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12코스와 13코스 일부를 걷습니다.
아직 해가 뜨기 전, 이른 시간 일정을 시작합니다.
간밤에 바람이 수구러들며 배들이 조업을 나간 듯 여기저기 불빛이 반짝입니다.
아침은 어제 저녁을 먹은 도은맛집에서 준비되었습니다.
메뉴는 해물탕. 왼쪽의 가자미식혜가 인기였습니다.
남은 재고를 몽땅 싹쓸이 해서 구매하셨다하네요.
해물탕에 백고동, 새우, 오징어, 낙지 등 다양한 해물을 넣어 슴슴하게 꿇였더군요.
우리가 예약시간 보다 10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해물이 너무 푹~ 익은게 아쉽웠네요.
식사를 마치고 12코스 출발점 감포항으로 이동,
수평선에 구름이 짙게 얹혔지만, 탑모양 등대 뒤 수평선 위로 황금빛 하늘이 물들었네요.
오늘은 어제 보다 기온이 6~7도 이상 올라가고 바람도 약간 적습니다.
해파랑길 12코스 출발입니다.
▼ 해파랑길 경주 12코스 : 감포항~소봉대~양포항 / 13.3km / 5시간 / 보통
- 경주에서 포항으로 넘어오는 감포항~양포항 구간으로
- 송대말등대와 오류고아라해변, 연동마을을 지나 양포항에 이르는 구간
- 어촌마을, 미항을 잇는 해안로로 동해경관과 마을 정서를 느낄 수 있음
특별히 이름 지어진 경관이나 장소는 없었지만, 부드러우면서도 시원한 바다바람을 경험하기도 하며, 밀려왔다 부서지는 파도를 가던 걸음 멈추고 망연히 바라보기도 하며, 여유롭게 한가한 걸음을 즐길 수 있어 좋았던 구간입니다.
감포항. 여전히 어항에는 배들이 많이 정박해 있네요.
송대말등대 도착.
소나무 뒤로 보이는 흰색 등대가 무인등대로 먼저 건립되었으며, 왼쪽은 2001년도에 경주시 감포읍의 상징인 감은사지 석탑모형을 본따 새롭게 만든 등탑입니다.
하얀 등탑과 푸른 소나무숲이 잘 어우러지는 이곳은 등탑 전망대에서 동해의 푸른 바다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해가 뜨고 1시간이 지났는데도 수평선 위로 유난히 노란빛 여명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주변에 자라는 소나무들이 바다를 배경으로 참 멋지게 어우러 집니다.
수령 300 년∼ 400 년 정도 소나무가 무성하여 주변 지역에서 유일한 공원이라합니다.
아름답네요~~
동해안 운항선박이 늘어나면서 항의 위치와 부근에 산재하는 험초 및 장해물을 표시하기 위해 송대말에 무인등대를 설치.
감포항에서 보았던 석탑등대와 소나무의 어울림~
송대말은 ( 松臺末 ) 감포항의 북쪽의 위치하는 곶으로 육지 끝에서 약 1000m 까지 암초들이 길게 뻗어 있어 작은 선박들의 사고가 빈번하기도 했던 곳이며, 먼바다에서 조업후 감포로 입항하는 선박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지형이 송대말이라합니다.
봄봄님과 블랙영님 커플.
봄봄님은 해파랑길 완보를 처음부터 계획하셨는데 여러 일정이 겹쳐 드뎌 3차에서 합류하셨네요.^^
바다 쪽에서 바라본 무인등대와 석탑 모양을 본뜬 등탑 전망대
배들이 움직이고 있네요.
비록 수평선 위로 검은 구름이 짓누르고 있지만 그 아래로 퍼져 나오는 여명빛은 더 짙고 아름답네요.
길은 등탑전망대를 거쳐 바닷길로 이어집니다.
멋진 해안길의 아침~
항구 가까이 암초가 정말 많네요~
우~~ 우~~ 오카라님 폼 잡으셨다~~^^
돌아본 감은사지를 형상화한 등탑 전망대.
여기 현지분이라는데 20년 동안 이 지역 사진을 담고 계신다는 사진작가님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어? 어느 피겨 선수실까요? 나유님 폼이 멋지시네요~~^^
해안가 모퉁이를 돌 때마다 삐죽 튀어나온 바위 언덕 위에는 여지없이 소나무들이 멋지게 자라고 있습니다.
감포읍 오류리의 척사항을 지나고 있습니다.
풍랑으로 조업을 못 나가서인지 생선이 널려 있어야 할 건조줄이 텅비어 있네요.
척사방파제의 빨간 등대와 어울리는 주변 풍광이 예뻐 사진을 여러 장 찍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는 몰랐는데, 후기를 쓰며 자세히 보니 에밀레종소리를 형상화한거 같아 찾아보니 맞네요.
‘성덕대왕신종’ 형태의 종각을 건립하고 실제 ‘에밀레종소리’를 들을 수 있는 타종기능과 선박의 안전한 항해 지원을 위한 야간 조명시설도 설치했다합니다.
이상하리 만치 여명빛이 오래 머물러 있었습니다.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이던 척사항과 해변 마을.
이 추운 한파의 날씨에 푸르른 잎사귀를 보니 청량감이 더 깊네요~
앞쪽 수평선에서 발사된 듯한 구름이 뻗어 나와 하늘을 화려하게 만듭니다.
길을 잘못들어 왼쪽 모퉁이 돌아 바닷가까지 갔다 돌아왔네요. 하마터면 바위 언덕으로 올라갈뻔~~~^^::
그래도 알바 덕분에 해안 가까이서 사진 보다 훨씬 멋진 장대한 규모의 풍광을 감상했답니다.^^
해변길을 떠나 언덕배기를 올라서니 지금까지 지나온 감포항, 척사항이 등대까지 포함해 한눈에 들어옵니다.
몽돌 구르는 소리, 윤슬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해변, 구름이 퍼지기 시작하는 하늘과 여명빛....
음~~ 넘나 아름다운 동해의 아침입니다.^^
오류고아라해변의 뜬금(?) 없던 인조야자수
오늘은 해변에 부서지는 파도가 한결 평화롭습니다.
오류리를 통과하는 도로로 올라왔습니다.
지붕과 소나무..
윤슬과 소나무...
삭막한 도로에 앙상한 소나무가 한 그루 있어 분위기를 만들어 내네요.
무슨 시멘트 건물인가 했는데 아나톨리아라는 펜션과 그 옆 건물도 펜션 건물이였네요.
아나톨리아펜션에서 다시 해안가로 내려와 연동방파제를 앞에 두고 해안데크를 걷습니다.
데크가 망가졌던데 수리가 필요한 곳이네요.
연동방파제 풍경~
바닥 정리가 잘 되어 있던 연동마을을 지납니다.
방향을 왼쪽으로 바꾸니 지금까지 와는 달리 바람이 조금 세지고 파도도 제법 밀려옵니다.
무슨 의미일까 싶었는데 펜션 홍보물이였어요.
바다를 기다리며....
포항시 남구 장기면 두원리의 작은 포구를 지납니다.
여기서 부터 포항으로 넘어 왔네요.
12코스의 반을 왔네요.
해파랑길 12코스는 호미반도해안둘레길과 함께 갑니다.
소박한 어촌 풍경이 정감있어 좋네요~
해가 뜨고 두어 시간이 지났는데도 수평선에는 아직 여명빛 같은 붉은빛 그대로 남아 있어요.
12코스는 바다를 보며 어촌을 가로지르는 길이 많네요. 그래서 정감 있어 좋아요~
창문에 바다를 담은 집입니다. 미안하지만 유리창에 반사된 셀카 찍기~~^^
한참 만에 일행을 만났어요.
일행을 앞에 두고 혼자 걷는 듯 함께 걷고 있습니다 ^^
바다에 내내 두었던 시선이 동네를 지나며 만나는 평범한 담장 마저도 신선합니다.^^
파란색 일색의 사진에서 가끔가끔 담기는 초록의 신선함이 반갑습니다.^^
포항시 남구 장기면 두원리의 도로를 따라 걷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경주에서 포항으로 넘어왔어요.
다시 사진 앞으로 돌려 찾아보니 G1 TRA~ 사진이 있던 부터입니다.
도로에서 다시 바닷길로 내려섭니다.
저는 모래해변 걷기가 불편해 도로를 따라 왔더니 모처럼 회원님들 앞모습을 봅니다.^^
계원2리 마을 해안가로~
12코스 마지막 휴식~
앞에 보이는 소나무섬이 소봉대라 하는데,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네요.
블랙영님, 봄봄님 ~~^^
해파랑길 걷기에 푹 빠지신 칸나님~~^^
예전에 이곳을 지날 때 어느 분이 미역을 채취하고 있어 한 줄기 얻어 먹고 짠맛에 진저리를 치던 기억도 있어 아름답게 파도가 몰아치던 풍광이 기억에 생생하게 남았던 곳, 공지문 12코스 대표사진으로 올렸던 곳인데, 이곳 이름이 소봉대라는군요.
그냥 지나갈 수 없어 인터넷을 검색했더니 ...
'소봉대'라는 지명이 붙은 예전부터 경치를 아름다워 조선 문인들이 시를 남겼던 곳이네요. 역시~~~^^
물이 쓸려내려간 자리에 빛이 내려 앉는 모습이 참 아름답고 신비롭습니다~~
떠나온 소봉대를 돌아보며...
반짝이는 모래 해변과 윤슬...
양포항까지 아직 3.9km나 남았네요.
계원1리 도로로 올라왔다가 다시 해안길로 내려서는 골목길을 통해 이어지는 해안가 모습이 졸망졸망 아름답습니다.
계원리 배나무골 임도길로 올라섭니다.
건너편에 12코스 종점인 양포항 방파제와 그 뒤로 모포항, 구룡포항, 호미곶 등 내일, 모레 지나갈 항구들이 삐죽이 얼굴을 내밀었네요.
오랜만에 낮지만 산자락 언저리를 걷습니다.
방파제의 굽은 곡선과 임도길의 유려함이 어울려 아름다웠던 곳~
수성천 위에 놓인 양포교를 건너 점심을 먹기 위해 양포삼거리로 방향을 바꿉니다.
오늘 점심은 포항에 오면 꼭 먹어보아야 한다는 생아구탕입니다.
예전에 들렸던 양포삼거리생아구탕 보다 현지인들은 여기 양포 대광생아구탕을 더 즐겨찾는다 해서 이번에는 식당을 바꾸어 보았습니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코코님이 앞서가며 사오신 귤이 입맛을 돋구어 줍니다. 참 만났습니다. 감사합니다~^^
매운탕이 나오는 만큼 밑반찬 종류는 그리 다양하지는 않습니다.
맨 앞의 통멸치 젓갈이 인기였습니다.
상차림은 이렇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생아구탕입니다. 오늘은 지리가 아닌 매운탕을 선택했습니다.
잡맛없이 시원하니 달큰하며 살짝 칼칼, 고기양도 많습니다. 생선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생아구탕은 처음이라는 분들이 많으시던데 다들 맛나게 먹었다 하십니다.^^
식사 후 남은 12코스를 걸어 종점인 양포항에 도착하며 12코스 완보를 인증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어서 13코스 걷기가 이어집니다~~^^
첫댓글 이날 아침 차 안에서 본
황금색으로 빛이 나는
바다의 인상이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어요
글구 11시 정도까지
연한 코랄레드색으로 수평선 위에 띠를 두르고있던 바다도 신비로웠구요
사진을 하얀 액자틀과 같이 보니
더 멋집니다
반짝이는 모래, 윤슬, 잔잔한 바다에 부서지는 파도 ~
참 아름다운 동해 바다를 행복하게
잘 걸었습니다
척사 방파제의 빨간 등대가
에밀레종의 형태와
타종 기능까지도 설치했다고
알려 주셔서 더 더욱 감사합니다 ^^
생아구탕 맛은 어떨지 맛있는
음식보다 무조건 앞으로만 가는
행군? 을 했으니 맛볼수가 없었지요