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 레지오 단원의 기본 의무
제7~8~9항단원들 사이에 유대 관계를 맺을 의무; 함께 활동에 나선 단원과 원만한 관계를
이룰 의무; 새 단원을 모집해야 할 의무(교본 294-299쪽)
레지오 단원이면 누구나 간부들과 동료 단원들을 사랑해야 하고 함께 활동하는 단원들과
일치를 이루어야 한다. 그럼에도 단장이 마음에 안 든다느니 어느 단원이 보기 싫다느니
하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단원들은 동료들을 형제 자매라고 부르면서 사랑을 표현하지만 사랑이라는 말 속에는 상대방
의 입장이 되어 동료의 허물까지도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포함된다는 사실을 잊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단원은 자신이 단원 생활을 하는 이유가 단장이나 동료 단원들이 마음에 들고 안 들고
하는 것과는 별개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인정, 무시, 비난, 시기, 질투 등의 감정이 단원 생활을 좌우해서는 안 된다. 자제력과
함께 자신의 개성을 매끈하게 다듬어 레지오 조직에 잘 적응하는 단원이야말로 유대 관계를
잘 맺는 단원이다.
공자는 '남이 나를 알아 주지 않아도 섭섭해 하지 않는 것이 군자되는 기본 조건'이라고
했고, 노자는 '모든 것에 이로움만 줄 뿐 그것과 겨루거나 자기 공로를 내세우지 않는 물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참된 사람이란 자신을 내어 주는 것이다.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고 봉사한다고 하면서도
그것이 자신을 위한 행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자기 중심의 사랑에 지나지 않는다.
이솝 우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하루는 육지에 사는 생쥐가 물에 사는 개구리를 초대하여
맛있는 육식을 대접하였다.
개구리도 그 보답으로 생쥐를 초대하였다. 헤엄칠 줄 모른다는 생쥐에게 "괜찮아. 내가
이 질긴 풀로 네 발목을 내 발목에 잡아매고 업어 줄테니까."라고 말하면서 안심시켰다.
그런데 개구리는 신이 나서 등에 업혀있는 생쥐 생각을 깜박 잊어 버리고 물 속으로 한참
들어가 있는 바람에 생쥐가 숨이 막혀 죽어서 물에 둥둥 떴다. 때마침 공중을 빙빙 돌던
매가 생쥐를 보고 잽싸게 낚아채자 생쥐의 발목에 매여 있던 개구리도 함께 공중으로 끌려
갔다. "아, 잠깐만, 나를 놓아 주세요.
당신이 낚아 챈 것은 물위에 떠 있던 생쥐가 아닙니까?" 그러나 매는 "흥, 죽은 생쥐보다야
살아 있는 네가 훨씬 더 맛있겠다." 하더란다. 이처럼 이웃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위주로 사랑하는 것은 참된 사랑이 아니다.
상대방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인 것이다. 단원들이 레지오에 소속되어 있는 한 마치 개구리
와 생쥐의 발목을 서로 잡아 맨 끈처럼 끊을 수 없는 관계이다. 단원들 간의 유대 관계가
단원 생활의 즐거움과 행복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상훈 제3항에서 단원들은 "활동 대상자와 동료 단원들 안에서 주님의 어머니 마리아께서
우리 주님을 다시금 뵙고 섬기시듯이 하라."고 강조한다. 그러므로 단원들은 단장을 비롯한
간부들이나 동료 단원들 특히 함께 활동에 나선 단원을 또 하나의 예수님으로 받아들여
사랑해야 한다.
새 단원을 모집하는 일은 모든 레지오 단원들에게 주어진 의무로서 교본 제31장 "레지오
확장과 단원 모집"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레지오 단원이 됨으로써 받는 은총이
많다. 이 많은 은총을 다른 사람들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려면 반드시 새 단원을 모집
해야 한다.
최경용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