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무슬목 '황당한 바닷물 목장용지' 놓고 개발계획 난무

[정대원(118동대표)]

여수시 돌산읍 평사리에 위치한 '바닷물 가득한 목장용지'를 개발하겠다는 사업 구상이 최근 여수시에 접수됐다.

여수시에 따르면 최근 특정 업자가 목장용지에 △육상 축제식 해수양식장 △숙박시설 △파시(바다 위에서 열리는 시장)를 만드는 내용의 '사업 사전 심사 청구서'를 여수시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사전 심사 청구는 대규모 경제적 비용이 소요되는 사업을 앞두고, 사전에 약식으로 가능여부를 알아 볼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만약 허가가 나지 않을 경우, 사업주에게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손실을 예방하기 위한 차원이다.

청구서를 접수한 여수시 어업생산과는 각 실과의 의견을 물은 후, 지난주 "사업 추진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내용으로 답변했다.

시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기본설계가 없이 간단한 몇장짜리 사업구상과 조감도 1장이 전부였다"며 "된다 안된다는 판단이 어려워 관련법에 대한 설명과 진행 절차 등에 대해서만 답변했다"고 밝혔다.

무슬목 목장용지 사진. 사진 아래쪽으로 무슬목 해변이 펼쳐져 있다. 그 뒤로 호수처럼 바닷물이 가득차 있는 곳이 지목상 목장용지로 되어 있는 곳이다.

한편 이번에 접수된 사업계획 외에도 지역에서는 무슬목 목장용지를 놓고 다양한 사업들이 구상되고 있다.

여수산단에서 발생하는 석탄재나 석회 등을 이용한 매립, 리조트 단지 조성 등 여러가지 사업 구상들이 나돌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현실성이 없거나, 황당한 자금조달계획을 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매립에 있다. 이 곳은 지목상 목장용지일 뿐, 사실상 바다다.

과거 군사독재 정권 시절인 1983년, 바다에 제방을 막아 양수기로 바닷물을 퍼낸 다음, 드러난 갯벌을 촬영해 목장용지로 지목을 변경한 곳이기 때문이다.

넓이만 무려  91만 9074㎡. 이곳을 매립하기 위해서는 200~400만㎥에 달하는 토사가 필요하다.

거대한 산 하나를 통째로 깎아내야 조달할 수 있는 양이다.

하지만 여수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돌산에 위치해 있어 인근 산에 토석채취 허가를 내 토사를 조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여수시는 사유지가 된 이 목장용지를 공유수면(바다)로 원상회복해 국유지로 환수하기 위한 소송을 전개해 온 터라, 매립을 위한 토사채취 허가를 내줄리 만무하다.

여러가지 사업 구상이 나오면서, 이 땅의 소유자들은 원래의 매립목적을 이행하려기 보다는 적당한 가격에 매매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 재산인 바다가 사유화돼 특정인에게 엄청난 부를 안겨줄 소지가 충분하다는 점에서 목장용지를 공유수면으로 환수하기 위한 시 차원의 대응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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