동훈과 검찰공화국
- 경찰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에필로그 180
부록 언론 기고문 모음
•누구의 ‘국기문란’인가…… 경찰인가, 윤석열 정부인가 186
•기어코 ‘좌 검찰 우 경찰’…… 윤석열 정부 속도전이 위험한 이유 191
•‘재난대응 주무 장관’ 이상민, 물난리 때는 뭘 했나? 196
•경기남부청 수사를 주목하는 이유 : 경찰 중립의 시금석 200
•이상민에게 어른거리는 우병우의 그림자 203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에게 경찰 명운이 달렸다 206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 위해 생각해야 할 문제들 210
•아동학대인가 교권 추락인가? 213
•‘법조 카르텔’에는 침묵하는 윤 대통령의 공정과 상식 217
출판사 서평
최고위직 경찰총수를 목전에 두고,
부산경찰청장 퇴직을 전화 통보로
그날은 정확히 2016년 9월 17일이었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출근한 월요일. 경찰 현안 협조를 위해 지역 국회의원 사무실을 방문하고 청사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인사과장의 전화를 받을 때 느낌이 좋지 않았다.
“청장님, 죄송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경찰 그만두시게…….”
전화기 너머 인사과장의 말이 또렷하진 않았으나, 분명했다. 나는 ‘그래 알았다’고 짧게 말했다.
인생의 중요한 고비마다 나는 짧게 반응하곤 했다. 아버지가 나보고 경찰대학 가라고 할 때도, 총리실 근무를 그만두고 대구에 내려갈 때도, 대형로펌을 마다하고 현재 소속으로 옮길 때도, ‘예’ 아니면 ‘알겠습니다’가 내 대답의 전부였다. 이미 정해졌거나 또는 그렇게 해야만 할 것이 정해진 일들에 대해 왈가왈부해 보았자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는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곁가지에 매달리는 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이미 힘든 일도 한번 겪었던 터였다. 그랬기에 크게 두려워할 것도, 거리낌도 없었다. 갑작스런 퇴직이라니. 예상치 못한 통보였지만 나는 적어도 외면적으로는 담담했다. 아니 담담하려고 노력했다.
식당 아주머니에게 라면 한 그릇을 부탁해 깨끗하게 비웠다. 오후 1시에 간부회의를 소집했다. ‘그간의 노고에 감사한다. 당분간 휴가를 내겠다. 후임자가 오기 전까지 치안 유지에 만전을 기해달라. 이제 나는 나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살겠다.’ 그리곤 사무실을 나왔다. 이제 내가 필요없다는 데 얼른 나가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일종의 오기였다.
사무실을 나와 관사에 들러 중요 물품만 챙기고 나머지는 경주 어머니 집에 알아서 가져다 놓으라고 말했다. 내가 몰던 차가 부산을 떠난 시간은 오후 3시 인사발령 통보를 받은 후 정확히 4시간 만이었다. 나중에 나는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탄핵을 당하고도 관저에서 며칠간 꾸물댄 전직 대통령을 비난하곤 했다. 또 다른 오기였다.
미련 없이 떠나다
대구쯤 지날 때였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전화가 왔다.
“청장님 언제 다시 부산에 오십니까?”
나는 못되게 대답했다.
“부산요 다시 안 옵니다”
9월이라 아직 해가 길었다. 여주JC쯤에 도착하자 석양이 물들었다. 서울도 오랜만에 가는구나. 그 상황에서 희안하게 콧노래가 나왔다. 위기 때마다 나를 지켜준, 나의 낙천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이 만들어낸 자기방어 메카니즘이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달리는 차창 밖으로 지난날의 상념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경찰대학을 나와 대한민국의 경찰로서 헌신해왔다. 젊은 날의 혈기와 욕망을 절제하며 성실하게 쌓아 올린 연륜을 인정받아 치안정감까지 올랐다. 최고위직 경찰총수를 목전에 둔 상태였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기왕지사 이렇게 된 이상 나는 더 이상 미련을 두지 않기로 했다. 처음 들어올 때도 내가 좋아서 경찰에 들어온 것은 아니지 않았나. 그러니 원하지 않는 상태에서 그 직을 떠나도 무슨 큰 미련이 있겠는가?
경찰제복은 내 몸에 착 달라붙듯 어울렸지만 왠지 경찰이라는 직업이 내 몸에 맞지 않는 옷 같은 느낌이 들 때도 많았다. 내가 경찰관의 길로 들어선 건 순전히 가정형편 때문이었기 때문이다. 2남 2녀를 다 대학까지 보내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양보를 해야 했고, 공부를 잘했기에 선택이 가능했던 내가 양보의 주체였던 까닭에 타의로 경찰에 입직한 것뿐이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경찰을 사랑하지 않거나 임무에 소홀했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경찰에 대한 나의 사랑과 자부심은 후천적인 것이었지만 강렬한 것이었다. 더욱이 엘리트 출신으로 장래 총수후보로 주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만큼 나는 진실로 곤색의 경찰 제복을 사랑했다.
어쨌든 나와 경찰의 헤어짐 그리고 그렇게 끝난 내 인생 1막은 해피엔딩은 분명 아니었다.
그날 나는 다짐했다. 열심히 살았고 원칙과 소신을 지켰는데도 하루아침에 쫓겨나야 하는 이런 삶은 살지 않겠노라고. 장기판 위의 졸처럼 가라면 가고 그만두라면 그만두어야 하는 수동적인 삶이 아니라 장기판을 내 의지로 움직이는 삶을 살겠노라고. 그러면서 저녁노을을 아름답게 물들인 저 태양이 내일 아침 또 다시 떠오를 것임을 굳게 믿었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나란히 서다
내 인생 2막은 생각보다 빨리 올랐다. 1막의 주 무대가 공직이었다면 2막은 정치다. 2017년 3월 나는 부산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와 나란히 섰다. 그리고 파란색 종이학을 공중으로 던졌다. 종이학은 두둥실 날아올랐다. 그 순간 나는 내 인생 전반부를 보낸 공직생활을 지배했던 ‘책임과 명예’의 굴레에서 벗어나 종이학처럼 저 높은 하늘로 솟구쳐 날아오르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꼈다.
정치를 시작하면서 살아온 인생을 뒤돌아본다. 시골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며 살아왔다. 상당한 성취도 있었다. 그러나 안주하지 않고 항상 큰 꿈과 포부를 가지고 도전하며 살아왔다. 역경에 처해 비굴하지도 않으며 성공에도 오만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말과 행동에 책임지며 살아왔다. 내가 한 행동이 매양 정의로운 것은 아니었으나 인간이면 지켜야할 보편적인 가치와 원칙에 벗어나는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았다고 자부한다.
정치를 하는 사람은 살아온 과거에 자신이 있어야 한다. 위기와 선택을 포함한 삶의 매 순간에 어떠한 말과 행동을 했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믿는다. 이제 나는 겸허한 마음으로 내 삶의 행적을 세상에 내놓으려 한다.
_이상은 프롤로그 전문
본문 일부
정치는 약자를 향해야 한다
나는 정치는 모름지기 약자를 향하여야 한다고 믿고 있다. 사회계약론에 의하면 사람들은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자연 상태 즉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들의 권리 중 일부를 양도해 정부를 만들었고, 그 정부의 작동이 바로 정치다. 강자가 지배하는 자연 상태에서 약자가 설 자리는 없다. 그러므로 정부를 구성해 정치한다는 것은 바로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논리로 귀결된다.
우리 부모님 특히 어머니의 필생의 가르침은 ‘가난한 사람, 억울한 사람, 아프고 병든 사람들을 도와라’라는 것이다. 어머니는 공부 잘한 아들을 원하는 대로 공부시키지 못한 한을 가지고 계신 듯하다. 그래서 ‘너도 집안이 가난해서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한 경험이 있으니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도우라’라고 항상 말씀하셨다.
어머니가 약자를 위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데는 본인의 경험도 작용하신 듯하다. 경찰대학 2학년 여름방학 때 일이다. 어머니는 텃밭에서 키운 정구지(부추)를 싸매고 울산 장에 팔려 가셨다. 그때는 할머니·어머니들이 집에서 키운 농작물을 내다 팔고 생선·고기 또는 아이들 운동화나 학용품을 사 오곤 했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장에서 돌아온 어머니의 표정이 어두웠다. 시장 모퉁이에 자리를 잡고 부추를 팔고 있었는데 갑자기 순경이 와서는 고함을 지르며 어머니의 좌판을 구둣발로 차더라는 것이다. 나는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그 감정은 복합적이다.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 곧 내가 소속될 조직에 대한 서운함… 경찰 본연의 임무는 공공의 안녕과 질서이다. 그런데 시골 아낙이 시장 모퉁이에서 좌판을 깔고 채소를 파는 것이 공공의 안녕과 질서에 무슨 큰 위협이 되겠는가? 그냥 ‘아주머니 여기 있으면 사람들 다니는데, 방해됩니다. 저쪽으로 가이소’ 이렇게 했으면 되지 않을까? 나중에 내가 서장이 되고 청장이 되고 나서 나는 직원들 앞에서 이 이야기를 자주 했다. 그리고 약자를 배려하는 법 집행을 하자고 강조하곤 했다.
나의 멘토이신 김대중 대통령은 평생 약자를 위해 사신 분이다. 예수의 뒤를 따르고자 십자가를 지고 피를 흘리며 스스로 고난을 자처한 것도 약자를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다. TK와 경찰 간부 출신으로 어떻게 보면 갑절로 보수여야 할 내가 민주당을 택한 것도 바로 ‘정치는 약자를 향해야 한다’라는 것 때문일 것이다.
나는 민주당의 을지로 위원회가 아주 마음에 든다. 그야말로 ‘을’을 지키는 것, 즉 약자의 편에 서겠다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나 최근 우리 민주당도 많이 기득권화되고 보수화되었다. 작년 가을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김대중 정치학교에 와서 강의한 적이 있었다. 나는 질문했다.
“심 의원님께서는 오늘 강의에서 약자를 위한 정치에 대해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민주당과 국민의 힘 중 어느 쪽이 집권했을 때 약자 보호에 더 충실할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지난 대선에서 끝까지 완주함으로써 결국 0.73%의 패배를 안긴 원인 제공자였음을 완곡하게 지적하는 질문이기도 했다.
“저는 약자를 위한 정치의 견지로 말하면 민주당과 국민의 힘은 양적 차이가 조금 있을 뿐 질적인 차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답변은 나에게 긴 여운을 남겼다.
우리나라의 경제적 양극화는 OECD 국가 중 미국을 제외하고는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노인빈곤율은 1위이다. 산업재해도 1위이다. 이것이 우리의 현주소이다. 민주당 정부가 3번이나 있었음에도 이러한 현상을 바꾸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