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온도 -70도 라는 뉴스에 너무 호들갑? 같기도 하고. 하지만 준비 못하면 좀 많이 힘들것 같아서 제 경험담 올림니다.
제가 일 할 때 가장 추웠을 때가 체감온도 영하50도 조금 아래 정도 였고 계속되는 경우는 그냥 영하 40도 정도였습니다. 그것도 캠프가 가까이 있으니 추우면 안전 규정상 Warm up 하고 나와서 일하게 되어있고 그렇게 바깥에서 계속 일하는 경우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없습니다. 수은주 온도로 영하 25이하는 일 못하게 되어있지요. 현장에서는 바쁘면 무시하지만서도..
나이가 들면서 몸이 예전 같지가 않지만 이민 온 이후로 바깥일을 계속 했던터라 추위에 적응은 한 편이지요. 그런 현장 체험입니다. 추려서 가져가시기 바람니다.
1. 체감온도: 영어로 wind chilly라고 표현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습하면 더 춥지요 말그대로 뼈속을 치미는 추위입니다. 반면에 북반구 추위는 건조합니다. 바람만 안 불면 견딜만 하지요. 영하 30도 까지는요. 다음부터 설명하는 추위는 건조한 추위를 기준으로 말씀드리지요.
2. 화씨와 섭씨: 화씨가 섭씨보다 현실적인 이유는 실제로 섭씨 0도에 얼기는 하지만 화씨로 0도 즉 섭씨로 영하15도가 되어야만 제대로 결빙이 됩니다. 영하 섭씨 25가 되면 좀 춥습니다. 바람이라도 불면 체감온도 영하 35도. 빼기 10하면 됩니다. 부는 바람 중에 최악은 블리자드 즉 눈폭풍입니다. 피하는게 상책입니다. 눈이 금새 쌓입니다. 고립되서 쉘터가 없으면 곧 얼어서 조용히 갑니다.
3. 의복에 관하여(바지, 자켓, 장갑, 양말, 신발, 모자, 기타 소품)
가)의복 입는 방법: 겨울 의복은 야외활동을 기준으로 지속적으로 움직일 것인지 한곳에 짱박히는 매복을 할 복장인지 둘 다를 겸할 것인지를 결정하여 선택해야 합니다. 미군이 사용하는 ECWCS (Extra Cold Weather Clothing System) 극한지 피복시스템은 최근 10년사이에 더욱 정교하게 발전되어 온것 같습니다. 기본 시스템은 3중 시스템 이지요. 맨 아래 내복은 얇고 신축성이 좋은 그러면서 땀을 잘 말려주는 소재의 일명 쫄쫄이 혹은 팬티 스타킹 수준의 스키내복 같은 옷입니다. 그 위에 보온을 위한 폴라텍 혹은 Primaloft 소재의 중간 피복, 그리고 맨 바깥에 방수와 투습기능이 있는 고어텍스로 대표되는 윈드자켓으로 완성됩니다. 최근의 미군 피복 시스템은 상황에 따른 좀더 다양한 옵션이 있지만 일단 따뜻한게 장땡이라 없으면 면소재 옷을 자기 칫수보다 더 큰 놈으로 여러겹 입어도 무방합니다. 다만 고어텍스라는게 과격한 움직임 이후 땀에 젖은 상태에서 적당히 지속적으로 움직여서 내부의 신체 발열이 있어야 투습이 되어 다시 속에 젖은 옷들이 마르는 것이지 격렬하게 움직임 이후 젖은 상태에서 별도의 난로나 모닥불 같은 보온 장치가 없이 계속 야외의 추위에 노출되면 다시 얼어 붙더라고요. 별로 기분 않좋습니다.
나) 소재의 선택: 맨 안쪽은 기능성 소재로 만들어진 빨리 마르는 소재이어야 하고 정 없을 땐 클래식 버전으로 100%Wool 소재 내복을 입고 그 위에 두꺼운 풀라텍 혹은 두꺼운 프리마 로프트 소재의 바지와 자켓을 입어 젖어도 보온이 왠만큼 유지되는 상태를 준비해야 합니다. 오리털은 움직임이 덜 과격하거나 한군데 짱박혀 있는 상황 혹은 잠을 자기에는 괞잖치만 움직이는 상황에는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특히 땀 많은 초보자들 지방이 많은 사람들에겐 쥐약이 될 수도 있슴.
폴라텍도 종류가 많은데 윈드 스토퍼 기능의 소재보다 올리 많고 두꺼운 중간 소재로 쓰이는 폴라텍이 좋으며 개인적으로는 얇은 폴라텍 티셔츠 위에 프리마로프트 자켓이나 조끼를 입고 그 위에 고어 자켓을 입는게 좋았습니다.
다) 양말과 장갑 그리고 신발: 현실에서 어지간히 두껍게 입는다면 내리자 마자 얼어버리는 혹한기 겨울비 같은 최악의 상황이 아닌 다음에는 몸의 추위는 손과 발이 가장 어렵지요. 굳이 초총을 쥐고 다녀야 하는 군인이 아니라면 스키장갑 정도면 무난하고 벙어리 장갑이 보온성이 훨씬 좋은 것은 아시지요?
문제는 발인데. 신발의 보온성이 좋으면 처음 한두시간은 따뜻하고 좋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발에 땀이 차고 젖기 시작하면 신발이 아무리 고어텍스 할배라고 해도 발이 얼어 옴을 느끼게 됩니다. 각자 개인 상황에 따라 선택할 문제 입니다. 저의 경험이참조가 될것 같아 말씀드리자면 러시아 발열깔창, 낙타양말...다 소용없었고. 보통의 보온부츠에 좀 두꺼운 양말 한겹 혹은 두겹으로 신고 신발 깔창 위에 생리대 구형 흡수량이 높은 가장 크고 두꺼운 놈으로 아침에 현장 나갈 때 깔아 두면 저녁에 돌아 올 때까지 발가락이 ㅃ송뽀송 했습니다. (여성용 생리대는 비상시에 사이즈별로 준비해 두시면 매우 요긴하게 쓰입니다.)
라) 모자: 모자는 다들 아시는 대로 체온의 보존을 위해 필수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연합군이 쓰는 100% 울 소재로 된 워치캡을 선호합니다. 가끔 폴라텍 등산용을 쓰기도 하고 잠잘때 보온용으로 쓰이는 두건도 함께 준비해 둡니다. 함께 준비해야할 소품으로는 울이나 폴라계열 머플러 그리고 고글. 온도가 아주 낮아 질 때는 움직일 때 고글에 성애가 끼어 시야가 줄어들기 때문에 가능하면 이중으로 된 고글이 좋습니다. 텐트 안에서 신는 버선 형태의 두꺼운 부츠도 별도로 준비해서 취침용으로 쓰시는 것도 편하고 좋습니다.
마) 주머니 난로: 아무것도 없이 체온에 의지한 채 바람 송송 부는 텐트나 눈 동굴 속에서 밤을 보내야 하는 경우 이 조그만 주머니 난로는 참 효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잠잘 때 목덜미에 집어 넣고 있으면 밤새도록 따끈하고 포근한 느낌으로 아침까지 편안하게 잡니다.
바) 설피 (Snow shoes): 눈위를 그냥 걷는 것은 자살 행위에 가깝지요. 특히 벌판위를 횡단할 경우. 임시로 라도 설피를 만들어 눈에 빠지지 않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어야 합니다. 스틱은 반드시 함께 있어야 하고요. 저는 배낭 무게까지 고려해서 약간 넓은 놈으로 갖고 있습니다.
사) 쉘터 만들기: 글의 주제와 벗어 나는 것 같지만 워낙 중요해서 언급합니다. 날씨는 항상 최악이지는 않습니다. 다시 좋아 집니다. 생존에 가장 큰 원칙은 도움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기 위해서 안전하게 외부환경에서 나의 생존 환경에 맞는 쉘터를 구축하는 것은 무엇 보다도 중요합니다. 필요하면 다음에 차차..
그냥 경험담 입니다. 현실적인 도움이 되시기를..
첫댓글 극한에서는 땀이 많이 나는 것도 문제이고 너무 안나는 것도 문제인 것 같습니다.
겨울용 신발로 한가지 방법을 생각해보면 컴뱃바이블에 나오는 미군의 극한지 신발처럼 신발위에 덧신는 신발의 방식이 될 수가 있겠고, 다른 한 가지 방법은 러시아의 전통적인 부츠처럼 헐렁한 부츠에다 건초 등을 넣어서 발열을 유지하는 방법도 있는것 같습니다.
겨울에 산에 올라가면 분명 아래에서 생각했던 것보다느 훨씬 온도가 떨어지니 보온은 다양하게 생각해볼 문제이고 어떤 방식이 좋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신발속에 또 다른 신발? 그런방법도 있겠네요. 즈나님 대단하시네요 ^^
@신의 사랑(용인) 사실 얼마전까지 사야하나 하고 있었거든요. 결국 안사기로 했습니다. ㅋㅋㅋ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우리가 보통 입는 "면" 내복은
겨울에 땀나면 대책 없는것이죠?
스키 처음탈때.
돈아낀다고 스키복 안빌리고 내복입고 그위에 청바지 입고 스키 탔더랬죠.
눈에 젖은 옷이 입고 있는채 얼어붙어 오는데.
느낌이 정말 끝내주더군요. ^^
와.. 이 글은... 추천이라고 밖에 할말이..
잘봤습니다 그러고보니 1월이면 군대에서 산속으로 들어가 일주일이상 동계훈련을 하는때인데 그때가 생각나네요 첫날 a텐트에서 어찌어찌 잤는데 다음날 아침일어나니 전투화가 꽁꽁얼어 발이 안들어가 황당했던기억 이후 곡괭이와 야삽으로 땅굴(비트)을 만들어 3명이 한팀해서 일주일정도 생활했는데 안추웠지요 그래도 손난로가 제일 큰 힘이 됬던 기억이 납니다
진짜사나이 백골부대 훈련하는거 봤는대 완전 ㅎㄷㄷ 하던대요ㅡㅡㅋ 엄청 추웠을듯요
잘봤습니다. 저도 혹한기 훈련기억이 나네요..
취침전에 행보관이 수통가지고 집합해서 가보니 뜨거운물 담아주던 기억이 납니다.
코난님 답글에도 공감가고~
추천입니다
생리대를 이렇게도 쓰는군요.. 한국인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난 왜 몰랐을까..하는..1인..^^;)
웃기지만 중요한 정보를 드린다면 날이 추우면 무조건 땅파고 들어가는게 정답입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깊이 2메다 팔 수 있는 장비와 체력을 길러 두는게 생존에 도움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