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일과 대한민국 탄생일의 차이 세계는 국제 사회에서 승인받은 날을 축하한다
趙南俊 전 월간조선 이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스크랩하기기사목록이메일보내기프린트하기글자 작게 하기글자 크게 하기
오늘 8월15일은 日帝(일제)로부터 해방된 날이고, 大韓民國(대한민국)이 태어난 생일이기도 합니다. 光復節(광복절)이다, 建國節(건국절)이다 하는 용어를 떠나서 순전히 역사적 사실만 따져봅니다.
8월15일은 세계사적 기념일입니다. 日本은 완곡하게 ‘終戰日(종전일)’이라고 부릅니다만, 천황이 연합국에 항복을 선언한 날이니, 사실은 敗戰日(패전일), 降服日(항복일)이라고 해야 정확한 용어겠지요.
한국과 한국인에겐 무슨 날일까요. 절대로 의미가 적다고 할 수 없습니다.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목숨을 던지고, 가족들을 희생시킨 끝에 연합국 首腦(수뇌)들로부터 한국의 독립을 약속받았다는 사실은 결코 없어지지 않습니다. 특히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보호하고 代辯(대변)한 蔣介石(장개석) 총통의 은혜가 큽니다.
그러나 정작 1945년 8월15일, 99.9%의 한국인은 그날이 무슨 날인지, 어떤 의미가 있는 날인지 모르고 지나쳤습니다. 1946년 8월15일에 와서야 다수의 민족지도자들이 모여 그 날을 ‘해방일’로 기념했습니다. 북한은 지금도 ‘조국해방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기념합니다.
확실한 것은 1945년 8월15일은 日帝로부터 해방된 紀念日(기념일)입니다만, 1948년 8월15일은 그 날의 용어를 무엇이라고 하든, 대단히 주동적 의미가 큰 國慶日(국경일)이라는 것입니다. UN(국제연합)의 결의와 감시 하에 국민들이 직접 투표하여 대표를 뽑고, 그 대표들이 제정한 헌법에 따라 정부 출범 절차를 마친 다음, 세계만방에 대한민국의 탄생을 선포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UN은 그해 12월 프랑스 파리의 제3차 총회에서 대한민국을 승인하고 ‘韓半島에서 唯一한 合法政府’라고 결의했습니다.
그에 따라 李承晩 대통령 정부는 1949년 8월15일을 제1회 ‘독립기념일’로 기념했습니다. 다만 그해 9월 ‘국경일에 대한 법률’이 제정됨에 따라 그 이름을 ‘독립기념일’에서 ‘광복절’로 변경하여, 1950년 8월15일을 제2회 광복절로, 1951년 8월15일을 제3회 광복절로 기념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독립기념일’과 ‘광복절’은 똑같은 말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1953년, 54년을 거치며 ‘해방’과 ‘광복’을 동일시하는 풍조가 생겼고, 54년 8월15일을 슬그머니 제9회 광복절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용어에 크게 의미 부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해마다 8월15일이 되면 외국 頂上(정상)들은 한국 정부에 축전을 보냅니다. 그 내용은 “Congratulation on the Liberation Day”가 아닙니다. “Congratulation on the Independence Day”입니다. 1945년 8월15일을 축하하는 것이 아닙니다. UN 승인 합법정부가 탄생한 1948년 8월15일을 축하하는 것입니다. 올해엔 Independence 앞에 75th라는 단어가 붙어있을 것입니다. 미국도 당연히 Independence Day가 있습니다. 1776년 미국 13개州 대표들이 필라델피아에 모여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날입니다. 우리식으로 번역한다면 獨立節(독립절) 쯤 되겠습니다. 1945년 8월15일은 우리 국민들이 축하해야 할 날임에는 틀림없습니다만, 그 날은 수동적 의미의 해방일이며, 1948년 8월15일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주동적 國慶日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경축 기념사에서 尹錫悅 대통령이 제78주년 광복절만 말하고, 1948년 8월15일에 대한 註釋(주석)없이, “독립운동은 건국운동이었다”는 말로 대신한 것은 약간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2023-08-15, 1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