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03.11.토요일
- 심마니, 산거북이
- 순두류-상봉(왕복)
- 더운날씨
주말에 전국적으로 비 예보가 있었다
이번 주말엔 토.일 양일간 국토종주라이딩 계획이 있었고
수안보에 예약해 두었던 숙소 3개를
금요일 오후에
부득이하게 20% 패널티를 물고 취소하게 되었다
다음날 가볍게 주산이나 다녀 올 요량으로
형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오랜만에 상봉에 한번 다녀 오고 싶다고 하신다
금요일 밤을 조신하게 보내고 다음날 산행을 하려던 계획이 차질을 빚었다
문원장 왈
술은 장복을 해야 한다기에 기어이 술잔을 기울였다
순두류행 셔틀버스 첫차를 타기 위해
이른 아침 서둘러 배낭을 메고 중산리로 가는데
형님과 나는 미처 처리하지 못하고 나온 생리적 현상에
심리적 압박감과 더불어 시간의 촉박함을
맛보게 될 줄이야....
급기야 형님은 차를 세워 달라고 하시더니
어둠속으로 사라 지신다
서둘러 매표소에 도착을 하니
06시 50분경...
주말이라 산객들이 몰려 이미 첫 차는 떠나고 없다
잠시 기다리니 승객을 태워주고 온 첫 버스가 도착을 하고
줄지어 서있는 산객을 싣고 07시 5분경 출발이다
주차장 한켠에서는 상봉 정상석 모형을 본 떠 만든
미니어쳐 기념품울 파는 청년이 사람들을 마구 불러 모은다
기발한 생각이다
하산해서 보니 거의 다 팔리고 없었다
집에서 처리하지 못한 생리적 현상 때문에
엉덩이 부근이 묵직하다
커다란 돌멩이 하나 달고 가는 기분....
형님께 대피소에서 만나자는 말을 남기고 서둘러 올라가
화장실에서 힘좀 쓰고 나니 그제사 몸이 개운하다
볼일 보고 나서 조금 기다리니 형님 도착하시고
대피소를 벗어나 한적한 곳으로 이동하여
막걸리로 갈증을 달래어 준다
그런데 잠시 후 부터 체력이 급격하게 바닥이 난다
어제 마신 술 탓인 모양이다
개선문을 지나고 상봉이 올려다 보이는 곳에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 보니
아직도 상봉의 위치는 까마득 하게만 느껴진다
언제 저기에 도착을 하누....?
발걸음은 느려지고
숨은 목까지 차 오르기만 한다
형님께서 깔딱고개 우회길을 아느냐고 물어 오신다
처음 들어보는 말씀이다
궁금증이 생겨서 우회길로 가보기로 하고
금줄을 넘어선다
사면으로 나 있던 길은 어느 순간 고개를 빳빳이 들었고
잡목으로 뒤 덥힌 길을 뚫고 나가자니
양손이 나무에 긁혀 손가락에서 피가 줄줄 흐른다
옛길은 지형도에 그어진 것처럼
천왕샘 아래 부근에서 정규 등로와 합쳐진다
천왕샘에서 시원한 물 두 바가지 마신다
정상 3백미터 남은
거리가 3키로 남은 것 같은 느낌.....
천국으로 가는 길....
파아란 하늘과 맞다은 저 계단 끝에는
분명 천국일 것이다
속세는 미세먼지로 희뿌연 상태였지만
지리산 하늘은 스틱으로 툭 치면 파란 물이 흘러 내릴 것만 같다
힘들에 상봉에 올랏다
지난 기억을 애써 되살려 봐도
내 생에 상봉 오름길이 이리키나 힘든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어지럽고 정신이 혼미하다
가쁜 숨을 가다듬고 형님을 기다린다
정상석 인증사진을 찍으려고 몇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형님이 도착하니 약간의 기운이 차려진다
<산꾼은 올랏던 길로 내려오지 않는다>
는
산꾼헌장 80조2항을 급히 개정하여 형님의
재가를 받아
제일 빠른 시간에 하산할 수 있는 순두류로 다부
하산 하기로 한다
저곳을 넘어 어디 어디로 해서 하산 하려고 햇엇는데
다음을 기약하고....
상봉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휴식을 한다
법계사로 하산 하다가 때가 되어
명당자리 한 곳 발견해서 자리를 펴고
허기진 배를 불리고 나니
또 욕심이 생긴다
천왕샘골로 내려갈까예...?
내는 아무래도 좋다만
계곡이라 얼음이 아직 안 있겠나....?
산은 지.리.산.
빵은 안.전.빵.
이라는 진리를 따라 정규등로로 하산을 한다
대피소에 도착하여 버스시간표를 보니
2시50분 버스를 타면 시간이 얼추 맞을 듯 싶다
순두류 하신길에 고만 고만한 수많은 보살님들이
배낭 한가득 메고 올라온다
법계사에서 무슨 행사라도 있는 모양이다
순두류 도착하여 조금 기다리니
버스 출발이다
매표소로 돌아와 출발 전 상봉방향을 올려다 보니
세존봉 넘어 희미하게 보이는
상봉의 위용이 어마무시하게 느껴진다
저곳을 우찌 갓다 왓으꼬,,,?
힘든 산행이었지만
돌아오는 차 안에서의 마음 만은 가뿐하더라.....!!!
첫댓글 아깝다 같이못가서^^
언제 가볼꼬^^
헐
내가 죄인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