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부르짖어야 할까?
크라쪼는 가장 강렬한, 고통의 몸부림 중
나오는 발악의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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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죽음 앞에서 구원을 바라며
집중해서 외치는 최후의 소원과 부탁이다.
온 힘을 기울여 외치는 눈물의 호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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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짖는 기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성경을 살펴보니 몇 가지 의문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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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좀 더 점잖게 하면 안 될까?’
‘아니, 우리 인생에 그 정도로 죽을 일이 많이 있었나?’
‘하나님이 귀가 안 들리시나?’
‘내게 그처럼 간절히 소리칠 소원이 있었나?’
‘기도를 꼭 그렇게 소리치며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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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짖으라고 강조하고 명령하는 성경은,
그 이유를 여섯 가지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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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르짖는 건 아기도 할 수 있는 쉬운 일이다
울부짖는 건 너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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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어린아이가 전혀 울지 않는다면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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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크라쪼를 한다.
병원 신생아실은 사력을 다해 우는 아기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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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기도는 너무 어렵다.
E. M. 바운즈 같은 기도의 대가조차
“기도가 힘들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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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모든 좋은 일이 다 그렇다.
애써야 이룬다. 다이어트가 저절로 되었다는
사람을 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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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금메달 획득이 노력 없이 되었다는 사람은?
성공, 결혼, 육아, 취업, 사업, 인간관계…
어느 것 하나 공짜가 없다. 애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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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도 마찬가지다.
그중 기도가 가장 어렵다.
기도는 좋은 것 중의 좋은 것이라서 그렇다.
더욱 힘써야 해낼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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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도 기도에 “힘쓰라”라고 했지,
기도가 쉽게 저절로 잘되는 거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롬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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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예수님조차 힘쓰고 애써 기도하시는
모범을 우리에게 보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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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어려운 일이기에 힘써야 한다.
문제는, 우리가 근본적으로 죄성 때문에
기도하기 싫어한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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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나님과 소통하기를 싫어한다.
그래서 ‘기도’와 ‘말씀’이라는, 신앙의 거룩한 방편을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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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워하며 나중으로 미루기를 죽기 직전까지 한다.
죽기 직전에야 비로소 기도한다. 우리는 그 정도로 기
도하기를 혐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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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도의 책무를 피할 수 있는 크리스천은 없다.
성경이 ‘항상 기도’할 것과 ‘쉬지 말고 기도’할 것을
말씀하기 때문이다(눅 18:1, 살전 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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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에게 기도는 필수임을 성경의 명령들이 보여준다.
우리는 기도를 피할 수 없을뿐더러, 그럴 핑계를 댈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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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해야만 한다는 건 성경이 없어지지 않는 한
변함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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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곤고’하다.
절대 해야 할 일을 결코 하기 싫어하는 모습에
괴로워하는 바울처럼(롬 7: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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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롬 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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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우리 마음 상태를 하나님이 잘 아신다.
예수님은 기도의 중요성을 인지하고도 행할 수 없는
육신의 한계로부터도 우리를 구원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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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말처럼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다.
기도의 가장 쉬운 출발점이 부르짖는 기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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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부르짖는 기도를 우리에게 주셨다.
따로 배우거나 연습할 필요가 없는 인간의 본성에 장착된
기능, 엄마 배에서 나오면서부터 할 수 있는 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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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쉽게 언제라도 할 수 있는 부르짖음을
기도의 기초이자 핵심으로 주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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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짖는 기도의 비밀>, 송준기
성경이 반복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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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보았듯,
성경은 부르짖어 기도하는 걸 반복을 통해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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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이 어떤 것을 반복할 때는 세 가지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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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우리에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몇 년 전에 쓴 돈에 관한 책에서도 말했다.
성경이 돈에 대해 말하는 구절을 다 모으면
2,350구절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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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문제가 얼마나 중요하면 그렇게 많이 반복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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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이 어떤 주제를 반복할 때는
성경을 읽는 우리에게 중요하며 꼭 필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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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짖는 기도는 성경에서 반복 등장하므로,
우리에게 중요하고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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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부르짖는 기도를 반드시 알고,
실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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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그 중요한 것을 우리가 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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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2010년 여름이었던 것 같다.
나는 잔소리를 많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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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통행하라는 잔소리.
나는 초등학교가 아니라 국민학교를 나왔다.
어려서부터 ‘차는 오른쪽, 사람은 왼쪽’이라고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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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표어로 포스터 그리기 대회에 나가기도 했다.
그래서 ‘우측보행 전면 실행’이라는 공지가 어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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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왼쪽으로 다녔다.
인도에서도, 건물 복도에서도, 또 지하철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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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 같은 사람 천지였다.
비교적 어리거나 젊은 사람들은
우측통행에 금방 익숙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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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국민학교를 경험했던 아저씨들은
여전히 혼란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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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들을 위해 사회는 잔소리를 했다.
가는 곳곳에 ‘우측보행’이라는 글귀를 적어 붙여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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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는 틀린 말이 아니다.
꼭 해야만 하는 원칙이 있는데 지키지 않을 때,
반복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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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이 어떤 주제를 반복하는 건
잔소리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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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짖는 기도에 대한 반복 강조는 거룩한 잔소리다.
꼭 부르짖어 기도해야만 하는데,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성경이 반복하는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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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꼭 실행하라는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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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는 명령체계를 따른다.
계급을 따라 명령의 중요도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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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은 사람의 명령이
더 낮은 사람의 것보다 우선한다.
횟수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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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군을 통수하는 대통령의 명령은
반복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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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으로 지시는 끝난다.
그러나 한 부서를 담당하는 행보관의 명령은
반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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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만약 대통령이 군대의 어떤 말단 부서에 방문해서
같은 명령을 반복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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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해당 부대는 발칵 뒤집히고,
이 일은 전군의 뉴스거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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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권위를 생각해본다면,
명령은 한 번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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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성경이 어떤 명령을 반복한다는 건
우리의 심령이 발칵 뒤집히는 뉴스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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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우주의 최고 통치자 하나님의 명령은
한 번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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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분의 사랑에 힘입어(?)
우리는 실행에 약하고 느리다.
그리고 미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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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이 부르짖는 기도를 반복하는 건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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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실행하라는 뜻이다.
당장 부르짖으라는 의미다.
부르짖는 일의 비밀을 발견하고,
기도의 지혜자가 되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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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짖는 기도의 비밀>, 송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