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서 만난 사람들>
불금이다.
한 달 전 조재형 감독님과 야구장에 가기로 약속한 날이다.
지난 화요일에는 오방센터에서 단체 응원을 갔으나 NC에 9:1로 대패했다.
오늘은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SSG와의 경기여서 어려운 경기가 예상되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기아의 선발투수가 에이스 양현종이라는 것이다.
야구장 입구에서 정향기 일행을 만났다.
장애인 관람석에 앉으니 작년에 실로암센터에서 장애인 일자리로 일했던 민재와 아버지가 보였다.
반가운 마음에 이름을 불렀더니 민재도 웃으며 손을 흔들었고, 아버지는 음료수를 건네 왔다.
평소에도 아들을 살들이 챙기는 것을 보아왔지만 부자가 나란히 앉아 야구를 보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경기를 준비하는 분들의 손길이 바빠졌다.
운동장을 고르고, 라인을 다시 그리고, 내야에 물을 뿌렸다.
신기한 것은 투수 마운드 뒤쪽 가장자리에 물 호스가 숨겨져 있었고, 투수 마운드는 작은 분무기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1회 초 선두타자 추신수의 3루 주루사와 나성범의 3점 홈런 두 개가 희비를 갈랐다.
야구박사 박대왕의 엄청난 응원에 힘입어(?) 기아 타이거즈는 15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11:2로 이겼다.
양현종 투수는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했고, 나성범은 2홈런 7타점을 올렸다.
7년 만에 야구장을 찾은 조 감독과 우리에게 유쾌한 추억이 하나 생긴 것이다.
나는 금식 중이라 야구장 치킨을 못 먹었다.
다음 주 금요일 기용 씨랑 야구장에 갈 때는 치킨이랑 간식거리를 챙겨가야겠다.
역시 직관은 응원하는 팀이 이겨야 재밌다.
오늘은 행복한 밤이다.
(2022.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