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만방자(傲慢放恣)한 선관위 ◈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일 이른바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이들을
강하게 처벌할 수 있게 법 개정을 준비하겠다고 밝혔어요
현행 공직선거법으로는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을 처벌할 근거가 없어
개정이 필요하다는 취지이지요
조동진 중앙선관위 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보수 유튜버들을 수차례 고발했지만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기소나 유죄판결로 연결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고 했어요
또 조 대변인은 “입법의 미비가 있는 걸로 보이고,
(부정선거 음모론이) 계엄 사태와 관련도 돼 있어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까 고민 중”이라고 했지요
그러면서 선관위는 자체적으로 법안을 낼 수 없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입법 필요성을 설명하는 단계라고 했어요
선관위에 따르면,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하더라도
후보자를 당선·낙선시킬 목적과는 관계가 없어
허위 사실 공표죄로 처벌하기 어렵지요
선거 자유 방해죄에도 해당하지 않아요
이 때문에 21·22대 총선, 20대 대선, 8회 지방선거 때
부정선거 음모론과 관련해 고발이 14건 이뤄졌지만,
경찰·검찰에서 불송치·불기소 처분되거나 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됐지요
그러나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 부정 음모론이 폐해가 있다 하더라도
선관위가 적극적으로 의혹을 해소하기는 커녕”
오히려 “사람이 아닌 기관에 대한 의혹 제기까지 처벌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어요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선 선관위의 선거 현수막 허용 기준을 두고
논란이 또 불거졌지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 의원을 ‘내란공범’으로 표현한
현수막의 게시는 허용했지만, ‘이재명은 안 됩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은 게시 불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지요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현령비현령. 이중잣대 선관위”라며 한 장의 사진을 올렸어요
조국혁신당이 지난 11일부터 정 의원 지역구인 부산 수영구에 내건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 불참 정연욱도 내란공범이다!’라는
문구의 현수막과 ‘그래도! 이재명은 안 됩니다!’라는 문구를
비교한 모습이지요
정 의원은 조국혁신당의 현수막에 맞서 이 같은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하려고 했으나, 선관위는 게재 불가 방침을 전달했어요
공직선거법 254조는 특정 후보의 당선 또는 낙선을 목적으로 하는
사전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지요
선관위는 조국혁신당이 내건 ‘내란 공범’ 현수막의 경우
총선이 4년 뒤 예정돼 있어 정 의원의 낙선을 목적으로 한
사전선거운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어요
반면 ‘이재명은 안 됩니다’라는 문구는 조기 대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을 고려했다고 하지요
더욱이 대선에 입후보할 것으로 예견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직에 적임자가 아니라는 의미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선관위는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조기 대선’ 얘기도 나오는 상황에서
유권자가 봤을 때 ‘이재명은 안 된다’는 낙선을 목적으로 하는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했어요
반면 ‘정연욱 내란 공범’은 다음 총선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낙선 목적 사전 선거운동이라 보기 어렵다고 선관위는 설명했지요
여권 관계자는 “사실상 선관위가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을
전제로 편파적인 유권해석을 내리고 있다”며
“정치적 중립 의무를 어긴 것”이라고 했어요
그동안 선관위의 현수막 게시 판정을 두고
‘이중 잣대’라는 비판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지요
선관위는 2021년 10월
‘대장동 부패 게이트 특검 거부하는 이가 범인’이란
피켓은 사용 가능하다고 하면서 ‘진짜 몸통은 설계한 이다!’는
‘이’가 당시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연상케 한다며
사용 불가 판정을 내렸어요
이를 보다 못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인천 동·미추홀을)은 21일
“선거 관리의 신뢰를 잃은 중앙선관위는 처절한 반성이 먼저”라고 강조하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이들을
강하게 처벌할 수 있게 법 개정을 준비하겠다고 한다”며
“법 개정을 주장하기 전에 선거 관리의 신뢰를 잃은 것에 대한 자성이 먼저”라며
이같이 밝혔지요
윤 의원은 “신성한 투표용지를 소쿠리나 비닐봉지, 라면상자에 담아서 운반한 사건,
이미 기표한 투표용지를 내줬던 사건,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 같은 특정 정당과 정치인에게는 관대한 이중잣대,
고위직 선관위 직원 자녀에게 온갖 편법과 특혜를 제공하며 공직을 대물림하는
‘선관위판 음서제’ 등이 있었다”며 선관위의 선거 관리 부실 운영 사례를 지적했어요
이어 “선관위의 부실 운영과 공정성 논란, 도덕적 해이는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며
“그런데도 문제 해결을 위한 중앙선관위의 확연한 의지는 아직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지요
그러면서 “중앙선관위는 남을 탓하기 전에 나부터 먼저 돌아보는
‘초상지풍(草上之風)’의 자세를 먼저 보여줘야 한다”며
“아니면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어요
정말 오만방자(傲慢放恣)한 선관위 이지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一松) *-
▲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정 의원을 '내란공범'으로 표현한
현수막은 게재되었지만, '이재명은 안 됩니다'라는 현수막은 선관위로부터 게재 불가 결정이 내려졌어요
▲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인천 동·미추홀을)
▲ 노태악 선관위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